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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다-기행문 스크랩 조지아(=그루지아) 둘러보기 7
깜쌤 추천 0 조회 119 08.09.07 14: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사제관인지 예술가가 사는 집인지 정확하게 구별은 안되지만 작은 집이 요새 안에 한채 있고 그 옆에 교회당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과일나무가 골고루 심어져 있어서 보기에 좋았다.

 

 

 

 

 교회 앞에는 작은 화단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이 수두룩했다. 나는 여기에서 피마자(아주까리)를 발견하고 너무 놀랐다. 이런 피마자는 요즘은 찾아보기가 너무 어렵다.

 

피마자 줄기는 속이 조금 비어 있다. 한마디 정도 길이로 잘라낸 뒤 한쪽을 막고 위쪽에 구멍을 ?고 불면 통울림이 좋은 피리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좋아서 어린 시절 여름날 자주 만들어 불고 다녔다. 그런 피마자를 만나 보는 것이 얼마만이던가?

  

 

 

 

 이런 녀석들을 여기에서 발견할 줄은 몰랐다. 이젠 전세계적으로 식물분포가 마구 뒤섞여버려 평범한 사람들은 정확한 원산지조차 구별하기가 어려워져 버렸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식물학자들이나 육종학자들이야 그 정도는 기본 상식이라고 할 정도로 잘 꿰?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같이 어설픈 사람은 판단하기가 어렵다. 

 

내가 어렸을때 우리 동네에서 보았다고 해서 내기준으로만 판단하여 이게 왜 여기 있느냐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사리판단에 맞지 않는 모순되는 일일 것이다. 어쨌거나 간에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조금은 혼란스럽다. 내가 어렸을 때 본 식물의 상당수는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지만 낯선 나라에서 만나니 내 기준으로 보면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새 벽에 걸터앉아 내려다보는 트빌리시 경치 하나는 정말 일품이다. 시내를 구비쳐 흐르는 강은 정겹기 짝이 없지만 이 나라의 정치 경제적인 상황은 그렇게 안정적이지 못하다. 구 소련의 마지막 외무장관은 세바르드나제였다. 40대 이상인 분들은 그 양반의 이름 정도를 기억할른지도 모른다. 소련이 무너진 뒤 그가 바로 이 나라의 대통령을 지냈다. 물론 그는 조지아 출신이다.

 

 

 

 

 

 평화의 종이 어서 빨리 울려서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해보지만 약소국이 가진 슬픔은 어쩔수가 없을 것이다. 카프카즈 산맥을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영어로는 코카서스(Caucasus) 정도로 발음이 될텐데 그 산맥 남쪽으로 예전엔 트랜스 코카서스 연방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소련에 병합당했고 소련이 무너진 뒤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그리고 조지아로 분리 독립이 된 것이다. 이들은 민족이 다를 뿐만 아니라 종교도 다르다. 민족이 같더라도 종교가 다르면 문제가 되는 법인데 하물며 민족자체가 다르면 말하지 않더라도 뻔한 결과가 나타나는 법이다. 아르메니아는 아르메니아 정교를 믿는 나라이고 조지아는 조지아 정교를 믿는다. 그래도 두나라 사이에는 기독교라는 공통점이 존재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은 회교가 절대적으로 우세한 나라이다. 

 

참으로 공교롭게도 아제르바이잔에는 이웃 나라들이 이 나라를 탐내기 위한 절대적인 조건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게 바로 아제르바이잔령 카스피해에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석유와 천연가스이다. 이것만 해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소지가 충분한데 다시 이번에는 조지아 북부에 러시아 사람들이 살면서 독립을 요구하고 있으니 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기만 한 것이다. 조지아는 카스피 바다에 영토를 맞대고 있지는 않지만 카스피해에서 퍼올린 석유와 천연가스를 보내는 송유관과 가스관이 꼭 지나가야만 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을 가진 나라이다. 아래 지도를 잠시 보기로 하자. 

 

 

 

 

 

 

                                                                              <자료출처 : 미국 야후>

 초록색 선 : 현존하는 천연가스관

 붉은색 선 : 계획중인 천연가스관.일부는 이미 완공된 것도 있음.

