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람과 겉사람이 하나일지어다. - 소크라테스 부모를 일찍 잃은 아이들은 다 컸어도 보기에 안쓰럽다. 화가는 누님의 다섯 아이들(2남 3녀)이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어도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조카들은 아버지를 먼저 여의고 다음으로 어머니마저 일찍 보냈다. 막내 조카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었다. 큰 조카가 올해 회갑을 맞았다. 둘째 딸을 일찍 결혼시켜 올해 손녀를 보았는데 첫째 딸이 내년 1월에 결혼식을 한단다. 조카는 화가에게 전화로 결혼 소식을 알리며 날짜를 일요일로 잡아서 참 죄송스럽다고 했다. 어제 목욕을 마치고 큰 조카를 만나기로 했다. 조카에게 맡길 세탁물을 이불가방에 잔뜩 넣어서 가져갔다. 조카가 누이동생과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한 세탁물은 동네 세탁소에 부탁을 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조카 몫이다. 시골생활을 하다 보면 세탁소에 맡길 옷들이 많지 않다. 여름과 가을 옷을 모두 모았더니 그나마 맡길만했다. 조카에게 세탁물을 건네주니 세탁한 옷이라며 여름 양복 윗도리와 드레스 셔츠 하나를 준다. 세탁비는 한꺼번에 청구하겠단다. 전통시장 2층에 있는 어탕 집을 만남 장소로 정했더랬다. 조카의 누이동생이 미리 와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어탕 집이 유명세를 치르는 집이어서 미리 자리를 잡지 않으면 추운 겨울에도 바깥에서 줄을 서야 한다. 이른 점심시간인데도 자리가 다 찼다. 화가가 조카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사돈될 분은 어떤지 물었더니 개인사업을 하다가 모두 접고 사량도에 땅을 구입하여 일주일에 두어 번 다니며 농사로 소일거리를 삼고 있단다. 예비사위는 치과기공사인데 막내아들이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누나가 둘이나 있지만 모두들 전문직을 가지고 있단다. 여 조카가 오빠와 외삼촌이 나누는 얘기를 듣고 있다가 신랑이 연하남이에요~라고 한다. 신부보다 네 살이나 어리단다. 작가가 웃으면서 '와아~ 능력 있다.'라고 감탄했다. 누나를 아내로 맞는 이도 능력이 있고 나이가 네 살이나 어린 남편을 맞이하는 이도 능력이 있다. 첫째 딸은 둘째 딸이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옆 동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단다. 자매가 이웃되어 서로 돕고 살면 좋은 일이 아니냐고 덧붙인다. 화가와 함께 그렇지~ 그렇지~ 크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일찍 부모님을 잃고 나니 형제자매의 정이 더욱 도타워 오손도손 잘 사니 보기가 참 좋다. 여 조카의 머리칼을 보며 너도 흰머리가 나는구나~ 했더니 앞부분은 모두 하얗습니다~라고 답한다. 앞부분만 염색을 한단다. 머리 물들일 시기가 지난 모양이다. 작가의 머리 색깔이 마음에 든단다. 머리 염색은 번거로운 일이다. 큰 조카가 퍼머를 했다. 어울린다고 했더니 여 조카가 '오빠가 퍼머를 하고 왔을 때 외삼촌이 들어오는 줄 알았어요~'라고 한다. 오빠가 외삼촌을 닮은 줄을 모르고 있었는데 퍼머를 하고 나니 꼭 닮았더라며 즐거워한다. 다 같이 웃었다. 친척이 아니라면 대등하게 대할 연배인데도 조카가 되니 언제나 어린아이 같다. 가끔씩 그 얘기를 해주면 자신들도 우리 부부 앞에서는 어린아이가 되기에 참 좋단다. 여 조카의 얘기이다. 큰 조카는 어른 대접을 좋아한다. 결혼 축의금을 봉투를 건네며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큰 조카가 오히려 더욱 미안하단다. 일요일을 피해보려고 했지만 예식장을 잡기가 어려웠단다. 모두들 일요일은 피해서 결혼 날짜를 잡더라고 했다. 화가가 조카들을 더 붙잡아 두려고 차를 한잔하잔다. 가까운 찻집으로 갔더니 무인카페로 변해 있었다. 손님은 없고 가게 안이 어둑하여 큰 조카가 전기 스위치를 찾아서 불을 켜고 작가가 키오스크 화면을 눌렀다. 화면의 여러 가지 메뉴 중에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고장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다. 각자 차 한 잔씩을 앞에 두고 앉았더니 손님 두 사람이 들어와서 키오스크 화면 앞에서 버벅거린다. 젊은 커플이어서 예사롭게 여기고 있는데 앞치마를 두른 건장한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기계가 고장이어서 가게 불을 꺼 놓았는데 손님이 들어왔다고 한다. 갑자기 미안해진다. 무인카페 이용은 우리 모두 처음이라 전기를 아끼려고 불을 꺼 두는 줄로만 알았다. 전깃불을 켰던 조카가 그렇게 설명을 하니 카페 주인장은 불을 켜 놓지 않는 무인카페는 없단다. 젊은 손님이 환불이 되느냐고 하니 그건 안된다며 기계의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반복하며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준다. 화가와 여 조카는 카페라테를 주문했더랬다. 두 사람 모두 아메리카노 맛이란다. 기계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크게 얘기들을 했지만 주인장은 못 들은 척~ 우리더러 가게를 나가실 때 전깃불을 꺼 달란다. 왼쪽 손에 반깁스를 하고 있는 주인장은 카페 앞에 있는 갈치 찌게 전문점으로 쏘옥~ 들어갔다. 