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와 의사의 동행
저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40대 한의사입니다.
최근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로 인해 한의사와 의사간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합당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오늘은 좀 다른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한의사와 의사간의 치열한 토론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논리적이고 생산적인 토론보다는 상대에 대한 비방과 조롱, 인신공격 심지어 학문
자체에 대한 심각한 왜곡과 무조건적인 짓밟기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의료인으로서 나라의 화합과 소통에 기여하지는 못할 망정, 국론을 분열하고 싸움박질만 부추기고 있습니
다.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불식시키려면 먼저 서로가 서로를 잘 알아야 합니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면 근거 없는 비방과 무시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이 어떤 학문인지를 양의사 분들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의료인으로서 한의사가-의사가 어떤
관점에서 의료기기 문제에 접근해야 하는지 모색해보고자 글을 씁니다.
일부 의사들이 한의사를 조롱하는 용어들을 보면, “무당, 미신, 돌팔이” 등입니다.
한의학이 실제적인 의학이 아니라 미신적인 학문이라는 얘깁니다.
미신적이고 철학적인 학문이라 실제 치료 효과를 믿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
한의사는 양의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은 한의학에 대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이 어떤 학문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한의학은 오로지 음양오행만 있는 줄 아는데, 음양오행은 한의학 이론 중의 작은 일부일 뿐입니다.
한의학은 모든 의학분야를 다루며 그에 기초한 해부학적, 생리학적, 병리학적, 과학적, 실증적 이론들이 모두 있습니다.
이미 허준 시대에도 해부학에 기초한 수술요법들(골절치료, 종양제거, 창칼에 손상되어 조직이 손상되고 창
자가 밖으로 나온 경우 등은 장기를 넣고 손상부위를 바늘로 꿰맸음)이 동의보감에 소개되어 있음에도 불구
하고 한의학이 해부학에 기초한다는 얘기를 하면 허구라고 합니다.
허준시대 한의사들이 해부학을 몰랐다면 어떻게 뼈를 맞추고, 종양을 제거하며, 창상 수술을 했을까요?
제가 많은 환자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바는 일부 의사 분들이 국민들보다 한의학에 대해 더 무지하다는 것
입니다.
국민들은 편견 없이 한의학을 받아들이지만 일부 의사분들은 자신과 다른 학문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배척하고 무시하려는 편견이 있습니다.
진료를 하면서 가장 안타깝고 가슴 아픈 점이 바로 이점입니다.
양의학적 치료와 함께 한의학적인 치료를 병행하면 보다 쉽게 건강해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며, 질병의 치
료에 훨씬 유익할 수 있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사들은 일단 자신에게 온 환자들에게 무조건적으
로 한의학적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합니다.
침 맞지 말고, 한약 먹지 말라는 얘기를 너무 쉽게 합니다.
환자에게 무슨 이상이라도 보이면 한약 탓, 침 탓으로 돌립니다.
만약 환자에게 한약을 먹지 말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한약재가 무슨 기전이 있기 때문에 먹지 말아
야 하는지를 얘기해줘야 합니다.
한약재 중에서 심장이나 간, 콩팥 질환에 우수한 한약재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한약은 간, 심장, 콩팥에 안좋으니 절대로 먹지 마세요 라고 하는 것은 한의대 예과생 수
준도 안되는 얘깁니다.
한의사가 의학에 대해 공부하는 것처럼 한약에 대한 약리학을 공부해서 어떤 어떤 한약재가 들어간 것은
드시지 마세요 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어야지 무턱대고 모든 한약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무지함과 악
의적인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의사만큼 공부를 잘합니다.
한의사들 대부분이 의대 또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학력이 있습니다.
동기와 선후배들 중에는 수능 만점도 여럿 있으며, 학력고사와 수능 전국 1등인 친구들도 있습니다.
학창 시절은 물론, 졸업후에도 각종 스터디와 학회를 조직하여 부지런히 공부합니다.
한의학은 물론이거니와 양방의 최신의학들, 영양학 및 다른 대체의학들 등에 대해서도 부지런히 공부합니
다. 왜냐하면 현대 대한민국에서 사는 환자를 진료하려면 이 모든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학지식을 배우고 습득하는 데 의사보다 뒤떨어진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또한 한의학은 이상한 미신이나 철학이 아닌 실제 의료에 적용되는 실용의학입니다.
