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쪽지에 써가며 어렵게 어렵게 구한 중국기차표. 난닝에서 오늘 계림으로 넘어간다.
보기만 해도 내가 대견스럽고 흐뭇~~
오빠가 그렇게 좋냔다.
그럼~~좋지^^
가방을 털레털레 들고 역으로 향하는데 엄마와 아이쯤으로 보이는 사람들 무리가 눈에 띈다.
아이가 무엇을 잘 못 했는지 아이를 혼내는 엄마의 목소리엔 속상함이 가득 묻어 있고
아이의 표정은 시무룩 하기만 하다...
난닝역에 도착해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는 제운이 오빠를 달래기 위해 중국식 죽을 아침으로
먹기 위해 역전의 식당으로 왔다.
입구부터 화~악 퍼지는 중국식당 특유의 냄새~~
그래도 값은 싸니 다행이지...
소고기가 들어간 쌀죽이 4위엔.
제운이 오빠가 한입먹어보라고 하도 성화를 해서 한입 먹어보니
살짝 묻어나는 고기 누린내에 다시 입이 가지질 않는다.
하지만 제운이 오빠는 맛있게 한그릇 다 비웠다.
"먹을만 하네~~"
제운이 오빠의 죽 감상평.
난닝역의 대합실.
헉.....아침부터 중국은 사람 많은 나라라는 것을 팍팍 실감나게 해준다.
여기저기 가래뱉는 사람. 아이 우는 소리 옥수수나 소세지 사라고 소리지르는 소리에 정신이 없을 정도지만
그래도 중국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나서 활기차다.
우리가 타고갈 "푹신한의자(란쭈워)"기차.
우리나라의 새마을호처럼 앞 뒤간격도 널찍하고 그나마 딱딱한 의자 열차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이 타지 않아 기차가 출발한 뒤에 자리를 옮겨 더 널찍하게
갈 수 있었다.
처음에 우리 앞 자리에 앉았던 중국아주머니와 영국인 할아버지.
두 분이 부부이신 것 같은데 아주머니가 나이드신 아저씨를 얼마나 살뜰히 보살피는지
보기가 참 좋았다.
지금 들고 있는 바나나도 아저씨를 드리기 위해 까 놓은것.
기차가 출발을 하고 자리를 옮겨4좌석중 우리 둘만 앉을 수 있게 되었고...
곧바로 이어지는 셀카놀이~
둘다 얼굴은 초췌~~해가지고서는 좋~~댄다.
몇 시간을 꾸준히 달려 기차는 벌써 계림에 다 와가고 있음을 바깥의 풍경들이 먼저 말을 해 준다.
계림 역. 계림은 중국말로 구이린.
이 곳은 외국인들에게 뿐만 아니라 중국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관광지여서 인지
우리말고는 거의 외국인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일단 숙소를 잡기전에 다음번으로 갈 지역인 광저우 까지의 기차표를 예매 해 놓기 위해 매표소로
향한다.
헉............계림엔 난닝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표를 사려고 줄을 서 있다.
몇 일 뒤의 표를 예매해서인지 생각보다는 쉽게 예매를 했다.
방식은 어제와 같이 종이에 한자로 적어서 아저씨 보여주기.
아저씨가 쪽지를 쭉쭉 읽어보시더니 알아서 표를 끊어주신다.ㅎㅎ
표는 생각보다 쉽게 잘 예매했는데 이번엔 숙소가 말썽이다.
가이드북도 없이 낯선 동네에 떨어졌으니 가장 고생하는 부분은 당연히 숙소!!
일단 지도는 매점에서 샀으니 대충 여기가 어딘지는 파악이 되는데 어디서
묵어야 할지는 도통 감이 잡히질 않고..
얼마정도가 이곳에서 싸게 묵는건지, 또 어디 주변에 그런 숙소들이 많은건지...................
일단은 여기저기 발로 뛰어보는 수 밖에 없다.
제운이 오빠는 중국어가 안되니 내가 이리저리 알아보느라 먼저 뛰어다녀보고........
한참을 돌아다녀봐도 우리가 원하는 가격에 묵을 수 있는 곳이
나오질 않는다.
