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축알못이냐면
손흥민이 외국에서 열심히 뛰고있다? 정도만 알고있습니다
길 가다가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선수가 저한테 어깨동무를 건네도
오잉? 누구세여?? 했을겁니다
전술적인 부분이나 테크닉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1도 이야기할 수 없어
그냥 개인적으로 든 생각들을 끄적여보고 싶습니다.
1. 손흥민
어린 시절부터 성장과정을 함께 보고 자란 세대라 그런지 국민들의 지지와 염원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지지를 받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다보면 (감투를 써보면) 안 그러던 사람도 변하기 마련인데,
늘 겸손하고 신사적인 자세로 축구에 임하는 것 같더라고요
왜 축구팬들이 우리흥 우리흥 하면서 국뽕 보글보글 끓이는지 이해했습니다
요르단전 패배 후에 진행한 인터뷰 영상을 보며
제가 리더의 자리에 올랐을 때에도 저렇게 포화 속으로 걸어들어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이강인
이 글을 쓰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원래 얼굴도 몰랐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이강인이라는 선수를 알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비기는 상황이었나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나..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을 순간에도
어떻게든 공을 뺏아보려고 줄 놓은 맹견처럼 후다닥 뛰어다니더라고요. 그 투지에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이강인이 왼발로 쏘기 위해 자세를 잡는 순간순간마다 저도 주먹에 땀을 쥐고 봤습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3. 황희찬
제가 기억하는 황희찬 선수는 무슨 통 안에? 들어가있는 재밌는 캐릭터였는데
이번 대회를 보고 팀에 꼭 있어야 할 감초 역할을 해주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나게 클텐데 그런거 다 엿먹고 내가 PK 찰게 해서 넣는 그 깡다구가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황희찬이 상대팀 공을 뺏으니 상대 선수들이 무슨 차에 치인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우리 팀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은 선수였어요
적팀이었으면 죽이고 싶다고 생각 들 정도로 잘 하는 선수
4. 김민재
잘 하는 수비수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경기에서 그 부재가 되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평소 축구를 볼 때, 수비수 쪽으로 공을 돌리면 그 공을 하프라인 너머로 보내 앞으로 나가게 하는 플레이 이런 것들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연한 장면들이 아니라 잘 하는 수비수들의 멋진 빌드업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물에 구멍이 나니 그 쪽으로 고기들이 빠지려 하고, 구멍은 점점 더 커지는 답답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5. 조현우
그저 빛빛빛..
경이로운 장면들을 많이 보여준 정말 멋진 선수였습니다.
아크로바틱한 수비 장면에서는
"와!!!! 저걸 어떻게 막음???"
적 공격수가 들소같이 달려오는 1:1 상황에선
"제발 막아줘 막아줘......"
애걸복걸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많이들 막아줬습니다
매드라이프의 블리츠크랭크 이후로 오랜만에
스포츠를 보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해준 선수였습니다.
6. 조규성
심적으로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을 상황이었겠지만
얼른 떨쳐내고 멋진 플레이로 보답해줬으면 싶었는데 쉽지가 않았네요
축알못이 보기엔 한국 축구 전체가, 너무 확실한 상황을 만들어서 넣고싶어 하는 느낌이 강해서
스트라이커가 시원하게 한방 때리거나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갈증이 있었습니다
여론도 회복하고 경기의 재미도 끌어올려줬으면 좋았을텐데, 그 몇번의 절호의 기회들을 잘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더 단단한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하 다른 선수들은 제가 진짜 전혀 모르겠어서.. 또는 인상이 크게 남지 않아서.. 적질 못하겠네요
ㅂㄷㅂㄷ하면서 아침근무시간을 루팡해봅니다..
<한줄평>
1. 손흥민 : 왜 우리흥 우리흥 하는지 알 것 같다
2. 이강인 : 진짜 줜나멋있었음
3. 황희찬 : 통 안에 들어있던 해적이 잭스패로우가 되었다
4. 김민재 : 기둥같이 생겨서 수비도 든든하게 잘 하더라
5. 빛빛빛 : 조현우
6. 조규성 : 다음엔 잘 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