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이팅 대전2012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
詩를 만나 詩民이 되다
임강빈 외 시인 55명의 시화전 작품집
대전문인총연합회
작고시인 (연령순)
정 훈 머들령
이재복 목척교
김대현 三江
박희선 紙碑
한성기 역
박용래 저녁눈
머들령
정 훈
요강원을 지나
머들령
옛날 이 길로 원님이 내리고
등짐장사 쉬어 넘고
도적이 목 지키던 곳
분홍 두루막에 남빛 돌띠 두르고
할아버지와 이 재를 넘었다
뻐꾸기 자꾸 울던 날
감장 개명화에
발이 부르트고
파랑 갑사댕기
손에 감고 울었더니
흘러 간 서른 해
유월 하늘에 슬픔이 어린다
훈(丁薰 : 1911 – 1992)
· 충남 연산 출생. 대전삼성보통학교, 휘문고 졸업. 일본메이지대 수학.
· 1935《가톨릭청년》에 「유월하늘」을 발표하면서 문단활동.
· 호서대학장, 문총충남지부장, 호서문학회장 등 역임.
· 시집 『머들령』(1949), 『피맺힌 연륜』(1958)등 다수.
목척교
이재복
가버린 것과 올 것의 그 중간을
헤아릴 수 없는 엇갈림 속에 끼여
나는 지금 어디쯤을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치열한 도심은 목이 타는데
끝이랄가 시작이랄가 이 멍청한 나의 시간을
미움과 사랑의 흐름 위에서
다시는 못 만날 그 절망을 거리에 두고
헤아릴 수 없는 엇갈림 속에 끼여
지금 나는 어디쯤을 건너고 있는 것일까
이재복(李在福 : 1918-1991)
· 충남 공주 출생. 공주사대교수. 보문중고교장. 동방불교대학장.
· 한국문학가협충남 지부장. 한국예총충남지부장. 한국문협충남지부장 역임.
· 『이재복 문학선집』, 『이재복 시선집』, 『용봉대종사 이재복선생 전집』 전8권 등 저서 다수.
江
김대현
하늘이 와서 쉬나니
강물이 어이 자리오
김대현(金大炫 : 1920 – 2004)
· 제주출생. 시집 『靑史』(1954)로 문단활동시작.
· 대전고 교사, 동명중교감, 광명실업전수학교장 역임.
· 한국문협충남지부장, 호서문학회장 역임.
· 시집 『청사』(1954), 『옥피리』(1958), 『고란초』(1962) 등 다수.
紙碑
박희선
대적광전 大寂光殿
오래 기두렸던
달이나 떠오를 양이면
체온이 스민
돌 하나를 남기고
멀리 떠나는
그윽한 새벽이거라
박희선(朴喜宣 : 1923 - 1998)
․ 충남 강경 출생, 전북대, 우석대 강사. 국학대 교수.
․ 대한생활불교연수원장. 문예한국, 호서문학 신인추천 심사위원 역임.
․ 시집 『새앙쥐와 우표』(1958) 『화염속에 숨진 미소』(1961) 등 저서 30여권(불교서적포함).
역
한성기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에는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아득한 선로 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역처럼 내가 있다
한성기(韓性祺 : 1923 - 1984)
․ 함경남도 출생, 함흥사범학교 졸업, 대전사범학교 교사 역임.
․ 현대문학 추천 (1955)으로 문단활동 시작
․ 한국문인협회충남지부장, 현대문학, 현대시학 추천심사위원 역임
․ 시집 『산에서』(1963), 『낙향 이후』(1969), 『실향』(1972) 등 다수
저녁눈
박용래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박용래(朴龍來 : 1925 - 1980)
․ 충남 강경 출생. 은행원, 중학교사 역임
․ 현대문학 등단(1956). 한국문협충남지부장 역임.
․ 시집 『싸락눈』(1969), 『강아지풀』(1975),
『백발의 꽃대궁』(1979) 등 다수
현역시인(가나다순)
강나루 묵은 사진첩을 넘기다가4 이영순 그 때 봄날처럼
강전영 막걸리 이 유 무화과
구상회 숨쉬는 꽃 가슴 이장희 어항
권예자 버려진 전화기 이준구 어머니
김명아 생명사랑한줄시 이채강 꼭
김영권 뻐꾸기와 알레고리 이한식 해탈
김영범 돈 이현옥 되고싶다
김용재 흑장미 이형자 행방을 묻다
김철교 내 뜨락 연꽃 임강빈 꽃 비
김향산 고향 하늘 임종원 도라지꽃
노금선 9월이 오면 장덕천 파도
류인걸 가을밤 전 민 大田
류 환 태평가 전영관 연어
박경석 안개꽃 조경순 그믐
박대순 모래성 채홍정 봄맞이
박순길 준비 최송석 가을 이미지
박영규 시인론 최원규 네거리에 서서
박재화 반딧불이 한문석 방생
박헌오 물총새 숨었다
박현숙 동백꽃
변재열 점등
신길우 대전역 광장
안치호 새벽 종소리
유동삼 소쩍새
유안진 필요충분조건으로
유준호 가을의 기도
윤기한 펀던에서 만나세
윤왕로 투망
윤채한 그립다 내 청춘
이도현 목척교
이상덕 독도
이상철 우산 하나
이서윤 素望
묵은 사진첩을 넘기다가 4
강나루
어느 왕조시대의 왕세자인가?
