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4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안전성’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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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일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안정성'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이 진행되었다. (왼쪽부터)이금숙 헬스조선 취재팀장,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한강현 안정성평가연구소 부장, 김학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좌장), 신재욱 한국식품과학연구원 연구사업팀장, 배옥남 한양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최시내 케이앤케이 대표 |
최근 제로 푸드의 인기로 열량은 낮으면서 소량으로도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 인기가 높은 가운데 지난 7월 WHO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했다. 아스파탐은 제로 슈거를 앞세운 다양한 식음료 제품에 사용돼 왔기 때문에 아스파탐의 암 유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민생활자문단은 11월 1일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안전성’을 주제로 제54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개최하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아스파탐 안전성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인공감미료, 설탕보다 최대 1만3천배 달지만 열량은 ‘제로’
첫 순서로 신재욱 한국식품과학연구원 연구사업팀장이 ‘인공감미료와 아스파탐의 국내외 현황’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건강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미국은 예전에 영양성분표 상에 기존의 탄수화물과 당을 표시했었는데 이제는 추가로 투입되는 첨가당을 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6년 당류 저감 계획을 수립했고 나트륨 저감화와 함께 당류 저감화에도 적극 나서는 추세다. WHO는 작년 12월 가당류를 장기 섭취하면 충치나 비만, 암 발생 위험들이 증가하기 때문에 각 회원국들에 대해 설탕세 도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의 많은 주와 유럽 등 현재 세계 85개국에서 설탕세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 세계의 관련 동향을 소개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정용 설탕 시장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신소재 감미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해 4년 동안 두 배 이상 신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전 세계 인공감미료 시장 규모도 2018년에 약 174억 달러였던 것이 2028년에는 약 338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신 팀장은 “이런 제로 칼로리 현상들이 특히 음료를 중심으로 많이 나타나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해 2019년 약 452억 원이던 것이 2021년 약 2,200억 규모로 2년간 약 4배 가까이 성장을 했다”며 “이 자료 자체는 콜라와 사이다에만 국한된 것으로, 그 외 시장 규모까지 따지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에서 식품첨가물로 관리되는 감미료는 22종으로 당알코올류가 10개, 천연기원이 5개, 기타가 2개, 인공감미료가 5개다. 특히 네오탐, 사카린나트륨,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 인공감미료는 모두 화학적으로 합성을 통해 제조된다. 인공감미료는 설탕에 비해 많게는 1만3천배에서 200배까지 굉장이 강한 감미도를 보이는 대신에 아스파탐을 제외하고는 열량이 0으로 알려져 있다. ADI(일일흡수허용량)는 모두 2~40 범위로 설정돼 있다. 신 팀장은 “네오탐과 사카린나트륨은 사용 가능한 식품 유형을 정해서 그 대상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양도 정해져 있다. 수쿠랄로스와 아세설팔칼륨은 모든 식품 유형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 양도 정해져 있다. 아스파탐은 빵류 등 여덟 개 식품 유형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고 그 외에 모든 식품에서 기술적 효과를 나타내는 최소량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이 3년간 진행한 ‘계층별 식품첨가물 안전성 평가연구’에 따르면 아스파탐이 탄산음료, 가공유류, 과자류, 김치류 등 4개 유형에서 11~12% 정도 검출률을 보였고, 아세설팜칼륨의 경우에는 36개 중 33개 유형이 불검출이나 절임류 또 기타음료, 김치류에서 조금씩 검출됐다. 사카린나트륨은 과자류와 절임류에 10% 정도 검출됐고 수크랄로스는 발효유류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 신 팀장은 “시중에 저당, 무당, 무가당, 무설탕이라고 표시한 제품들 431개를 조사했는데 이중 293개에서 인공감미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아마도 당알코올이나 대체감미료 등 식품첨가물이 아닌 것들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공감미료를 두 개 이상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 이는 인공감미료 자체 쓴맛을 없애고 단맛을 더 오래 지속하면서 설탕과 더 가까운 맛을 내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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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욱 한국식품과학연구원 연구사업팀장이 ‘인공감미료와 아스파탐의 국내외 현황’을 주제로 발제 중이다.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
