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코로나19 지역감염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자유로운 외부활동이 다시 어려워진 것인데, 이로 인해 사람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커졌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자신의 감정이 불안, 분노,우울로 발전할 수 있다"며 "마음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신조어 '코로나 블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의 합성어다. 하지만 공식적인 진단명은 아니며, 불안한 감정이 든다고 해서 바로 질환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백 교수는 "지난달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평소에 비해 국민의 우울과 불안은 증가했지만 80%는 정상 수준에 머물렀다"며 "나머지 10~20%는 임상적인 관심이 필요한 정도의 불안을 느꼈다"고 말했다. 단, 우울증, 불안증세가 있었거나 이로 인한 너무 큰 고통으로 잠을 못 자는 사람은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일상생활의 중단'이다. 자신이 꾸준히 해오던 취미활동, 운동, 사람과의 어울림이 한순간에 중단된 경우가 많다. 더불어 야외활동이 제한되면서 집에만 머물며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계속해서 보게 되는데, 이는 심리방역에 가장 안 좋은 행동이다. 백종우 교수는 "종일 앉아 뉴스만 보면,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자연스레 운동량이 저하된다"며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심리적인 힘도 결국은 몸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최소한 실내에서 창문을 열고 햇볕에 드는 곳에서 운동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햇볕을 쬐면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세로토닌 분비량이 늘어난다. 이와 함께 타인과 ‘소통’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소중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전화 혹은 SNS 등을 이용해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등교가 연기되면서 일상의 리듬이 깨지며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많다. 백 교수는 "하루 계획을 세우고 실천 여부에 따라 보상을 주는 등 가족끼리 새로운 일상을 계획하며 극복하라"며 "부모는 아이의 눈높이로 현 상황에 대해 반복해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자가격리자, 확진자, 코로나 감염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다. 특히 유가족은 장례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어 심적 고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백종우 교수는 "현재 보건복지부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MOU를 체결,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은 정신건강 전문요원들과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이용하면 된다.
자가격리자 역시 일반인보다 불안장애, 불면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남을 돕는 이타적인 경험을 한 사람은 자가격리 기간을 후유증 없이 이겨냈다는 보고가 있다. 백 교수는 "자신만이 아니라 사회의 건강함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감정을 공유하는 등 이 시기를 잘 헤쳐 나아나갈 수 있게끔 이들을 응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로 우울·불안? 극복하는 2가지 '습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로 인해 환자들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코로나19'와 우울을 상징하는 '블루'의 합성어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원장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신건강이 악화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그 정도도 심각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면서 정신 건강을 챙기려면 2가지를 기억하는 게 좋다. 첫 째는 매일 1시간 씩 야외에서 걷기다. 운동은 기분을 좋게하는 호르몬 도파민, 세로토닌 활성도를 높여 우울감을 완화한다. 되도록 운동 강도를 높이고 팔다리를 많이 움직이는 게 좋다. 이때 햇볕을 최대한 많이 쬐는 것도 중요하다. 햇볕을 쬐면 역시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분비량이 늘어난다. 또 저녁에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잘 분비되게 도와 잘 잘 수 있다. 물론, 사람이 붐비는 장소가 아닌 한적한 곳을 걸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실천해야 한다.
김병수 원장은 "이와 함께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기분 변동이 덜하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으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우울증을 악화한다. 수면주기가 불규칙한 우울증 환자는 이를 개선하는 것만으로 우울감이 완화된다.
집에 있기 우울한가요? '실내 텃밭' 가꾸며 힐링하세요
코로나19와 미세먼지를 피해 바깥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 집 안에만 머무는 게 우울하다면 주거 공간을 활용한 '실내 텃밭' 가꾸기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텃밭 가꾸기는 식물을 기르는 재미와 수확의 기쁨을 줄 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도 제공한다.
