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주식판에 정신을 쏟고 있는데 울 아내 뭐라고 큰소리로 냄새 잘 맡는 사람이 뭐하고 있었어! 하고 신경질을 부린다. 가서 보았더니 날 줄려고 약봉지를 데울려다 잊어 먹고 다 태워 버린 것이다.
나도 그렇다. 가게에 커피 포트를 사다 놓았는데 거기에 집에서 갖고 간 홍삼다린 물을 넣고 한 번 끓여서 먹을려 하다가 아까운 홍삼물 다 넘쳐 버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난 커피 포트에 홍삼을 끓일려면 이젠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것이 끓다가 거품이 올라 올려 하면 전기를 끈다.
그러나 그러다가도 손님이 부르면 나가서 이야기 하다 그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가보면 이미 다 넘쳐 버린 것을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이젠 손님이 없을 때 가게 청소 끝나고 바로 홍삼물을 끓여둔다.
나의 건망증은 상당히 오래 전 부터 시작된 거 같다.
요즈음은 좀 더 심해졌다는 느낌을 갖는다.
몇가지 예를 들면 쓰레기 봉투를 가지러 음악실에 갔다가, 음악실이 일종의 물건 창고로 쓰이고 있으니까, 내가 뭐하러 여길 들어 왔나 잊어 먹고 다시 홀로 나가서 기억해 낸다. 아 아 내가 통에 집어 넣을 비닐 봉투를 가지러 갔지..
카운터에 볼펜이 없다. 그러면 내 컴 책상에 있는 볼펜을 우선 쓸려고 가질러 간다. 그러고는 또 잊고 다시 나가 아 볼펜 하고 들어와 볼펜을 갖고 나간다.
청소 다 끝나고 뒷문 고리 끼우려 갔던 도중 왜 내가 이리 가고 있지? 하고 다시 돌아 가다가 손에 든 고리를 발견하고 알아 채기도 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안경을 손에 들고도 찾는다. 컴을 켜 놓고 껐다고 생각하고 외출하고 가게 전기불을 끄지 않고 집에 오다가 어째 찜찜하여 다시 돌아가 전기불을 끄고 전기 매트의 전기를 끄지 않고 개켜 놓고 있다가 아내가 늦게 발견하고 야단친 적도 많다. 다행히 네겹으로 접어 놓았는데도 불을 나지 않을 정도여서 다행이었다.
또 가게 강화 유리 문을 잠그지 않고 집에 오는 도중 기분이 이상하여 다시 가서 확인하면 잠겨 있을 적도 있고 안 잠겨 놓았을 적도 있다.
그래서 이젠 확실하게 확인하고 내 머릿 속에 완전 기억되어 잊어 먹지 않도록 소리나게 흔들어 보고 집으로 향한다.
나의 건망증에 대해 쓸려면 아직 멀었다.
건망증에 대처하기 위하여 여러가지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 기록하여 둔다거나 제자리를 정하여 정리해 두고 확인 또 확인 특히 사고가 날 소지가 있는 전기나 불의 사용은 가급적 하지 않고 불가피할 경우엔 옆에서 지켜 서 있다가 종료하고 자리를 뜬다거나 ...
아주 더 심각한 것은 몇초전에 손님께 입장료를 받고도 입장료 내라고 하기도 한단다. 도저히 받은 기억이 없는데 그 손님 황당한 눈으로 쳐다 보며 금방 냈지 않는냐고 한다. 진짜 받은 것인지 손님이 주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일이 자주 있다는 것은 분명 나의 건망증 때문일 거라 믿는다.
그런데 진짜 진짜 심각하게 걱정하는 것은 기억력의 현저한 감퇴다. 카페에 올릴 글을 쓰거나 대화 도중 지명이나 영화 소설등 제목 주인공들의 이름이 머리에서 뱅뱅 돌고만 있고 정작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나의 기억력을 되 살리기 위해서 영화 배우 외우기나 읽었던 소설책 이름 외우기를 하곤 한다.
주로 어렸을 적 보았던 영화의 주인공역을 했던 배우들을 기억해 내 보기로 하자.
