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나는데 확 바꿀 수도 없고…."
삼성 라이온즈가 현재의 유니폼 디자인을 무려 12시즌 동안 바꾸지 않고 있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오래된 디자인이다.
유일하게 단추형 상의가 아니라 뒤집어써서 입고 벗어야 하는 박스형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추세로 봤을 때 삼성 유니폼은 촌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달 초 도쿄에서 열린 코나미컵 때 삼성 유니폼은 니혼햄, 라뉴 베어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 대표팀의 유니폼에 비해서도 뒤떨어져 보인다는 얘기까지 있었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교체한 것은 94년 말이다.
94년 정규시즌서 승률 4할8푼4리로 90년대 들어 처음으로 5할 미만으로 내려앉은 뒤 기존의 유니폼 디자인을 지금의 것으로 바꾸었다.
사자 마스코트의 모습과 'LIONS' 로고의 서체까지 확 달라졌는데 당시 꽤 돈을 들였다고 한다.
대부분 유니폼 교체는 팀에 변화의 바람이 필요할 때 이뤄진다.
전년도 성적이 안 좋았거나 구단 혁신 분위기일 때, 때론 모그룹의 기업 이미지통합(CI)과 연계되는 경우도 있다.
삼성 관계자들도 현재의 유니폼이 감각 면에서 뒤떨어진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심심찮게 "슬슬 바꿔야 할 때가 됐지 않는가"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별 명분이 없다. 현재 유니폼을 입고 2000년대 들어서만 한국시리즈에 5차례 올라 3차례나 우승했다.
삼성 프런트의 한 직원은 "우리 유니폼이 이젠 촌스럽게 느껴진다는 거 인정한다. 그런데 성적이 나는 상황에서 유니폼 디자인을 확 바꾸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만약 후에 유니폼 디자인을 바꾸더라도 기본 컬러는 지금과 같은 파란색이 될 거라는 점.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파란색을 기본 컬러로 쓰고 있는 삼성이다. <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