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4일부터 14일까지 열흘에 걸쳐 각 대륙에서는 2006 독일월드컵 지역 예선이 벌어졌다. 지역 예선 종료 1년을 앞두고 반환점을 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현황에 대해 간단히 정리했다.
아시아 예선
대한민국이 속한 아시아 지역은 현재 2차 예선이 진행 중이다. 아시아지역은 4.5장의 본선행 티켓을 보유하고 있다. 2차예선 시드를 받지 못한 아시아지역 최하위 12개팀이 풀리그를 걸쳐 시드국들과 합류한 2차예선은 4개 팀씩 8개조로 나뉘어 홈 & 어웨이로 풀리그를 펼쳐 각 조 1위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방식.
팀당 총 6경기를 치르며 현재 5라운드까지 마치고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총 8개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 4개 팀씩 다시 2개 조로 나뉘어 홈 & 어웨이 방식으로 풀리그를 가진 뒤 각조 1,2위 팀이 본선 진출한다. 나머지 0.5장의 티켓을 위해 각 조 3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가진 후 북중미 지역 4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조에선 이변이 없는 한 이란의 진출이 확정적이다. 지난 2004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오른 뒤 일본에게 아쉽게 승부차기로 탈락한 요르단은 테헤란 원정에서 1-0의 승리를 거두며 이변의 서곡을 알렸으나 홈에서 0-2로 패하면서 기회를 놓쳤다. 서로 1승 1패를 주고받은 두 팀은 각각 3승 1패를 기록, 이번 5라운드에서 삐끗할 경우 최종 예선행 티켓을 놓칠 수 있는 위기를 맞이했다.
요르단은 최약체 라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힘겹게 3-2의 역전승을 따냈고, 이란 역시 힘겨운 카타르 원정을 3-2의 짜릿한 승리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 이란은 최약체 라오스와 홈경기를, 요르단은 분전하고 있는 카타르와 원정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란의 최종 예선행이 예상된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이란 vs 라오스 (테헤란)
2004-11-17 카타르 vs 요르단 (도하)
2조 - 우즈베키스탄 확정
순위 국가 승 무 패 승점 득실
1 우즈베키스탄 4 1 0 13 +8
2 이라크 2 2 1 8 +7
3 팔레스타인 2 1 2 7 +3
4 대만 0 0 5 0 -18
중앙 아시아 전통의 강호 우즈베키스탄이 2조에서 최종 예선행을 확정지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르며 2002 월드컵 한국의 4위에 이은 또 하나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라크는 2조 예선 개막전,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1-1 무승부로 이끌며 이라크 광풍을 월드컵까지 이어가는 듯 싶었다.
5라운드를 앞두고 각각 3승 1무, 2승 2무로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있었던 양 팀간의 맞대결. 이라크가 비기기만 해도 최종 예선행이 안개 속에 휩싸이는 시점에 우즈베키스탄이 낳은 최고의 스타 막심 샤츠키흐에게 일격을 당하며 1-2로 패배. 결국 최종 예선 티켓을 우즈베키스탄에게 헌납하고 말았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이라크 vs 팔레스타인
2004-11-17 우즈베키스탄 vs 대만 (타슈켄트)
3조 - 일본 확정
순위 국가 승 무 패 승점 득실
1 일본 5 0 0 15 +14
2 오만 3 0 2 9 +11
3 싱가폴 1 0 4 3 -9
4 인도 1 0 4 3 -16
일본이 중동의 떠오르는 강자 오만의 추격을 따돌리고 5연승으로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었다.
2004 아시안컵에서도 오만과 같은 조에 속해 힘겨운 경기를 펼쳤던 일본은 홈에서 가진 첫 경기에서 오만에게 졸전을 거듭한 끝에 후반 인저리 타임에 결승골을 넣으며 기사회생한 바있었다.
이후 여유롭게 4연승을 달려온 일본. 오만 역시 3연승을 이어오며 최후의 길목에서 다시 만났고, 오만의 무스캇에서 양 팀의 운명을 결정지을 최후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은 시종 오만에게 압박을 당하며 고전했으나 결국 스즈키 다카유키의 선제골을 끈질기게 지켜내 승리했고, 힘겹게 최종예선 티켓을 획득했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일본 vs 싱가폴
2004-11-17 오만 vs 인도 (무스카트)
4조 - 쿠웨이트 또는 중국
순위 국가 승 무 패 승점 득실
1 쿠웨이트 4 0 1 12 +8
2 중국 4 0 1 12 +6
3 홍콩 2 0 3 6 -3
4 말레이시아 0 0 5 0 -11
2004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행보가 위태롭다. 홈에서 가진 첫 경기에서 하오 하이동의 결승골로 쿠웨이트를 꺾으며 희망찬 발걸음을 땐 중국. 은퇴를 앞두고 절정의 골감각을 선보이며 중국의 구세주로 활약중인 하오 하이동의 득점 행진으로 4연승을 달려왔다.
