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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수락산 산행후기
일시: 2023, 09, 17
참석: 112명(25회 6명 + 재학생, 인솔교사 13명)
산행: 6 Km (4.5 시간)
물이 굴러 떨어지는 수락산
오래전 총동산악회에서 당일치기로 대구 비슬산을 아주 힘들게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고령화 되어 안전을 우선하는 최근의 총동산행 형태로 볼 때, 이번 달 비슬산 산행은 무리라 판단하고 집행부에서 가깝고 익숙한 서울 노원의 수락산으로 변경한 것은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북쪽 경계를 이루며 도봉산 맞은편에 있는 수락산(水落山·640m)은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도 의정부시, 남양주시 별내면에 걸쳐 있다. 거대한 화강암 암벽이 노출되어 있으나 능선 따라 멋진 기암들이 즐비하고 산세는 그다지 험하지 않다.
‘바위가 벽으로 둘러치고 있으니 물이 굴러 떨어져서 수락(水落)이요, 모래가 눈처럼 쌓였으니 골짜기의 물이 맑아 구슬물이다.’ 수락산 내원암 칠성각 신건기(新建記)에 써 있는 글이다. 수락산의 이름은 여기에서 기인한 것 같다.
수락산은 나무가 적고 화강암과 모래로 이루어진 바위산이라 비가 와도 그대로 굴러 떨어지고, 모래를 투과한 맑은 물은 금류, 은류, 옥류를 이룬다. 도처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과 금류, 은류, 옥류로 이어지는 폭포, 수락 8경의 다양한 볼거리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이 볼거리들 대부분이 서울을 등지고 있는 남양주시 별내면에 속해 있다.
수락산은 풍수지리 면에서 서울에 고개 돌린 형국이라 ‘반역의 산’이기도 하여 옛날부터 세상을 등진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었다. 조선초기 생육신 매월당 김시습이 수락산 동쪽에 폭천정사를 짓고 10여년을 살았고, 조선중기 서계 박세당이 만년을 북쪽 장암에 은거했다. 최근에는 독재에 고문당한 맑은 영혼의 소유자 천상병 시인이 서쪽 노원골에 거주하며 다수의 시집을 남겼다.
수락산 정상으로 이어진 주능선과 수많은 지능선에는 크고 작은 암릉 구간이 많아 산행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등산로 곳곳에 설치해 놓은 로프와 철난간을 붙잡고 비탈진 암벽과 기차바위를 올라가는 스릴과 재미는 수락산만이 가진 매력이다. 최근에 나무데크길도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서울에서는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과 7호선 장암역, 수락산역, 마들역을 기점으로 하는 많은 등산 코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정상에 가장 빨리 올라가려면 장암역에서 석림사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늘은 수락산역에서 노원골 능선을 타고 올라갔으나 도솔봉도 못가고 전망포인트까지만 올라갔다가 계곡길로 내려왔다.
수락산역 기점 등산코스
百歲無多時壯健 (백세무다시장건) 백세를 살아도 건강한 때는 짧고
一春能幾日晴明 (일춘능기일청명) 봄날인들 맑고 밝은 날은 몇 날 되지 않는다.
짧은 인생, 건강하고 즐겁게 삽시다! 개구리 크게 입 벌려 노래하듯 웃으며 ---
달팽이의 두 촉수가 서로 부딪히며 움츠렸다 다시 펴는 모습에서 우리의 인생사를 느꼈는지, 술 좋아하는 백거이(낙천)도 술을 마주하고는 부자가 되든 가난하게 되든 항상 크게 입을 벌려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라 했다.
전날 하루종일 비가와서 집안에서만 뒹굴다가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 간신히 간식 장만하고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하늘은 우중충해도 비는 오지 않았다. 2시간 가까이 걸려 수락산역에 도착을 하였다. 산 위에서 바라보던 서울은 좁기만 하던데, 그 산을 오르기 위해 한강을 건너는 서울길은 멀기만 하였다.
긴 여정 위로의 선물이랄까? 7호선 첨담대교를 건너면서 흐린 날 잠깐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 끝자락의 아파트단지 위로 우뚝 솟은 롯데월드타워는 환상적인 멋진 뷰를 보여주었다. 어디서 보아도 점차 좁아지는 경사를 지닌 한국의 전통 도자기와 붓 형상이 만들어내는 곡선은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
수락산역도 오래간만이다. 예전엔 장암역에서 올라갔다가 수락산역으로 내려오거나, 수락산 불암산간 둘레길을 걸으려 가며 오며 자주 왔었는데, 최근엔 전혀 오지를 못했으니 6년만인가?
