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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을 원하기보다 ‘새로워지기’를 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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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6/연중 제13주간 토요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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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복음 9장 14-17절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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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부대에 담는 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라는 말씀을 비단 구약의 율법이 예수님의 새 계명으로 완성될 것이라는 차원에서만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인간학적이고 철학적인 사유도 가능하게 하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포도주를 인간의 ‘정신’으로, 부대를 그 인간의 정신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전全인격체’로 상정해봅시다. 그리스도교 철학의 전통은 인간의 내면성과 그것이 경험되고 외적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인격이 결코 갈릴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말합니다. 옛 정신을 고수하든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든, 결국은 하나의 통합적인 인간이라는 점에서 ‘내적 인간’과 ‘외적 인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지요. 이때 인간은 자신의 내적 정신을 담아내는 인격을 항상 새롭게 함으로써 성장하게 됩니다. 만약 사람이 변화하지 못하고 같은 모습으로 계속 남아있게 되면 그 ‘외적 인간’은 자신의 ‘내적 인간’을 자신 안에서 통합 발전시키지 못합니다. 복음서의 ‘헌 가죽 부대’는 가죽이 닳고 헤졌다는 말이 아니라, 새로워지지 못하는 ‘낡은 인간’의 전형을 말합니다. ‘새 부대’란 새 제품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정신을 수용할 줄 아는 ‘새 인간’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의 내적 정신을 겉으로 드러나는 삶에 녹여낼 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