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의 뜨거운 기운 덕에 여름이 화끈하게 펼쳐진 한 주였습니다.
양기가 가장 세다는 달님달력 오월 오일. 단오날
이야기숲에 부모님과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단오노래를 시작으로 부모님들과 함께 아침 열기를 하는 아이들에 얼굴에는 기대가 한가득입니다.
부모님이 해주시는 ‘축복둥그레’를 받는 아이들은 쑥스러우면서도 행복한 표정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그냥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안고 머리를 감겨주며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를 떠올리셨을 것입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그동안 자주 하지 못 했던던 사랑과 고마움의 말을 나눌 수 있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아이들이 걸었던 숲길을 걷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숲의 열매를 맛보며 숲산책의 재미도 느끼셨지요?
매일 같은 것 같지만 숲은 하루하루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움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하나도 같은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눈에 보이는 아무 나뭇가지나 주워드는 것 같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눈에, 맘에 쏙 들어오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보기에 하찮은 것이라도 숲에서 얻은 것을 아이들이 포기하기 쉽지 않지요. ㅎㅎ
일곱 살 아이들의 시화는 어떠셨는지요?
순수한 아이들의 입말들은 받아 적기만 해도 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시에 그대로 담겨있지요.
부모님이 ‘장명루’를 만드시는 동안 아이들은 나무 그늘 아래서 밧줄그네와 두줄밧줄을 타며 오후 시간을 활기차게 보냈습니다. 숲에서 돌아와 부채를 나누고 ‘수리취떡’과 ‘앵도화채’를 먹으며 단오를 마무리 하고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장명루를 손목에 맨 아이들을 보니 사랑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단오날을 추억할 때마다 부모님도 아이들도 행복이 몽실몽실 피어오르기를 바래봅니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해야 할 일을 접거나 미루며 바쁘신 와중에 참석해주신 어머님들 그리고 쑥스러우셨을 텐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유주 & 유니 아버님, 로아 아버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채를 꾸미는데 밀가루로 풀을 써서 꽃과 종이를 붙였는데 볕에서 완벽하게 마르지 못해 그랬는지 곰팡이가 난 것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정성과 마음을 받고 기억해주시고 곰팡이가 난 부채는 안타깝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2024 단오배 씨름대회
엉덩이로 밀어내기 씨름을 해보았습니다.
온 힘을 쓰고, 기지를 발휘하며 진지하게 씨름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모습이 어른씨름 못지않게 구경할 만합니다.
자기 모둠의 친구들 응원하는 목청이 어찌나 높은지.. 응원소리에 씨름하는 재미도 보는 재미도 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한바탕 몸을 움직이며 열을 올려서인지 이야기숲 기온이 몇 도는 상승한 듯했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의 국악 한마당
오늘은 북치는 법을 배워보았습니다. 쉽다며 좋아합니다.
꽹과리(상쇠)의 장단에 따라 ‘호박따주소’를 연주해보았습니다.
꽹과리의 높고 경괘한 소리와 장구의 크고 깊은 울림, 북의 묵직한 소리가 올챙이집을 가득 메우니 아이들도 신이 납니다.
“나는 꽹과리가 좋아!”, “나는 북이 좋은데......”
아이들은 국악을 배우면서 우리의 정서와 가락을 이해하고 배우기도 하지만 각자 좋아하는 악기를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여섯 살들의 부채 춤사위
여섯 살 아이들은 소고 대신 부채를 들고 노래에 맞춰 놀아 보았습니다.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부채를 들고 장단에 맞춰 동물들 흉내를 내며 춤을 추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새로운 놀잇감 ‘초록그물’
기후 위기가 실감이 납니다. 6월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이 며칠이나 지속되고 있습니다.
잠깐만 움직여도 이마에 등줄기에 땀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더위에 뛰어 놀 공간이 아무래도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서 모래마당 위에 초록그물을 설치했습니다.
출렁출렁 거리는 초록그물 위에서 몸의 균형감각을 깨우고, 중력에 대한 저항감을 즐깁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몸을 부대끼며 작은 부딪힘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놀이의 과정으로 즐겁게 받아가는 경험을 합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놀잇감으로 더운 줄도 모르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올챙이와 개구리에 대해 알아보기
그동안 작은 연못에서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며 열심히 커 나간 올챙이들..
뒷다리가 쑤욱, 앞다리가 쑤욱 나왔습니다.
일곱 살, 여섯 살 아이들은 함께 모여 겉모습이 변하고 있는 성장과정의 올챙이들을 루페로 관찰해보고 올챙이와 개구리의 생태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작은 생명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주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지혜를 배웁니다.
나와 다른 생명에 대한 배움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종이개구리 만들기
금요일에는 긴산행 대신 더위를 피해 올챙이집에서 종이 개구리를 만들었습니다.
재료는 같지만 아이들이 만든 개구리들은 모두 달라 개성이 있습니다.
만들기를 하면서 개구리 앞발가락과 뒷발가락의 개수, 뒷발가락에 있는 물갈퀴도 명확하게 인지합니다.
재밌는 모양으로 개구리의 혀를 만들면서 사람과 달리 혀가 길고 혀끝에 끈적끈적한 침이 있다는 것도 배웁니다.
주말 동안 귀여운 종이 개구리가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재미난 이야기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월에 폭염주의보가 내리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덥다고 찬 음식을 즐겨하시면 탈이 나기 쉽습니다. 텃밭에서 햇볕의 기운을 가득 받고 자란 채소를 보내드렸습니다.
건강한 먹거리로 이야기숲 가족 모두 무더운 여름 몸도 마음도 튼튼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처음 단오때 봄이에게 머리 감기전 해주었던 사랑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몇 번의 단오를 맞이하다보니 감정은 둔해졌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에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처음 태어났을 때의 감사함과 행복감 엄마로서의 다짐 등등을 다시 새겨봅니다~ 동준이의 허세작렬 시화전도 웃음 포인트였네요.. 무더운 날씨에 준비해주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
2020년 봄이부터 동준이까지 단오행사만 5회차 참석이시네요.. 감정은 조금 둔해지셨겠지만 봄이와 동준이와 함께 했던 단오명절의 기억들은 좋은 추억이 되어 언제나 꺼내볼 수 있는 귀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한 꼭지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