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buruna.org%2Fcgi%2Fcard%2Fpic%2Fy12-big.jpg)
-§ 龐居士 語錄 §-
서 문
是[시]하면 그르친 것이요.
非[비]해도 亦不中[역부중] 인데 남의 糟糠[조강]을 번역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나
一法[일법]도 버릴 것이 없는 면으로 보면 塵塵刹刹[진진찰찰]이 無非及[무비급]일세
明明草草頭[명명초초두]가 明明祖師意[명명조사의]아닌가...
뜻이 얕고 短文[단문]인 사람에게 一日[일일]에 대중의 한 분이
부설거사 어록과 방거사어록을 변역 하여 달라는 청을 받고
마지못하여 바쁜 가운데 뜸뜸이 번역하여 방거사 어록 중에
中 .下권은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上권만을 펴내게 됨을 凉知[양지]하시옵고
혹 잘못된 점이 있으면 明眼納子[명안납자]의 힐책을 감수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수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만분지일이라도 佛 恩에 보답이 될까 하나이다.
― 불기2529년 10월 勤日 序 ―
1. 방거사 어록시송서
거사의 이름은 蘊[온]이요, 자는 道玄[도현]이니
襄陽[양양]사람으로서 아버지는 衡陽[현양] 에서 太守[태수]의 벼슬을 하였다.
잠시 성남에서 살 때 수행할 암자는 가택 서쪽에다 세우고
수년 뒤에 는 전 가족이 득도하니 지금의 悟空庵[오공암]이 이것이요,
후에 암자의 아래 에 있는 옛 집을 희사하니 지금의 能仁寺[능인사]가 이것이다.
唐[당]나라 貞元年[정원년]에 數萬[수만]마의 많은 보배를 배에 싣고 가서
洞庭湘右[동정상우]라는 江[강] 中流[중류]에 모두 버렸다.
그로부터 삶은 오직 한 장의 나뭇잎 같은 생애였다.
거사에게는 처와 일남일녀가 있었는데
대나무 그릇을 만들어 시중에 팔아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당나라 정원년에는 선종과 율종이 크게 성하고 조사의 가르침이 서로 융성하여
그 빛은 사방에 뻗쳤으며 생활 속에 다 들어가 있었다.
거사는 먼저 石頭[석두] 스님에게 參學[참학]하고 지난날의 경지를 몰록 밝게 하고
馬組[마조]스님을 알현한 후에는 本心[본심]에 계합하니
일마다 깊게 통하고 도 에 계합하지 않는 바가 없었다.
妙德[묘덕]과 변재가 대단하고 문자의 眞詮[진전]마저 갖추어 합치하고 있었으며
그 후 각처를 찾아다니면서 지극한 이치를 겨루었다.
元和[원화] 초년에 그는 襄陽[양양]에 살면서 암굴에 보금자리를 정했다.
그때 태수인 于公[우공]적은 두루 살펴 민요를 수집하고 있었는데
거사의 글을 읽고 더욱 흠모하는 생각이 더했다.
그래서 기회를 보아 몸소 나아가 알현하고 보니 옛친우와 같았다.
그리하여 정분이 깊이 계합하고 또한 왕래가 끊어지지 않았다.
거사가 入滅[입멸]하려 할 때 딸 靈照[영조]에게 말하기를
"모든 것이 幻化[환화]며 無實[무실]이니 네가 하기에 따라 인연한 바이니
잠깐 나가서 해의 높이를 보고 한낮이 되거든 알려다오."
영조는 문밖에 나아가 급히 말하되
"벌써 한낮인 데다 日蝕[일식]입니다.
잠깐 나와서 보십시오."
거사가
하고 말하니 영조가
라고 말했다.
거사가 일어나 창가에 갔다.
그러자 영조가 아버지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던 자리에 올라가 가부좌하고
곧 열반에 들었다.
거사는 돌아서서 그것을 보자 웃으며
하고는 나무를 주워서 다비를 하였다.
칠일이 지나서 우공이 문안을 왔다.