저는 10여년 이상을 한의학계에 몸담아오고 있습니다.
갓 졸업했을 때에는 모든 의사들이 그렇듯이 많이 미숙하고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며 10여년이 지나니 이제는 의학에 대해 어느 정도 꿰뚫어볼 수 있는 관이
생겼습니다. 의학의 전부를 알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적어도 한의학적으로 잘 치료하는 질병은 무
엇인지, 어떻게 해야 건강해질 수 있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제 개인적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지난 십수년동안 양약을 거의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한의학적 치료만으로 내과적인 대부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보다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한의사들은 양약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을 통해 한방-양방 약리학을 배웠고, 졸업 후에도 끊임없이 약리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혈압약, 당뇨약, 수면제, 진통제, 우울증약, 위장약, 감기약, 알러지약 등 양약을 평생 복용
하기 때문에 더 나은 치료를 위해서 늘 부지런히 양약에 대한 약리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런데 양약을 공부하면 할수록, 또한 환자들을 진료하면 할수록 양약의 심각한 부작용들을 많이 경험합니
다. 물론 양약이 무조건적으로 금기시 되어서는 안됩니다.
양약의 우수함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복약시는 모든 약이 분명히 심각한 부작용들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능한 최단 기간을 사용해야 합니다.
제가 한의사가 된 이후 양약을 복용한 경우는 딱 두번인데, 한번은 치통으로 인해, 또 한번은 감기로 인해 복약을 했습니다
질병의 근원치료와는 별개로 약물의 진통 효과는 한약보다는 양방 진통제가 효과가 훨씬 우수합니다.
따라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에는 양방 진통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잇몸이 심하게 부어올라 통증이 심했을 때 타이레놀을 복용하여 통증을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감기에 양약을 복용한 것은 실험을 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평소 감기에 관심에 많아서 과연 양약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몸소 체험해 보고자 양약을 먹어 보았습니
다. 복용 후 증상들이 금방 사라지기는 하지만 약효가 떨어지자 다시 증상이 재발되기를 반복하였고, 오히
려 질병 기간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게다가 약리학 공부를 통해 항히스타민제, 해열제, 항생제 등의 위험성과 부작용이 심각함을 알게 되었
고, 오히려 감기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방해만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기에 대한 저의 결론은 감기 치료는 한약이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한방 감기약은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양약의 기전과는 다르게 인체의 면역력을 올려서 바이러스를 이겨내
도록 하므로 대증 치료가 아닌 근원 치료가 가능합니다.
한방 원리로 얘기하자면 “부정거사 : 정기를 북돋아서 사기를 몰라낸다”라는 단순한 진리입니다.
수년 전에 행해진 의협신문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양의사들이 복용하는 감기약 선호도 1위가 “쌍화탕”인 것
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참고로, 소화제 1위도 한약인 가스활명수 였습니다.)
대부분의 양의사 또한 누구보다 양약의 부작용을 잘 알고 있으며, 경험적으로 한약이 안전함을 잘 알고 있
다는 방증입니다.
제게는 두 자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의학적인 지식과 경험이 많이 미천하여 초기에 고열로 인해 양방 감기약을 몇 번 먹였습니다.
그러나 감기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감기약을 직접 체험을 해 본 이후로는 수년 째 한번도 먹이지 않고 한
약만으로 잘 케어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양방 감기약을 먹여본 적이 없습니다.
한방 감기약만으로 모든 증상이 좋아지고 오히려 빨리 좋아집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한약이라고 하여 비싸지도 않습니다.
한방 감기약은 의료보험이 되므로 오히려 의원과 약국을 오가는 양약보다 저렴합니다.
심지어 감기는 그냥 두어도 거의 대부분 좋아집니다.
의사의 역할은 감기 바이러스로 인한 2차 감염이 오는지 정도의 관찰만 해주고 2차 감염시에도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해주면 됩니다.
둘째는 모세기관지염까지 왔지만(모세 기관지염 확인을 위해 양방 병원을 내원하여 진료받았습니다) 아무
런 처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모세기관지염 또한 치료약이 없으며 호흡곤란이 있지 않은 이상은 아무런 치료가 필요없
습니다.
감기 증상이 약하게 오는 체질이 아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면 항상
40도 가까이 발열이 됩니다.
