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조선이 자리 잡은 「한국의 산업首都(수도)」 울산은 먹을거리가 많다. 언양과 봉계의 한우암소불고기, 장생포의 고래고기, 언양의 미나리, 미국과 동남아로 수출되는 울주군의 배, 강동면의 돌미역 등은 전국 제일의 맛을 자랑한다. 고유한 손맛을 대물림해 오는 울산의 별미집들은 저마다 넉넉한 인심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낸다. ⊙ 이름난 음식점들 1) 함양집 창업 85년, 4代째 家業(가업)으로 이어지는 울산지역 最古(최고)의 음식점이다. 내력만큼이나 음식맛이 뛰어나고 주인의 인심도 후덕하다. 1998년 104세로 他界(타계)한 창업주 할머니는 6·25 전쟁 직후 아침마다 밥을 한솥 따로 지어 오갈 데 없는 상이군경과 노숙자들을 보살폈다고 한다. 30代인 증손녀도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씨를 물려받아 상차림이 후하다. 주 메뉴는 예나 지금이나 비빔밥과 묵채, 국밥(곰탕), 파전과 육회. 비빔밥과 국은, 식품의 독을 제거하고 음식이 잘 식지 않아 끝까지 제 맛을 내준다는 놋그릇에 담아 낸다. 거울처럼 반짝반짝하게 닦은 놋대접에 고사리와 콩나물·무나물·시금치·미나리·물미역·김을 차례로 얹고 육회와 전복을 또 그 위에 얹은 뒤, 고추장과 참기름·깨소금으로 마무리해 낸다. 17가지나 되는 비빔감을 골고루 섞어 비벼 놓으면, 부드럽고 순하게 감치는 맛이 일품이다. 비빔밥에는 무국과 물김치, 멸치볶음 등 4~5가지 밑반찬이 곁들여 나오는데,전통비빔밥과 육회·전복을 뺀 처용비빔밥이 있다. 비빔밥 1인분 6000원, 처용비빔밥 5000원, 묵채 3000원, 파전 1만원, 육회 2만원. ● 주소 울산시 남구 신정3동 579(시청 앞 농협 뒤) 전화 052-275-6947 2) 봉계대가불고기 언양불고기는 언양 IC가 걸쳐 있는 언양읍 불고기촌과 봉계한우암소불고기마을이 유명하다. 봉계리는 언양 IC에서 경주를 잇는 35번 고속화 도로 중간지점으로, 마을 안 삼거리에서 길을 바꾸면 태화강 강변길로 이어진다. 울산과 경주, 부산 등 어디서나 접근이 쉽다. 불고기집이 43개나 들어서 있어 불고기 냄새가 온 마을에 가득하다. 강원도 횡성과 홍천, 논산 등지에서 한우 암소만을 들여와 도축 전 2~3개월씩 콩과 별도의 사료를 먹여 마블링을 조성시키는 등 철저한 육질 관리를 한다. 참숯과 석쇠를 사용해 고기를 구워 완벽한 맛을 내준다. 肉香(육향)이 살아 있고 담백하면서 씹을수록 은은하게 단맛이 난다. 15년째 이어 오는 「봉계대가불고기」는 月 2~3마리의 한우 암소를 도축해 저장해 놓고 「생고기 모듬소금구이」를 주 메뉴로 내놓는다. 신선한 간처녑이 곁들여 나온다. 신선한 생간과 고기를 다듬는 솜씨, 깔끔한 밑반찬의 정갈한 상차림과 넉넉한 인심으로 소문나 있다. 생고기모듬소금구이(130g) 1만8000원, 특미양념불고기(150g) 1만5000원, 한우암소생갈비구이(130g) 1만8000원. ● 주소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53-2 전화 052-262-9030 3) 대일함흥냉면 태화교에서 동강병원 앞을 지나 세 번째 신호등이 있는 학성여중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들어간다. 1982년 개업해 25년을 맞고 있다. 함남 함흥에서 월남한 실향민 가족들이 직접 국수를 말아 낸다. 100% 고구마 전분만을 이용한 탄력 있는 국수사리와 매우면서도 강하게 당겨 주는 양념 맛이 고유한 함흥냉면의 감각을 확실하게 살려 내고 있다. 12가지 청정향채를 채쳐 얹은 야채함흥냉면과 냉면그릇의 반을 나누어 비빔냉면과 물냉면을 동시에 즐기는 두 칸 냉면 등은 대일함흥냉면만의 고유 메뉴로 인기가 높다. 일행 중 초등학교 1학년 미만 아동과 70세 이상 노인은 국수값을 받지 않는다. 함흥냉면·물냉면·회냉면 4500원, 두칸냉면 6000원, 야채냉면 5000원. ● 주소 중구 태화동 759-6(학성여중 앞) 전화 052-249-5836 4) 고래고기원조할매집 울산만 어구의 장생포 어항은 동해 고래잡이의 이름난 전진기지였다. 고래 포획이 금지된 지금도 정치망 그물에 걸려든 밍크고래 고기들을 취급하는 고래고기 전문음식점들이 20여 곳에 달한다. 고래고기원조할매집은 장생포 어항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고기 음식점이다. 