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Sky
By Youngseop Ko
Translated by Changsoo Ko
A cicada perched on an oak tree
Rubbed its whole body, wringing out its song.
Then it dropped the last remaining skin
After its emergence
a sleeve of silken dress woven without entangling
a single strand
A book of poetry fashioned by the simmering summer sky
I still have plenty of skin left,
My nose always getting caught in each strand of the melody
All summer long the cicada on the tree
Ceaselessly embroidered stitch after stitch,
and produced a superb song like a heavenly seamless dress
That transcends all flaws,
That doesn’t get caught in the net of heat
Like the west wind that goads the late summer.
여름 하늘
고 영 섭
굴참나무 위에 앉은 매미 한 마리가
온몸을 비벼대며 노래를 짜낸 뒤
우화羽化하고 남긴 허물 하나를 떨어뜨렸다
한 올도 얽히지 않고 짜낸 비단 옷자락
뜨거운 여름 하늘이 빚어낸 한 권의 시집
난 아직도 허물이 많아서
늘 가락의 올올마다 코가 걸리기만 하는데
여름 내내 매미는 나무 위에서
쉬지 않고 한 뜸 한 뜸 수를 놓았다.
늦여름을 재촉하는 하늬바람처럼
더위의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허물이 허물되지 않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절창을.
Immortality
By Youngseop Ko
Translated by Changsoo Ko
In the hottest of hot places
There are things that don't burn.
True life often lies in devoting one's soul
To all manner of flames.
Priest Uisang showed to his mentor, Priest Jiom,
the ten-volume Buddhist commentary he'd written,
which Jiom told him to summarize
Upon seeing the four-volume abridgement,
The teacher finally threw it into fire.
The Diamond language did not melt
Even in the furnace.
The 210-letter paper sarira, the Bopsongge,
survived the flames.
The paper beads, the paper sarira beads,
Thought not made of a durable paper,
Overcame a thousand years.
There are sarira beads
Even in a piece of paper that vanishes in the flames.
I want to pick the sarira beads of poetry there.
불멸不滅
고 영 섭
가장 뜨거운 곳에서도
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삶이란
갖은 불길 앞에서도 두려워 하지 않고
온몸을 던지는 것이다
의상義湘이 스승 지엄智儼에게 건넨
열 권짜리 『대승장』,
더욱 압축할 것을 명받고 만든
네 권의 『입의숭현장』
스승은 이것을 불속에 던졌다
금강金剛의 언어는 용광로에서도 녹지 않았다
불길 속에서도 타지 않고 남은
이백열 자의 종이 사리舍利 「법성게」法性偈
감지柑紙가 아니어도 즈믄 세월 이겨낸
종이의 구슬, 종이의 정골頂骨 사리
불꽃에 스러지는 종이에도
사리가 있다, 그 속에서
시詩의 사리를 줍고 싶다.
Washing Feet
By Youngseop Ko
Translated by Changsoo Ko
My athlete’s feet
When they meet water
Instantly become a saint’s bare feet.
When a disciple, in homage to his teacher,
Washes his feet in real earnest.
He plucks out the mind’s agonies and
Yields the mind’s joy.
Thousands of miles traveled on feet
To pluck out the mind’s agonies and
To yield the mind’s joys.
My bare feet patterned with hardened skin
For 45 years.
My children attending primary schools
Learn the art in school and
Wash my bare feet in the basin.
My anguishes that fell into the water
Did not exist alone to begin with;
Water and feet meet to constitute a feet-washing.
In like manner you and I meet to constitute us.
I first realized this fact last summer
In a stream of the Guchon ravine in Mount Bukhan.
Washing my feet is none other than washing my whole body;
The water that washes and the feet that are washed
Go to make up one world;
When my son washes my feet,
It’s the cosmic hand that washes me.
These ecstatic facts
I finally realized, with all my body and soul.
