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의 「장수막걸리를 찬양함」 감상 / 김현욱
장수막걸리를 찬양함
박찬일 거울은 빈털터리다 우주도 빈털터리다 우주라는 말도 빈털터리다 빈털터리도 빈털터리다 막걸리도 빈털터리다 막걸리가 맛있다 아, 막걸리가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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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막걸리는 ‘태화루 막걸리’다. 청량하면서도 목 넘김이 깔끔하다. 퇴근할 때 가끔 로컬푸드 천북농협점에 들러 태화루 막걸리를 모셔 온다. 최근에는 ‘느린마을 막걸리’의 부드러움에 반해서 인터넷으로 막걸리를 주문해서 마신다. 후배들은 하이볼이 대세라며, 막걸리를 좋아하는 나를 노땅 취급한다. 나이가 들수록 막걸리가 좋다. 막걸리를 좋아하시는 ‘빈털터리’ 아버지 덕분인가. 나도 빈털터리가 되어 간다. 세월 앞에 부끄럼 많은 벌거숭이가 되어 간다. 고된 하루를 끝내고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면, 너도나도 다 빈털터리라는 것을 알겠다. 막걸리 문학상 공모전이 열리면 좋겠다. 막걸리 시(詩)가 많아지면 막걸리가 더 맛있어지려나. <아침 시단> 얼른 쓰고 막걸리 한잔 해야겠다. 오늘은 ‘불로(不老) 막걸리’다. 김현욱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