수리산역 1번출구로 나가면 제3등산로(수락골, 김시습산길)로 깔딱고개 거쳐 정상에 오르게 되고, 3번출구로 나가면 제4등산로(노원골, 천상병산길)로 도솔봉 거쳐 정상에 오르게 된다. 오늘은 노원골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내리고 나니 같은 칸 끝문에서 내린 병애가 보였다. 함께 3번 출구로 향했다. 사진 찍으려 핸드폰을 꺼내면서 지갑이 떨어졌었나 보다. 고맙게도 바로 뒤따라 오던 한 후배가 주워서 넘겨주었다. 하마터면 회비도 못내고, 많은 카드, 면허증, 주민등록증 갱신에 한동안 생고생할 뻔 하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번 출구로 올라섰다. 왼편에는 찐 옥수수 파는 노점상이 보이고, 앞쪽에서 안내하는 35회 후배들이 손을 흔들며 반긴다. 곳곳에 동기들을 기다리는 후배들도 보였다.
롯데시네마 빵집 앞을 지내려는 순간, 병애가 36회 홍성표를 발견하고는 뛰어가서 얼싸 안는다. 아니, 어찌 저렇게 서로 반갑게 안을 수가 있나! 마치 이산가족 상봉인 것 같았다. 성표가 담근 막걸리 한 병을 챙겨들고 먼저 노원골 모임장소로 향했다.
수락산 디자인거리
롯데시네마를 지나 왼쪽으로 돌아서니 정비공업사 큰 샤터문에 그려진 웃고 있는 천상병 그림이 정겹다.
인도에 세워진 ‘수락문’ 이라는 커다란 조형물도 반겼다. 수락문은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알리는 상징문으로 입체적 구성을 통해 자연으로 열린 문, 사선의 기울기로 수락산 오름과 동적에너지를 표현하였다.
수락문부터 수락골 쉼터(만남의 광장)까지가 ‘노원 수락산 디자인거리’이다.
수락산 기슭이란 자연과 천상병 시인으로 상징하는 예술이 함께하는 복합적 성격의 특화거리이다. 천상병의 ‘귀천’이란 시가 곳곳에 걸려 있거나 새겨져 있고, 관련 조각상이 놓여 있고, 천상병공원도 있다.
수락문을 지나니, 골목 어귀에서 안내하는 35회 후배가 "하산 후 식당은 골목 저기에 있어요!" 알려주었다.
우중충하던 하늘에 햇살이 빛났다. 눈이 부셔 병애는 재빨리 우산을 펴서 들었다.
백로도 지나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것이 가을 기운이 서렸어도 한낮은 아직 더운 기운이 남아있다. 요즘 보기 힘든 제비마저 벌써 강남으로 돌아갔고, 이제 천고마비 계절의 시작인가? 추분도, 추석도 코앞이다.
노원골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천상병 시인으로 상징하는 예술이 함께 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천상병 조각상, 가로등 기둥마다 돌장식 천상병, 김시습의 시들이 있고, 갖가지 조각들이 세워져 있다.
또한, 길 좌우로 고기집, 횟집, 식당, 카페, 등산복 가게, 등이 즐비하게 있어 모두가 여유롭게 즐기고 먹고 쇼핑할 수 있는 거리이다. 예전에 25회 일요산악회가 하산하여 몇 번 찾아갔던 풍천장어집은 상호만 바뀌고 아직 살아 남아있다.
디자인 거리를 걸어 시인 천상병공원과 수락 행복 발전소를 지나면 수락산 쉼터 시계탑이 우뚝 서 있다.
입구에는 임진왜란 때 왜군과 싸웠던 기념비 노원평전투대첩비가 있다. 흔히 수락산 먹자골목 끝 만남의 광장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벤치와 넓은 공터가 있어 적은 일행을 기다리기에는 딱! 좋다. 내려 올 때 보니 야외 노래방이 들어서 노래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우리 같은 대규모 산악회가 모이기에는 작아서 더 위에 있는 유아숲 체험원 공간으로 올라가야 했다.
모임장소인 유아숲 체험원은 화강암 징검다리 건너 안쪽에 있다.
