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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금)
현묵이 안녕 내일이면 또 목소리 들을 수 있네 너무 행복하다 이걸 받는 날엔 이미 전화를 하고서 편지를 보는 거일 텐데 내가 과연 전화를 면서 울었을까 궁금하네 편지는 오늘 받았어 어제 퇴근하면서도 우편함 확인했는데 안 왔더라 공휴일이 많아서 전화를 자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지만 이런 기다림은 또 생각 못했네 일단 편지 자체도 생각 못했던 건데 진짜 그 편지 도착했을 거라는 기대감에 퇴근길이 엄청 기다려지고 행복했어 버스에서도 얼른 가서 우편함 확인해야지 생각밖에 없었고 엄마가 편지 왔다고 카톡으로 사진 찍어서 보내줬는데 얼른 뜯어서 읽고 싶었어
원래 종교편지 저번에 쓴 이후로 안 쓰려 했는데 주말엔 인편이 전달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어서 종교편지를 써 그리고 편지에 내 사진을 기대했다는 내용 때문에… 그래서 내 사진 넣어주려 하는데 진짜 성수기행 때 보고용 사진 말고는 찍은 게 없다 그래서 예전 사진 셀렉 했어 나는 우리 둘이 같이 웃고 있는 사진도 좋은데… 나는 뭐 사진을 잘 찍지도 않고 인스타를 많이 올리지도 않고… 하하하…
편지 이야기를 하자면 묵이의 계획은 완전 성공적이야 아까도 말했듯이 편지가 올 거라는 생각 자체도 하지 않았고 우편함 확인하라는 편지 듣자마자 너무너무 설렜어 오늘 편지를 확인했을 때는 첫 문단부터 눈물이 주륵 나더라 씻고 나서 개운하게 보려고 다 씻고 나왔는데 얼굴에 눈물 콧물 범벅 ㅋㅋ 매일매일이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가서 너 기다리는 거 별로 힘들게 안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보고 싶나봐
그냥 너가 보는 것처럼 내가 너무 지친 게 맞는 거 같아 어제 오늘도 하루종일 회사에서 힘도 없고 일도 손에 안 잡혔어 아이고 쓰다가 또 다른 얘기로 넘어갔네 하여튼 편지 읽으면서 느낀점이 있는데 역시 또 한자한자 꾹꾹 눌러담은 듯한 뒷면이 너무 감동이었고 화이트 쓴 자국엔 ㅋㅋ 얼마나 그 화이트 쓰기 싫었을까 괴로워하는 묵이 상상하니까 너무 귀여웠고 중간중간 당당 이라고 이모티콘 연상되는 말들도 너무 다 귀엽고 그냥 읽는 내내 행복했던 거 같아 편지 하나로도 묵이의 마음과 감정 상황 등이 공유되는 느낌이었어 편지 못 쓴다고 매번 말하는 너지만 너의 편지는 항상 날 울려 나는 바쁜 일상을 지내느라 하늘 볼 여유도 시간도 없었는데 묵이가 하늘을 보면서 나를 생각한다는 점도 너무 감동이었어 나도 이제 시간 내서 하늘을 쳐다봐야겠다 군대 들어가기 전까지 묵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옆에 있던 내가 누구보다 제일 잘 아는데 그래도 잘 지낸다고 하니 다행이야 군대라는 곳을 단지 안 좋게만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이용함으로써 묵이가 한발짝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가져갈 수 있길 바랄게 내가 옆에서 응원하고 도와줄게
몇 주 동안 전화하면서 나도 내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느꼈었는데 그게 다 이런 큰그림이었다니 참… 난 정말 묵이 손바닥 안인 거 같아 ㅋㅋㅋ 편지에 있는 에피소드 다 너무 하나하나 묵이스럽고 재밌었어 그 상황에 몰입도 되는 거 같고 ㅋㅋ 군대에서 수긍하는 힘을 키웠다는 게 너무 웃기다 약간 공감돼 나는 요즘 사회에 수긍하고 있어 어느새 이 회사 1년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들이 꽤나 있는데 일단 내가 어찌 할 방도가 없는 것에는 굳이 화를 낼 필요도 신경을 쓸 필요도 