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긴 해도(그렇다고 많이 읽는 건 아니다..ㅡㅡ;;) 이런 류(類)의 책을 싫어한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을 말만 번지르르르르하게 해서 책 팔아먹으려는 말빨 글빨 짱쟁이들의 얍삽한 상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삶의 지침서가 되려는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라는 다짐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또 생기게 만든다. 그러나, 책을 덮고 돌아서면 그런 다짐들은 변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 황금색 귀염둥이(?)들처럼 온데 간데 없어진다. 물론, 그 책들의 내용대로 평생을 사는 사람들도 간혹 있긴 하지만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그래도 내가 이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정독하여 끝까지 읽은 이유는 단지,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책이라면 다른 여느 책들과는 확실히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경영학을 전공하는 나로서는 읽어봐야 할 약간의 의무감이 작용했으리라...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역시 나에게 새로운 다짐 -내용이 새롭다는 건 아니다-을 하게 만들었다.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이 다르구나... 나도 부자가 되려면 저런 삶을 살아야겠구나! 하고 말이다...
가난한 아빠 : 돈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을 구해야지. 그리고 난 너희들 키우느라 돈이 많이 들어 부자가 못된 거 알지. 항상 돈은 안전하게 사용하고 위험은 피해라.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부자 아빠 : 돈이 부족한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회사를 차려야지. 그리고 난 너희들 때문에 부자가 돼야한다는 것을 알지. 항상 투자할 때는 위험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라. 돈을 제대로 아는 것이 힘이거든.
부자 아빠가 가르치고 책 저자가 실천한 삶은 법에 어긋나지도 않고, 타인을 밟고 올라서려는 것도 아니다.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는 것>과 <마음먹은 것을 실천하라는 것>이다....이게 뭐냔 말인가... 결국 뻔한 얘기란 말이다......ㅡ,.ㅡ;;
그래도 명색이 베스트셀러인데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내용을 되씹어보면 그 <뭔가>가 있다. 바로, 중요한 것은 <'재산' 〓 '자산'이 아니라 '부채'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꽤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천만 원짜리 차를 천만 원의 돈을 지불하여 구입한다고 치자. 회계시간에 배운 대로라면 < (차)자동차 1000 / (대)현금 1000 >으로 자산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천만 원 가치의 자동차의 소유권을 가짐과 동시에 그 가치는 절반 가까이로 떨어지게 되고 유지비, 세금 등으로 부채가 더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자동차를 구입함으로써 생기는 정신적인 가치는 빼고 말이다. 결국 이 책에서 자동차를 사는 시기는 투자한 자산이 수입을 내어 전환점을 (회계용어로 손익분기점)을 통과하여 자동차만큼의 이익을 창출했을 때 사야 한다는 <뻔한 얘기로>빠지긴 하지만 말이다....ㅡㅡ;;;
몇 년 전부터 부동산 문제가 사회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동산 재벌이다. 어쩌면 이 책이 부동산 투자를 조장했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든다... 더 오르기 전에 강남의 아파트를 사려는 우리 어머니의 말에 적극 동조를 하는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이 책과 유사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아주 얇은 책이 있다. 친구가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할 때 같이 밤새준다면서 읽었던 책이다...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였다. 그 책을 읽고 누가 이 따위 책을 추천하고 사서 본단 말인가...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 책이다.
젠장할 자본주의...!! 라고 욕을 하고는 있지만 결국 <잘 나가는>자본주의의 노예되려는 내 자신을 보고.. 충실한 노예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영어공부를 할 것이다...
쩌업~
이런 글귀가 머리 속에 떠오른다...
<누구나 천국에 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구도 죽고 싶어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