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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A flower vase ; 꽃병
누군가의 눈꺼풀이라는 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다.
하늘은 파랬다.
나무는 푸르렀고,
꽃은 붉었다.
바람은 투명했으며,
햇살은 하얬다.
두팔을 벌렸다.
푸른하늘을 머리위에 이고.
푸르고 붉은 꽃과 나무를 속눈썹 밑으로 감싸 안은채,
투명한 바람으로 머리를 휘감고.
하얀 햇살 속에 몸을 던졌다.
..........선호와 민우가 입원한지 이주일이 되어가던 날이 였다.
벽과 같은 흰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는 병실 문을 열었다.
이제는 점점 시들시들해져가는 튤립이 초라하게 몸을 비틀며 조금열린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생기 없는 몸을 흔들었다.
가엾은 것아
손가락 사이로 가느다란 목줄기가 힘없이 들어올려졌다.
가루가 되어버릴듯, 손가락을 오므리자 힘없이 푸스스 부서져버렸다.
쥐고 있던 손가락을 하나, 둘 천천히 펴 나갔다.
창가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어느덧 내 손 안엔 갈색빛의 서글픈 웃음 띈 꽃밭침 만이 남아, 내게 얼굴을 맞대 왔다.
손에 들고 있던 붉은 튤립을 깨끗한 유리병속에 조용히 담갔다.
하루에 하나씩 저렇게 부서져 간다.
어제 저녁까지도 붉은빛을 자랑했 던 꽃 한송이가.
꼭 그 다음날 아침이면 저렇게 내 손에서 부서져 날아간다.
눈을 들어 날씬한 유리병속에 담겨진 세송이의 붉은 튤립을 멍하니 바라봤다.
"chic, adorable."
부서져 가던 튤립과 같이 말라버린 입술을 살짝 달싹였다.
검은 눈동자에서 튤립을 털어버리고, 마치 유리병속에 들어있는 붉은 튤립같은 모습의 소년을 눈동자 속에 깊에 찔러 넣었다.
눈물이 흘렀다.
너무 깊게 찌른 나머지, 너무 아파 눈물이 흘렀다.
곧 피어날 것처럼 아름답기만 한 소년에게로 손을 뻗었다.
꽃처럼 말없이
꽃병속에 담겨 있는 나의 La nymphe
...내사랑.
"선호는...?"
대답대신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보였다.
오늘로써 14일째,
선호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에 실려 왔을 땐, 분명히 괜찮았다고 의사가 그랬다며."
"......의사도 모른데, 왜 그런건지."
의사는 뒤늦게 뇌에 충격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매일 같이 찔러드는 주사바늘 덕에 점점 아물어져 갔던 선호의 팔에 시퍼런 멍이 사라질 줄 모른다.
점점 더 가늘어져만 가는 하얀 팔 위로 손을 올렸다.
수술도 성공적이고 회복도 빨라 이젠 멀쩡해만 보이는 민우는 한손을 링겔대에 올린체 선호 옆으로 다가와 섰다.
"얼굴이 반쪽이네."
서글픈 눈동자로 선호의 뺨을 쓸어 내리던 민우는 이내 속삭이듯이 낮고 조용하게 목소리를 울렸다.
"이제 일어나야지"
요새 몸무게가 육 킬로그램이 빠졌다. 억지로라도 밥을 먹는데도, 점점 몸무게가 빠져나갔다.
의자에 몸을 얹었다.
더 말라버린 허벅지가 회색 정장 바지와 함께 드러났다.
"...어끄제 산소 다녀 온다더니,"
"......갔다왔어."
그 날 푸른 잔뒤 위에서 그렇게 오열을 했었다.
기어코, 기어코 선호까지 데려가려고 그러는 거냐고.
국화 대신 보벨리아을 두꺼운 검은색 화선지에 장식해 가는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꽃집 점원의 눈길을 차갑게 되돌려 주고
그렇게 그곳에 가서 애원했다.
나에게 무얼 바라냐고,
하나 남은 선호 마져 데리고 가려는 거라면, 난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얘, 일어날거야."