탁족濯足
고 영 섭
무좀으로 뒤덮인 내 발도 물을 만나면
어느새 성자의 맨발이 된다
제자가 스승을 존경하는 뜻으로
정성스럽게 씻어주는 세족洗足
마음의 고통을 뽑아 내고
마음의 기쁨을 주기 위해 유행遊行했던 수 만리 길
굳은 살로 아로새긴 마흔 다섯 해의 맨발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학교에서 배워와
대야 속에서 씻어준 내 맨발
물 속에 떨어진 내 번뇌들도
본디 홀로 존재했던 것이 아니듯
물과 발이 만나 탁족이 이루어지듯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지난 여름 북한산 구천 계곡 물 속에서 나는 알았다
발을 씻는 것이 곧 내 온몸을 씻는 것이라는 사실을
씻어주는 물과 씻겨지는 발이 만나
비로소 한 세계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아들이 내 발을 씻어줄 때 나는
우주의 손이 나를 씻어준다는 황홀한 사실을
마침내 알았다 온몸으로 알았다.
いざりの 佛花
作詩 高榮燮
日譯 高貞愛
天地四方に無許可のバラックを建てた彼は
名も無い大工だった
秋 春 夏,季節にかまわず 道具箱を腋に携え
三千大千世界をあてもなくさまよう
切り立つ崖の上に庵を建て
屋根の上に積った土にも わらぶきの家を建てた
宿る所が家であり
止まる所が寺だった
數箇月前から療舍の末席に あぐらをかいてうずくまり
ふと便り一つを得たのか
黃いろいアンテナを空に浮かべ
畿つか花の種を投げ飛ばし 千里の道を發つ彼は
自前に登記した家一軒無くても
地面で心ゆくままに生きて來た
今日は一軒 タンポポが建てた家を見た.
앉은뱅이 부처꽃
고 영 섭
천지 사방에다 무허가 판자집을 지은 그는
이름없는 목수였다
갈 봄 여름 없이
연장통을 옆에 끼고
삼천대천세계를 정처없이 떠돌았다
깎아지른 벼랑 위에 암자를 지었고
지붕 위로 날려온 흙 위에도 초가를 지었다
눕는 곳이 집이었고
멈추는 곳이 절이었다
몇 달 전부터 요사채 말석에
가부좌를 틀고 웅크리고 앉아
문득 한 소식을 얻었는지
노오란 안테나를 하늘로 띄우며
꽃씨 몇 개 날리며 천리길을 떠나는 그는
제 앞으로 등기한 집 한 채 없이도
바닥에서 자유롭게 살았다
오늘은 민들레꽃이 세운 집 한 채를 보았다.
愛の熱病
作詩 高榮燮
日譯 高貞愛
何氣なく 擦ってしまったマッチに
燃え上がる炎,
消すことも 焦がすこともできず
ぼうぼうと燃え盛る 乾いた焚き火の中で
おれは 冷凍倉庫を夢見ているが
それは
眞夏の猛暑の中でようやく
口いっぱいに 氷菓子をふくんで
刹那 火炎地獄を忘れようとするだけ
言葉は足りないけれど
言葉で近づくしかない愛の深い井戶,
しかし
汲んでも汲んでも
綱だけしか上がってこない
汲みつくせぬ言葉のつるべ
だが 愛よ
君は薪の焰
すべてが 燃え盡きても
灰の中に殘る
熱い火種だ.
사랑의 열병
고 영 섭
멋모르고 그어버린 성냥개비로
점화된 불꽃,
끌 수도 태울 수도 없이
활활 타오르는 마른 장작불더미 속에서
나는 얼음창고를 꿈꾸지만
그것은
한여름 폭염 속에서 겨우
입안 가득 팥빙수를 담고
한 찰라 화탕지옥火湯地獄을 잊어보자는 것일 뿐
말이 모자라지만
말로 다가가야 할
사랑의 깊은 샘,
길어도 길어도 밧줄만이 올라오는
언어의 빈 두레박
그러나 사랑아
너는 장작 무더기
다 태우고도 잿불을 남기는
그런 뜨거운 불씨다.
첫댓글 역시 영어는 어려워..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