그러나 발열이라는 것은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유익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상적인 병리 작용입니다.
따라서 해열제나 항생제로 체온을 낮추는 것은 오히려 치료에 방해가 되므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해열제와 항생제가 아이의 몸에 훨씬 위험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심지어 일본에서도 감기에는 감기약을 처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환자에게 유익하다고
의사들은 말합니다.
독일에 유학을 갔던 제 지인도 감기가 오래되고 증상이 심함에도 불구하고 감기약이 오히려 치료를 지연
시키고 몸에 해롭다며 감기약을 처방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버드 교수는 감기에 약을 처방하는 행위는 의료 산업주의와 밀접히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감기가 치료해야할 질병이며, 감기에 걸리면 반드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수십년간
제약회사와 병원이 사람들을 세뇌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감기는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빨리 바이러스가 사라집니다.
감기로 인한 콧물, 가래, 기침, 발열 등은 감기 바이러스를 몰아내고 죽이기 위한 정상적인 치료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증상들이 불편하다고 함부로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치료 과정을 방해하고 치료기간을 연장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무런 약을 쓰지 않아도 하루나 이틀만 열이 오르면 곧 감기 증상이 완화되면서 열이 사라
집니다.
게다가 때마다 몸에 맞는 보약을 먹이면 면역력이 상승되어 훨씬 감기에 덜 걸리고, 감기에 걸리더라도
훨씬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국민들의 의학 수준이 높아져서 감기 진료를 받는 환자들도 많이 생겨서 그나마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감기 치료에 대해서는 한방이 양방에 비해 우수합니다.
한의원 진료 중 제일 만나는 환자는 아무래도 일반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입니다.
이 부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더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한의원에서 매일 수십명씩 근골격계 문제로 치료받고 잘 낫고 있습니다.
각종 염좌, 디스크질환, 퇴행성 질환, 마비, 통증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듭니다.
어떤 양의사의 글을 보면 염좌시에는 획일적으로 RICE(아실겁니다)를 시행해야 하며, 특히 침 치료를 받으
면 오히려 염좌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임상 경험 부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염좌시 침 치료의 효과는 근래에 SCI급 논문들을 통해서 많이 밝혀졌습니다.
침을 놓으면 수많은 치료 물질들이 손상부위에 훨씬 더 많이 모입니다.
각종 림프구, 과립구, 혈액과 체액 내에 있는 많은 성분들이 침을 놓은 부위에 몰려 손상된 조직을 더 빠르
게 재생시킵니다.
한의학 이론과 치료 효과는 이렇게 나중에서야 검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와 관련된 이론들도 그 실체를 규명하기에는 현대 과학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되
는 것이지 분명히 실제합니다.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으므로 존재 자체가 없다고 하는 것은 학문을 연구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침의 효과에 대한 논문들이 세계적으로 쏟아지자 이를 인지한 양의사 분들의 반응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침을 맞으면 질병이 오히려 악화된다며 절대로 맞지 말라고 하던 것이 이제는 자신들도 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IMS라는 이름으로 침을 놓고 있습니다.
한의학이라면 금기시하던 분들이 이제는 오히려 한의학을 흡수하려고 합니다.
침 뿐만이 아닙니다.
많은 양약들이 한약으로부터 유래된 것입니다.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모티브는 거의 한약재입니다.
한약재의 유효 성분만을 빼내어 화학적으로 대량생산하고는 양약으로 둔갑시킵니다.
아스피린, 글리벡, 타미플루, 몰핀, 코데인, 에페드린 등등 수도 없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한약재의 유효 성분만을 빼내는 것이 아니라 한약재 그대로를 약으로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기넥신, 살사라진, 스티렌정, 조인스정, 신바로캡슐 등등입니다.
한약이 양약으로 둔갑되어 한해에도 수천억원씩 의사들의 손에 의해 처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의사 분들은 한약을 거침없이 처방하면서도 환자들에게는 한약을 먹으면 질병이 악화된다며 한약에
대한 불신을 심습니다.
또한 의학에 있어서 획일적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경험 있는 의사라면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 각각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압니
다. 질병의 상태와 환자의 건강 등을 잘 고려하여 환자마다 case by case 치료를 해야 치료효과가 훨씬 좋
아집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체질별 치료라고 합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학의 아주 근본적인 얘기부터 해야 하는데 바로 염증에 대한 이해입니다.
