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박종권 이사장(66)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곳에 있는 보훈병원을 새로 짓거나 지역거점 종합병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것저것 검토하고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이사장이 가장 신경쓰는 일은 보훈병원의 ‘모(母)병원’이랄 수 있는 서울병원 신축사업이다. 국가유공자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자와 장기 요양환자가 늘면서 점점 수용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800병상인 병원의 규모 확대와 진료능력 향상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공단은 현재 2007년까지 서울에 2,000병상짜리 ‘보훈중앙병원’을 건립해 암, 심장, 혈관질환, 고엽제 검진 전문진료센터와 특수클리닉을 운영하는 3차 진료기관으로 거듭나게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시에 국내 유명 의과대학과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연봉제·진료성과급제를 통한 보수 인상, 고엽제 등 각종 신체검사 전담반 편성 등으로 우수 의료진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이사장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진료 중심인 보훈복지공단의 업무영역을 말 그대로 ‘복지’ 차원으로 높일 생각이다. “우리도 이제 보훈사업에 휴양이나 요양 개념을 적용해야 합니다. 국가유공자가 몸 아픈 곳을 치료받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후를 편안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해줘야 비로소 보훈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공단은 이를 위해 현재 2006년 12월 개장을 목표로 제주 한림읍 23만평의 부지에 각 100실을 가진 휴양 및 숙박시설과 18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경기 수원시에 주거·요양·재활 복지시설을 갖춘 ‘종합보훈복지타운’을 건립할 예정이다.
공군 예비역 소장으로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박이사장은 이 자리를 마지막 ‘조종석’으로 여기고 있다. “역사가 있는 곳에 국가가 있고, 국가가 있는 곳에 보훈이 있습니다”. 첫 비행에 나설 때의 설렘과 각오로 하루하루를 맞고 있다는 박이사장이 보훈복지사업에 특히 애착을 갖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