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오전 10시 30분,
병목안시민공원 특설무대에서 국태민안(國泰民安)과 시민안녕(市民安寧)을 기원하는 [제11회 수리산 山神祭]가 거행되었습니다.
수리산 산신제의 의의
산신제가 열리는 수리산 계곡에는 예로부터 치성을 드리는 장소가 많았고, 수리명산이라 하여 많은 구도자들이 수리산을 찾았습니다.
한편, 명산 수리산에서는 일제중엽까지만 해도 창박골 주민들과 함께 해마다 음력 7월 1일이면 창박골 앞산(약수터 입구)에서 수리산 산신제를 지냈습니다.
하지만 일제시대 때 그들의 내선일체 사상에 따른 한민족정기말살 정책에 의하여 중단되었고 해방이 된 이후로도 무속에 대한 정책적인 이유와 홀대로 대대로 행해져온 수리산 산신제에 명맥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전통적인 수리산 산신제의 맥과 정신을 이어가고 일제시대 때 갱석 채취장이었던 병목안에서 강제로 노역에 동원되어 젊은 나이에 섧고 험하게 가신 선조들과 6.25 때 격전지 였던(수리산은 지금도 충혼탑이 있음) 이곳에서 한 맺혀 가신 조상들의 넋을 기리어 안양시민들의 안가태평과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신세대들에게 우리 전통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무속인들의 자성과 무속발전의 한축이 되고자 수리산 산신제보존회 한상윤 회장과 안양의 뜻있는 무속인과 함께 각고의 노력으로 장소를 이곳 병목안 시민공원으로 옮겨 2012년을 시작으로 해서 올해로 11회를 맞이하여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제단 앞에는 희생(犧牲)으로 황소 한 마리와 돼지 세 마리가 올려져 있습니다.
돼지 앞에는 무구(巫具)인 언월도와 삼지창을 세워 놓았습니다.
수리산산신령(修理山山神靈), 모락산산신령(慕洛山山神靈) 신위(神位)가 모셔져 있습니다.
안양만안답교놀이보존회에서 돌돌이(길놀이)로 산신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최춘근 사회자의 진행으로 내빈 소개와 국민의례에 이어서,
공로자의 표창장 수여가 있습니다.
한상윤 수리산산신제보존회 회장의 대회사와 김용곤 안양문화원장의 기념사에 이어서,
김주영 수리산산신제보존회 당주무당의 환영사가 이어집니다
제11회 수리산산신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수리산산신제는 지난해에 안양시 향토문화재 제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 첫 째판 부정거리 - 김영애 선생님
무당의 굿거리 중에서 가장 먼저하게 되는 부정거리는 본격적으로 굿을 하기에 앞서 굿하는 제갓집이나 굿하는 장소의 안 좋은 기운을 정화하는 의식으로 굿이라는 정성을 드리는 장소에 해산을 해서 피부정이 들었거나 상을 당해 상문부정이 들었거나 소나 말 등 살생을 한 사람들은 굿하는 장소에 들어오는 것을 금기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황토물림이라 해서 굿하는 장소의 문밖 양쪽에 황토흙을 한줌씩 놓아두었고, 금줄을 쳐놓기도 했다.
정성을 드리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렇게 부정을 물리면서 하늘과 산, 물, 영웅, 조상 등의 여러 신령님들을 좌정하시라 참배하고 제가집이 원하고자 하는 굿의 목적과 소원 등을 청한다.
김영애 선생님의 부정거리는 30분 이상 이어집니다.
제관들이 좌우집사의 도움을 받아 산신령께 삼 배를 올립니다.
일반 시민들의 산신령에 대한 삼배를 위한 줄이 늘어섰습니다.
■ 둘 째판 산거리 - 이평자 선생님
산신은 땅을 주관하는 신격으로 땅은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이고, 지형적으로 높은지대에는 산신이 다스리고, 솟아오르는 지하수와 골짜기를 흐르는 하천과 강에는 용신이 다스리고, 그 부근으로 마을이 생성되어 있는 곳에는 도당이나 부군신이 다스리고 주관한다는 의미이다.
의식주는 땅과 관련이 있다.
팔도명산과 용신과 마을의 도당, 부군신, 군웅, 신장, 대감, 창부, 걸립, 서낭, 영산, 수비 등을 놀아나가고, 신령을 청하여 소원을 빈다.
산신제는 땅에서 나는 모든 만물을 인간이 잘 사용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를 담고 한 해 동안의 풍요와 안전 등을 잘 영위하게 해달라고 하는 기원의 의식을 담는다.
희생(犧牲-천지신명 따위에 제사를 지낼 때 제물로 바치는 산 짐승)으로 올려진 돼지를 삼지창에 꽂아서 정성을 드립니다.
이평자 선생님이 산신령께 올리는 기원에 시민들의 정성도 더해집니다.