염좌로 인해 손상부위가 붓고 열나고 아픈 것은 치료의 정상적인 병리 기전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손상된 조직이 잘 치료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RICE중에서 I의 과정은 오히려 염증반응을 억제합니다.
물론 심한 염좌의 경우 적극적으로 I를 시행해서 붓기를 내리고 통증을 억제시켜주는 것이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하지 않은 염좌의 경우는 오히려 I보다는 적극적인 염증반응 활성화를 통해 치료기간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침 치료는 이런 면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의학에 편견이 없는 의사분들은 한의학에 매우 호의적입니다.
저와 친한 의사 분들은 근골계 질환으로 자주 침을 맞고 때마다 기력을 향상시키는 보약을 먹습니다.
저 또한 한의학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의사 분들의 자문을 구하고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한의학과 양의학의 장단점을 잘 알게 되면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양방에서도 환자들을 잘 치료하고 있으며, 양방의 치료 또한 우수한 효과가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한의학에서 제어하기 힘든 심한 통증 환자, 골절환자, 구조적 문제로 인한 마비환자 등은 적극적으
로 양방으로 transfer합니다.
좋은 의사란 어디까지 내가 치료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그 한계를 잘 아는 의사입니다. 각 환자의 상황
(경제적 상황까지 포함하여)에 맞게 가장 최적의 치료를 하고, 내가 치료할 수 없는 환자는 적극적으로 더
잘 치료하는 병원으로 전원을 시켜야 합니다.
한의학의 장단점이 있고, 양의학의 장단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타 의학의 taboo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음을 한의사든 의사든 절실
히 깨달아야 합니다.
얘기가 길어지는데 마지막으로 만성질환에 대한 얘기만 하고 끝을 맺겠습니다.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1000만명 시대입니다.
당뇨환자 250만명, 고지혈증 환자 170만명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항우울제, 수면제,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매일, 평생토록 복용하고 있습니다.
양의학이 세계의 주류의학으로서 질병을 관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질병에 걸리는 사람은 점점 더 많아
지고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오히려 시대가 지날수록 폭증하고 있습니다.
혈압약을 이렇게 많이 복용하는데도 심혈관 질환 환자나 중풍 환자 비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치매환자
는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의학 시대라고 하는데 오히려 결핵, 말라리아, 홍역 등과 같이 정복되었다고 믿었던 후진국형 질병
들이 새로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탄생하여 폐렴 치료 실패율이 높아지고, 병원 내 감염 문제가 심각하
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드물었던 아토피, 비염, 천식 같은 각종 알러지 환자들과 류마티스, 루프스, 쇼그렌, 베체트 등의
각종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어 평생 대증치료에만 급급하고 있습
니다. 평균 수명은 수치적으로 연장되었지만 건강에 있어서 삶의 질은 저하되고 그저 목숨만 연명하는 경
우가 너무 많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저는 이렇게 된 데에는 의료계의 자본주의, 상업주의가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봅니다.
질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도 있겠지만 세계적인 면역학자인 아보 도오루가 지적한 대로 약물 스트레스 또한
그에 못지 않습니다.
현대는 약물과 각종 시술과 수술 오남용이 너무 심각합니다.
그 배경에는 제약회사와 의사들의 지나친 탐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약을 쓰지 않아도 될 환자들, 시술과 수술이 불필요한 환자들에게까지 치료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눈 속
임식 처치를 하고 환자의 주머니를 털고 있습니다.
약물과 수술은 모두 부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리학 공부를 조금이라고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부작용이 없는 약은 하나도 없습니다.
베스트셀러인 <의사의 반란> 저자 양의사 신우섭 씨는 고백합니다.
"처음 진료를 하면서 선배들에게 배운 노하우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을 많이 만들어내야 병원 운
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약이 있을까요? 저는 단 한 가지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환자의 건강을 돈으로 환산하는 의료계의 현실과 부조리를 경험한 이분은 양약을 쓰지 않고도 각종 질환들
을 훌륭히 치료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베스트셀러인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의 저자인 정형외과 의사 김현정 씨, <독수리의 눈, 사자
의 마음, 그리고 여자의 손> 저자인 유명한 아산병원 정형외과 주임교수인 이춘성 교수, 삼성서울병원 어
환 교수님 등도 병원에서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과잉검사와 시술, 수술들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
니다.
