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부쩍 관심을 갖게되는것중 하나가 '약초'다.
빙빙잡아돌려 말하기 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그건 아마도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반증일것이다.
몸에 좋은것을 떠올린다면 누군가는 보신탕이나 장어탕 등 고단백음식을 그려보며
한여름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고단백음식도 좋지만
은은하면서 쌉싸래하고 단백고 몸에좋은 약선음식은 어떨까?
오늘은 약초의 본향이라 말하는 충북제천시에 있는
'또랑길'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2리 313번지 T043-651-2121)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제천맛집으로 불리우는 곳이 몇 곳이 있는데 약선음식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대보명가'(제천시 신월동 201 T 043-643-3050)에서 약초밥이나 약초쟁반을 먹어볼까 생각했지만
마침 서울 수유리 4.19탑 근처에 '대보명가'분점을 냈다하여 다음기회에 서울에서 대보명가를 만나보기로
하고 일정을 미뤘고 또 한곳은 '광수네 약초밥상'이라는 곳인데
약초농사를 지은 농부가 직접 음식을 내놓는 곳으로
췌장암에 걸려 약 3개월의 시한부인생을 선고받은 이가 약초를 이용한 음식으로
몸을 다스려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별문제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주인공이 직접 운영하는
광수네 약초밥상도 가고싶었지만 이 역시 일정상 다음기회로 미루기로했다.
파란하늘과 신록이 어우러진 세상이 아름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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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길을 찾아가는 이유중 하나가 또랑길 근처에 풍광좋은 계곡위에 자리한 '탁사정'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서이고 또 하나는 1801년 발생한 백서사건으로 천주교 박해의 현장이었던
'배론성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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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명가는 제천시내에 위치하지만 또랑길은 제천시 외곽에 있어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다가 요즘들어 알음알음 입소문이 퍼져 유명세를 타고있는 곳이다.
찾아가는 길은 탁사정이나 배론성지 방면으로 향하다
배론성지로 들어가는 농로길에 진입하여 약 100m를 달리다 보면
시냇물이 흐르는 도랑길 근처에 황토빛의 또랑길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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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졸흐르는 시냇물소리를 들으며 다리 하나를 건너니
밭 한가운데 자리한 또랑길이 나를 반긴다.
또랑길이란 이름 하나가 잊혀져갔던 추억 하나를 떠올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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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농가터에 또랑길이 들어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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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들어서니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은 가공하거나 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무모양을 살려 기둥으로 이용한것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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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니 목가적인 풍경이 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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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길의이 추천하는 음식은 곤드래밥과 산채정식이다.
이밖에 더덕구이와 불고기정식이 있는데
모든메뉴마다 돌솥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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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천하주유
생쑈에다 온갖주접 더하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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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길주인장이 인근산에서 채취한 약초를 이용해 담근술,
요거 무지 욕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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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하나하나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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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라빠라 빠라빠라~~드뎌 산채정식이 나왔다.
산채(산속깊은곳에 있는 집)에서 산채(팔딱팔딱 숨쉬는 싱싱함)로 들어오는 산채정식= 유치찬란한 말장난
곤드래,참취,방풍나물,고사리 등16가지 반찬에 조기구이와 돌솥밥이 나오는 산채정식은
각 음식을 놓을 때 정해진 자리를 고수한다.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때문이다.
조기구이,수육,애호박부침 등 반찬마다
정해진 자리가 있어서 가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주인장의 철학이 밥상위에 깃들어져 있다.
물론 나는 이런 주인장의 철학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몆가지 반찬을 주인몰래 슬며시
내가 먹기좋은 위치로 옮겨서 먹었다
당당하게 no no 눈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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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사용되는 음식재료는 기본적으로 재천에서 나는 것들을 사용하지만
쌀이나 대추 등 몆가지는 주인장이 엄선한 곳에서 올라온다 했다.
(어디드라? 기억이 가물가물...거시기라고 했는디... 저그 어디냐...완죤 패스)
그냥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자체가 밥이자 반찬이다.
은행,대추,밤 등을 넣은 영양돌솥밥은 주문과 동시에 밥을 짓기때문에
기다리는 여유가 있어야 하며 그 여유를 즐길줄 알아야한다.
충청도 특유의 느림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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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래나물은 사근사근 씹히는 맛과 향이 매력적이고
중풍을 예방한다는 방풍나물의 쌉싸래한 맛은 식욕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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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요리는 부드러우면서 결대로 찢어지며 넘어가는 식감이
마치 맛있는 고기를 먹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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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좋은 음식은 입보다 눈이 먼저 알아차린다.
자연채광으로 햇살이 가득한곳에서 여과없이 반찬의 색깔과 땟깔만 봐도
음식을 만드는 이의 마음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또랑길의 음식은 입보다 눈이 먼저 즐거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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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담백한 맛이도는 반찬들은
또랑길앞 밭에서 갓 캐온 나물로 만들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고소한 향취가 입안에 오래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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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와 당기 등 약초를 넣고 우려낸 물에 삶은 돼지고기 수육은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이 내 입맛에 아주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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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구워낸 두부를 먹는 개미가 솔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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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더덕? 하여간 둘중에 하나, 설마 100년묵은 산삼은 아니겠지.
식물성이면서도 마치 황태포를 양념해놓은 맛+ 사포닌성분의 쌉싸름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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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잘 구워진 조기구이.
음식만드는 기본은 생선을 잘 굽는 것이다.
너무 타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르지도 않게
어떻게? 잘~~~
구워야 하는데 예술적으로 구어냈다.
마치 한폭의 어탁을 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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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백미는 돌솥 누룽지에 물을부어 숭늉으로로 먹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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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니가 마을회관에서 인생80에 처음으로 화투판에서 싹쓸이라는 것을
딱 한 번 해봤다는데
바로 이런 기분?
완죤 대따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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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다 먹고나니 향기로운 커피를 한잔 내놓는다.
보통은 음식을 먹고 난 후 계산대옆에 놓인 자판기에서 일회용컵에 담겨나오는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창밖 풍경을 보면서 이쁜 커피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니 흄흄흄 넘 조아여
찻잔 받침까지 놔주는 세심함에 별 다섯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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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길에서 약 100m떨어진 곳에 위치한 사또가든은
충청북도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두부요리로 금상을 수상한 전력을 가진곳이다.
사또가 아니라 일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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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길에서 맛있게 밥을먹고 청풍호를 둘러보러 가는 길에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청풍떡갈비집이 눈에 들어오나
이상하게 땡기지가 않는다.
넘 잘 먹었나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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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맛집 또랑길에서 - 천하주유 -
첫댓글 대보명가는 제천에도 있고....우이동에도 있는데...맛깔스럽고 정갈한게 참 맛있어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그래서 제천 대보명가를 가지않고 남겨두었답니다 어제 향우회에서 얼굴보니 넘반가웠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