게다가 날씨는 또 왜그렇게도 뜨거운지, 거의 몸이 다 익어버릴정도.
셔츠고 가방이고 이미 땀 범벅이다.
그래도 한참을 뛰어다닌 결과가 있었으니 하룻밤에 70위엔.
에어컨도 되고, 내장공사를 마친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겉건물은 허술해도
객실은 깨끗하다.
숙소를 얻고나니 마음이 편안해 져서인지 배고픔이 몰려온다.
그래서 찾아온 이곳.
처음엔 외부가 깔끔하니 괜찮아서 비싼 곳이겠거니...했는데
알고보니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는 식당이라 가격이 꽤나 착한 편.
처음으로 나온것은 중국식 볶음면.
4위엔 되겠슴돠~~
우앙 싸다~~~~^^
두 번째로 시킨건 내장이 들어간 우육면.
이것도 4위엔^^
이 가게~~정말 마음에 들려고 하는걸~~ㅋㅋㅋ
점심을 먹고 나서는 계림 시내 투어에 나선다.
여기가 바로 계림투어의 핵심인 "이강"의 지류다.
수심이 앝은 쪽이어서인지 아이들이 나와 발을 담그고 물놀이가 한창이다.
이번에 뱀부뗏목 발견.
이 뗏목들이 크기도 다양하게 여러척이 이강위를 흘러 다니는데
이것들 덕분에 이강주변이 온통 뱀부타라고 끌어들이는 호객행위가 끊이질 않는다...
계림의 중심가로 들어가는 길목.
난닝은 관광보다는 공업지역이 발달된 곳이어서인지
건물들도 아기자기 한 맛보다는 일단 큼직큼직 하기만 했었는데
계림은 관광이 워낙 발달한곳이라 예쁜 건물들도 많고 쇼핑센터니 레스토랑이니
모두들 사람들의 눈길을 끎나큼 휘황 찬란하다.
코끼리 모양의 바위가 있는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상산공원"
앞에보이는 저 둥그런 산이 코끼리의 엉덩이쯤 되시겠다.
이왕이면 코끼리의 코를 찍어야지 왜 엉덩이냐고???
입장료가 있어서 그것도 우리의 하루치 생활비로 봤을땐 너무나 큰금액으로 매겨져 있는
입장료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ㅠ.ㅠ
배낭여행의 설움되시겠다.........
ㅠ.ㅠ
그래도 엉덩이부분이 토실토실해보여 톡톡 두들겨 주고프다^^
기념샷이 빠질 수 없지.ㅎㅎ
우리오빠도 빠지면 서운하단다.
^^
날씨가 너무너무너무~~~~더워 일단 조금 쉬어가기로 한다.
지도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 제운이 오빠.
뭐가 좀 보여~~??
산책로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는 상산 공원.
입장료만 좀 싸도 더 좋을텐데...
물을 한통을 들이켜도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다.
우리가 여태껏 가본 동네중에 덥기로는 씨엠립 다음인듯...
헥헥헥헥...지치네.........
파고다(??)공원. 종로에만 파고다가 있는것이 아니고 계림에도 파고다가 있다.^^
야간에 유람선을 타고 이 탑들 주변을 도는 관광코스가 있는 듯 한데,
이것때문에 또 여기주변엔 호객꾼들이 즐비하다.
우리좀 그냥 내버려두면 안되겠니?
석양이 져간다.
이번엔 별로 안똑같았다.
오빠...연습이 필요해. 연습이.
'
유유히 흘러가는 이강의 뒤편으로 계림의 산수가 병풍처럼 드리워지고...
이 아름다운 이강에서 빨래를 하시는 중국 아주머니 발견~~~
아주머니~~~그러시면 안되는데~~~
하고 말은 못하겠고... 그냥 안타까운 마음뿐.
계림은 관광으로 유면한 도시여서인지, 워킹투어를 할수 있는 인도가 너무나 깨끗하고
널찍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계림의 수려한 산수아래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주민들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니 제운이 오빠도 수영이 많이 하고 싶은가보다.
수영은 이렇게 하는거란다.~~
관광객들은 아니고 이동네 주민들인것 같다.
