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추지혜씨,우성훈군, 차창희씨, 피현빈군. [사진= 황정옥 기자]
글= 박정현 기자, 사진= 황정옥 기자
예비 중1, 다양하게 책 많이 읽어야
현빈:요즘 성적 때문에 걱정입니다. 지금은 상위권 성적이지만 중학교에 올라가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이면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며 부모님도 염려하세요.
창희:나는 초등 5학년 때까지 나눗셈도 잘 못했어. 하지만 중학교 배치고사에서 전교 4등을 한 후 고등학교 때까지 전교 10등을 유지했거든. 비결이 뭔지 알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가기 전 3개월 동안 ‘기초 훈련’을 열심히 한 덕분이야.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가 없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아. 남들이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 심화학습을 할 때 나는 기초 다지기에 시간을 투자한 것이 효과를 본 거지.
현빈:이달에는 우선 이번 학기에 배운 내용을 복습해야겠어요. 수학이 걱정인데…. 식을 세우거나 문제 해석은 자신 있는데, 계산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벌써 중3 때나 배우는 제곱근을 배우는 친구도 있어요. 살짝 뒤처지는 게 아닌가 걱정돼요.
창희:중학교 예비문제집을 풀면서 정확히 계산하는 연습을 해 봐. 지금 중요한 건 ‘공부 습관’이야.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연습을 해야 해. 지금 생긴 공부 습관이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이어지거든. 예비 과정에 힘쓰기보다 공부하는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
현빈:글자가 많은 책은 아직 좀 벅차요.
창희: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책을 많이 읽으라는’거야. 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 중·고등학교 때 정말 고생했거든. 독서를 하면 기본 독해 능력과 사고력이 향상돼. 이 능력은 언어는 물론 다른 과목까지 영향을 미치지. 관심 있는 주제에 맞춰 독서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해서도 좋아. 현빈이는 예술에 관심이 많으니까 그쪽부터 시작하고 점차 확장해 가.
현빈:단짝 친구와 중학교에서 헤어져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저도 친한 친구가 거의 다른 중학교로 가거든요.
창희: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지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야.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니까. 그래서 공부도 중요하지만 친구들과의 관계도 중요해. 친구들과 웃고 놀면서 스트레스를 털어내야 해. 새 친구들은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사귈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예비 고1, 내신과 모의고사 차이 빨리 파악을
성훈: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진로’가 가장 걱정이에요. 아직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했거든요.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공부하기도 수월하고 성취도도 높아질 텐데. 기말고사가 끝난 후 주요 과목을 공부하면서 진로와 관련된 영상이나 영화 관람 같은 특기계발 활동에 신경 쓰고 있어요.
지혜:대부분 예비 고1 학생들이 선행학습부터 하지. 그런데 지금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성훈이처럼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체험활동이나 봉사를 하면서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거든. 문·이과 계열 선택뿐 아니라 장래 희망이나 롤 모델을 다양한 채널로 찾아볼 필요가 있어. 나는 이맘때 여행이나 경험을 많이 못했어. 고등학생이 된 후에도 아쉬움이 남더라.
성훈:이달에는 중3 수학 과정을 다시 정리하려고 해요. 방학이 되면 영어 공부에 집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혜:고등학교에 올라가 가장 힘들었던 과목이 영어였어.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몰랐거든. 예컨대 전반적인 중등 문법이나 고등 기본과정 문법 정도는 공부해야 해. 어원을 통해 단어 공부를 하거나 동의어·반의어를 암기하면 연상작용이 일어나 알게 되는 단어 수가 급속히 늘어나. 해석하는 방법을 익히려면 문장 구조와 관련된 구문 독해를 연습하면 도움이 될 거야. 고등학교 때는 다른 공부도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부족한 것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려둬야 해. 나는 3개월 동안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더니 고등학교 때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어.
성훈: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내신성적이 많이 떨어진다고 들었어요. 난이도가 높아지고, 범위도 많아져서요.
지혜:중학교 때까지는 잘하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가 성적이 떨어지는 친구들이 있어. 대부분 자기 공부 스타일이 없어서야. 학원 공부만 하고 자기 공부를 하지 않은 거지. 중·고등학교의 가장 큰 차이는 모의고사야. 내신과 모의고사의 차이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내신이 암기라면 모의고사는 이해와 사고가 중요하거든. 미리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는 것도 방법이야.
성훈:3개월 동안 고등학교 필독서를 읽어 두면 될까요?
지혜:문학작품을 미리 읽어 둬. 학교 시험에서 문학작품을 응용하거나 분석하는 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거든. 고2에 올라가면 더 광범위해지고. 틈틈이 체력 관리를 해 두는 것도 중요해. 1, 2학년까지는 괜찮지만 고3이 되면 체력이 바닥나거든. 매일 운동을 해 체력을 만들어 놓는 게 좋아.
교사가 말하는 예비 중·고생 3개월 준비 전략
예비 중1·학부모(서울 월촌중 김영임 교사팀)
1. 자기주도학습=부모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연습을 한다.
2. 독서=토론 등이 중시되는 학습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다양하게 읽도록 한다.
3. 중학생으로서 마음자세=자기 인생의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는 초기 단계라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에게 순종하고 사회인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실천하도록 한다.
4. 친구 관계=중학생 고민의 반 이상은 친구 관계에 대한 것이다. 왕따 경험이 있다면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
5. 인생 설계=부모는 나와 친구가 ‘윈윈(win-win)’ 관계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주면 훌륭한 인생 설계가 될 것이다. 양심 실천과 규범 준수가 인생의 값진 보배임을 강조한다.
6. 진로 설계=부모는 자녀에게 무조건 사장·의사·법조인이 되라고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예비 고1(서울 숙명여고 한문정 교사)
1. 영어·수학 기초 다지기=기본개념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점검한 후 수학은 고등학교 1학기 정도만 예습한다. 영어는 어휘를 많이 외우고 문법을 정리한다.
2. 한자 익히기=어휘력이 떨어져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 독서=교과서에 나오는 문학 작품이나 추천도서, 관심 분야의 책을 심도 있게 읽는다.
4. 규칙적인 생 활습관=고등학교 생활은 빡빡하다. 공부, 운동, 수면시간을 적절히 안배한 계획표를 작성하고 실천한다.
5. 자기주도학습 능력=공부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스스로 찾아 하는 공부가 중요하다.
6. 꾸준한 운동=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즐기면서 기초체력을 키운다.
7. 폭넓은 경험=즐거운 추억도 만들고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