없다는 거야 내가 우리 회사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 어찌 하다 보니 그분이랑 친해지게 됐는데 그분이랑 한 5~6개월 다닌 여자분이랑 같이 이야기를 했는데 후자의 분은 사회생활이 처음이시거든 나도 아직까진 물론 사회초년생이지만 갓 입사했을 때의 나의 모습이 투영되더라고 ㅋㅋㅋㅋ 막 점심시간 짧은 거 맘에 안 들고 30분 일찍 출근하는 것도 맘에 안 들고 뭐뭐뭐 맘에 안 들고 등등 얘기 들어보면 맘에 안 드는 것들 투성이더라 그리고 자기는 사회에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대 아니어도 맞는 거고 맞는 것도 아닌 것들이 있다는 거야 나도 그 시절에 비슷한 불평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신기했어 나도 초반엔 모든 사람이 네 라고 할지언정 아니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이젠 뭐 그냥 네네 하며 수긍하는 사람이 돼버렸긴 한데 ㅋㅋㅋ 하여튼 묵이의 군대 적응기와 내 사회 적응기가 겹쳐 보여서 더 애틋(?)했어
묵이는 군대 가서도 묵이의 장점을 최대로 발휘하네 ㅋㅋ 저번에도 말헀지만 우리집도 정리해 줘 ㅎ 다 버려줘 난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고 싶다 으아아 요즘 정신없는 이유가 집이 정리가 안 돼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묵이의 생활관 친구들은 복받은 거야 그렇게 자발적으로 환경을 개선해 주는 사람이 있고 관리자한테 칭찬도 받고 이미지도 좋게 잡히고… 그런 묵이가 내 거라니 ㅎ 너무 행복하다
아 최근에 입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더라 근데 다들 묵이보다 늦게 들어가는데 묵이보다 일찍 나와(…) 괘…괜찮아! 난 기다릴 거야 왜냐하면 난 묵이랑 결혼할 거거든 나도 묵이랑 결혼하고 소소하게 보내는 일상들을 상상하면 너무 행복해져 이걸 쓰면서도 입꼬리 실실 올라가네
종교편지는 이런 식으로 주제를 왔다갔다ㅋㅋㅋㅋ 글자 수도 생각 안 하고 적을 수 있어서 좋다 묵이는 2장에 꾹꾹 하고 싶은 말 적느라 고생 많았겠다 짬 내서 나를 위해서 편지 적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나도 맨날 바쁘다는 이유로 편지 못 쓰고 그럤었는데 앞으로는 더 열심히 적어야겠다 태연씨한테도 확인사살 받았어 편지 개수로 그 기싸움 아닌 기싸움이 있다고 ㅋㅋ 내가 묵이 기 살려줘야지 이미 여기까지 적은 거만으로도 내가 쓴 편지가 제일 길지 않을까 묵이도 복받은 줄 알아 이런 수다쟁이 여자친구 둔 거 ㅋ(당당)
편지의 마지막 문단이랑 그 위에 문장들은 내 눈물 버튼이 될 거 같다 나 사실 편지 읽고 싶을 때마다 읽으려고 땀 때문에 젖으니 들고 다닐 순 없고 스캔 떠서 피디엪 따놨거든 (직딩특) 다시 읽을 때마다 너무 감동이다… 특히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말이 제일 슬퍼 ㅠ 사실 요즘 자존감 팍팍 떨어지는 중이야 살도 너무 많이 찐 거 같고 피부는 다 뒤집어지고 그래서 사진도 더더욱 안 찍게 되고… 애매한 야근 때문에 러닝 정기 모임도 못 가고… 이런 내 모습에 실망해서 더더 하기 싫어지고… 근데 저 문장 보자마자 진짜 왈칵이야 왈칵 묵이 너무 보고 싶다 나도 얼른 건강한 몸이 되고 싶네 노력해야겠다
쓰다 보니 날이 넘었다 지금은 12시 1분 18일 토요일이야 오늘은 피겨 갔다가 매직이랑 클리닉 받으러 가려고 해 아 머리가 너무 부스스하고 건조해 보여서 이런 사소한 모습 하나하나에 자존감이… 그래서 이번달 예산 좀 초과긴 한데 비상금 빼 둔 걸로 예약 후다닥 잡았어 피겨는 오금역 주변에서 하는데 미용실은 마곡역 ㅋㅋ 5호선 끝에서 끝이더라… 1시간 20분 정도 5호선만 타고 가면 갈 수 있긴 해 하하하 근데 예약 시간이 애매해서 묵이랑 전화하면서 시술 받을 거 같아 ㅋㅋㅋㅋ 원장님은 오히려 좋아하실 거 같기도 해 ㅎ 내일 바뀔 내 모습이 너무 기대된다! 염색도 하고 싶은데 그건 너무 돈 많이 들고… 참고 있어 하하