성인, 매일 캔음료 9~14개 마셔도 아스파탐 발암에 안전
두 번째 순서로는 배옥남 한양대 약학대학 교수가 ‘IARC 발암 분류 체계와 아스파탐 분류 근거’를 주제로 발제했다. 배 교수는 “고도화된 산업사회에서 다양한 화학물질 노출이 증가하고 있다. 화학물질의 용량이 증가하면 생체 반응도 증가한다. 위해성이라는 것은 동물실험이나 역학연구에서 독성이 출발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동시에 노출되고 있는 수준을 찾아서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지, 얼마나 우리가 안전한지를 확인한다거나 혹은 역치를 기준으로 해서 섭취 허용량, 즉 날마다 먹어도 되는 양을 설정함으로써 그 이하로 노출될 수 있도록 규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국제암연구소(IARC)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연구기관으로 화학물질의 발암 근거에 따라 그룹별로 나누고 있다. 2023년 10월 말 현재 총 1,045개 물질과 흡연이나 음주와 같은 행동양식까지 분류하고 있다. 1군은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로 흡연과 음주, 가공육, 비소, 석면, 벤젠, 다이옥신 등이다. 2A군은 인체발암추정물질로, 고온 튀김 연기와 야간작업, 적색육, DDT, 스티렌, 무기납 등이고 2B군은 인체발암가능물질로, 가솔린엔진분진과 미용업 종사, 납, 페노바르비탈(간질약물), 클로르포름(용매) 등이다. 3군은 인체 발암분류 불가 물질로, 커피 섭취와 프린트용 잉크, 유기납, 아세트아미노펜(해열제) 등이다.
배옥남 교수는 “IARC는 5년 단위 우선순위 물질의 발암성 자료에 대한 전문가그룹 검토를 통해 발암가능물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스파탐을 인체발암가능물질 2B군으로 발표했으나 134권 전체 모노그래프 보고서는 아직 발행이 안 됐고, 그 전에 요약본 형태의 논문을 ‘랜싯 온콜로지’라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암 관련 저널에 발표했다. 같은 호 저널에 추가 코멘트가 있었는데 아스파탐의 유해성이 아닌 위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IARC 군 분류는 실제 상황에서의 암 위해도에 대한 것은 아니다. 아스파탐의 발암 분류에 대한 상세한 근거는 전체 모노그래프 보고서가 출판된 후 더 명확해질 것이고 분류 근거에 대한 검토도 가능해진다. 국제식량농업기구, 세계보건기구 합동식품첨가물전문위원회(JECFA)도 6개월 내에 보고서를 새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JECFA는 현재로서는 아스파탐 규제치(섭취허용량)를 변경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기존 섭취허용량 0~40mg/kg/day를 유지했다. 섭취허용량 최대치는 체중 70kg 사람이 아스파탐 200~300mg 포함된 캔음료를 매일 9~14캔 마시는 수준이다. 발암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인체역학연구와 동물실험에서 더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배 교수는 “미국 FDA는 IARC의 아스파탐 2B군 분류 결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2021년 검토자료가 제시되었을 때도 자료 분석에 한계점을 지적했다. JECFA에서 섭취허용량이 유지되는 것에 주목, FDA에서도 지속적으로 검토 및 공지 예정이다. 유럽연합 식품안전정책에서도 아스파탐 섭취허용량 유지가 어린이와 임산부, 영유아 등 민감군을 포함한 일반인 건강 보호에 타당하다고 결론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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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옥남 한양대 약학대학 교수가 ‘IARC 발암 분류 체계와 아스파탐 분류 근거’를 주제로 발제 중이다.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
한국인 아스파탐 1일 섭취노출 수준, 유럽보다 매우 낮아
세 번째로 최시내 케이앤에이 대표가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 노출 수준 현황’을 주제로 발제했다. 최 대표는 “식품위생법 제7조 5에 따라서 주기적으로 식품첨가물의 기준과 규격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아스파탐을 사용한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실제 유통되는 식품을 구매하여 함량을 분석, 모니터링하고 한국인의 평균 식품섭취량에 기반한 섭취 노출 수준을 예측한다. 예측된 섭취 노출 수준은 아스파탐의 인체 노출 안전기준에 근거하여 평가한다. 그래서 과자류, 캔디류, 추잉껌, 김치류, 절임류에 해당하는 86건의 제품을 선정하여 모니터링한 결과 검출률이 97.7%로 나왔다. 이 섭취 노출량 평가는 한국인 전체 인구에 대한 섭취 노출 수준을 의미하기보다는 해당 제품을 섭취하는 인구에 대한 섭취 노출량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식품 섭취량 자료는 국민 건강 영양 조사 결과에 기반한다. 첨가물의 경우, 기호식품의 비중이 높아 섭취 트렌드 반영이 중요하다. 한국인의 아스파탐 성별 연령별 섭취 노출량을 보면 3~6세에서 비교적 높은 섭취 패턴을 보이고 있으나 아스파탐의 하루 허용량 0~40mg/kg/day와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스파탐의 인체 노출 안전기준은 유해물질이 인체에 노출되어도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체중당 노출허용수준을 의미한다. 일일섭취허용량은 식품첨가물, 잔류농약 등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해 일생 동안 섭취해도 유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인당 1일 최대 섭취 허용량을 말하며 사람의 체중 kg당 일일섭취허용량을 mg으로 나타낸 것이다.