양의학은 만성 질환에 대한 근본치료에 있어서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한의학은 만성 질환의 근본 치료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양의학의 문제는 너무 분석적이고 미시적인 관점으로 질병을 보기 때문에 전체적인 관점을 갖기가 힘들다
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체는 유기적입니다.
모든 기관과 조직들이 서로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작동하고 있습니다.
간,심장,폐,뇌,위장,방광,눈,귀,코 등등이 서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라는 한 몸의 지체일 뿐입니
다. 따라서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가다 보면 의외로 쉽게 질병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한의학의 대표적인 장점입니다.
저는 수년째 만성 질환들을 치료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환자들이 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약, 진통제, 수면제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양약을 오래 복용하신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활력이 없고, 소화기계가 약하며, 정신적으로 우울합니다.
한의학적 치료로 인해 만성질환들이 치료되고 양약을 더 이상 복용하지 않게 되면 기운이 나고, 소화가
잘되며 정신적으로도 happy해집니다.
일단 약물을 끊고도 정상을 유지한다면 지속적인 추적 관리를 통해 질병의 재발 여부를 확인해주면 됩니
다. 양약 대신 한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한약이든 양약이든 근본 치료가 되면 더 이상 복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고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약, 알러지약, 정신과약, 소화기계약... 의사분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치료약이 없습니다.
사실 약물 중에는 치료약이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증상만 완화시키는 대증약일 뿐입니다.
진정한 치료약은 우리 몸 안의 면역력(기력)과 항상성 회복(음양의 조화)입니다.
면역력을 똑똑하게 하고, 강화시키며 무너진 항상성의 밸런스를 회복시키는 것이야말로 만성질환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입니다.
만성질환에 있어서 의사의 궁극적인 역할은 특별한 의료적 처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면역력
을 올리고 항상성을 회복하도록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도와주는 것입니다.
수년째 고혈압약을 복용하시던 중 어지럼증으로 내원한 70대 후반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어지럼증으로 인해 이비인후과, 신경과 등을 전전하며 이런저런 치료를 해보아도 전혀 차도가 없다고 합니
다. 한의학 치료를 하면서 고혈압약을 점차 줄여나가자 어지럼증이 사라졌습니다.
치료 한 달만에 고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될 만큼 좋아지셨고, 이후 2년 동안 지속적인 추적 관리 결과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계시며, 전혀 어지럼증이 없이 happy한 삶을 살고 계십니다.
할머니로부터 혈압약을 복용하게 된 경위를 들으니, 평소 자주 내원하는 내과에서 어느날 혈압을 쟀더니 1
35/85 정도인데 고혈압이라며 평생 약을 복용해야 중풍이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무서워서 그 날로 복용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의 무분별한 진료와 약물의 오남용이 너무 심각합니다.
자신들의 무성의하고 비양심적인 진료가 얼마나 많은 건강한 국민들을 환자로 만들고, 평생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생명까지 단축시키고 있는지 대오각성해야 합니다.
그나마 양의사계에도 신우섭, 김현정, 이춘성, 어환 교수님같이 양심 고백하며 돈보다 환자의 건강을 최우
선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한의사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정도를 걸어야 합니다.
내가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은 치료하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장담해서 고가의 치료비용을 받아놓고는 나중에 치료가 안되면 배째라 하는 식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이런 의사들은 의료계에서 추방되어야 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건강이 최우선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한의사-의사간 토론이 이 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더 이상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며, 타 의학에 대한 무시와 훼손의 발언들은 사라져야 합니다.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학문을 존중하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모르는 부분은 모른다고 말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서로의 학문과 인격에 상처만 주는 토론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국민들의 반감만 삽니다.
의사가 돈은 많이 버는 직업일지는 몰라도 이제 더 이상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은 아닙니다.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비난과 조롱거리와 안줏거리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의료인들이 국민의 건강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결과입니다.
의료인으로서 통탄할 일이며, 뼛속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의료계가 한마음으로 뜻을 합치고 상생의 방법을 찾아서 국민 건강을 위해 더욱 헌신하고 이바
지할 수 있기를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양의사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단, 한의사와 의사와의 혼동이 있을 만한 부분에는 명확한 구분을 위해 일부분 양의사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의료인들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 혼동을 줄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국민들을 위해 의사분들의 배려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