올해 89세인 최말선 할머니와 딸 박숙자(63세)씨, 손자며느리 신미화(39세)씨의 3代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포유동물인 고래는 육질 구성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흡사해 조리방법도 한식 탕전문집 같다. 육개장처럼 얼큰하게 끓인 고래갈비탕과 두루치기, 수육, 생고기와 육회가 있다. 지방이 부드럽게 조성된 가슴살과 뱃살을 급랭시켜 냉동참치처럼 썰어 내는 「우네」, 지방 덩어리인 꼬리와 지느러미를 수개월 또는 수년간 소금에 절여 놓았다가 얇게 저민 「오베기」는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고래고기의 12가지 맛 중에 최고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고래갈비탕 7000원, 수육(5~6가지 모둠) 3만5000원, 육회 3만원, 우네 4만원, 오베기 4만원. ● 주소 남구 장생포동 335-2(장생포 내항) 전화 052-261-7313 5) 남일횟집 현대중공업 앞 남목로터리에서 5km쯤에 위치한 청정하기로 이름난 주전해안의 음식명소다. 3.5km 고갯길은 소나무숲과 벚나무가로수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돌출 기암으로 장식된 암반이 2~3km씩 이어지는 해안은 천혜의 바다낚시터로 손꼽힌다. 회맛 또한 각별하다. 횟감은 마을 소형어선과 주인이 직접 낚시로 잡아온 자연산 횟감들이 상에 오른다. 바위틈에 서식하는 돔과 우럭·도다리·노래미를 비롯해, 광어·가자미 등 살결이 희고 투명한 횟감들이 담백하면서 씹을수록 뒷맛이 달다. 1인분 2만~3만원대로 즐길 수 있는 모둠회가 특히 인기인데, 자잘한 우럭과 노래미·돔·가자미 등 3~4가지 회를 큼직한 접시에 인원수대로 담아 낸다. 1kg이 넘는 대형 횟감은 한 마리씩 단일 메뉴로 낸다. 멍게와 해삼, 해조류로 꾸민 해물접시가 따로 나온다. 회를 뜨고 남은 생선 머리와 부산물로 탕을 끓여 준다. 광어·도다리·돔·노래미·우럭 (1접시) 4~6만원, 모둠회(1인분) 2만~3만원. ● 주소 동구 주전동 151-4(주전해변) 전화 052-251-6001 6) 와사비일식 남구청과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 고속버스터미널이 큰 사거리로 한 블록 간격인 중리사거리에 있는 일식전문점이다. 신선한 회와 생선매운탕을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주인 부부는 일식경력 30년으로 호텔 주방장을 지냈다. 3인 이상을 기본으로 내는 코스요리 4가지(3만~7만원)가 인기다. 4만원대 상차림부터 돔과 우럭 등 기본 회가 통 마리로 오르고, 연안 잡어와 해물 7~8가지가 오른 해물접시와 싱싱한 야채접시가 각각 따로 나온다. 생선 머리와 부산물로 얼큰하게 끓인 시원한 탕과 상큼한 밑반찬이 곁들여 나온다. 남해안 활어차들이 옮겨오는 기본 회는 화려한 꾸밈으로 눈맛부터 다르다. 주인이 직접 새벽시장을 보아오는 신선한 계절 해물과 잡어들로 엮어 내는 해물접시의 섬세함은 예술이란 평을 듣는다. 회와 해물, 튀김, 탕 모두 뛰어나다. 20여 개 예약실을 갖추고 있지만, 사전에 예약해야 불편이 없다. 도시락정식·도미머리조림정식 2만원, 모둠튀김 2만원, 냄비요리(대구탕·알탕) 1만5000원, 회덮밥 1만5000원. ● 주소 남구 삼산동 1532-8(중리사거리) 전화 052-265-3030 7) 옥산집 장생포항과 공업탑로터리를 잇는 우암로 중간지점인 야음1동 야음우체국 앞 주택가에 위치한 민속주집이다. 주인이 직접 빚어 내는 민속주와 안주로 내는 돌문어요리·해물파전·군수회·생가오리무침 등을 제 맛 나게 즐겨 볼 수 있다. 옥산주는 찹쌀과 누룩으로 빚은 토속주에 한약재를 자루에 담아 넣고 1년쯤 숙성시켜 위쪽의 맑은 술만 떠내는 투명한 약주다. 15도 안팎으로 순하면서 맑은 향과 생기가 감돈다. 안주로 내는 알맞은 질감의 돌문어와 「검은 해삼」으로 불리는 군수데침과 날회는 신선한 바다 냄새가 듬뿍 배어 난다. 찹쌀을 풀어 지져 내는 구수한 해물파전 등이 하나같이 제 맛을 내준다. 울산지역 미식가들이 소문 날까 쉬쉬하며 숨겨놓고 다닌다는 실비집이다. 자리가 서너 개밖에 안 되어 미리 예약을 해야 불편이 없다. 옥산주(0.9l/1되) 2만원, 돌문어모둠(1접시) 2만원, 군수데침·날회(1접시) 1만원, 파전 7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