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아지의 이빨처럼 고르고 용의 배처럼 불룩하였도다

[하해 남영희]

  피 흐르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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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화(興花)가 함락되고 지군(知軍) 진문룡(陳文龍)이 체포되었는데, 그 배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것은 모두 절개와 의리의 문장이다. 상대하여 핍박할 수 있겠는가!" 끝내 굴복하지 않고, 칼을 찬 채 항주(杭州)로 압송되어 단식하고 사망하였다. 조카 찬(璨)이 군사를 일으켜 흥화에 되돌아가 원나라와 싸웠는데, 이기지 못하였다. 사도(嗄都)가 찬을 포획하여, 수레로 찢어 죽이고, 그 백성들을 도륙하니 피가 흘러 소리를 내었다.
  절개와 의리가 내 배를 기름지게 하였고, 문장이 내 배를 부르게 하였지. 일찍이 경륜을 시행하게 하였으니, 온 세상이 모두 심복 하였더라. 한 치 상소문의 회답을 받지 못하였으니, 하늘을 우러러 배를 가르려 하였네. 죽고 죽어 무슨 원한이 있으리오, 망아지의 이빨처럼 고르고 용의 배처럼 불룩하였도다.
  - <피 흐르는 소리> 전문


  # 저의 조부님께서 유학자이시며, 향촌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남기신 문집을 2021년 국역 편찬했는데 (위 한 수 포함) 곳곳에 나라와 백성을 염려하는 성정이 느껴집니다. 
  (추봉 남승우 (1892.5.23~1964.2.25) 선생은 직제학공파이시며, 본관은 의령(宜寧)이며 초명은 형우(亨祐)이고, 자(字)는 경진(敬眞)이며 호(號)가 추봉(秋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