최 대표는 “식품유형별 섭취기여도 분석 결과, 국민 전체에서 과자류가 34.91%로 가장 높은 섭취기여도를 보였으며 다음으로 절임류, 캔디류, 김치류, 추잉껌으로 나타났다. 국내 아스파탐 섭취 노출 수준은 유럽보다 좀 많이 낮은 편이다. 이 평가는 제로 열풍이 불기 전인 2019년도 데이터이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더 달라졌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일일섭취허용량이 충분히 낮기 때문에 아직은 이 부분의 위해에 대해 우려는 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 같다”며 “지금 IARC나 여러 기관들을 통해서 독성 연구 자료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섭취 노출 수준도 같이 평가해서 꾸준하게 모니터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품사용기준이란 식품을 제조˙가공할 때 지켜야 되는 기준이다. 이는 식품 첨가물별로 사용할 수 있는 식품과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정하고 있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행정처분 등 조치가 이뤄진다. 최 대표는 “아스파탐의 식품사용기준은 빵류, 과자류, 시리얼류, 건강기능식품 등 8개 식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량으로 정하고 있으며 그 외 식품에는 사용량을 제한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술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한도 안에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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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내 케이앤에이 대표가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 노출 수준 현황’을 주제로 발제 중이다.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
아스파탐의 올바른 섭취에 대한 정보 제공 필요
발제 후에는 김학수 서강대 명예교수를 좌장하고 하고 한강현 안전성평가연구소 소장과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이금숙 헬스조선 취재팀장이 참여한 가운데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한강현 소장은 왜 IARC에서 제한적 영향으로 평가했는지에 대해 토론했다. 그는 “IARC에서는 총 4가지의 국제적인 연구결과를 통해서 인체 역학 연구결과가 제한적인 영향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프랑스에서 실시한 코호트 연구결과 실제 아스파탐과 아세설팜칼륨, 슈크랄로스라는 대표적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인체 역학연구 결과에서 아스파탐은 유방암이나 비만 관련 암 및 전체적인 암 발생 비율 위험 증가를 시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를 리뷰하는 과정에서 IARC는 암 위험 증가의 결과가 실제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제한적인 영향을 판단했다. 다만 실제 시험적, 방법적 측면의 한계가 있어 판단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향기 부회장은 “WHO 산하 두 전문기구의 아스파탐 안전성에 대한 평가 기준이 상이해서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IARC는 아스파탐을 인체발암가능물질로, JECFA는 현재 섭취수준에서 안전하다고 했다. 따라서 전문기구의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아스파탐을 포함한 저칼로리 감미료가 인간의 식욕이나 갈망을 향상시킨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과 인공감미료도 단맛 자체로 인슐린을 분비시켜 당분 섭취 욕구를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어 정확한 정보의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WHO는 체중조절이나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비영양 감미료 섭취를 권고하지는 않고 있어 아스파탐의 올바른 섭취에 대한 정보 제공 방법 개선과 강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금숙 팀장은 “WHO 국제암연구소의 아스파탐 발암가능 물질 발표에도 코로나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로 음료 매출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이는 급증하는 비만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여론과 식약처의 빠른 정리, 언론의 너그러운 시선 때문이다. 즉 식약처는 안전성에 문제없다고 빠르게 발표했고, 언론에서는 콜라 55캔, 막걸리 33병을 매일 마셔야 위험하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첨가당 섭취가 현대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는 단기 대안일 뿐이다. 대한당뇨병학회도 ‘아스파탐 섭취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에 의존하지 말고 단맛에서 벗어난 식품 섭취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