건너편 유리창으로 주인장이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손님이 기계 앞에서 버벅거릴 때 재빨리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그는 자그마한 그룹의 회장인 모양이다. 깁스를 하고서도 일을 하고 있는 회장님의 모습이 안쓰럽다. 화가는 커피를 절반이나 남겼다. 조카들에게는 요즘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설명을 한 뒤에 날이 풀리면 우리 집에 놀러 오라고 초대를 했다. 손녀를 데리고 오라고 했더니 두 조카 모두 네~라고 답한다. 화가의 정기검진 일이다. 의사는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면서 6개월 뒤에 다시 보잔다. 이젠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말을 기대했는데~ 약간 실망스럽지만 잘 관리되고 있다니 그것이 어딘가~ 웃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교수님이 한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진료를 하고 있다. 부딪혀서 눈을 다쳤단다. 안대를 하고서도 일을 하고 있는 의사선생님 모습이 안쓰럽다. 달걀을 꺼내오기에도 늦은 시간인데 화가가 고속도로 휴게소로 차를 몰고 들어간다. 차량 내부 청소기를 무료로 서비스해 주는 곳에 들러야 한단다. 두 사람이 기계 하나씩을 붙잡고 후딱~ 청소를 마쳤다. 재래시장에 들렀다. 장날에만 파는 우리 콩 두부도 사고 난장에서 어린아이 장갑도 네 켤레나 샀다. 네 켤레 모두 같은 크기냐고 물었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그렇다고 했는데 한 켤레는 확연히 크다. 장갑을 파는 이는 이 장갑이 백화점에서는~ 이렇게 얘기했는데 다른 손님이 오는 바람에 뒷말은 듣지 못했다. 아쉽다. 차를 타려고 하니 화가가 작가의 손을 끌고 정차되어 있는 트럭으로 가서 운전석에 있는 이에게 인사를 시킨다. 머구 진액 한통을 선물해 준 분이란다. 조수석에 있는 여성에게도 깍듯이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다. 머구액기스라니~ 화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직도 뜨거운 머구 진액 팩을 별관의 유리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늘어선 비닐팩은 국군의 날 열병식을 하는 군인들 같이 줄을 섰다. 팩 두 개를 뜯어서 한 잔씩 마시잔다. 아직도 뜨거운 머구 진액을 마셨다. 장 청소에 그저 그만인데 많이 마시면 안 되고 꼭 한 잔씩만 마시라고 하더란다. 칠면조 한 마리와 수탉 두 마리를 잡아서 자루에 넣었다. 두 마리의 수탉은 꽁지가 나지 않아서 암탉들과 함께 있었더랬다. 꽁지도 없는 것들이 암탉들의 등허리 깃털을 자꾸 벗긴다. 확실히 수탉으로 표시가 나는 한 마리를 잡고 나서 나머지 한 마리를 긴가민가~ 보고 있으니 암탉을 덮친다. 현행범으로 손쉽게 잡았다. 닭을 잡아 주는 이에게 전화를 걸어서 출장 오기에는 마릿수가 적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괜찮단다. 이른 아침 날이 밝기 전에 자루를 가져가겠다고 하여 칠면조와 닭이 들어있는 자루를 주차장에 내어 놓기로 했다. 이제 자루를 내어놓아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
그냥 쉽게 종이라고 할게요(죄송요) 울 어머님 학교 운동에서 애들 전부를 보면 뉘집 물인지 대충은 알겠더라 했습니다 나는 분명 우리집 식구들하고 생김새도 틀리고 목소리도 다른거 같은데 남들은 같다고들 해요 그런거 보면 확실히 종자는 있는가 봅니다 그래서 씨도둑질은 못한다고 했던가요 ㅎ 애들 결혼 상대자들 부모님들은 뵙고 상대방 건강 상태는 체크하고 싶은데 그게 맘대로 되는 세상인가요 좋은글 잘 일고 갑니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네~
좋은 하루 되셔요.^^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네~
잘 보아 주시어
감사합니다. ^^
잘보았 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잘 읽습니다
날마다 올려주시어요
네~
잘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
그냥 쉽게 종이라고 할게요(죄송요) 울 어머님 학교 운동에서 애들 전부를 보면 뉘집 물인지 대충은 알겠더라 했습니다 나는 분명 우리집 식구들하고 생김새도 틀리고 목소리도 다른거 같은데 남들은 같다고들 해요 그런거 보면 확실히 종자는 있는가 봅니다 그래서 씨도둑질은 못한다고 했던가요 ㅎ
애들 결혼 상대자들 부모님들은 뵙고 상대방 건강 상태는 체크하고 싶은데 그게 맘대로 되는 세상인가요
좋은글 잘 일고 갑니다
네~
초등학교 운동회때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자기 아이를 찾아내지요. ㅎㅎㅎ
형제들은 서로 닮지 않았다고 해도
남들은 모두 닮았다고 하더군요.
결혼 전에
건강진단서를 받는 거 연속극에서 보았습니다.
요즘은 결혼한다고 하면 그냥.감사한 세상이 되었다네요.^^
아들은 나이들어 갈수록 아버지 닮고
딸은 어머니를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조카님의 결혼 축하드립니다~^^
일찍 부모를 잃은 조카들을 화가님두 본인들의 피붙이라 생각하셔서 걱정하시고 마음써시는 모습.
훌륭하십니다~
요즘의 카페나 키오스크 문화는 아직 익숙하지 못한게 현실이지요~
기계라서. 친근하지도 못하고.등등요~
네~
축하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빨리 변하는 문화에 적응하느라 바쁩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