햇빛 적어도 잘 자라는 작물 선택
실내 텃밭을 조성할 때는 실외보다 햇빛의 양이 20∼50% 떨어지므로 햇빛을 적게 받아도 잘 자라는 작물을 선택한다. 초보자도 재배가 쉬운 잎채소와 허브 등은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봄과 가을에는 잎채소인 상추, 청경채, 겨자채 등과 당근, 적환무를 추천한다. 특히 서늘한 기온을 좋아하는 적환무는 파종한 뒤 20일이면 수확할 수 있어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름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으므로 더위에 강한 치커리, 근대, 엔다이브가 적당하다. 케일, 다채, 부추, 쪽파는 계절에 상관없이 재배할 수 있으며, 허브 식물인 바질, 루꼴라, 민트도 키우기 쉽고 요리에 이용할 수 있어 좋다.
실내 텃밭 재배 관리 Tip
▶수분관리=씨앗의 싹이 났을 때와 모종을 심은 후 뿌리가 충분히 내릴 때까지는 2~3일 간격으로 물뿌리개 등을 이용해 주변의 흙이 쓸려 나가거나 파인 부분이 없도록 비 오듯이 뿌려준다.
▶양분관리=원예용 상토를 사용하면 한 달 정도 키울 수 있는 양분이 들어 있다. 이보다 재배 기간이 길어지면 완효성 비료, 입제형 고형비료, 양액 등 중에서 선택해 상토에 주는 것이 좋다.
▶병해충관리=높은 온도와 습도는 병 발생과 진딧물, 총채벌레 같은 해충이 많이 생기므로 적당한 환기로 관리가 필요함. 병해충 발생 시 난황유, 베이킹소다, 미생물 농약 등을 이용해 방제한다.
▶수확하기=잎채소는 모종 옮겨심기 후 2∼3주 뒤부터 한 주당 2∼4장 정도 수확이 가능하며 다음 수확을 위해 가장 안쪽 본 잎 2∼3매 이상을 남겨두고 수확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우울할 때…효과적인 해소법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다보면 우울감이 찾아올 수 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정석훈 교수는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라"고 말한다. 실제 노래 부르기는 많은 연구를 통해 신체 면역력을 높이고, 명상이나 걷기 운동처럼 호흡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소 흡입량을 늘리고, 순환기도 자극해 신체를 활력 있게 한다. 이외에도 표현력이 향상되고 창의력이 발휘돼 정신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석훈 교수는 "몇 년 전 독일의 한 연구팀은 합창 공연장에서 공연자와 관객의 침을 공연 전후에 각각 채취하고, 설문을 통해 공연자와 관객의 기분 변화를 분석했다"며 "그 결과, 노래를 직접 한 사람은 합창 후 기분이 좋아지고 면역 활동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래를 듣기만 한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는 감소했지만 원기는 오히려 낮아졌다"고 말했다.
20여 분의 질 높은 낮잠 '파워냅'으로 기분을 개선하고 맑은 정신을 되찾는 것도 좋다. 낮잠은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평일이나 주말동안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며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 짧지만 깊은 낮잠은 일상의 비타민과 같아서 활기를 되찾아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이나 업무강도가 높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 의하면, 파워냅은 기민성과 심리적 행동능력, 기분을 상승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정상 수면과 각성 주기 사이에 낮잠을 자는 것이 좋은데, 이른 오후가 이에 해당된다. 시간은 20~40분이 적당하다. 낮잠 후 다시 집안일 등을 시작하기 전까지 어느 정도 맑은 정신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맑은 정신을 되찾는 데는 10~15분이면 충분하다.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햇빛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차단한다. 그 대신 몸에 활력을 주고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신진대사 활동이 증가하고 뇌 움직임도 빨라지며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햇빛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반대로 흐리거나 비가 올 때 몸이 무겁고 피로하게 느껴지는 게 그 이유다. 감염병 위협 때문에 산책이 어렵다면, 햇빛이 많은 낮 시간에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보자. 햇빛을 잠시 쬐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