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행사 앞두고 이미 만개 “비·바람에 다 지면 어쩌나”
대구지역 벚꽃축제 주최 측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벚꽃 개화시기가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겨진 데다 벚꽃 만개시기도 지나고 있어서다.
당장 대구 팔공산 벚꽃축제를 준비 중인 팔공산
상인들은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될까봐 벌써 걱정이다.
축제에는 대구·경북지역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 알려진 팔공산
벚꽃 구경 외에도 봄나물 비빔밥 1000인분 만들기, 벚꽃 노래자랑,
암벽 등반 등 각종 체험행사와 목공예 전시, 먹거리 장터 부스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벚꽃 만개시기가 열흘이나 지난 시기여서 벚꽃이
지고 있거나 대부분 진 후가 축제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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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구 팔공산에서 활짝 핀 벚꽃 사이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대구 지역의 벚꽃은 지난달 27일부터 피기 시작됐다.
보통 4월 초순이 벚꽃의 개화시기지만 지난달 대구의 평균 기온은
섭씨 9.6도로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아 개화가 앞당겨졌다.
대구의 벚꽃 개화시기는 동구 효목동 대구기상대에 있는 벚나무가
기준이며 꽃이 80% 이상 피면 만개로 본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만개는 보통 개화일로부터 일주일 정도를 보는데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꾸준히 유지된 데다 맑은 날이 이어져 만개
시기도 빨랐다”며
“지난 1일 대구 대부분 지역에서 만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벚꽃은 비나 바람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개화 후 약 2주 정도면
꽃이 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팔공산 벚꽃축제가 열리는 시기는
낙화 시기가 되는 셈이다.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 백순기 총무는 “보통 4월 초순에 벚꽃이
필 것으로 보고 축제를 계획했는데 이렇게 빨리 필 줄은 몰랐다”며
“만개는커녕 꽃이 질 때 축제를 하게 생겼다. 매출은 둘째 치더라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는데 관광객이 많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5일과 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리는 제4회 두류벚꽃축제를
주관하는 두류벚꽃축제추진위원회는 그나마 꽃이 남아있을 시기에
축제가 열려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위원회 관계자는 “회의에서 차라리 좀 이르더라도 3월 말에 열자는
의견이 많았는데 기상대에 문의해본 결과 4월 5일로 만개시기를 예측해
날을 잡았다”며
“어제 비가 좀 내려 꽃이 많이 떨어졌고 만개 시기가 조금 지나긴 했지만
아직 볼만한 수준인데 그래도 한 주 더 빨리 잡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기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