"......"
"너 보고 싶어서라도 일어날거야."
"......"
"이선호가 너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는 거 아니잖아."
창문 너머로 들리던 아이들의 까르르 거리는 웃음소리가 뚝- 하고 멈췄다.
"...이선호니까... 이선호니까, 일어날거야."
그대로 민우는 병실에 남겨두고 옥상으로 올랐다.
셔츠 주머니에서 익숙하게 자리잡은 담배 케이스를 꺼내 한가치를 입에 물렸다.
선호가 깨어나지 않은지 나흘 되던날 다시 입에 문 담배였다.
얼른 일어나서,
담배피지 말라고 잔소리좀 해줘.
담배피고 키스하지 말라고 잔소리좀 해줘.
자꾸 불안한 생각 하지 말라고 잔소리좀 해줘.
이렇게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푸르고,
꽃은 붉은 데다.
바람은 투명하고,
햇살은 하얀데.
넌 왜 꽃병 속에서 시들어져만 가는 거니.
[To be continue]
*확실히 이번편에 대해서 드릴말씀은 없습니다.
선호씨는 일어나지 못하시고,
대신 민우씨가 기운을 차리셨죠.
초단 부분에 나오는
chic(쉭), adorable (아도라브르), la nymphe(라 넹프)
각각의 뜻은
매력적이다. 사랑스럽다. 요정
입니다-
지난번 퀴즈 정답자는 phyek 님과 귤시키 님이세요-(짝짝짝짝-)
이번편, 너무 아닌가요-?(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아님 모두들 공감하시나요?ㅜㅜ)
/Thanks to Appreciator
phyek 님 : 이번편 올리고 난 뒤에 보내 드리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민우씨 상태는 괜찮은데
이젠 선호씨가 문제가 됬습니다.(정말 저도 왜이러는지-) 다음 소설 아직 커플링 결정은 안
되었어요, (웃음) 글쎄요, 하지만 셩디는 아닌 듯; (그냥 둘이 서로 아끼는 사이가 될듯해요)
phyek님 정답으로 해도 될 것같아요- 정답은 글쎄, 솔직히 저번 문제는 문제가 아니였죠;
작가만 유한이 마음을 아는 것이다 보니; 하하; 정답은 민우를 위해서 였어요. 민우가 선호를
사랑하니까 헤어져요. 보다 자기를 희생한 것이죠. 물론 선호를 좋아한다는 말 깊은 곳에는
민우를 좋아한다라는 뜻이 보이겠죠? 아, 이건 민우만 알겠네요-(웃음) 앗, 귀찮은 퀴즈에 답
변을 달아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하하, 화이팅 감사드립니다-
phyek님 오늘하루 힘차게 보내시구요! 아짜아-아짜아- 퐈이팅 입니다!!
귤시키 님 : 앗, 영어! 흐음- 영어도 잘 보셨다면 더 좋으셨을 텐데. 안타깝습니다아- 하지만 다른 과목
을 잘 보셨다니. 제가 더 기쁘답니다!(웃음) 당연히 오늘도 잘 보실 거예요! 오늘은 전과목
다 잘 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민우가 생명에 지장이 없는게 다행이긴 한데, 선호가 문제지
요-(이상한 작가 입니다.) 하하, 귤시키님도 정답 맞춰주셨어요. 혜성씨와 선호를 떼어놓으
면 민우씨에게 기회아닌 기회가 가기 때문에 은글슬쩍 민우씨를 좋아하는 감정을 실어, 선
호를 좋아한다고 한 거랍니다.(작가생각은 그래요-) 이제 시험 마지막 날이신데! 더 기운내
셔서 마지막 시험도 후회없도록 화이팅!! 하세요! 하하, 귤시키님 덕분에 힘내겠습니다-
귤시키님 시험 끝나고 뵈요- 그리고 마지막까지 화이팅입니다!!