이쪽은 아까보다 수심도 많이 깊은것 같은데 모두들 수영엔 베테랑들 인가보다.
내친김에 다리건너편쪽에도 한번 가보기로 한다.
잘 정비된 길과 건물.
계림은 다른 관광지들과는 달리 거대한 자연속에 도심이 그대로 들어와 옹기종기 어울려 자리를
잡고있다.
도시와 어우러진 거대 자연이라고나 할까.
다리를 건너오니 동물원도 있고 동굴도 있다는 칠성공원이 나온다.
오늘은 이미 시간이 좀 늦어 들어가보기가 그렇고 해서 칠성공원은 내일 다시와서
입장해 보기로 했다.
물론 입장료가 있다.
1인당 35위엔씩.
얘네들은 왜이리 입장료가 비싼걸까.
둘이면 70위엔이다.ㅠ.ㅠ
홍콩과 영국에만 이층버스가 있는 줄 알았더니 계림에도 2층버스가 있다.
요금은 1.2위엔정도.
에어컨이 나오는 버스는 2위엔이 넘는다.
아까 건너갔던 다리를 다시 건너오니 해가 이미 다져가고...
다리에는 아까 낮에는 보지 못했던 휘황찬란 조명들이 더해져 너무나 아름답다.
강물에 반사되어 아롱지는 불빛들.........
강둑에선 낚시를 하시는 아저씨들의 너털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숙소 쪽으로 다시걸어오다가 무심코 가로등을 보니
아까 우리가 봤던 파고다가 보인다.
엥? 밤에는 이렇게 예쁘게 조명도 밝혀놓는 곳인가 보네?
그럼 안 가볼 수 없지
다시 발길을 돌려 그쪽으로 행한다.
다리는 이미 천근 만근이지만
마음은 초컬릿을 얻어먹기로 약속받은 유치원생이랑 똑같다.^^
공모양의 전구.~~
히얏~~~아까 그탑이 이 탑 맞어????????????
밤이 되니까 이렇게나 예쁜 옷으로 갈아입다니~~
두개가 각기 다른 색깔의 조명을 하고 있으니 더 아름다운것만 같다.,
한참을 그냥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다.
마치 그 예날 중국 황제의 딸이 된듯한 기분으로.......
하핫^^;;;;;
오빠도 기분이 좋은갑다.
이 공원 옆에 있는 이 사무실에서도 호수를 배타고 유람하며 야경을 볼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말도 안되게 비싼가격 인지라 우린 못했다.ㅠ.ㅠ
요~~기 유람선이 호수주변을 도는 그유람선.
낮에는 선착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더니 역시 저녁이 되니
줄이 많이 길어 졌다.
숙소로 돌아오던길 구이린 시내의 중심가에서 중국 자체 브랜드인 스포츠 브랜드샵 두개를 발견했다.
안 그래도 아까 낮부터 이 두 브랜드의 옷을 사람들이 많이 입고 있던데 그때는 이게
무슨 새로운 브랜드인가 했다.
직접 들어가서 옷도 만져보고가격도 물어봤더니
품질은 나이키나 리복등 다른 스포츠 브랜드에 비해 많이 뒤지지 않는데도
가격은 거의 반값 이하 이다.
경쟁력이 있구나.짜식들......
시내 한 복판의 구이린 백화점.
저녁이 되니 수공예품을 파는 야시장도 열린다.
우리는 딱히 살게 없어 그냥 한번 쓱 둘러보았지만
기념품이나 선물거리를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곳인것 같다.
숙소로 돌아오려고 길을 건너다가 사고가 나서 멈춰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사람이 많이 다친건지 오토바이와 자동차 모두 사람이 보이질 않고 현장도 그대로다.
에휴.....많이 다친건 아니어야 할텐데...
오늘 하루가 이강에 비친 네온사인의 물결과 함께 마무리된다.
내일은 본격적으로 계림을 둘러보는날.
오전에 좀 일찍일어나려면 이것 저것하지말고
일찍 자야지...
더운 날씨에 그나마 에어컨 마저 없는 방이었다면 어땠을까...
시원한 물로 새워하고 캔커피 한잔을 들이키니 세상이 다 내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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