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9일 민속놀이 경연대회
군포시, 15일 화려한 불꽃놀이 깡통축제 등 민속한마당
스톤앤워터, 15일 석수시장에서 새로운 희망전 개막 장터
우리나라엔 은밀한 연인의 날이 있었다.
이를테면 신라시대부터 있었던 정월 대보름의 '탑놀이'는 남녀가 탑을 돌다가 눈이 맞아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누었던 신나는 축제날로 세조 때의 서울 원각사(圓覺寺) '탑놀이'는 연문과 추문이 심하여 금지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연중 단 한번의 공식외출을 허락 받았던 정월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다가 눈이 맞아 사랑에 빠졌지만,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채 울안에 갇혀 사는 처자들의 상사병(相思病)을 '보름병'이라 했으니 정월 대보름날은 "한국의 발렌타인 데이" 라 할 수 있다.
또한 지금은 도심속에서 보기 힘들어졌지만 해마다 정월 대보름 하루전 열 나흗날 밤 둥근달이 떠오르면 약속이나 한듯 동네 아이들이 횃불과 깡통을 하나씩들고 마을 공터와 동산으로 모여들어 쥐불 놓는 풍속이 이어져왔다.
빈 깡통 사방에는 구멍이 숭숭 뚫리고 철사로 양쪽귀를 길게 매달아 그 속에는 오래 탈 수 있는 삭장개비나 솔방울을 넣은 다음 불소시개를 넣고 허공에 빙글빙글 맴돌리면 불꽃이 활활타면서 달덩이 같은 원을 그려 앞동네 뒷동네뿐 아니라 들판 넘어 먼 동산에서도 돌리는 깡통 불꽃으로 장관을 이루었다.
이 쥐불놀이는 쥐구멍 속에 든 쥐를 질식시키고 마른 풀에 나붙은 해충을 죽이기 위한 것으로 다음해 풍년이 들 수 있도록 조치하는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어 아이들이 "망월이야" 하며 하늘로 던진 깡통의 불꽃이 밭두렁과 논두렁 마른 잔디에 불을 붙이면서 그 효력을 발휘하였으나 지금은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풍물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와같이 잊혀져 가는 쥐불놀이가 오는 15일 민속 정월 대보름을 맞아 군포시 산본 중심가에서 펼쳐져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참여한 시민들이 만든 천여개의 '깡통불꽃'이 도심 한복판의 밤하늘을 수놓는 깡통축제가 열리는 것을 비롯 안양, 군포 곳곳에서 풍성하고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 한마당과 연날리기 등 행사가 열려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볼거리를 줄 예정이다.
◈ 안양시, 평촌 중앙공원서 민속놀이 경연대회
안양시는 시의 후원과 한국놀이문화협회 주관아래 오는 9일 오후2시 평촌중앙공원 관리사무소앞 공터에서 제4회 전통민속놀이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대회는 연날리기, 민속팽이돌리기, 제기차기, 사물놀이 등 4개종목에 대한 경연이 펼쳐지며 주부민속단의 사물놀이 공연과 음악줄넘기, 그룹댄스 등이 부대행사와 함께 연전시회와 만들기 행사도 마련되는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시는 이날 행사의 연날리기 대회 최우수상 수상자에게 오는 4월 중국 웨이팡시에서 개최되는 국제 연날리기 대회 참가 자격을 부여한다.
◈ 군포시, 대보름맞이 민속놀이 한마당 열어
군포시는 시가 주최하고 전통문화보존회가 주관하는 2003 군포 대보름맞이 민속놀이 한마당은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시민체육광장, 군포시청 및 군포시 일대 곳곳에서 벌어지며 특히 저녁에는 1000여개의 깡통이 펼치는 화려한 불꽃놀이 "깡통축제"가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공공기관인 시청, 경찰서, 교육청를 비롯 복지회관, 어린이집, 유치원, 노인정, 재래시장 등을 돌며 또한 사전에 신청한 개인 및 단체를 찾아가는 우리문화 대동 지신밟기가 진행돼 한해의 평안을 기원한다.
또한 오후2시 시민체육공원에서는 민속놀이 체험마당이 열려 대형연 날리기를 비롯 풍물놀이, 줄넘기, 널뛰기 등 온가족이 참여하는 놀이 체험과 쥐불 깡통만들기, 달집만들기, 소원종이 만들기, 귀밝기술, 부럼깨기, 더위사기.팔기 등 만들기 체험이 진행한다.
이어 오후 7시에는 달맞이 굿 행사를 시작으로 풍물, 타악포퍼먼스, 민요 등 기념공연과 소원종이 꼽기, 축원고사, 대동놀이와 함께 불꽃축제인 달집태우기, 쥐불깡통놀이 등이 진행되는 등 시민들이 함께 어울어지는 마당판이 질펀하게 벌어져 민속 고유놀이 속에 시민화합의 장을 이끌어 낼 전망이다.
군포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인터넷에 별도의 홈페이지(www.pop2.co.kr)를 마련하고 상세한 행사계획을 홍보하는 한편 각 마당에서 벌어지는 행사에 참여할 봉사자와 출연팀 등을 모집하는 등 시민들의 참여 홍보에 나섰다.
◈ 스톤앤워터, 새로운 희망展 개막 민속행사 풍성
이와함께 안양시 석수동에 위치한 대리보충공간인 '스톤앤워터'(관장 박찬응)에서는 15일 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희망展 프로젝트의 개막행사로 정월 대보름맞이 거리장터, 무지개연날리기 등이 펼쳐져 풍성한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15일 오후2시부터 5시까지 열리는 이날 행사는 '희망시장' 시민작가들이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할 계획으로 있어 눈길을 끌며 한국연날리기 협회의 지원으로 다양한 형태의 민속연을 날리며 대보름의 정취를 선보일 예정으로 있어 모처럼 석수시장에 한바탕 신명나는 판이 벌어질 예정이다.
특히 스톤앤워터는 석수시장에 활기와 무지개의 꿈을 심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로 전시지원 공모에 나서 그 첫번째 선정 작으로 5천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희망시장' 팀이 기획해 펼치는 새로운 희망展을 이날부터 1달간 진행한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서는 다양한 시민들이 재래시장 상인과 벌이는 물물교환 이벤트, 서울 홍대앞에서 전철을 타고 안양 석수시장까지 오는동안 전철안에서 퍼포먼스 감행, 관객과 작가간의 네트워크인 방명록 전시회, 생활과 예술간의 네트워크인 상품판매 등 다양한 미술실험들을 진행한다.
또한 이번 희망展은 재래시장의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어 있는 석수시장에 생활속의 문화와 예술이 접목된 일종의 '아트벼룩시장' 이란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어 자생예술시장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첫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새로운 희망展" 프로젝트는 안양지역과 미술계에 또 하나의 화두를 던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