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30대 후반은 '질풍노도의 시대'였다. 37세 생일 직전 그는 염원의 주식공개(점두시장등록)를 성사시킨다. 이것이 신호탄이었다. 그후 2년여동안 디지털 관련 우량기업을 무더기로 사들이며 파죽지세의 확장을 거듭했다. '손정의 제국'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95년 4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컴덱스사. 손정의와 컴덱스측 셸던 아델슨 회장이 단둘이 마주앉아 지분매각 교섭을 벌이고 있었다. 인사말이 오간뒤 손정의는 느닷없이 '단발승부'를 제안했다. "당신이 받고 싶은 가격을 딱 한번만 말하시오. 타당한 가격이면 흥정없이 지불하겠소.하지만 무리하게 부른다면 그것으로 협상은 끝이오."
기가 꺾인듯 아델슨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아델슨의 입이 열렸다. "8억달러 내시오." 자리에서 일어난 손정의가 손을 내밀었다. "오케이.협상은 성립됐습니다." 세계최대 컴퓨터 전시업체 컴덱스의 주인이 바뀌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손정의를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등장시킨 대형 인수극의 서막이었다.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손정의가 컴덱스 매수를 위해 검토한 시뮬레이션 자료는 2만쪽 분량에 달했다. 철저한 사전 검토 끝에 8억5000만달러까지 지불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려두고 있었다. 일단 수용가능한 가격이라면 더 깎으려 흥정하지 않는다. 몇푼 아끼는 것보다 꼭 먹어야 할 사냥감을 확실하게 낚아채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세계최대 컴퓨터 출판사 지프데이비스 퍼블리케이션 매수 때는 '적장'의 집에 쳐들어 갔다. 지프사 대주주인 테드 퍼스트맨 회장의 뉴욕 맨션을 찾아가 역시 '단발승부'로 결판지었다. 퍼스트맨 회장은 21억달러를 불렀고, 손정의는 군말없이 받아들였다. 일대일 협상과 단발승부는 큰 기업사냥 때마다 등장했다. 사냥감을 점찍으면 바로 핵심을 파고들어 단숨에 승부를 끝내곤 했다.
기업매입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됐다. 94년말부터 2년간 쓰인 금액만 무려 5000억엔에 달했다. 자금조달을 위해 손정의는 M&A(기업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법을 즐겨썼다. 우선 우량기업을 인수해 소프트뱅크의 주가(시장가치)를 띄운다. 상승한 주가를 바탕으로 유리한 조건에 사채를 발행, 자금을 대량 조달하는 방법이다. 조달한 자금으로는 더 큰 우량기업을 사들인다. 이런 식으로 확대재생산을 거듭하며 덩치를 기하급수적으로 불려간다. 이른바 '눈덩이 전략'이다. 자칫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지만 그는 제반 상황을 절묘하게 컨트롤해 가며 완벽한 '고공비행'을 해냈다. 때맞춰 인터넷 주식붐이 불어주는 행운까지 겹쳤다.
일부에선 그가 미국 기업사냥에서 "바가지썼다"고 빈정댄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의 최강자들과 나란히 설 수 있었던 것은 '비싼 쇼핑' 덕분이었다. 이 무렵부터 그는 빌 게이츠,미디어왕 루퍼트 머독 등과 '셔츠 차림으로 수시로 만나 퍼스트 네임을 부르는' 친분을 쌓게 된다. 그리고 디지털 세계를 움직이는 '비즈니스 이너써클(핵심그룹)'의 정회원으로 확고한 위치를 굳힌다.
강자와의 교제법을 보면 그의 현실노선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강자 신봉의 미학을 갖고 있다. "강한 것에는 거스르지 않는다"는 게 지론이다. 야후 매입때 빌 게이츠나 스콧 맥널리(선 마이크시스템즈),짐 클라크(넷스케이프) 등에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 의견을 물었다는 일화도 있다. 실력자들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매입에 나섰다고 한다.
야후 매입은 빌 게이츠가 감탄할만큼 손정의의 감각이 돋보였다. 손정의가 야후에 손을 댄 것은 야후가 설립된지 만 1년 되던 때였다. 적자 투성이의 영세기업 야후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본 그는 100여억엔을 투자,지분 35%를 사들였다. 다들 비웃었으나 상장 첫날 야후 주가는 투자액의 3배를 기록했다. 지금은 인터넷 세계의 확고부동한 입구이다.
야후를 수중에 넣는 것으로 손정의의 '6대 인프라 장악' 구상은 대략 완성을 보았다. ①유통 ②네트워크 ③테크놀로지 ④전시회 ⑤인터넷 ⑥미디어 인프라 분야에 각각 세계 최강의 계열사를 포진할 수 있게 된다. 그 2년여동안 매입한 기업은 100여개에 달했다. 이 시기 손정의는 "마치 마약을 먹은듯 열정에 들떠 있었다"고 친우인 사와다 HIS사장은 전한다. 95년말 손정의는 빌 게이츠로부터 한 권의 책을 선물받는다. '미래를 말한다'라는 게이츠의 저서였다. 표지 뒷장엔 "마사(손정의의 애칭), 너도 나 못지않은 승부꾼이구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비즈니스 승부사를 자처하는 게이츠가 보낼 수 있는 최상의 찬사인 셈이었다. |
첫댓글 큰 일을 하는 사람은 뭔가 다르군요 잘 보고 갑니다^*^
역쉬 지는 은제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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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고 봐야되는거여... 남재는.. 뇨자는 대담해봐야 별볼일 없구 구박만 받고요....ㅎㅎㅎㅎ
멋진 승부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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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박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3.gif)
치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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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