여러분들도 이들 유명 스타들과 출연 영화를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 봄도 짜릿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나와 같이 기억력 테스트를 해봄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오드리 헵번 챨스 브론슨 아랑드롱 이브 몽땅 엘리자베스 테일러 커크 다글러스 게리 쿠퍼 아란 랏드 버드랑 카스타 케리 그란트 죤 웨인 딘 마틴 제임스 딘 록 허드슨 진 시몬스 모린 오하라 찰톤 헤스톤 에바 가드너 킴 노박 로버트 테일러 로버트 밋첨 잭 래몬 제임스 스츄어드 스츄어드 그렌져 제임스 메이슨 안소니 퀸 스잔 헤이워드 헨리 폰다 그레고리 펙 브리짓드 바르도 소피아 로렌 오디 머피 잭 파란스 마론 브란도 리 마빈 지나롤로브리지다 비비안 리 크라크 케이블 케네스 모어 쿨드 율겐스 빅타 마추어 헤디 라말 보비 다린 하워드 킬 챌리 채프린 오손 웰스 율 브린너 진 케리 그레이스 켈리 마릴린 몬로 크린트 이스트우드 크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소피 마루소 그레타 가르보 나탈리 우드 워렌 비티 숀 코네리 스티브 매퀸 잉그리트 버그만 윌리엄 홀덴.... 이정도를 생각해 내는데 한시간 걸렸다. 아마 머리 속에서 빙글 빙글 돌며 나오지 않는 이름이 수없이 많은데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
중학시절 우리 영화 매니아들은 제목이 가장 긴 영화 말하기, 제목을 말하면 그 주인공과 감독까지 외우기 내기도 하였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 정작 내가 심히 우려하고 있는 것은 글을 쓸적에 알맞는 단어가 튀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문이든 시든 글을 쓰는데 적당한 그럴싸한 언어가 팍 팍 떠오르고 써내려 가야하는데 내 뇌리에 가득차 있을 수억의 낱말 중 가장 딱 어울리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최적의 단어가 찰라적으로 튀어나와 이들의 멋진 조합이 잘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건 건망증의 중증 상태나 혹 치매의 증상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할 일도 많고 기록하고 싶은 욕구도 커지고 그리고 내가 하늘로 갈 날도 많이 많이 <한 6-70년 정도로 추산함> 남아 있을 것 같은데 기억력의 상실이나 건망증 치매 이런거 조금이라도 날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이미 내 정신의 일부를 침탈 당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거 완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이나 기적 요법 치료 사례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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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무상초님.
저렇게 많은 배우들의 이름을 아시니 건망증 걱정은 안해도 되실듯 싶습니다.
글을 쓸때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것은 회원님 모두가 공감하는것이 아닐런지요.
너무 상심마셔요 신선님.그저 건강만 하셔요~
하여튼 안봐도 비디옵니다. 선배님의 고민은 나같은 후배들도 겪는 일이거든요. 이런 큰일났네 내가 글을 읽다가 황당했던 경험이 있어 그걸 소개하려고 했는데 이런 까먹었네요. 이거 어떻하지요. 정말 쑈도 아니고 진짜입니다. 미치겠네
신선 후배 지극히 정상입니다.
나도 60 대 중반 중요한 물건을 갑자기 찾으려면 전여 생각이 안나고 깜박깜박하기 시작,
회사에서 한방 직원 전화번호 주소 성격 기억하고, 전화번호 100 정도는 기억하고 우리아들 누구 전화번호 하면 자동으로 그거 몇번이야 말했는데 60 대 중반 오발 두서너번 하니 우리애들 심각하게 병원가보랜다. 삼성병원 가서 침애검가 중풍겸사 중 뇌에 희뜩하게 뇌가 괴사됐다고 아침저녁 약을 한동안 복용 작년 재검사 후 MRi 사진에 많이 회복된것을 확인 작년서 부터 1회 복용 닥터말 기적에 일종 관리를 철저히 했다고 용기를 주며 내게 고맙단다.