평소에는 바닥에 살짝 깔리며 흘렀는데 어제 하루종일 비가 내린 후라 그런지 계곡에는 물이 많이 흐르고, 징검다리에도 물기가 남아 있어 매우 미끄러웠다. 징검다리 앞에서 "미끄럼 조심하세요!"라고 산악회장이 직접 안내를 하였다.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임장소는 징검다리 건너 50여미터 위 숲속 공간이다. 일찍 나온 수많은 선후배들로 번잡했다. 데크 위에서 회비를 받으며 떡과 물을 나누어 주었다.
현수막 오른쪽 데크 위에 있는 젊은 지도교사와 앳된 재학생 후배들을 바라보며 동기들을 기다렸다.
재학생 후배들은 올봄 인왕산에 이어 두 번째로 총동산행에 참석을 하였다. 그 시절로 되돌아 갈 수는 없으니, 같이 산행을 하며 청춘의 기운을 왕창 받고 싶었다. 아쉽게도 산행 길이 달라 같이 산행은 못했다.
25회 일승 대장은 선약으로 참석 못하였지만 뜻밖에도 장용이가 신청도 안하고 참석하였다.
'항상 가까운 사람이 늦는다!' 속설에 예외는 없는 건가? 가장 가까이 수락산 밑에 사는 갑숙이가 제일 늦게 도착을 하였다.
10시 10분, 동문들 다 모이자 총동산악회장의 인사와 함께 49회 후배가 체육대회 홍보차 참석하였고, 재학생 후배들과 인솔교사가 산행을 같이 하기 위해 참석을 하였다고 소개를 하였다. 총동산악회에서 현재는 48회가 막내인데, 50회를 넘어 가는 후배들도 많이 참석을 하였으면 좋겠다.
단체사진을 찍고, 구호를 외친 후 각 코스별로 수락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인자가 고관절 수술하고는 힘이 딸려 C코스라 헤어지기 전에 인증사진 찍고, 인자는 바로 위 무장애 데크길로, 우리는 징검다리 다시 건너 수락산으로 올라갔다.
물 불어난 계곡의 물소리는 노래 소리인양 시원하였다. 길 좌우측에 서울 둘레길 코스 안내판, 데크도 있는데, 정비된 계곡길을 따라 쭉 직진하였다.
오랫동안 못 와본 사이에 계곡을 생태적으로 잘 복원하며 산책로를 만들었고, 애견놀이터, 쉼터, 화장실, 에어건, 쓰레기 분리수거함 등 많은 편의시설들이 새롭게 들어섰다.
길 오른쪽으로 '천상병 산길' 팻말이 보였다.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아름다웠다'라고 말했을 천상병 시인이 살았던 수락산 자락 노원골의 아름다운 산길, 그를 추억하여 '천상병 산길'이라고 이름 지었다. 몇 걸음 더 오르면 천상병 시인의 시가 전시되어 있고, 정자와 벤치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어린아이의 영혼을 가지고 살았던 시인이니,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 라고 웃으면서도 거침없이 말할 수 있으리라.
그러면서 은근히 예쁜 아내 자랑질이다.
정자를 지나 나무다리를 건너면 '물소리 쉼터'이다. 천상병 시인의 시가 적힌 수많은 판들이 세워져 있다.
물소리 쉼터는 데크가 넓게 깔려있고, 벤치가 곳곳에 있어 아이들 데리고 와서 돗자리 깔고 물놀이 하며 쉬기에 딱 좋은 곳이다.
가까이서 보니 참 맑고, 시원하다. 요란법석 시원한 물소리에 놀라 여름도 저 멀리 도방을 갔다.
우리도 막무가내로 수락산정으로 향하는 인열인가?
천상병 시인은 산자락에 살면서 등산객 행렬을 많이도 보았다. 함께 오르지를 못하니 무척이나 부럽긴 했나 보다.
오늘은 일요일, 산행하기 딱 좋은 기후에 줄 지어 푸른 나무 밑으로 하늘의 구름과 질서있게 가고 또 간다.
물소리 쉼터를 지나자 계곡길과 능선길 갈림길이다.
산악회장이 갈림길에서 능선길로 유도하였다. 어차피 정상에는 가지 못할 것을 알기에 편하게 오르라는 집행부의 배려인가?