 

 

지도 한가운데 하얗게 표시된 곳이 카스피해이다. 가스관이 지나가는 노선을 잘 살펴보시기 바란다. 조지아를 통과하는 송유관과 가스관이 러시아가 문제삼고 있는 남 오세티아 지방을 지나쳐야 한다고 한다. 최근들어 에너지 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크게 강화시킨 러시아의 입장으로서는 이번 조지아(그루지아) 전쟁을 통해 서방세계의 목줄을 조일 수 있는 요충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인데 호락호락 물러날 수 있겠는가?

 

이제 조지아라는 나라는 러시아나 중동의 회교 세력이나 서방세력 중에서 그 어느 쪽도 양보할 수 없는 요충지 중의 요충로 떠오른 것이다. 카스피해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석유와 가스를 서방세계로 바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송유관과 가스관이 부설되어야 하는데 그런 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조지아와 터키 영토를 통과하고 있으므로 러시아 입장에서는 조지아를 세력권에 넣어두고 조종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다.

 

 

 

 

 

                                                                                                                 <자료출처 : 미국 야후>

 초록색 선 : 계획중인 천연가스관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터키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어설프게 떠들었다. 사실 말인데 내가 이 나라를 꼭 가보고 싶어한 이유가운데 하나는 성경속에 등장하는 어떤 사건의 현장을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구약성경 에스겔서를 보면 말일(末日)이 가까워질때쯤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어떤 전쟁이 등장한다.

 

나는 성경학자도 아니고 전문적인 신학공부를 한 사람이 아니기에 함부로 이런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성경 속의 예언을 이야기할 처지가 못되지만 이 지역을 중심으로 러시아와 중동세력이 어떤 큰 사건을 일으키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왜 자꾸 이 지역에 관심이 가는지 나는 잘 모르지만. ......... 

 

 

 

 

다시 원래하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조지아를 차지하면 중동으로 나가는 출구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러시아가 남진을 하기 위해서는 터키를 거쳐야 하지만 터키 동부와 동남부는 쿠르드 민족의 땅이 아니던가? 그런 상황이므로 바꾸어 말하면 터키 동부와 동남부 산악지대는 항상 불안요소를 깔고 산다는 말이 된다. 

 

러시아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비거리를 만들수도 있을 터이고 지정학적인 위치와 인종적인 갈등요소를 잘 이용한다면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식은 죽먹기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제정 러시아 시대 때 러시아는 코카서스 산맥 남쪽으로 세력을 확대했고 터키 동부쪽으로 군대를 밀어넣은 적도 있으니 영 근거없는 소리는 아닌 것이다.    

  

쓰잘데 없는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는데 조지아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꺼내보는 헛소리였다. 성벽에  걸터앉은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강대국을 인접하고 있는 약소국이 살아나갈 길은 뛰어난 외교 실력과 자주국방 능력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위스는 참으로 영리한 나라라고 본다. 

 

 

 

 

 각자 다른 4개의 언어를 쓰는 4개의 민족이 뒤섞여 있으면서도 내전을 치루지 않고 강소국의 지위를 유지해나가는 스위스의 놀라운 처신과 살아가는 지혜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2차대전 당시 일본편을 들었기에 침략주의로 일관한 일본의 직접적인 무력침략을 받지도 않았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연합국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태국의 능수능란한 변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인간들은 그런 식으로 복잡하게 생각하고 다투며 살아갈 것이지만  꽃은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각박한 사람살이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으니 짐승들보다 별로 나을 것도 없지 싶다. 요새를 나온 우리들은 다시 시내로 들어와서 기차역을 목표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다가 가다가 다리가 아프면 버스를 타면 된다.

 

 

 

 

 

 아까 보았던 광장을 목표롤 부지런히 걸어다가다 나는 유태교의 심볼 가운데 하나인 메노라(=므노라)다윗의 을 보았다. 촛대라는 의미를 지닌 '메노라'는 유태교의 상징이기도 하다. 촛대는 촛대이지만 보통은 가지가 7개(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나 달린 아주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사진속의 촛대는 9개나 된다. 정삼각형 두개를 서로 거꾸로 해서 붙인 다윗의 별까지 붙어있는 건물이니 유대교의 회당인 시냐고그가 틀림없다.   

 

 

 

 

 

 곳곳에 자리잡은 교회가 조지아 공화국이 기독교국가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어느 정도 걸어가자 아까 우리가 쉬었던 광장이 나왔고 우리는 거기에서 스리살짝 노닥거리다가 37번 버스를 타고 트빌리시 기차역까지 간 뒤 지하철로 갈아탔다. 그 바로 전에 우리는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먹었는데.......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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