신선님만 기억력이 도망친게 아니라 우리모두 똑같은 반바보가 됬네요. 영화배우들 수두룩딱딱 헤이는걸보니
아직 걱정 않해도 되겠는걸요. 나는 돈을 너무 잘둬서 몇차례나 찾질못한채 이사하고 또 이사하고...
돈 임자가 따로있습디다. 심지어 남편이 상품으로 타온 금키도 사라지고... 아들 생일도 잊어먹고...
그래도 아직 큰소리치며 잘 살고있어요. 허지만 가스불은 꼭~조심하세요? 놀래서 죽으면 건망증까지
불타버려서 써먹을수가 없거든요^^
건망증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있는 것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될 듯 싶습니다. 건망증 하면 나 역시 남에게 뒤지지 않을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만, 어쩔 수가 없네요. 오죽하면 가스밸브에 타이머를 달아 쓰겠어요. 문에는 번호키를 써서 잠그지 않아도 되니 편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것이 건망증인줄 압니다. 너무 심하면 치매의 전조현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건망증을 인지할 수 있다면 치매는 걱정 안해도 되지 않을까요. 늘 건안하십시오.
지난일을 그렇게 기억하고 글도 많이 길게 잘쓰시는것 보면 절대 건망증은 아닌것같으네요 누구나 한가지에 집중하다보면 그럴수 있다고 봅니다 음악도 가끔 들어야 좋은데 신선님은 긴긴 시간을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정신이 잠시 깜박하는가 아닌런지요 걱정은 안하셔도 될것같네요
건망증을 염려하며 사는사람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염려도 않고 태평하게 지내다 치매를 앓게 되지요
문을 잠궜는지를 확인하는건 건망증이라기 보다는 강박증이라 해야지요 차분한 성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니 자연적인걸로 받아들이고 편히 지내십시요
ㅡ제임스,메이슨, 케네스 모어, 헤디 라말, 하워드 킬ㅡ 이 네명을 제외 하고는 전부다 얼굴이 떠오를 정도이니,,, 그당시에 저도 어지간한 영화광 이었지요 ,,,,,
세상에 뭔 영화배우 이름을 그렇게 많이 아시나요?
제 경우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손씻고 수도물을 그냥 틀어 놓으채 나와서 마눌한테 혼나는 적이 많구요.
이사 오던날 마눌이 분명히 내게 카드 키와 핸드폰고리 같은 키를 주었다는데
핸드폰에 달아놓은 키는 핸드폰과 함께 잘 있는데, 3주가 넘도록 그 카드키를 찾지 못하고 있네요. 허허
이 나이쯤이면 대개는 다 겪는 일들이니 걱정 마시기를............
야, 대단하십니다 ...처음엔 내 증세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나중에 영화예기에 배우 이름외우시는 것 보니까 내가 중증입니다 ...정말 아직 건강하십니다 ...글 쓰다가 적당한 꼭 맞는 단어가 없어서 주언부언 .. 아무 단어나 끼어맞추고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머리가 휭 ~~ 빈것 같아 걱정입니다 ... 내가 먼저 치매증세가 된 것 같아 두렵습니다 ... 예방법은 어떤게 있는지 ??? 저도 가르쳐 주세요...
일하다보면 다른데가서 엉뚱한 일하고 이것저것 벌려놓고 매듭을 못지을때도 .ㅎㅎ
저 이런 글들 읽거나 말들 들으면 위안이 됩니다..글쿠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엄청 위안이 됩니다 .. 근데 치료방법은 모르겠네요..누가 좀 갈쳐주세요 ..
그런일들 저도 하다해요 친구들도 모두 비슷해요 그러니까 금강산 신선님 아무걱정하시지 마세요 우리모두 똑같이 가는 세월속에 점점 비슷하게 닮아가는 사람들이 거의 반수이상 이다시피하니까요
그런데 영화배우들 이름을 어쩜 그렇게 많이 알고 계세요?감동스러워요!!
와!~대단하십니다 절대 치매걱정 뚝!~~~`
잘 읽었읍니다. 그런 기억력 이라면 고등고시 공부라도할 기억력 이네요, 안심하시고 여유롭게 즐기며 사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