난어린앤디 님 : 민우씨는 괜찮은데 선호씨가.. 참..(작가가 이상합니다) 하하, 어린앤디님은 유한씨가
하신 말에 헷갈려 하고 계시는 군요-. 자, 유한이는 민우를 좋아하고 민우는 선호를 좋
아하고, 선호는 혜성씨를 좋아합니다. 여기서 선호와 혜성씨가 헤어진다면, 민우씨에게
도 기회아닌 기회가 주어지겠죠. 그러면 민우씨는 행복할 테고, 민우씨를 좋아하는 유
한 씨도 행복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결국, 민우씨를 대신해 제 3자의 입장으로 그런 말
을 하게 된 거랍니다- 하하, 멍하고 슬프다니- 어린앤디님의 형용사는 점점 어린앤디 님
틱해져가고 있어요-(좋은뜻이예요-) 에효... 저도 선호씨가 얼른 혜성씨에게 잔소리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어린앤디님! 이제 내일이면 토요일!! 자자- 힘내시고 화이팅하세요!
(Yo-yo ma 씨의 Sur : Regreso al amor (Soul Of The Tango)데 빠져 있답니다. 정말 좋아요-) Je T'aime
첫댓글 드디어 시험이 끝났습니다!!!얼마나 좋은지 몰라요...근데 왜 선호는 안깨어나는건지..걱정되네요..민우는 수술까지 햇는데도 깨어났는데...얼른 선호가 깨어났으면 좋겠어요..혜성씨 불쌍해요....얼른 선호가 깨어나야할텐데.. 앗 제가 정답을 맞췄군요 하하 그냥 제 생각을 말한것뿐인데 맞추다니..기분 좋은데요???이제 시험이 끝났으니까 맨날들어올수 잇어요~~내일은 어린이 날이어서 학교를 쉰답니다 시험이 끝난 기념으로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야겠어요..^^ 에셩님 좋은하루 되세요~
헉//읽다가 깜짝 놀랐어요..맨처음 민우를 선호로 잘못 썼나 했는데 읽을 수록 아니더라구요..혜성씨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요? 말로 표현할수 없겠지요...빨리 깨어나야 해요...정답을 맞추었다고 하니 기분이 좋네요... 이번편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짜아-아짜아- 퐈이팅 너무 좋아요.그리고 힘찬 하루 보내라고 해주셔서 하루를 힘차게 보내고 있답니다. 에셩님도 아짜아-아짜아- 퐈이팅!!!!!!! 참 그리고 chic(쉭), adorable (아도라브르), la nymphe(라 넹프) 뜻 몰라서 순간 당황했었답니다..좋은하루되세요.다시 화이팅!!!!
에휴..ㅜㅜ우리 선호씨좀 일어나게 해주세요!!!히잉..점점 말라간데요....혜성씨도 그러구..살쪄야 대는데!!그래야지 건강하고 튼튼한데..ㅜㅜ!!!..아,그리고 유환이가 말한거 그런 뜻이엿군요..ㅎㅎ작가님이 말씀해주셔서 이해했어요... 헤헤..*^-^*..내일은 어린이날인데...어린이가 아니라서..왠지 늙엇다는게..(엥?)실감이 가네요..에휴..무릎이쑤시네..(하하>.<;;)에셩 작가님도 내일 재밋는 하루되세요~★ 오월은 푸르구나아~♬우리들은 자란다~오월은 어린이날~♩우리들 세상~~♪
아놔 -, 너무 잘 봤어요 ㅜㅜ 너무 잘 쓰는거 아냐!! 제 팬픽이 너무 초라해져버리네요 ㄲㄲ. 아놔- 저 알 수 없는 불어인가요? 하여간 ㅜㅜ 아놔-, 너무 대단하세요. 진짜 잘 보는 중 오늘이 벌서 어린이날이네요. 에효-.. 빨리 선호님이 일어나시길 바란다아는 화이리이이이~ 잉! ㅋㅋ 처음엔, 에릭멋지셩이라길래 릭셩이구나.. 생각하고 횃까닥 넘어갔는데 셩디라서 감회가 새롭네요- 건필하세요.
빨리깨어났으면좋겠는데..2주째못깨어난다니.![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