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살고, 여행하면서 여러 식당, 카페, 그리고 소품 숍을 갔지만, 이곳만큼 특이하고, 특별하고, 마음에 드는 곳은 없었다. 내겐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우투플레이' 모든 것을 담고 있었던 이곳의 추억을 공유하려 한다. 초록의 숲이 있었고, 아름다운 공간이 있었으며, 맛있는 음식이 즐비했던 여정을.
공간의 미가 있었던 하우투플레이의 여정
하우투플레이 HOW TO PLAY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일주서로 6935
매일 11:00부터 20:00까지, 19:00 라스트 오더 / 매주 화요일 휴무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달콤한 순간은 언제일까? 나는 단연 오후 반차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목요일에 쓰는 반차는 그 어떤 때 보다 달콤하다. 금요일은 어차피 빨리 가는 날이니까 목요일을 쉽게 보내면서 주말을 기다리는 것은 최고의 기분을 선사한다. 오늘 9월 22일 나는 그랬다. 휴가가 5일이나 남아 더 이상 아낄 수 없는 노릇. 나는 반차를 사용했고, 오랜만에 꿀맛 같은 목요일을 보냈다. 그리고 그곳엔 이곳 '하우투플레이'가 있었다. 오늘 휴무를 하는 친구와 함께 여행한 하우투플레이. 나는 이곳에서 힐링이라는 것을, 여행이라는 것을 하게 됐다.
하우투플레이는 입구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뒤에는 유리온실의 식물원이 있고, 그 옆으로 회색의 벽돌과 갈색 페인트로 칠해진 'HOW TO PLAY'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나는 친구를 따라왔고, 그렇기에 이곳이 그저 식당인 줄 알았지만 결코 아니었다. 넓은 내부는 카페로도, 편집숍으로도, 식물원으로도 이용되는 복합 공간이었다. 사랑스러웠던 하우투플레이. 이곳의 여정은 햄버거를 주문하므로 시작됐다.
회색의 쾌적한 공간에 들어선 나는 빈티지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의 내부 모습에 매료됐다. 아메리칸 빈티지처럼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공간. 계산대까지도 꽤나 먼 거리. 요리조리 공간을 누빈 끝에 우리는 메뉴판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다.
메뉴는 햄버거가 주를 이루었다. 대표 메뉴인 수제버거. 미국 느낌의 클래식 버거와 치즈 버거, 그리고 치킨 버거가 있었고, 특이하게도 루꼴라 버거가 있었다. 나는 더블 치즈 버거를, 친구는 치즈 버거를, 또 다른 친구는 치킨 버거를 시켰고, 서브 메뉴로 치킨 & 포테이토를 주문했다. 메뉴가 나오는 대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는 친구의 말에 우리는 이곳 '하우투플레이'를 구경해 보기로 했다. 친구는 이곳을 많이 와 봤는지 어떻게 여행하는지 리드했고, 곧장 회색 벽의 큰 메인 공간에서 초록의 식물원으로 이동했다.
귀여운 앵무새가 우리에게 다가와 애교를 부려댔다.
초록의 식물원은 대단했다. 입장료를 내고 여행하는 식물원만큼 아름다웠던 온실. 열대의 식물들이 자리한 이곳은 나를 동심의 세계로 인도했다. 얼마 전 베트남을 여행했을 때의 기분은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던 식물원. 그 안에는 사랑스러운 깃털을 가진 앵무새들이 우리를 반겼고, 앞에서 애교를 부려댔다. 그리고, 곳곳엔 열대를 대표하는 바나나와 잎이 큰 나무들이 고스란히 놓여 있어 초록의 사랑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했다.
푸른 하늘과 잘 어울렸던 식물원. 태양빛이 유리창 아래로 스며들며 온실 전체를 채우고, 짙은 초록색 잎 위에 퍼지며 노란빛이 도는 은은하고도 사랑스러운 색으로 비쳤다. 그 모습은 퍽 따뜻해 내 기분을 온전히 좋게 만들었다. 또, 식물원 내에는 인생 샷을 찍을 공간들이 많았다. 나무로 만든 의자들과 식물들이 공간 곳곳에 놓였고, 그 장소에서의 사진은 누구에게나 인생 사진을 선물했다. 나 또한 잠시 앉아 이곳에서 인생 사진을 건졌고,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곧바로 자랑했다.
편집숍 페이보릿은 식사 전 즐거움을 선물했다.
FAVORITE 페이보릿
하우투플레이 내의 식물원을 여행한 뒤, 우리는 다시 메인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안에 위치한 편집숍을 구경하기로 했다. '페이보릿 [favorite]'이라는 이름을 가진 편집숍. 이 브랜드는 성산의 플레이스 캠프라는 곳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여기 하우투플레이에도 있어 퍽 반가웠다. 특히 나는 이곳의 슬로건을 좋아하기에 더 반가웠다. 'THE DAILY JOURNEY' 생활 속 물건에 여행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이곳. 나는 여기서 특별한 PB 상품과 세심한 경험으로 고른 국내외 50여 가지의 브랜드 제품을 만나게 됐다. 특히 이곳엔 구제 의류들이 있었는데 누구나 알 법한 '폴로' 브랜드부터 아디다스까지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었고, 제주스러운 패브릭 포스터와 인센스, 그 외의 여러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었다.
단짠단짠의 콜라보. 치즈버거와 달콤한 포테이토
하우투플레이 내에 있는 페이보릿까지 구경한 끝에 드디어 우리의 메뉴 햄버거가 나왔다. 세 개의 버거와 세 개의 음료, 하나의 서브 메뉴가 준비된 트레이에 주황색의 케이스가 사랑스레 놓여있었다. 우리는 미리 자리 잡은 곳으로 햄버거를 가져와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속이 꽉 찬 치즈와 두 개의 패티가 예술적인 맛을 선보인 하우투플레이. 특히 달콤한 치킨 & 포테이토와 햄버거의 조화는 가히 최고였다. 단짠단짠의 콜라보. 즐거운 식사와 함께 하는 하우투플레이. 이곳은 복합적인 공간으로서 내게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식사와 힐링 그리고 쇼핑까지 책임지게 했다.
애월에 위치한 하우투플레이. 만약 여행을 한다면, 식사를 한다면 이곳을 여행하자. 한 공간 안에서 여러 개의 재미를 누릴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