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이다
조선시대 세조 때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관상'에서
주인공 송강호가 마지막 장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난 사람의 얼굴을 보았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영화에서 송강호는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척척 맞추는 대단한 관상가였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관상가도 결국 가장 사랑하는 아들의 운명은 물론
자기 자신의 모습과 인생은 살펴볼 수 없었습니다.
얼굴을 보는 것은 그저 파도를 보는 것에 불과할 뿐,
바람 즉 진짜 사람의 모습과 역사의 큰 기운을 보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어제 저녁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컵예선전에서
우리 대표선수들은 이름값을 톡톡하게 떨쳤습니다
손흥민, 이강인 등 그간 보여준 개인능력이 뛰어났고
새로 대표팀에 오른 신인들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선수들도 부침을 겪고, 매우 부진할 때가 있습니다
유명한 언예인, 정치인, 재벌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인생의 여정에 완벽한 대답은 없기 때문이지요
인문학에서는 다른 학문과 달리 '결과'보다 '본질'을 보려 하는 데 노력하고 열중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고, 스스로 증명해 보일 때 비로소 이름값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을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유월 첫 주말 하룻길도 천천히 걸으며 자신을 둘러싼 바람의 흐름도 살피시고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 오늘의 명언
결국 삶이란
여러분이 되고자 했던 완벽한 인격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 오프라 윈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