많이도 봤던 경치
노안 눈껍질이
경운기처럼 떨린다
아낌없이 몽땅 내주마
단 사흘만 아니,
단 하루만이라도 돌려다오
당장 선혈 찍어 이렇게 맹세하마
⊙강나루
‧ 1933년 충남 부여 출생
‧ ⟪교육자료⟫(1964) ⟪한국수필⟫(1990)로 수필가 등단.
「새한신문」(1964. 이동주 추천)을 통해 시작활동 시작.
‧ 시집 『일식 4년』(2009), 『식탁에 마주앉아』 (2011) 외 수필집 다수
‧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대전문인총연합회 고문
막걸리
강 전 영
막걸리에 안주가 있다면
바다를 백원에 사서 먹으면 그만이다
막걸리에 안주가 있다면
추억을 백원에 사서 먹으면 그만이다
막걸리에 안주가 있다면
링거 바늘을 백원에 팔면 그만이다
막걸리에 안주가 있다면
꽃상여 백원에 팔면 그만이다
⊙강전영
․ 1970년 대전 출생, 1993년⟪문예사조⟫등단
․ 시집 『수신인 없는 편지』(1992),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1993)
『연애하는 남자』(2000) 등
․ 한국문인협회, 한국자유시인협회, 한국공간시인협회 회원
숨쉬는 꽃 가슴
구상회
계절 따라 피어난
저 산야의 꽃들을 보아라
그 꽃들이 웃는 눈매를 보아라
그 따스한 가슴을 대 보아라.
거기 꽃 이름이 무엇이든
크고 작은 꽃송이 송이마다
그 가슴에 일렁이는 열기로야
어느 뉘 사랑에 견주리오.
계절의 햇빛 머리
시의 씨앗들이 제 바람에
제 나름의 모양새를 뽐내면서
온 산야에 피어남을 보아라.
그 가슴에 풍기는 향기와
그 눈매에 어린 시의 서기를
더 가까이 몸 부쳐 보아라
숨 쉬는 빛 웃음을.
구상회(구湘會)
․ 1929년 충남 벌곡 출생, 강경상고, 성균관대국문과 졸업
․ 호서문학 4집(1959)에「연(蓮)」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한국자유시협충남지회장. 한국불교문협대전충남지화장 역임
․ 시집 『정오의 꿈』(1983), 『참나무 숯에 남은 눈빛』등 다수.
버려진 전화기
권예자
그녀가 하는 일
남의 말 들어 주는 일
남의 말 전해 주는 일
듣고 본 것 많아도 꾹, 입 다무는 일
시앗 여럿 보아도 시샘하지 않는 일
사람들 슬프거나 기쁘거나
들뜨고 화가 나도 그녀를 찾았지
들어주는 일로 평생을 소일하다
청력을 잃은 어느 날
그가 죄도 없는 그녀를 패대기쳤지
그리고는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어
하지만 그녀는
버려지고 나서야 생애 처음
자유로운 존재가 되었네
복지시설에 여생을 의탁한
이웃집 그 여자
⊙권예자
‧ 1942년 대전 출생. 국가공무원 명예퇴임.
‧ ⟪창작수필⟫ 수필가 등단(2002) ⟪문학저널⟫ 시인등단(2004)
‧ 시집 『숲이 나를 보고』(2006), 수필집『내 안의 피에타』(2008)등 다수
‧ 한국문협회원, 꿈과두레박동인.
빈 집
김남규
아버님 산소 아래
빈 집 하나 허물어져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어머니
집이나 사람이나
온기 빠지면 저 모양이라고
끌끌 혀를 차신다.
어머니 가슴 속에도
빈 집 하나 들어차 있다.
생명사랑한줄시
김명아
샛길로 가다가
영혼이 박힌 詩를 만나
詩人이 되다
김명아(본명 김명순)
․ 1951년 충남 계룡시 출생
․ 1981⟪호서문학⟫, 1997⟪교단문학⟫으로 등단
․ 공주교대, 한남대대학원, 대전대대학원 수학(문학박사)
․ 생명사랑한줄시집 『영혼의 호숫가에 이는 바람』외 공저 다수
․ 현재 ⟪대전문학시대⟫주간, 대전서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뻐꾸기와 알레고리
김영권
뻐꾸기 울음속에 이 마음을 실어서
시름 큰 나그네 벗어 되려 하였더니
이 시름 깊은 골 사무쳐서
돌아오지 못함이여,
뻐꾸기 울음만 온통 드세어진
가락 울리네 신나게 울리네
그 가락 추슬러도
끝없는 추억 이끌리고
골짜구니 가득 찬 울음
뻐꾸기 뻐꾸기 울음 뿐이네
김영권(金榮權. 본명 김철원)
․ 1947년 충남 부여출생. 중앙대 졸업, 대전지방변호사회 근무.
