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양이와 대화
김철모(시인, 전 익산부시장)
하루 일과를 길양이들과 대화로 시작한다. 서로 간에 잘 알아들을 수 있는 대화는 아니지만 아주 기본적인 대화는 가능하다. 한 술 더 떠 밤새 안부를 물으며 아침을 챙긴다. 지난밤 어디서 잤느냐, 무섭지 않았느냐, 호돌이 삼촌은 곁에 있었느냐 등등 시시콜콜한 대화가 오간다. 우리 집에 상주하는 아이들은 다섯 마리다. 이외에 요즘 영역싸움으로 민감해진 검둥이와 어쩌다 한번 씩 나타나는 점박이와 바둑이 등 우리 집을 거래처로 여기는 아이들이 열 마리 정도이다. 외출했다 밤늦게 올라치면 차 소리를 듣고 마당으로 다섯 아이들이 뛰어 나와 반기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고양이와 인연을 맺은 것은 6년 전 즈음 집안에서 키운 ‘은비’라는 러시안 블루종이다. 그리고 2016년 현재 살고 있는 경덕재를 건축하면서 사귄 ‘나비’라는 길양이다. 장모님이 사시던 빈집에 기거하던 이 아이는 집이 철거되자 있을 곳이 사라졌고 그때부터 먹이를 챙겨주면서 만남이 시작되었다. 이 아이의 가족이 여덟 마리까지 늘다가 모두 사라지고 그 이후 나타난 아이가 ‘못난이’라는 아이였다. 못난이는 3남매를 두고 홀연히 떠나고 그 3남매 중 하나였던 호순이가 4마리를 남기고 또 떠났다. 그리고 지금 상주하는 아이들은 결국 호순이와 남매간이었던 수컷 호돌이와 그 자녀들인 ‘대한, 민국, 만세, 삼창’ 4남매들이다. 하루 3끼니를 꼬박꼬박 사료를 사다가 챙겨주는 필자로선 재정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외박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족쇄가 채워진 셈이다. 그러나 이아들과 대화는 행복하다.
2027년 반려동물 시장 6조원 전망
최근 1인가구와 고령화, 미혼인구가 증가하면서 일명 펫팸(pet+family)이라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은 이제 키운다는 개념보다는 인간과 함께 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으면서 정서함양과 고독을 해소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2027년에는 약 6조원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그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와 반려가족이 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반려동물시장은 단순한 사료에 그치지 않고 영양식, 보양식 출시는 물론 장난감, 장신구, 공기 청정기 등 용도와 그 영역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이제 삼성, 하림등 대기업까지 반려동물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애완동물이 아니라 엄연한 반려동물
지난달 정읍시 유기견 보호소가 유기견을 제대로 관리 못하고 일부는 개 사육농장에 이를 판매하였다 하여 시민단체의 비난과 언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동물보호라는 명제 하에 인간들과 살아가는 반려동물에 대한 생명보호 인식이 강해졌고 그것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반려동물을 가해하거나 유기하는 사람들과 맞서고 있다. 그만큼 개를 비롯한 반려동물들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들어왔고 관심 또한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동물을 거두고 키운다는 생각에서 이제는 같이 살아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물보호단체 등 시민단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인식을 바꾸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관련 법규를 제정 정비하고 시민을 상대로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전북도가 동물보호조직을 만든 것은 좋은 예이다. 동물이 인간의 동반자가 된 현실을 인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