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단장님께 주먹인사 필승! 때는 바야흐로 1978년 10월 나는 조국의 부름을 받고 해병방위 제30기로 해병제0여단 김포00교육대에 소집명령을 받고 동네친구랑 입소 하였다. 어머니는 별 걱정없는 표정으로 “잘 갔다와라” 하신다.아마 3주후면 아들을 다시볼 수 있다는 생각에 큰형 군대갈때와 달리 시쿵등하시다. 대열을 지어 교육대 위병소를 통과하자마자 훈련조교가 “앉아! 일어서! 좌로굴러 우로굴러 앞으로취침 뒤로취침 동작봐라! 똑바로 못하겠습니까?” 완전히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군기를 잡기 시작한다. 식사때 “감사히 먹겠습니다!” 외치자”야야야야! 지금 식탁밑에 생쥐가 들어왔다. 잡는다 실시!”이건 숟가락 한번 떠보지 못하고 머리를 부딪쳐가며 식탁밑에 생쥐를 잡는척한다.또다시 조교의 “몇마리 잡았습니까?” “네! 한마리 잡았습니다.” “이것봐라 자식들 기합이 빠져가지고! 다시잡는다 실시!”그러다 “식사끝”하는 불호령과 함께 식기판을 짬밥통에 갖다 부어야만 한다.배가고파 덩치 큰녀석 등 뒤를 은폐물삼아 따라가며 몇숟가락을 허겁지겁 떠넣었더니 쪽집게 조교눈에 들켜 내식기판을 뺏어얼굴에다 쳐박는다. 아무리 훈련이라지만 그모욕감과 뜨거운 된장찌개가 목덜미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 파고드는 느낌은 이루말할 수 가 없었다. 각개전투훈련장이 산중턱에 있어 구보로 올라가 분대별로 장애물중 수로통과를 낮은 포복으로 하는데 처음에는 식기통으로 물을 가져다 부어 초반 통과자들은 행운이다.그렇게 몇번 통과하고 나면 물이 마르기 때문에 그 수로에 오줌을 누게하고 통과시킨다.우리 2소대가 통과할쯤이면 물이아니라 하수구를 통과하는 것 보다 더 괴롭다. 요령을 피어 우회통과하면 조교들이 아예 그곳에 잠수를 시켜버린다. 진흙과 오줌으로 범벅된 몸으로 훈련을 마치면 딱 15초간 주어지는 샤워 시간인데 멋모르고 비누칠을 했다가 물이 중단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탕속으로 뛰어 들었다가 그날 초상 나는줄 알았다.그탕속에서 유유히 목욕하던 이들은 하늘 같은 기간병 고참 수병들인줄 모르고 새까만 방위훈련병이 겁도없이 들어갔다가 보기좋게 등짝에 손자국을 새기며 도망쳐 나왔다.군대는 벗어도 계급이 있는줄을 몰랐다. 그사이 누가 벗어논 내속옷을 가져가 버린것이다.정말 죽을 맛이다. 요령껏 눈앞에 보이는 남의 속옷을 훔쳐입고 석별과업을 위해 이동하는데 옆소대 한명이 벌거숭이가 된채 조교에게 혼쭐이나고 있었다.미안한 감도 들었지만 시치미를 떼고 곁눈질로 쳐다보니 정말 가관이다.혼자 벗은채 달랑거리며 이동하는 모습에 혀를 깨물고 웃음을 참았다. 특히 우리소대에는 고문관들이 많아 야간에 화장실 가는 것이 귀찮아 수통에 소변을보는 동기가 몇있었는데 소대장이 그사실을 알고 아침 점호시 수통을 열라고 한뒤 한방울도 흘리지말고 다마시라는 명령을 내렸다.그들을 따라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기합이 빠져도 한창 빠져 불침번을 설 때 내무반에 걸려있는 시계바늘을 조금씩 빨리 돌려나 아침기상 6시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전 중대원이 운동장 선착순을 몇번이나 하였는지 지금도 선착순에 선자만 나와도 등짝에 식은땀이 흐른다. 야간에 곤하게 잠잘 때 비상훈련의 일환으로 훈련조교의 외침이 들려온다. “왼발에는 함상화 오른발에는 전투화 모자를 쓰고 팬티바람에 연병장 선착순 집합!”비몽사몽간에 뛰어나가 대열을 지어 서있는데 뒷줄 동기가 뭐라고 자꾸 숨죽여 속삭인다. 앞줄에서는 벌써부터 얻어터지는 소리가 나고 내몸을 살피니 나혼자 하얀런닝셔츠를 걸치고 있지않은가! 아뿔사 이를 어쩜담 급한나머지 벗어 팬티속으로 쑤셔 넣었다.내옆을 기세등등하게 지나치던 조교가 내배를 툭치며 한마디한다. “자식 물건하나 좋네” 아이구 남 속타는 줄도 모르고… 드디어 3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수료식후 강화 00부대로 배치되어 한달간 대기상태로 지내다 면사무소 민방위담당보조로 배속되니 당시 우리가 흔히 말하던 대위위에 방위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송승환씨도 알겠지만 짬밥을 먹다가 어머니가 싸주시는 도시락을 들고 출퇴근 하는맛 기가 막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소집해제 몇 달을 남기고 사고가 터졌다.고문관이 많기로 유명했던 30기 동기중 동네초소를 근무하는 초병이 옥상에서 졸다 헬리콥터가 저공비행하면서 탑승자가 손을 반갑게 흔들었나보다. 이에 이친구가 인사대신 오른손 주먹을 쥐고 왼손으로 훓어내리는 동작을 아주 과감히 신속하게 연속동작으로 취하며 “엿먹어라!” 소리쳤다. 그런데 헬리콥터 탑승자가 누구였느냐? 부대시찰을 마치고 귀대하던 해병제0여단장이었던 것이다.일개 방위병이 여단장님에게 욕인 주먹인사를 한것이다. 난리가 났고 여단장님이 화가 단단히 난 것은 당연지사 즉각 예하부대에 연락이갔고 헌병대에서 초소근무자를 연행하여 군기교육대에 보내고 동네에 배치됬던 30기 전원을 현역병과 근무하는 전방 해안경계부대로 전출명령을 내렸다.물론 방위병이 군기가 빠진 것은 인정하더라도 필승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인사를 했다면 포상휴가라도 받았을텐데 내가보기에도 너무했다. 장용씨 저는어떻게 됐나구요?제가누굽니까? 저야말로 현역입영대상인데 취약지 특례보충역으로 전방지역에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여 내고장을 내가 지킨다는 당시 향토방위 아닙니까? 대학일학년때 문무대 훈련까지 마친 소수 정예요원입니다. 장용씨! 다행히 행정요원이라 열외되어 제대 아니 소집해제 때까지 무사히 면사무소를 잘지켰답니다. 송승환씨! 우리 방위출신이라고 다 같은 방위가 아닙니다. 우리는 귀신잡는 해병방위요 한번 해병방위는 영원한 해병방위랍니다. 장용씨! 오래전에 나의모교 인천고 동창 송년회 사회보실 때 보다 더 예뻐지신 비결은 뭡니까?하하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