이평자 선생님의 산거리 굿판
소와 돼지를 흰 천으로 덮었습니다.
■ 셋 째판 불사거리-김주영 선생님
하늘은 햇빛, 바람, 비, 공기 등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모든 자연의 섭리를 내리신다.
해, 달, 별은 24절기에 맞추어 항상 지는 시각과 뜨는 시각이 변하지 않는 순리를 지키니 인간도 변함없는 순리를 지키려고 노력해야함이 옳은 이치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아이를 점지하는 삼신할미, 사람의 수명장수를 주관하는 칠성사상을 토대로 인간탄생, 수명장수 등을 하늘에 기원해왔다.
불사거리는 삼신, 칠성, 불교가 유입되어 만들어진 신격이 된 불보살과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의 여러 역대의 큰스님들을 청해 놀아나간다.
인간의 복을 주관하는 신격인 제석은 과거에는 불사거리에서는 행하지 않고 대감거리 후에 놀았으나, 현시대에 들어 불사거리에서 겹쳐서 행해지고 있다.
산신상에 올려진 맑은 술과 밤을 나누어 줍니다.
옷을 바꿔 입으면서 불사거리를 계속합니다.
김주영 선생님은 지난해까지 작두타기를 하였으나, 향토문화재 9호로 지정된 후부터는 안전상의 이유로 제외되었습니다.
김주영 선생님의 불사거리
■ 네 번째판 가망거리 - 윤복순 선생님
무당의 몸주신인 여러 신을 청배해서 놀아가는 거리이며, 본향, 가망, 말명, 대신 순으로 놀아나가고, 여느 제가집은 조상까지 논다.
본향신은 고문서에 의하며 "성주신 본향에 씨주신 양산신령 아니시리"라고 나와있고 각 성씨의 시조신을 의미한다.
가망은 가뭉, 감응이라고도 고문서에 전해지며, 사부로 칠성가망, 동바른 불사가망, 오방은 신장가망, 대감은 천신가망 등으로 문서에 전해지고 있으니, 하늘, 땅, 물 등의 신령세계의 뜻을 전달해주는 역할인 듯 하다.
말명은 무당의 전안에 있는 조상들로 신령님들의 전달된 일을 처리하는 역할, 대신은 신령님들의 뜻을 말로 전달하는 역할일 것이다.
무당의 영검을 주는 몸주신이 모셔지는 거리인만큼 제가집의 여러가지 대소사에 대해 여러 신령님들의 길흉화복을 전달한다.
옷을 갈아입고 계속됩니다.
■ 다섯 째판 대안주(장군, 별상, 신장, 대감)거리 - 한대석 선생님
굿거리 중 가장 비중이 있는 대안주거리는 역대 나라의 장군신(최영장군, 임장군, 신장군) 등을 모시는 장군거리, 원통하게 죽은 왕조사 홍역 마마를 막아주던 호구별상등을 모시는 별상거리, 액을 소멸하고 잡귀 잡신을 몰아내고 관장하는 신장거리, 가내진중을 편안하게 하고재물과 복을 내려주고 내 집터에서 잘 살게 해달라는 조상대감, 몸주대감, 천량대감, 터대감 등을 노는 대감거리로 구성되어져 있다.
예전에는 영검을 주어야 하는 대안주거리는 장군에서 별상, 신장까지 만신인 놀았고, 대감거리는 따로 놀았다.
대감거리는 악기나 소리 등의 재주가 수반되어져야 하고, 예전에는 퇴기들이 맡아서 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만신이 대감까지 같이 놀아나가고 있다.
한대석 선생님의 대안주거리
옷을 갈아입고,
삼지창에 희생인 소를 걸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정성을 모읍니다.
한 자루의 삼지창 위에 소 한마리를 올려놓고 균형을 잡습니다.
정성을 드린 후 다시 상 위로 올립니다.
함께한 시민들이 깃발을 뽑아서 점을 치고 있습니다.
■ 여섯 번째판 창부거리-심순주 선생님
굿판에서 창부나 광대신을 가리키는 말이고, 창부가 몸주신인 만신은 소리,춤, 장구 등의 악기에 재주가 탁월하다.
사람들에게 돌아올 수 있는 모든 액을 홍수라 하는데, 매년 일년 한해에 들어오는 홍수를 막아주고 복을 들어오게 해달라는 의식이다.
굿 이외에 홍수맥이라는 치성을 매년 초하루부터 정월대보름까지 행하는데, 민가집이 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부럼을 먹는 의식과 일맥상통하고 일 년 열두 달에 다달이 드는 액운을 막아내고 삼재나 직선팔란을 막아주는 신격이다.
굿판에서 재담에 능숙해서 웃음으로 승화를 해나가는 거리이다.