쿠웨이트 역시 중국전 패배이후 무난한 4연승. 그리고 최종예선 티켓의 향방을 가릴 쿠웨이트에서 양 팀의 재격돌은 쿠웨이트의 1-0 승리로 결정되면서 4승 1패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마지막 한 경기씩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쿠웨이트는 5패로 최하위로 내려앉은 말레이시아, 중국은 말레이시아보다는 버거운 상대 홍콩전을 남겨두고 있어 쿠웨이트가 다소 유리한 상황이다. 양 팀이 모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문제는 누가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인가이다. 중국이 기적같이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쿠웨이트가 중국 축구의 희망을 짓이기고 최종예선에 합류할 것인지. 4조 역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중국 vs 홍콩
2004-11-17 쿠웨이트 vs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오랜 기간 국제무대에서 사라졌던 북한이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에 자극받은 북한은 축구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시작, U-16, U-19 등의 어린 연령대 선수들 역시 아시아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에 이어 국가 대표팀도 중동의 난적 UAE를 물리치고 최종예선에 합류했다.
예멘 원정에서 1-1, 평양에서 가진 UAE와의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북한은 태국을 두번이나 4-1로 물리친 데 이어 예멘을 홈으로 불러들여 2-1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반면에 UAE는 초반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예멘과 태국에게 각각 1-3, 0-3으로 완패하며 자멸, 북한과의 홈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승점차이가 4점으로 벌어져 이기더라도 최종예선에 진출 할 수 없게 됐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태국 vs 예멘 (방콕)
2004-11-17 UAE vs 북한 (알 아인)
바레인이 키르기즈스탄을 홈으로 불러들여 5-0 대승을 거둔 것 이외에 큰 점수차 없이 네 팀 모두가 접전을 벌인 6조는 바레인과 시리아의 대결로 압축됐고, 결국 바레인이 최종티켓을 거머쥐었다.
2004 아시안컵에서 골잡이 알라 후바일을 앞세워 4강에 올라 일본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던 바레인. 홈에서 알라 후바일의 연속골로 적수 시리아를 2-1로 꺾었으나 시리아 원정에서 위기를 맞을 뻔했다.
이미 바레인은 타지키스탄과 0-0으로 비긴 이력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리아 원정에서 패할 경우 최종 예선 행은 시리아에게 더 유리했다. 후반 44분까지 스코어는 2-1.
시리아가 전반 초반에 일찌감치 2골을 넣어놓고 여유를 부리고 있었으나 경기 종료 직전, 모하메트 살민은 기적같은 동점골을 작렬시키며 최종 예선행의 무게추를 바레인 쪽으로 옮겨왔다.
이로써 타지키스탄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은 바레인은 그 경기에서 패하고, 시리아가 키르키즈스탄에게 승리한다 하더라도 승점이 동률을 이룬다. 새로 개정된 FIFA의 승자 결정 방식에 의하면 두팀의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차가 아니라 두팀간의 상대전적을 최우선으로 계산하게 되고, 바레인은 시리아에 1승 1무를 기록하고 있어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바레인 vs 타지키스탄
2004-11-17 시리아 vs 키르기즈스탄
7조 - 대한민국 또는 레바논
순위 국가 승 무 패 승점 득실
1 한국 3 2 0 11 +5
2 레바논 3 1 1 10 +6
3 몰디브 1 1 3 4 -7
4 베트남 1 0 4 3 -4
대한민국이 속한 7조에선 레바논의 추격이 매서웠다. 홈에서 레바논을 2-0으로 제압했던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최약체로 분류되는 몰디브와의 원정 경기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이루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홈에서 베트남을 2-0으로 완파하며 자신감을 되찾는 듯 했으나 베트남 원정에선 선제골을 내준 뒤, 차두리까지 퇴장 당하며 최종 예선행 불발이라는 극악의 위기에 달했었다.
반면에 레바논은 한국전 패배이후 베트남, 몰디브를 상대로 폭발적인 골 세례를 퍼부으며 승승장구. 한국은 이천수의 활약을 앞세워 간신히 베트남 원정을 넘어서 레바논과 맞닥뜨렸다.
3승 1무의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사실상 최종 예선행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질 경우엔 탈락 가능성이 높아지는 위기였다. 최진철의 중거리포로 상쾌하게 앞서나가던 한국은 최진철의 백패스가 그대로 상대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1-1 무승부로 마감됐다.
하지만 레바논에 승점 1점차로 앞서있는 한국이 홈에서 몰디브에게 비기거나 패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한국은 무난하게 최종 예선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레바논 vs 베트남 (베이루트)
2004-11-17 한국 vs 몰디브 (서울)
8조 - 사우디 아라비아 확정
순위 국가 승 무 패 승점 득실
1 사우디 아라비아 5 0 0 15 +10
2 투르크메니스탄 2 1 2 7 0
3 인도네시아 1 1 3 4 -6
4 스리랑카 0 2 3 2 -4
2004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오르지 못한 채 조별 리그에서 좌초하며 자존심을 구긴 중동의 왕자 사우디 아라비아가 파죽의 5연승으로 최종 예선행을 확정지었다.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를 만나 가장 수월한 조에 걸렸다는 행운이 뒤따르긴 했지만 최종예선에 진출할 팀들에게 사우디 원정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다음 경기 일정
2004-11-17 인도네시아 vs 투르크메니스탄 (자카르타)
2004-11-17 사우디 아라비아 vs 스리랑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