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기다림/ 이채
내 당신 기다림에 얼음이 되었어도
내 가슴 벌써 분홍꽃이 피었어요
아침 햇살에 작은 가슴 열었더니
소복이 꽃망울이 맺혔는데
당신을 기다리는 내 뜰은
벌써부터 향기로운 봄꽃이에요
봄보다 마음 먼저 실려오는
2월의 기다림
눈꽃을 흩날리던 긴 겨울도
내 창을 햇살에게 내어주고
하얀 손을 흔들고 떠나가요
잘 가요, 하얀 아가씨
지난밤 아무도 없는 그 뜰에도
여전히 달빛 고운 그리움 내리고
하얗게 쏟아지는 별들의 미소에
간절한 마음 작은 소망 실었더니
이제 정말 봄이 오려나봐요
어서 와요, 예쁜 아가씨
2월의 마음/ 김인숙
서둘러 나온 새싹 하나
아직은 낯설고 차가운 눈꽃 속에
오들오들 잠이 들었네
지나가던 2월 멈칫 시선 머물러
햇살 끌어당겨 토닥토닥
시린 발등 덮어준다
이 따스한 느낌 눈꽃이 먼저 알고
눈물 주르륵 떨구는 날
그 사랑 빨리 전하고 싶어
햇볕이 부지런히 얼은 땅을 깨운다
2월/ 목필균
바람이 분다
나직하게 들리는
휘바람 소리
굳어진 관절을 일으킨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눈 비비는 소리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내게로 온다
실핏줄이 옮겨온
봄기운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햇살이 분주하다
2월의 노래/ 정연복
새해 첫날을 맞은 게
엊그제 일만 같은데
눈 깜빡할 새
한달이 지나갔다
어느새 추운 겨울
푹 익어 버렸으니
꽃 피는 봄날도
이제 그리 멀지 않으리
겨울과 새봄을 살며시
이어주는 징검다리
2월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기쁘게 살아가리.
오늘도 바람 불고/ 도종환
어제 불던 바람이 오늘도 붑니다
견딜 수 없이 씨리꽃 한 무더기 바람에
넘어집니다
어제 피었던 꽃들이 오늘 시들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습니까
고요한 뼈 하나로 있습니까
나는 아직 살아서 봄풀 사이에서
햇볕을 쪼이고 있습니다
빛나던 것들도 하나씩 재가 되어서 떨어집니다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많은 걸 알면서
오늘도 지향 없는 길을 많이 걸었습니다
나는 지금 당신의 어디쯤 와 있습니까
오늘도 바람 불고
싸리꽃 한 무더기 바람에 넘어집니다
2월의 시 /홍수희
아직은
겨울도 봄도 아니다
상실의 흔적만
가슴께에서 수시로 욱신거린다
잃어버린 사랑이여
아직도 아파야 할
그 무엇도 남아있다면
나로 하여 더 울게 하고
무너진 희망이여
아직도 버려야 할
그 무엇이 남아 있다면
나로 하여
쓴 잔을 비우게 하라
내 영혼에
봄빛이 짙어지는 날
그것은
모두 이 다음이다
매화/ 문희숙
꽃피는 봄이 오면 포근한
남풍 두 볼 보듬고
섬진강가 매화꽃이 피어나겠지
샘솟듯 설레는 마음은
어머니 계신 고향집으로
오늘밤에도 꿈에 날개를 편다
추억을 곱게 담아 둔
빛바랜 앨범 속에
머무는 단발머리 친구 숙이 보고 싶다
위를 보니 따스한 봄볕이
겨우내 움추린 몸 감싸주고
코끝엔 풀 향기 맴 돌아 나른다
기다리는 봄날/ 이병주
한걸음으로 달려가서
와락 안고픈 봄날
겨울이 길어서
내가 성급했나요
양지 바른곳 못 찾고
움츠리고 있을 봄날의 꿈
오늘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볼까요
개울물 졸졸졸 봄을 부르고
겨울 철새 끼룩끼룩
이별을 노래하는데
보내야 할 겨울날은
아직도 남아 있나요
나무에 동여맨 짚 섶
겨우내 궂은 생명 불러 모아
따스한 햇볕 드는 날 휠훨 태워가며
기다려 봅니다
봄날의 꿈
첫댓글 2월이 이렇게 따뜻하고 설레게하는지 몰랐네요 봄을 빨리 보고싶어 가장 짧은달 이네용~^^ 아주 편안한 밤 되시와요^^
동백꽃 ~~정원이 그립습니다
봄이 성큼 오긴 하려나봐요
오늘 날씨는 좀 흐리긴 하지만
그래도 춥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