거사는 우공의 무릎에 손을 얹고 잠시 돌아보며 말하기를
"다만 원컨대 있는 바 모두 공하니 삼가 없는 바 모두가 있다고 말라.
잘 계시오 세상살이는 다 메아리와 그림자 같은 것이니.."
하고 말을 마치자 이상한 향기가 방에 가득하고
몸은 단정히 앉아 思索[사색]한 것 같았다.
그러자 우공은 빨리 붙들려 했으나 이미 열반에 들었었다.
바람은 大澤[대택]에 거칠게 불어 대는데 하늘에 피리 소리는 고요히 들려
달은 희미하게 창가에 비치는데 얼굴의 화색은 변하지 않았다.
시체를 태워 강이나 호수에 버리라는 유언에 따라
陳儀事[진의사]를 갖추어 如法[여법]이 茶毘[다비]에 붙이게 되었다.
한편 곧 使人[사인]을 보내어 처자에게 알리니 妻[처]는 소식을 듣고 가로되
"이 어리석은 딸과 無知[무지]한 늙은이가
알리지도 않고 가버렸으니 이 어찌 가히 참겠는가."
하고 아들에게 알리려 가니 화전을 일구고 있는 것을 보고 가로되
"龐公[방공]과 더불어 靈照[영조]가 가 버렸다."
고 말하니 아들은 호미를 놓고
하고 조금 있다가 선 채로 열반에 드니 母 는 말하되
"어리석은 아들아 어리석음이 어찌 이다지도 한결 같은고"
하고 또한 화장하니 사람들은 모두 기이하다고 생각했다.
얼마 후에 그 妻[처]는 마을의 집집을 두루 돌면서 작별을 告[고]하고 자취를 감추었으니
그로부터 어디로 갔는지 아는 자가 없었다.
巨士[거사]는 늘 말하되
"아들이 있지만 결혼하지 않고 딸이 있어도 시집가지 않았으며
온 집안이 단란하여 無生話[무생화]를 했다."
2. 石頭和尙[석두화상]과 대화
巨士[거사]가 처음 石頭和尙[석두화상]을 參禮[참례]하고 묻되
"萬法[만법]과 더불어 벗하지 않는 者[자]는 누구입니까?"
석두는 손으로 거사의 입을 막으니 거사는 활연히 깨달았다.
석두가 하루는 거사에게 묻되
"그대는 老僧[노승]을 만나본 以來[이래]로 日用事[일용사]가 어떠한고?"
말하되
"만약 누가 日用事를 묻는다면
바로 입을 열 곳이 없습니다."
석두가 말하되
"그대가 그러함을 알았을진대 바야흐로 묻노라"
하니 거사가 게송을 지어 바치기를
"日用事는 고루 갖추었는데 朱[주]니 紫[자]니 어느 누가 이름을
붙었는고, 靑山[청산]에는 點埃[점애]가 끊어졌으니
물긷고 나무를 운반하는 것 이대로 입니다."
석두가
하고 말하되
"그대는 緇[치]로 할 것인가 素[소]로 할 것인가?"
하니 거사가 말하기를
"원컨대 사모한 바로 쫓고 染하고 剃하지 않겠습니다."
하였다.
3. 馬祖[마조]대사와 대화
居士[거사]는 그 후에 江南[강남]에서 馬祖[마조]를 참견하고 질문하기를
"萬法[만법]과 더불어 벗하지 않는 者는 누구입니까?"
마조가 云[운]하되
"네가 한입에 西江水[서강수]를 다 마시면
곧 너에게 말해 주리라."
거사는 言下[언하]에 玄妙[현묘]한 道理[도리]와 요긴한 이치를 몰록 깨닫고
이에 頌[송]을 증정하니 心空及第句[심공급제구]가 있었다.
이로부터 제방에서 가히 막을 자가 없었다.
거사가 하루는 마조에게 묻기를
"물과 같이 힘줄과 뼈가 없으나
능히 만섬들이 배를 뜨게 하니 이 도리는 어떠합니까?"
마조가 云하되
"여기에는 물도 없고 또한 배도 없는데
무슨 힘줄과 뼈를 말하는고"
하다.
