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를 삼킨 장미(1979.09.28.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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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를 삼킨 장미(1979) - 1979년, 암울한 시대에 해사하게 피어난 한 떨기 장미의 희로애락
※ 글 내용 중에 영화 <가시를 삼킨 장미(197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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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90년대에 걸쳐 한국 영화 연출과 제작은 물론, 외화 수입 및 극장 씨네하우스 운영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한 정진우 감독이 연출과 제작을 겸한 <가시를 삼킨 장미 The Rose That Swallowed Thorn(1979)>는 김문형 작가가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이희우 작가(1939~2019)가 각색한 로맨스 드라마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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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롤 장미 역의 유지인 배우를 비롯, 신성일(1937~2018), 한진희, 송승환, 김보미, 오영화, 선우용여, 이계인, 도금봉(1930~2009), 김민규, 이해룡, 심상천(1939~2016), 문미봉, 최봉(1923~1990), 오경아, 석인수, 강재일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1979년 9월 28일, 을지로 3가에 있었던 스카라극장에서 개봉했을 당시, 우진필름 창립 10주년 기념작이자, 스카라극장 개관 17주년 기념작으로, 같은 해인 1979년 11월 30일 개봉한 역시 정진우 감독 연출, 이대근, 유지인 배우 주연 <심봤다(1979)>와 함께 대대적인 광고를 개제했는데요. 서울 관객 수 80,692명을 기록,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서울의 명문 여자대학에 재학 중인 장미(유지인)는 부유한 집안의 지원을 받아 아파트에서 안락하게 자취 생활을 하며, 학교 친구 진영(김보미), 희경(오영화)과 함께 자유롭고도 즐겁게 학교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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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엔 별다른 걱정거리 하나 없어 보이는 장미에게도 골칫덩이가 있었으니, 잊을만하면 시시때때로 장미 앞에 나타나 애정을 갈구하는 규식(송승환)이 그런 존재입니다. 규식은 장미가 태어나 처음 관계를 맺은 남자인 것은 맞지만, 그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 장미는 규식과 지속적인 연인 관계를 이어가고픈 마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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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부산에 있는 본가로 좀 내려오라는 아버지(김민규)의 엄명을 받은 장미는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싣고, 마침 옆자리에 앉은 중년 남성 혁준(신성일)을 알게 됩니다. 사업에 실패한 후, 가족을 서울에 두고 부산으로 향하던 혁준에게 장미는 젊고 싱그러운 에너지를 발산하는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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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장미와 혁준의 관계는 점점 더 깊이 발전하고, 급기야 혁준은 서울에 있는 장미의 아파트에도 드나들며 본격적인 연인 사이가 됩니다. 그러다, 혁준과 연락이 닿지 않아 애가 타던 어느 날, 장미는 혁준의 아내(선우용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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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사이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 혁준의 아내는 결국 장미의 아버지에게 연락해, 둘이 만나는 현장을 급습해 혁준이 보는 앞에서 장미가 아버지에게 끌려가는 꼴을 보게 합니다. 그렇게 혁준과의 로맨스는 끝나지만, 아버지의 강압적인 태도를 견디지 못하던 장미는 부산 집을 탈출해, 술집에서 일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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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던 장미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장미의 아버지는 결국 장미를 폐쇄병동에 강제로 가두는 초강수를 둡니다. 하지만 장미의 자유로운 영혼이 사그라들 수는 없었습니다. 퇴원한 후에도 아버지의 감시와 불신이 여전한 상태에서, 장미는 유쾌하고 호방한 듯한 남자 세호(한진희)를 만나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뜹니다.

유지인 배우는 장미희, 정윤희 배우와 함께 1970년대에 여성 배우 2세대 트로이카 중 한 명으로 영화와 TV를 종횡무진하며 많은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했는데요. <가시를 삼킨 장미(1979)>는 유지인 배우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지만, 두 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을 거의 원톱으로 이끌어가는 연기를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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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초반에는 그저 부유한 집안 출신에 세상 걱정 없이 명문대를 다니며 미래에 대한 별다른 고민도 필요하지 않은 캐릭터였다가, 이런저런 로맨스에 휘말리며 조금씩 세태에 찌들어가는 듯 성숙해져 가는 모습으로 바뀌는 등 장미라는 캐릭터를 다채롭게 구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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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당시, 고층 아파트가 여기저기 등장하고 산업 발전이 이루어지며 물질만능주의가 사회에 조금씩 고개를 쳐들던 즈음, 사회적 이슈에 대해 민감하기보다는 친구들과 가지는 술자리가 더 즐거웠을 장미가 겪었던 이런저런 로맨스는 결국 '결혼'이라는 전형적인 결말을 거부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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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오는 기차를 바라보는 장미의 놀란 표정으로 끝난 영화의 진짜 결말이 장미의 죽음이었을지, 아니면 그 이후 새롭게 이어졌을 또 다른 로맨스였을지, 이도 저도 아니면 장미가 뭔가 사랑과 결혼이 아닌 제3의 길을 갔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시대에 만들어졌든지 간에 영화라는 예술 매체가 당시의 시대를 반영한다는 사회적 의미를 감안했을 때, <가시를 삼킨 장미(1979)>는 1979년 당시의 상황과 그 당시 제작된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봤을 때에도, 여러모로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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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제목: 가시를 삼킨 장미(1979)
영제: The Rose That Swallowed Thorn
제작 국가: 한국
감독: 정진우
캐스트: 유지인, 신성일, 한진희, 송승환, 김보미, 오영화, 선우용여, 이계인, 도금봉, 김민규, 이해룡, 심상천, 문미봉, 최봉, 오경아, 석인수, 강재일 등
장르: 로맨스/드라마
러닝타임: 114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979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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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상내역:
1980년 26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특별 여자연기상 수상(유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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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를삼킨장미 개봉 197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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