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고개 넘으며> 수필가 산정 시우미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하염없이 내리는 가을비에 붉은 단풍잎이 땅에 내려 앉는다. 또 한해가 가고저하니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시간은 누구던 기다려주지 않아 어느덧 내나이 팔십고개 넘었기 때문이다.
살아 있어서 2023년도 에도 구국 활동에 열정을 쏟았다 나는 우리 후손들이 잘사는 나라를 원한다. 그리하여 현재도 죽는날까지 앞으로도 애국 활동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마음 다진다.
나는 지금까지도 내 인생 삶의 돌짝길. 가시밭길. 맨발로 걸으며 어두움 박차고 정신없이 달려왔다. 나이들어 이곳 저곳 아픈 맨몸으로 부딪치며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 흘리면서 지독하게 가슴앓이 해 오며 열정 하나로 살아왔다.
막다른 절벽 그끝에서 알수없는 인연들과 엮여, 생의 잔인한 시간들을 참아왔다. 토해내지 못한 울음을 몸안에 가두고, 끈질기게 참고 살아온 지난 세월들이 스크린 영상처럼 스쳐 지나간다.
2023년도에도 우리 가정을 위하여는 이룬것 없음이 온몸을 후빈다. 매일 만사에 허덕이는 우리 삶.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살아갈까 ? ! 지금 내 삶을 지탱하고 이끌어가는것은 무엇일까 ?!
애국..사랑.희생. 배려. 품격. 명예 ?! 아니면 인간적인 성품... 어떻든 하루 하루 ! 내가 맡은바 해야할 일에 열정을 다하며 쉴틈없이 움직였다.
시간 또한 주춤거리지도 않고 또 흘러 마음 담은 일기장을 한장 두장 펼쳐보게 된다. 이제 내 청춘은 지나 갔다. 부귀 영화 명예도 풀숲처럼 말라 주저 앉았다. 흘러가 버린 삶의 애환속에, 더러는 사람의 심성을 꿰 뚫어보는 직관의 안목도 생겼다. 그런데도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 하는 인연은, 그리움 되기도 하고 어떤 인연은 큰 상처되기도 한다.
사람은 겪어보아야 그 사람을 알게되고, 긴세월 지나가 봐야 그사람의 마음도 엿보게 된다. 그런데 나는 어느 누구와 한 두번 만남으로 실망한후 그사람에 대하여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질때도 있다.
그러나 영원히 잊지못할 내삶의 은인에 대하여 2023년도에도 그 은혜 갚지못한 미안함이 연이어져 죄송스러움이 더하여 사무친다.
노을이 저물어가는 황혼녘에 과거 흘러가는강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떻게든 하루 빨리 은혜 갚아야한다는 간절함으로, 저만치서 밀려오는 2024년 햇살을 기다리고 있다.
나 「시 우미 」 는 겨울 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해당화처럼, 질기게도 세상일에 열정을 쏟으며 살아왔고 살고있다. 그러면서 사랑의 마음 부족하여 주먹을 쥐는 손 되고, 따스하게 잡아주는 손 되어주지 못했음을 사랑의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 내일 일을 모르니 이제부터는 하나 하나 내려놓아야 할 때다. 나름대로 쓰임새로 총애받던 물건들도 미련없이 나누어 주리라. 한때 소중했던 물건을 버리는 것은, 나의 추억을 버리는것같이 허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서해에 지는 태양처럼, 때가 되면 이별할줄 아는 사람되겠다고 마음의 기도도 드린다.
어느덧 또 한해 늦가을이다, 맨 몸으로 버티는 늙은 마음 서글프다, 바람의 흐느낌에 떨어진 마지막 잎을 줍는다. 차디찬 눈물이 흐른다. 나에겐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부는 요즘이다.
절친했던 내 친구가 이 세상을 떠나 장례식에 다녀 왔기 때문이다. 또 나의 한 친구는 치매로 산속 요양병원에서 아픔이란 아픔은 모두 편히 쉬며, 망각의 시간들을 견디고 있어서다. 이 모두가 남의 일이 아니고 나의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는 가볍게 죽기 위해서는, 또 앞서 미리 정리해 놓을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작업실의 서랍과 책장을 들여다 보았다, 이 책들과 일기장과 노트들 속에서, 내 한 생애가 지나갔다. 나는 매일 조금씩 표가 안 나게 헌 책은 그대로 버린다. 일기장과 낙서 노트들을 찢어 내다 버린다.
책은 버리기 쉽다. 그러나 헌 신발이나 내 검정 부츠를 버리기는 슬프다. 오래된 내 헌 신발은 내 몸뚱이를 싣고 이 세상의 거리를 쏘다닌 나의분신이며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그중에 내 검정 헌 부츠는 연민할 수밖에 없는 표정을 지니고 있다. 저 지난 8,15 일 시가 행진때 나는 부츠를 신고 걸었다. 발가락 아픔을 참고 끝까지 걸었다. 집에 와서 보니, 새끼 발톱이 빠져 부츠안이 피범벅 되어 있었다.
남편이 약을 발라주며 "애 국" 이라고 부르짖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피를 칠해놓은 내 부츠에게 미안해서 나는 내 검정 부츠는 내다 버릴수 없다.
살아 숨쉬며 현재 나는 걸을수있다. 먹을수있다. 우리 후세들이 잘 살수있도록 내 나라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하여 열정을 다하여 움직일수있다.
카톡으로도 친구들과 우정을 나눌수 있다. 그러하니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며 사랑하며 남은 여생도 열정적으로 살리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오늘도 화이팅 !
|
첫댓글 청명한 가을하늘 일요일날을 잘 보내셨는지요 음악소리와
좋은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갑니다 초겨울 날씨가 찾아와서 몸을 움출이게 합니다.
이제는 추워진 날씨속에서 몸 관리를 잘 하시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즐거운 휴일날 저녁시간을 보내세요..
아주 멋진 작품 감명 깊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