능선길은 귀임봉을 거쳐서 계속 능선을 따라 가기 때문에 수락산에서 가장 편하긴 하지만 길어서 시간은 많이 걸린다. 능선길로 오르다가 많은 선후배들이 한참 더 멀고 시간도 더 걸린다는 것을 알고는 샛길로 빠져서는 계곡길로 올라갔다.
32회 후배들과 25회는 초지일관 능선길 쪽으로 올라갔다.
배드민턴장을 지나자마자 막걸리 땡기는 시간이 되었는지 배드민턴장 위 공터 끝자락 화단 옆에 정자가 보였다. 정자에 들러 과일 안주에 막걸리 한 잔씩 마시고, 한참을 쉬었다가, 24회 선배들에게 자리를 인계하고 다시 산행에 나섰다.
먼저 정자를 나와 곧바로 난 길을 혼자 천천히 올라갔다. 습도가 높아 땀으로 온 몸이 젖었다.
한참을 올라간 후에 밑에서 "그 길이 아니야!" 장용이 내려오라는 소리에 땀 흘리며 올라온 것이 아까워 못들은 척 계속 올라갔다.
어차피 능선에서 만나게 되니까. 알고보니 귀임봉 능선길 아래 이름없는 작은 계곡을 오르내리며 넘어 가는 길이었다.
나중에 정자를 나온 동기들과 32회 후배들도 귀임봉 정상길이 아니라 정자 옆 계곡을 건너 왼쪽 계곡길로 올라갔는데 결국 작은 계곡 능선의 바위 쉼터에서 만났다. 내가 걸었던 길이 위에서는 작은 능선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락산에는 샛길도 참 많다.
한참을 쉬고, 다시 길을 나서 처마처럼 튀어 나온 바위 밑을 지나 올라서니, 귀임봉을 200미터 지나 온 지점의 능선길이다.
평지 같은 능선길은 편했다. 하지만 좌우의 울창한 나무들로 탁 트인 시야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바람 한 점 마저 없었다.
완만한 오르내리막 능선길 따라 당고개역 갈림길, 학림사 갈림길도 지나고, 노원골 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32회 후배들도 내려갈까? 잠시 망설였다. 나도 힘이 들어 바로 계곡으로 내려 갔으면 했는데 ---
"조금만 올라가면 양옆으로 시야가 트여! 거기에서 간식 먹고 내려가지!"
수락산 아래 동네에 사는 갑숙이의 꼬임에 모두가 줄지어 소나무 뿌리가 들어난 경사진 나무 계단을 올라갔다.
수락산도 식후경, 주후경
나무가지 사이로 고압선과 철탑, 수락산 정상, 도솔봉이 보이는 기상관측소 못미쳐 위치한 길 안쪽 숲속 작은 언덕배기에 올랐다.
자리를 깔고, 싸온 빵과 샌드위치 간식부터 먹었다. 그리고는 두부 김치, 파김치 안주에 막걸리, 포도주, 양주 술들을 마셨다.
이곳이 영원암에서 올라오는 길 가운데인줄도 몰랐다. 비켜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연신 "미안합니다!"는 인사를 해야했다.
일단 배가 부르니, 갑숙이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경관조망점까지만 갔다 오자고 순자를 꼬셨다. 순자는 맨발로 따라 나섰다.
한참을 쉬고 간식을 먹었더니 나도 몸이 회복이 되어, 오랜만에 온 수락산 산행에 욕심이 나서 함께 나섰다.
올라갔다 오는 사이, 남은 사람들이 자리를 털고 내려갈까봐 배낭을 가지고 갔다. 쓸데 없는짓이었다!
수락산에서는 처음보는 기상관측소를 지났다. 자동측정 장비인 것 같다. 언제 세웠지?
걷기 좋은 숲속 흙길, 사실은 모래알 길이다. 그 능선 흙길을 걷는 순자와 갑숙의 모습은 마치 경건하게 순례하는 수도사 같다.
곧이어 고압선 철탑이 나오고 학림사 갈림길이 나왔다.
왼편으로 시야가 조금 트이면서 소나무 나무가지 사이로 도봉산이 조그맣게 들어와서 당겨 보았다. 하늘이 온통 쟂빛이라 그 모습이 선명하지는 않다. 마주 보고 있는 도봉산과 수락산, 두 산은 서울 북쪽 경계를 지키는 산들이다.
짧은 나무계단을 오르니, 불암산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소나무 전망대가 나왔다. 수락산은 위로 갈수록 바위와 소나무들이 많아진다. 흙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암릉지대도 많다.