휴가 때 묵이랑 지내는 시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 잠깐잠깐 나오는 순간 모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다음주 주말만을 기다리고 있어 나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진짜 그냥 월급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금방 시간 지나는 거 같다 ㅋㅋㅋ 곧 24년의 반이 지나가네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따라서 나도 묵이 기다릴게 너무 사랑해 이제 좀 줄여야겠다 졸리네 내일도 전화할 수 있으니까 혹시라도 여기에 못 적은 이야기 있으면 말하면 되니까! 묵이도 내가 종교편지 쓴 줄 몰랐겠지? 아닌가 내가 내일 전화하면서 티 내려나? 하긴 임수현 거짓말도 못하고 감정 숨기지도 못하는데 ㅋ 아몰라 ㅎㅎ 사랑해 묵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 항상 내 생각하면서 힘내 ㅎ(당당)
5/18(토)
아 결국 종교편지 쓸 거라는 걸 말해버렸네 ㅎ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안 그러면 편지 받으러 가지도 않으니까 어쩔 수 없지... 오늘 미용실에서 통화하는 거 이해해 줘서 고마워! ㅠㅎ 정말 그때밖에 시간이 없었어 나 피겨 하는 곳이 정확히 말해서 거여역인데 5호선 오른쪽 끝에서 한 정류장 전이거든? 근데 미용실은 마곡역이라고 5호선 왼쪽 끝에서 세 번째 전 정류장이야 그래서 난 오늘 5호선 끝과 끝을 오갔어 ㅋㅋㅋ 77분 찍히더라 지도에 하하
기분 좋게 클리닉 받으면서 쌤이랑 수다 떨었는데 내가 좀 예뻐진 거 같대 살 빠졌녜 그래서 잉 아뇨 오히려 쪘는데요! 이러니까 그럼 연애해서 그러는 거래 ㅋㅋㅋㅋㅋ 그래서 아 맞아요! 그럴 거예요~ 이랬어 ㅎㅎ 얼굴선이 정리된 거 같다길래 오 진짜요...? 젖살 빠지나봐요 딱 이나이쯤부터 빠지잖아요 이랬어 묵이가 오랜만에 나 보면 똑같이 느낄까...? 살 말고 얼굴선을 봐바 토요일에!! ㅋㅋㅋㅋㅋ 5주만에 보는 거니까 차이점을 느끼지 않을까 싶네 궁금하닷 히히
클리닉 다 받으니까 4시더라 시간 후덜덜 너무 배고파서 맛난 거 먹고! (묵이가 뭐 먹는지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 집으로 슝슝 가니까 6시 좀 넘었던 거 같애 그래서 좀 누워서 쉬다가 머리에 물 최대한 안 닿게 집게로 영혼까지 올리고 씻고 누웠어 ㅎㅎ 아 그리고 얼굴에 있던 여드름 몇 개 곪아서 터졌다 기분 좋았어 ㅎ 지금 진짜 너무 뒤집혀서 빨리 다 곪고 터트리고 싶어 ㅠ 아 근데 이거 얘기하다 보니 생각난 게 어제 ㅋㅋㅋ 내가 회사에 여드름패치 잔뜩 붙이고 갔거든 여자 차장님이 얼굴에 그게 뭐녜 그래서 아 이거 여드름 때문에 패치 붙였어요! 이랬더니 와 난 여드름 언제부터 안 났더라 이러면서 넌스레 부럽네~ 여드름도 아직 나고~ 이랬어 옆에서 주임님도 끄덕끄덕했고 너무 웃겼어 하핫
내일이면 훈련소에서 기다리는 마지막 통화다! 그동안 기다린 수현이 너무 기특해~ 멋지게 훈련 받은 묵이도 대단해~ 우리 둘 다 대단해 짝짝 너무 보고 싶다 헤헤 이렇게 그냥 주저리 하는 것도 재밌네 사실 이건 편지가 아니라 수현이 소통창구 아냐? 없었으면 카톡 300+ 돼있고 ㅋㅋ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나 하하
남은 일주일 동안 후회없이 훈련 받고 공부하고 시험도 치르고 했으면 좋겠다! 내 생각하면서 남은 시간 견뎌 ㅎㅎ 이제 진짜 토요일에 본다 사랑해 뿅
첫댓글 금일 인쇄 후 배부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