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에 사천성 청두成都에 가서 서쪽으로 티베트 가는 천장공로川藏公路, 그 옛날의 차마고도를 여행 다녀왔습니다.
월요일은 비행기를 타고 사천성 청두에 와서 근처에 있는 두쟝옌堵江堰이라는 무려 이천년이 넘는 저수지에서 하루를 잤습니다.
화요일에 청두에서 서쪽으로 겨우 수십키로를 가자 사오천 미터가 넘는 가파른 산들이 우리를 가로막으면서 정말 환상적인 경치를 보여주더군요. 첫날의 키포인트인 쓰구냥산은 최고봉이 무려 6250의 설산입니다.
수요일은 가파른 산길을 넘고 넘어 티벳족 거주지와 그 옛날 여인국이었던 지역을 둘러보았지요. 티벳 본토의 황량한 거주지와는 달리 이곳은 농사가 가능한 지역이라 정말 아담하고 정겨운 마을들이 많더군요.
목요일, 100키로 남짓 더 가자 갑자기 풍경이 바뀌어 더넓은 초원이 나타나면서 완전히 티베트 분위기가 되더군요. 행정구역은 사천성이지만 티베트 고원의 동쪽 끝부분인 셈이죠. 십여년 전에 티베트의 라싸를 다녔던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금요일 아침에는 해발 4350 정도의 봉우리에서 펄럭이는 오색깃발, 즉 다루초를 보고 하산하여 루딩교瀘定橋라는 아주 오래되고 현대사에서 아주 중요한 다리를 구경했지요. 이 다리는 청나라 강희제 때 만든 다리이고 국공내전 당시 공산당군이 국민당군에 쫒겨 아슬아슬하게 건너간 다리입니다. 마오쩌둥의 2만5천리 대장정 중에 가장 극적인 다리라고 합니다. 저녁에는 다시 청두로 돌아왔지요.
토요일은 그 유명한 두보의 초당과 제갈공명의 사당, 유비의 묘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27년 전에 비해 너무 많이 가꾸어 감흥이 별로 없더군요. 저녁에는 사천성의 전통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는 아침 일찍 귀국향 비행기를 탔지요.
27년전 상명대에 부임하기 한 달 전에 처음으로 중국 여행할 때 청두는 둘러보았는데 퇴임을 앞두고 다시 왔네요. 그런데 청두 바로 근처에,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대구 정도의 거리에 그렇게 다양한 지형과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 것이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진 즐감하세요.^^
첫댓글 오랫만에 카페에서 여행기를 올리려니 번지수를 잘 못 찾아 엉뚱한 곳에 올리지를 않나... 사진을 제대로 못올려 배꼽만 보여주지 않나... 헤메는 중입니다.^^;;
벌써 세번째 올리는 중인데, 삼세번으로 끝내야 할텐데...ㅠ,ㅠ
10년전 거의 같은 코스로 트레킹한적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댓글 올립니다.
쓰그냥산이 있는 산악마을 일륭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됐던 동티벳 단빠, 그리고 대도하 등 모두 다시 가보고 풍경입니다^^
기정수님 대단하십니다.^^
이미 10년 전에 거의 같은 코스로 여행을 하셨군요.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겠지만 소박한 인정도 많아 남아 있을 때였지요. 지금은 너무 관광지화 되어버린 감이 있어요.
사진도 멋지고, 하늘도 맑고 푸르고, 오랫만에 올려주신 너른돌님이 여행기도 반갑네요. 사진 속 너른돌님의 표정도 재밌고.ㅎㅎ
훈장님, 오랫만입니다.^^
멋진 사진 구경 잘 했습니다.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