4. 藥山和尙[약산화상]과 대화
居士[거사]가 藥山[약산]에게 이르자 藥山이 물어 가로되
"一乘法中[일승법중]에 도리어 자箇事[개사]가 著得[저득] 하는가?"
居士가 말하되
"오늘 먹을 것을 구할 뿐 자箇事가 著得 인지 알지 않습니다."
藥山이 말하되
"居士는 石頭[석두]를 보고 그렇게 얻었는가?"
居士가 云하되
"하나를 잡고 하나를 놓으면 이 좋은 손이 아닙니다."
藥山이 말하되
"老僧[노승]은 住持[주지]라서 일이 많도다."
거사가 문득 珍重[진중]하니 藥山이 말하되
"하나를 잡고 하나를 놓으면 老僧은 옳도다."
居士가 말하되
"좋은 一乘問宗[일승문종]이 금일에 失却[실각]해 가는 구나."
藥山이 말하되
하다.
5.高峰和尙[고봉화상]과 對話[대화]
거사가 禪院[선원]에 들어오자 高峰이 云하되
"이 속인이 빈번히 선원에 들어와서 무엇을 찾는고?"
居士가 이에 兩邊[양변]을 돌아보며 말하되
高峰이 문득 喝[갈]을 하니 거사가 말하되
高峰이 云하되
거사가 말하되
高峰이 머리를 돌려 말하되
거사가 말하되
"草賊[초적]은 大敗[대패]했다 草賊은 大敗했다."
高峰이 말이 없다.
하루는 高峰이 거사와 같이 걸어갈 적에
居士가 일보 앞에 나아가서 말하기를
"나는 和尙[화상]보다 一步[일보] 능가했다."
하니 高峰이 말하되
"앞서고 뒤서는 것이 없는데 老翁[노옹]이 먼저 있기를 다투는 구나."
하다.
居士가 말하되
"苦中苦[고중고]도 이 一句[일구]에 미치지 못하리라."
하다.
高峰이 云하되
居士가 云하되
"老翁[노옹]이 만약 달게 여기지 아니하면 高峰은 무엇을 堪作[감작]하리요."
高峰이 云하되
"만약 棒[봉]이 손에 있다면 쳐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게 하겠도다."
居士가 한 번 치면서 말하기를
高峰이 비로소 棒을 잡으니 居士가 빼앗으며 云하되
하니 高峰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居士는 손바닥을 치면서
하다.
居士가 하루는 高峰에게 묻기를
"여기에서 峯頂[봉정]까지는 몇 리나 됩니까?"
高峰이 云하되
居士가 云하되
"가히 두렵고 험준해서 問著[문저]할 수 없도다."
高峰이 云하되
거사가 말하되
高峰이 云하되
거사가 말하되
高峰이 云하되
"이에 7이라 하면 곧 8이라 할 터이니까."
거사가 말하기를
高峰이 云하되
거사가 이에 돌 하다.
居士가 云하되
高峰이 云하되
"이러할 때에 龐公[방공]의 주인翁[옹]을
나에게 돌려보내라."
居士가 云하되
高峰이 云하되
"잘 꾸짖은 물음이로되
물음이 사람을 밝게 하지는 못하도다."
居士가 云하되
하다.
그 밖의 현묘한 말과 道[도]를 읊은 詩頌[시송]이
세간에 전해져 있으나 자못 많이 흐트러져서
이번에 우선 듣고, 알고 있는 것만을 하나로 묶어 편집하여
길이 장래를 보아 후학에게 격려하는데 쓰여지고자 한다.
세상에서 말하기를 居士[거사]는 유마의 後身[후신]이라 하니
아마 그대로 일 것이다.
- 虛堂 合掌 -
|
첫댓글 다만 원컨대 있는 바 모두 공하니 삼가 없는 바 모두가 있다고 말라. =========== 세상살이는 다 메아리와 그림자 같은 것이니.." ===()====
모두가 가슴을 크게 때리며 울리는 주옥 같은 글귀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