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인천지역 추천여행지 06> 포천

[양성윤]

포천 명성산

명성산(鳴聲山ㆍ해발 922.6mㆍ경기 포천군과 강원 철원군의 경계)은 이름만 생각할 때 눈보다는 귀로 느끼게 된다. 산이름의 뜻이 ‘울보’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몇 가지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도중에 들른 곳이 이 산. 왕자가 목을 놓아 울자 산도 함께 울었다. 그래서 울음산이 됐다.

궁예의 이야기도 있다. 왕건에게 왕의 자리를 내주고 패주가 되어 도망치던 궁예도 이 곳에서 울었다고 한다. 패주골, 왕건의 군사가 쫓아 오는지 망을 보던 망무봉 등 인근의 지명이 전설을 뒷받침한다.

명성산은 정면에서 보면 기가 질린다. 몇 개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있는 형상이다. 암벽 등반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오르지 못하겠다 싶을 정도로 기세가 대단하다. 그러나 길은 있다.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 자인사 코스와 등룡폭포 코스이다. 자인사 코스는 바위산 사이로 난 거친 너덜지대(바위지대)를 거의 직선으로 오르는 길이고 등룡폭포 코스는 돌봉우리를 우회하는 평탄한 계곡길이다. 자인사 코스는 힘들다.

초행일 경우이거나 가벼운 산행을 할 때에는 등룡폭포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등룡폭포 코스는 아이들도 쉽게 오를 만큼 평탄하다. 그리고 풍광이 아름답다. 정상에 이를 때까지 계곡과 함께 한다.

굵직굵직한 바위를 맴돌아 계류가 흐른다. 그 물줄기위로 신록이 터널처럼 덮여 있다. 대부분이 단풍나무이다. 새싹부터 붉은 것이 있다. 가을이 오면 천지가 빨갛게 물든다.

약 2시간 정도 산보하듯 걸으면 숲이 엷어지면서 평탄한 분지가 눈에 들어온다.봄과 여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개하는 이 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완전히 억새의 차지이다. 요즘은 꽃대만 남은 마른 억새가 바람에 흩날리고 사이사이로 연두색 새 순이 돋는다.

명성산 정상에 오르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을 거쳐 왕복 4시간 정도 더 올라야 한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했다면 억새밭이 반환점이다. 삼각봉으로 향하는 길목의 암릉까지 약 20분 정도 더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이 좋다.

암릉을 고집하는 것은 발 아래 풍광을 보기 위해서다. 산정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단풍이 붉게 물든 봉우리 사이로 거울 같은 호수가 드러난다. 한화 리조트의 건물과 어울려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다리가 웬만큼 풀렸다면 하산 길은 자인사 코스를 택해 봄 직하다. 길은 거대한 두 개의 바위봉우리 사이로 나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부서진 돌이 쏟아져 내리는 돌길이다. 네 발로 기어야 할 만큼 가파르다. 게다가 놓여진 돌들이 불안정해서 잘못 밟으면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비록 하산 길이지만 땀이 쏙 빠진다. 약 1시간 30분. 자인사 건물 지붕이 눈에 보이면서 산행은 끝난다.

자인사는 호수와 명성산의 경계에 위치한 절. 원래 혜공 스님이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창건한 절로 1965년 이 곳으로 옮겼다. 절 마당에서 웃고 있는 큰 석불이 인상적이다. 경내에 맑은 샘물이 솟는데 맛이 좋다. 자인사 코스로 명성산에 오르는 이들은 이 샘물로 수통을 채운다. 하산의 목마름도 해결한다. 목을 축이고 다리를 쉬며 석불을 참배한다. 등산객의 얼굴에도 미소가 돈다.

호수… 계곡… 온천… 포천이 부른다

명성산 오르다 보면 8만평 산정호수 '파노라마'

수도권 북쪽의 최대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는 경기도의 백미 포천. 넓은 호수와 숲과 계곡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고장인 포천은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4계절 테마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특히 여름이면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물놀이와 등산, 온천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소문난 ‘맛의 고장’답게 풍성한 먹거리가 지천에 널려있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계곡과 호반이 있는 포천에서 도심의 피로를 씻어내 보자.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산정호수.

산정호수는 경기 포천군 영북면의 명성산 중턱에 수줍은 듯 자리잡고 있다. 수도권 근교에 흔치않는 8만여평의 넓은 인공호수로 그 자태가 가히 예사롭지 않다. 4계절 철따라 변화는 명성산과 산정호수의 조화로움에 색다른 운치를 만끽하게 해준다.

호수 하류로 천연 암벽을 타고 장엄하게 흘러 내리는 폭포는 장관으로 오가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빼았고 있다.

호수의 전경과 호반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피서철 1일 코스로 연인과 함께 호숫가를 거니는 낭만을 즐길 수 있어 더욱 각광받는 명소이다. 요즘은 밤새 수면을 덮었던 물안개가 벗겨지면서 호수의 비경이 드러나는 이른 아침의 풍경이 아름답다.

산정호수의 명성산(鳴聲山 해발 923m)은 1일 등산코스로 사랑 받는 산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정호수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고 아래쪽의 약사령으로 빠지는 등상로 부근의 드넓은 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가을 명성산은 억새밭으로도 유명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정호수는 끝 없이 펼쳐지는 갈대밭 풍경은 한 폭의 그림. 억새풀은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부터 11월까지가 절정이다.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비산폭포나 등선 폭포는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운천사 자인사 등의 사찰과 함께 맑고 시원한 계곡과 장쾌한 물줄기는 도심에 찌른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내고도 남는다.

명성산 근처에는 광덕계곡과 백운계곡이 있으며 광릉수목원과도 가깝다. 철원방향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한탄강 일대의 순담계곡 삼부연 폭포 고석정 직탕폭포 등 명소들도 많아 연계코스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포천 일대는 온천지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신북온천과 황토랜드, 일동 유황온천, 산정호수 한화콘도 온천장이 있으며 올 봄 문을 연 웨스턴밸리 온천장이 있다. 지난해 4월 개장한 신북온천(0357_535_6700)은 신북면의 중탄산나트륨천으로 지하 600m에서 솟아나는 온천수에는 칼륨 나트륨 철분 아연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조선시대 전통방식의 불한증막과 노천탕을 갗추고 있어 인기가 있다. 피부병 신경통 등에 효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일 장년층들이 몰려들고 있다.

교통정보

포천오는 길은 서울에서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의정부를 거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백운계곡 오는 길

●버스=서울 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사창리행 버스를 타고 가다 흥룡사 입구 하차.

●자가용=구리_포천 방향 47번 국도를 타고 포천군 이동면에서 4.4km가서 사창리로 들어가는 316번 지방도 이용.

◇깊이울계곡 오는 길

●버스=포천 시내에서 56번(전곡방면) 버스이용 심곡2리 하차

●자가용=서울에서 의정부_포천 방면 43번 국도이용, 포천읍 지나 창수 방면으로 좌회전(325번 지방도)도로변에 유원지 입구 간판 있음.

*출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