어느새 장용이와 32회 옥희가 뒤따라 와 합류를 하였다. 바위길을 오르고 조금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수락산 경관조망점이다.
수락산 경관조망점
나무가 많이 자라서 가지들에 가려 수락산 정상, 도솔봉 조망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수려한 수락산 정상에서 도솔봉에 이르는 능선은 전부 암릉이라 갖가지 모양의 바위들이 자리잡고 있다.
배낭바위, 철모바위, 코끼리바위, 하강바위, 치마바위 ----
갑숙이가 진짜 보려고 했던 좌우로 시야가 트인 능선 조망점은 가파른 암릉지대 능선을 한참 더 올라가야만 한다.
아쉽지만 인증사진을 찍고 여기서 되돌아 내려갔다.
되돌아 내려가는 길에 도솔봉을 오르고 내려오는 43회 후배들을 만났다.
영원암 내려가는 언덕배기 간식장소에 돌아오니 아직까지도 술 마시고 있었다.
32회 후배들, 어디서 났는지 마지막 포도주 한 병을 따서 한 잔씩 매우 품위 있게 나누어 마시고 있다.
25회는 계곡에서 발담그고 쉬었다 가려고 순자 자리도 못 챙기고 서둘러 내려갔다.
맨발의 여사 순자는 한동안 계속 맨발로 내려가다가 '상처나면 파상풍 걸린다'는 장용이의 위협에 마지못해 노원골 갈림길 직전의
바위길에서 양말과 등산화를 신고 내려갔다.
바위밑샘부터 시작하는 작은 계곡의 작은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다 보니 어느덧 커다란 계곡의 큰 물소리로 변했다.
"그래, 산행 후엔 이맛이야! "
네쌍둥이 정자아래 계곡에서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시원한 물에 세수를 하고, 발 담그고 한참을 쉬었다.
한참 뒤에 자리를 정리하고 내려 오던 후배들이 서둘러 지나가는 게 보였다. 마신 술에 아무래도 화장실이 급했나 보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노원골로 내려오다 보니, 32회 남동 후배들이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노원골 입구로 내려와 디자인 거리를 걸어서 정확히 2시 30분에 평창 메밀막국수집에 도착을 하였다.
우리가 열심히 수락산 산행하고 내려오는 동안, 인자는 C코스 무장애 데크길을 일찍 다 걷고, 우리랑 식사를 하려고 무려 두 시간 넘게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기다렸다. 착한 의리의 여자, 오인자!
처음 먹어보는 시래기 명태조림, 시래기가 맛있다. 역시, 35회 집행부는 맛집의 달인이야! 아니, 이젠 맛집 도사이다.
갈증이 심했나? 냉수부터 한 잔, 맥주는 연거퍼 세 잔을 들이켰고, 냉 메밀막국수도 반사발이나 덜어서 단숨에 먹었다.
7호선 전철타고 중화에서 장용이 내릴 때까지 꾸벅꾸벅 졸았다. 그 후에, 정신 차려 집에는 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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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배님의 글솜씨는 항상 입가에
미소를 잔잔히 머금게 합니다.
매월 총동 산행 후, 선배님의 산행 후기가, 설레이며 기다려 집니다.
도봉역(1호선)에서 노원역(7호선)까지 1시간을 걸으며 여러가지 생각에 복잡한 머리를, 선배님의 답사 후기로 깔끔하게 날리며, 비오는 이 아침을 맞습니다.
오늘도 생각과 말과 행위를 평화로 이끌어 달라고 기도하면서
주묵 씨의 세심한 ,,
산행 후기 !! 오늘도 열심히 잘 ~~~~읽었습니다 ^^ ~~~~
저는 비록 25회동기들과 산행은 함께 하진 못하고 ,,,
저의 체력에 맞게 C 코스로
다녀 왔지만ㆍ ~~~ ㆍ 선후배님 들과 더불어 기분전환 은 정말 잘 하면서 ~ ~~~^^~~
~~~ 즐거운~ 수락산 산행 도 잘 끝마치고 ~~~~
행복한 마음을 가득 안고서 집으로 잘 귀가 하였습니다 ^^ ^^ ㆍ
주묵씨 !!! ~~~오늘도
산행후기 쓰시느라 정말 ~~ 수고 많으셨습니다 ㆍ👍ㆍ👍ㆍ👍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