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법 어떤 것이 있나
약물·정신치료 주종 … 역할 바꿔보는 ‘대인관계 치료’도 등장
정신과 전문의들은 종종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누구든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성인의 10~20% 가량이 ‘경험’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그런데도 전문의들은 제때 치료 받으면 우울증은 쉽게 치유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울증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의학적으로는 우울증을 ‘슬프거나 울적한 느낌이 기분상의 문제를 넘어서 신체와 생각의 여러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쳐 개인이나 사회생활에 영향을 주는 상태’로 규정한다. 전문의들은 보통 이런 증상으로 인해 가정 및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기간이 2주 가량 지속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으라고 권고한다.
정신과 외래에서는 일단 우울증이 의심되는 환자와의 면담과 병리학적 임상검사를 병행한다. 우울증상의 원인이 알코올이나 약물, 신체적 질병 등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 이후 심리검사를 거쳐 우울증으로 판정되면 치료에 들어간다.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는 입원치료를 시행한다. 그러나 청소년의 경우 입원치료 때 받는 정신적 충격이 성인보다 강해 병원에선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우울증의 보편적 치료법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없애는 약물(주로 항우울제) 치료와 정신 및 집단 인지치료. 특별히 우울증에 잘 걸리면서도 재발이 잦은 환자도 있는데 여기엔 유전적 요인이 개입해 있다. 우울증의 약물반응에 필요한 시기는 최소 2~3주. 이후에도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기까지는 2~3개월이 더 필요하다. 또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곧바로 약을 끊으면 재발하기 쉬우므로 증상이 사라진 후에 최소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엔 이런 기존 치료법 외에 좀더 환자의 개인 특성에 맞춘 치료법도 선보이는데, 지난 6월 문을 연 신촌 세브란스병원 우울증클리닉의 경우, 우울증을 유발한 대인관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가 자기 자신과 자신이 적대감을 느끼는 사람의 역할을 번갈아 재연해 보는 ‘대인관계 정신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할지, ‘우울한 기분’과 ‘병적인 우울증’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환자 스스로 판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최선의 방책은 우울증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우울증 예방 및 극복을 위한 행동 지침’
① 자신만의 독특한 우울증 색깔과 그 우울증의 신호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② 우울증 신호가 나타나면 ‘왜’를 생각하기 전에 우선 움직인다. ③ 설사 우울증에 걸렸더라도 우울증은 일시적인 것이며 치료된다는 확신을 갖는다. ④ 평상시 언제라도 최소한의 대화소통을 할 수 있게 아는 사람을 만들어 놓는다. ⑤ 정상인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이 우울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기회를 갖는다. ⑥ 나이와 계절 또는 시기에 따라 융통성 있게 계획을 변경한다. ⑦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한다. ⑧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만들어 놓는다. 가능하면 혼자할 수 있는 것과 전천후로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해 놓는다. ⑨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는 사람과 자신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놓는다. ⑩ 위의 방법으로도 이기기 힘든 경우 전문의 찾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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