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필요를 자신의 필요만큼 소중히 여기기 시작할 때, 비로소 사랑은 시작된다. - 앤 설리번 화가가 감기에 걸렸다. 농협마트에 들러서 생막걸리 네 병을 사고 생강까지 샀다. 감기약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커다란 병에 들어 있는 막걸리는 양이 많아서 세병만 냄비에 붓고 한 병은 남겨 두었다. 생탁은 유효기간이 1개월이니 감기약을 만들어 먹고 나서 다시 더 만들어 먹을 요량이다. 점심 식사로 어제 남겨둔 방어 회를 먹을 예정이었지만 생선전을 굽기로 했다. 감기는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니 음식을 날 것으로 먹지 않고 익혀 먹어야 한다. 마트에 쌀로 만든 부침가루를 팔고 있어서 한 봉지를 사 왔더랬다. 회를 뜨면서 매운탕 거리를 받아왔기에 얼큰하게 끓였다. 생선의 담백함 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냉동고의 조개를 꺼내와서 함께 넣었다. 화가가 매운탕이 맛나단다. 감기는 입맛이 살아 있으면 빨리 낫는다. 점심식사를 하고 쉬고 있던 화가가 감기약이 다 되었느냐고 물었다. 생탁을 끓여서 알코올 성분을 날려 보낸 뒤에 대추와 생강을 넣고 중불로 끓여서 절반쯤으로 졸여야 감기약이 완성 된다. 아직은 조금 더 양이 줄어들어야 할 것 같아서 한번 먹을 양만큼 머그컵에 담고 계핏가루를 넣었다. 약을 마신 화가가 저녁식사는 하지 않고 감기약만 한 번 더 먹겠단다. 그도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뭐든 잘 먹어야 감기가 낫는다며 먹기를 재촉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먹고 싶지 않을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닭장에 알을 꺼내고 사료를 보충해 주고 난 뒤에 그네 옆을 정리했다. 지난가을에 보랏빛으로 아름답게 꽃을 피웠던 야생국화가 군락으로 서 있던 그대로 말랐다. 봄까지 두어도 괜찮겠지만 깨끗이 치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전동가위로 하나씩 잘랐다. 낫질을 하면 금세 마무리가 될 터인데 가느다란 국화 줄기를 하나씩 자르며 낙엽까지 함께 치우려니 제법 시간이 걸린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갈 즈음에야 겨우 한쪽을 정리했다. 화가에게 그네 옆을 정리했다고 하니 '내가 할 것인데 뭐 하려 했소~'라고 한다. 나머지 한쪽은 화가에게 맡기면 될 것 같다. 인터넷 뉴스에 독일철학자 쇼펜하우어(1788-1860)의 책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가 한 말이 실렸다.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오늘은 단 한 번뿐이다' '우리의 모든 불행은 혼자 있을 수 없어서 생긴다' '돈은 인간의 추상적 행복이다. 따라서 더 이상 구체적으로 인간의 행복을 즐길 능력이 없는 자는 자신의 마음을 온통 돈에 쏟게 된다' 기사를 쓴 이는 부카(VUCA) 시대에 사람들이 철학과 심리학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어 한단다. 변동적(Volatility)이고 불확실(Uncertainty) 하고 복잡(Complexity)하고 모호한(Ambiguity) 시대여서 그렇단다. 기자의 글에 슬그머니 미소 짓는다.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 아니다. 삶이란 한 자루의 콩에서 매일매일 제일 좋은 콩을 골라 먹는 것이다. 제일 나쁜 콩만을 골라 먹는 이에게만 사는 것이 늘상 괴롭다. 콩자루 안에는 제일 좋은 콩도 제일 나쁜 콩도 언제나 들어 있다. 오늘은 단 한 번뿐이 아니고 언제나 오늘이다. 어제는 지나가 버렸고 내일은 나의 영역이 아니다. 오늘만이 내가 살고 있고 살수 있는 유일한 날이지만 천국으로 갈 때까지 계속되는 날이다. 밤톨을 까보면 세 개의 알밤이 들어있다. 오른쪽의 밤은 왼쪽 부분이 깎여있고 왼쪽의 밤은 오른쪽이 깎여 있다. 중간의 밤도 온전한 모습이 아니라 왼쪽과 오른쪽 밤에게 곁을 내어 주었다. 밤톨 하나에 밤 하나 들어 있는 상톨이만이 온전한 둥근 모양이다. 행복은 혼자 있어도, 여럿이 함께 있어도 상톨이 밤처럼 자신의 온전함을 지킬 수 있을 때 가질 수 있다. 돈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며 행복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충족해 주는 수단이다. 수단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도구로서의 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카(VUCA)는 10여 년 전의 신조어 부카 월드(VOCA World)에서 따 온 모양이다. 부카(VUCA)가 인터넷 어학사전에 나오지 않는 것을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스러진 것 같다. 이쁜 아이가 알콩이 달콩이의 생일파티 사진을 보내왔다. 어린이집에 한반에 있는 아이들이 커서 올해는 각각 두 개의 케이크를 보냈단다. 지난해까지는 알콩이달콩이가 같은 반을 했기에 케이크 하나만 보내도 되었는데 갑자기 네 배나 늘어났다. 이쁜 아이에게 '거금 쓰셨구나~'라고 답신을 보냈다. 사진을 보니 달콩이네 담임선생님이 더욱 섬세한 모양이다. 생일 축하 사진이 마치 사진관에서 찍은 듯~ 잘 찍었다. 알콩이는 돼지 두 마리가 올려진 케이크 앞에서 두 손으로 V 자 모양을 그려 양쪽 눈에 붙였다. 달콩이는 선생님의 요구에 따라서 V자를 한 것 같고 알콩이는 스스로 멋진 모습을 그렸을 것이다.
첫댓글 감기약이 새롭습니다
"오늘은 단 한번뿐이 아니고 언제나 오늘이다 "
맘에 와닿았습니다
알콩이 달콩이 사진도 올려주세요
네~
감기약이 효과가 좋습니다.
알콩이달콩이 사진은
올려드리기 어렵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라서
본인의 승낙을 받을 수가 없거든요. 하하하.
관심 감사합니다. ^^
저도 보건소에서 감기약 지어와 복용중입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
네~
감기는 바이러스라서 약이 없다고 하더군요.
몸의 온도를 올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랍니다.
생막걸리(유효기간 1개월 이내) 몇병 사서 냄비에 부어 뚜껑열고 끓인 후(알콜 증발)
대추 스무알 정도
생강 한뿌리 정도
썰어 넣고
중불에 1/2정도 양이 될때까지 끓입니다.
다 졸인 후에 계피를 밥숟가락 한숫갈 넣어 저으면 감기약이 완성됩니다.
하루에 세번 머그컵 한컵씩 드시구요.
잠자기 전에 한컵 더 드시고 주무시면 됩니다.
대추 생강 계피 모두 열을 올리는 식품이라 감기에 효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얼른 나으셔요.^^
어찌 그리 글을 잘쓰세요
지금이라도 소설한권은 당장 쓰셔도 베스트쎌러가 될것같아요
웃고 있습니다.
황제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하하하
우리네 삶이 소설이니 매일 소설을 쓰는 셈입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