심순주 선생님의 창부거리
■ 일곱 번째 거리 계면거리-양미경 선생님
굿상에 올렸던 떡을 나눠주며 명과 복을 비는 신격이다.
산신령은 떡에 감응을 하고 조상은 메밥에 감응을 한다는 옛선생님들의 말씀이 있다.
또 양반집에 무당이 나고, 상놈집에서는 기생이 난다는 말도 많이들 하셨다.
이 말은 예전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 떡을 해먹는 다는 것이 수월하지가 않았을 것이다.
굿이라는 정성도 살림이 풍족한 양반집에서 할 수 있었지, 살림이 궁핍한 가정은 못했을 것이다.
한 마을에 풍족한 가정이 굿이라는 정성을 드리고, 올려졌던 떡을 같이 나눠먹는 것이 가진 자의 미덕이었을 것이다.
모든 굿이 끝나고 신령님 전물로 받쳤던 떡을 동네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명과 복을 기원해주는 거리이다.
나도 떡을 하나 나누어 밭았습니다.
오늘 행사에 참여한 모든 출연자들이 제단 위로 올라와서 함께한 시민들에게 음식을 골고루 나누어 줍니다.
산신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줄을 섰습니다.
안양문화원 조끼를 입은 문애심 선생님이 나이 많은 어르신의 베낭을 메어주고 줄을 서도록 도와드립니다.
산산제상에 올려졌던 떡과 과일은 명과 복을 주는 음식입니다.
시민들이 과일을 하나씩 나누어 받습니다.
문애심 선생님은 시민들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참관 시민들이 줄을 두바퀴 세바퀴를 돌면서 과일과 고기를 골고루 나누어 받습니다.
■ 여덟 번째 판 뒷전거리-김전태 선생님
굿거리의 맨마지막 거리이며 걸립, 터주, 지신, 맹인, 서낭, 영산, 상문, 수비 등의 거리를 풀어나간다.
굿은 상급의 신령님들께도 정성을 드리지만 하급의 신들도 예우를 한다.
걸립은 마을을 돌며 점을 보고 제를 치르는 경비를 충당하고, 터주는 집터를 지키는 앞문, 뒷문 등의 신들이며, 지신은 땅을 밟아 평탄하게 살게 해주고, 맹인은 눈 먼 장님을 놀아나는 것이며, 서낭은 그 마을의 나무나 돌무덤같은 곳에서 머물러 있는 신격이다.
영산은 뜬귀들을 말하는데 굿을 이러한 못먹고 못입는 뜬귀신들도 풀어 먹인다.
상문은 상가집에 드는 살귀를 말하고 뒷전에서 풀어서 예방한다.
모든 음식을 나눈 후에 산신제를 지낸 제상이 텅 비었습니다.
10:30에 시작한 산신제가 16:00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 산신제에는 문애심 총무님이 함께하여 점심 배식을 도와주고, 음식 나누기에 안전 관리를 위한 봉사를 하였습니다.
나는 사진을 찍느라고 총무님 혼자서 고생을 하셨습니다.
이국희 고문님도 함께 하였습니다.
어제, 오늘 이틀 동안 학예사님을 위시한 문화원 식구들이 수고하셨습니다.
<참고자료>
[제11회 수리산 산신제 안내문-안양문화원]
첫댓글 카페에 올릴 수 있는 동영상의 숫자가 최대 4분짜리 5개여서 5개만 올렸습니다.
강호인해설사님 수리산 산신제 생생한 현장사진 잘 봤습니다. 총무님과 같이 고생하셨습니다.
강호인 선생님!!
뜨거운 날
반나절은 서서
반나절은 땅바닥에 앉아서
점심식사도 못하고
사진과 영상 담으시느라
애쓰시고 고생많으셨습니다.
간신히 수백명의
시민들뒤에 줄서서
꿀떡 몇개로 요기하신
강호인 선생님의 열정에
큰박수 보냅니다.
감기만 아니면
따뜻한 한끼 대접하고픈
마음이었는데 기침도 많이
하셔서 몸은 다나으셨는지
걱정됩니다.
작년에 이어 수리산 산신제는
올해는 간소화 되긴 하였지만
웅장하면서 시민들을 즐겁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집행부 우선이 아닌
시민들의 안전을 살피고
시민들을 먼저 생각하시는
김용곤 원장님과
한상윤 부원장님
문화원 사무실
그리고 고생한다며
커피며 간식 챙겨오신
전숙자 이사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점심시간이 혼잡은 하였지만
곧 설명을 잘 들어주셔서 질서정연하게 줄을서시고 한분한분께서 칭찬해주시는 시민분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끼며
한상윤 부원장님의
마지막 제음식 나눔까지도
음식하나 남김없이
시민들을 챙겨주시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안양시민들의 태평과 건강을 기원하고 신세대들에게
우리전통문화 예술을
알리는 수리산 산신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