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니가 매년 현충일 즈음에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
슬그머니 다녀 오는 사연을 몰랐어요
몇년이 지난후 겨우 그 사연을 들었어요
그 이후 그니가 그 곳을 가면 같이 가서
그니의 진심 어린 모습을 지켜 보곤 했지요
지난날 먼곳 월남 전선 에서 산화한 박상병과
그의 여인 영순씨의 슬픈 사연은
곁에서 지켜보는 저 역시 눈시울을 적시게 해요
그니가 가장 소중해 하는 월남 파병 당시의
젊은 모습이 담긴 빛 바랜 사진들을 함께 보며
수 없이 들은 그니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줘요
본래 성실하고 매사에 용감한 그니와는
같은 취미인 여행을 즐기는 인연으로 만났고
근 삽십 여년의 세월을 지켜보며 행복을 느끼며 살아요
몇 년전에는 그니와 함께 그니의 추억이 서린
베트남 나트랑을 빙문 해 그니의 설명을 들었고
긴 세월 지나는 동안 무척 변한 그 곳 모습에 놀라워 했어요
그리고 그니의 그 슬픈 사연이 깃든 그곳 강원도 삼척에도
일부러 같이 찾아가 그 당시의 그곳 흔적들 찾아 보았어요
영순씨와 대화를 나누었던 조그만 냇가는 그대로 있었어요
그렇게 건강하던 그니에게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겨
정밀 진단 결과 직장 육종암 진단 결과 가 나왔고
보훈 병원에 입원을 해서 제거 수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했어요
만 5 년이 지나도록 재발을 않으면 완치로 본다는
시한부 암 환자가 되버린 그니는 여전히 파월 용사 답게
무척 씩씩하고 용감해서 겉에서 지켜보는 저를 기쁘게 하네요
그 몹쓸 암 세포가 사람을 봐서 들어 와야지
골라도 잘못 골라 들어 와서 싹뚝 잘려 나갔다고
호탕 하게 웃는 그니 모습은 저 까지 미소를 짓게 하네요
얼마전 퇴원후에 구청 무료 컴 교실에 등록을 하고
한 동안 열심히 다니더니 컴을 배워와서 이젠 글도 잘 쓰네요
항상 건강 하고 용감하게 그대로 저를 지켜주시길 바래요
다시 한번 우리 그니에게 슬픈 사연을 안겨준
박상병과 영순씨의 명복을 빌어 드리며
멋진 그니와 또 여행 계획이나 세워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