․ 시집 『화해의 마당』(1989) 『뻐꾸기와 알레고리』(1991)
외 『법률상담 사례집』(2011) 등
․ 현재 법무법인 태종(太種), 나홀로소송시민연대(나시연) 대표회장
돈
김영범
하늘 땅
다 돌아다녀도
어디서나 환영받지
그래도 살다보면
즐거웠다 화냈다
무섭고 더러운 죄인
웃고 울고
왔다 가는 것
오늘은 뱃속 보일는지
무문 김영범(無門 金榮範)
․ 1939년 대전 출생
․ 1997, ⟪문예한국⟫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회원.
․ 초등교사, 교감정년.
․ 시집 『당신의 눈길』(1978)외 공저 다수
흑장미
김용재
고요가 살포시 그대 입술에 오면
혀 끝에 꿈 하나 달게 올려놓고
그대는 지그시 한밤이듯 눈 감을까
타는 듯 거뭇한, 쾌락같은 얼굴에
활짝 눈부신 미소 목까지 왔는데
바람만 치렁치렁 저리 매달려 놀다
김용재(金容材)
․ 1944년 대전 출생, 아호 창운(蒼云)
․ 시인, 문학박사, 대전대 영문과 교수역임
․ 월간 ⟪시문학⟫ 등단 (1974 - 75)
‧ 한국문협대전지회장, 호서문학회장, 한국시문학문인회장 역임
․ 저서『겨울산책』(1976) 『아침바람 행차』(1980) 외 30여권
․ 현재 대전문인총연합회장, UPLI한국회장, 월간 People Today 회장.
내 뜨락 연꽃
-연서 5
김철교
새벽 눈 뜨기 무섭게
당신의 분홍빛 젖가슴을 봅니다
밤새
별과 달의 웃음
그리고
벌레들의 울음까지
푹 삭혀 내 놓은
향긋한 숨은 내음
이내
들리는 듯 당신의 가락에 취해
열반에 들게 됩니다
김철교
․ 월간⟪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2002)
․ 시집 : 『사랑의 보부상(2004)』,『달빛나무(2006)』등 4권
․ 산문집 :『경영의 샘(2010)』,『영국문학의 오솔길(2012)』 등 3권
․ 현재 배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국제 PEN클럽, 한국문인협회, 한국시문학 아카데미 회원.
고향 하늘
김향산
해질녘 버릇되어 고향 쪽 바라보면
송아지 시냇가에 천천히 풀을 뜯고
닐리리
피리를 불던
옛 동무들 줄선다
⊙김향산(본명金在洙)
․ 충남 서천 출생(1935).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 1991 ⟪문학예술⟫ ⟪아동문예⟫신인문학작품상수상 등단
․ 첫 시집 『제비꽃 사랑』(1991) 등 15권출간
9월이 오면
노금선
소슬 바람 속에
풍요가 기지개를 켜고
초록 끝자락에 매달린
노란 손수건에
가을이 걸려있다
이별 앞에 둔
연인의 눈빛처럼
젖어 오는
실안개
밀어 놓은
여행가방 속을
뜬 구름이 기웃 거린다
․ 전 대전 MBC 아나운서
․ 현 대전노인복지협회 회장
사회복지법인 선아복지재단 이사장
노인요양시설 실버랜드 원장
가을밤
류 인 걸
단풍잎 한 잎
뱅그르 돌다
사뿐히 내려앉아
잠드는 가을밤
바람따라 가랑잎들
울 밑에 모여
바스스 바스스
얘기 나누면
놀러나온 아기별도
엿듣고 있다
깜빡 깜빡
재미있단다.
류인걸(柳麟杰)
․ 1947 충북 옥천출생. 1991 ⟪한국시⟫등단. 동시작가.
․ 공주교육대학, 한국방송통신대학 졸업. 교직정년.
․ 대전아동문학회장(역). 한국아동문학연구소 중앙위원
태평가
류 환
부르리라 부르리라
늴리리야 늴리리야
사방 팔방 넉넉하고
한밭 벌에 청청하고
그 소리 하늘 높이
울려서 퍼지리라
구석진 골목골목
생생한 기운 담아
바른 소리 고운 소리
지역문화 꽃피우고
차령산맥 굽이굽이
메아리쳐 울리리라.
류환(柳 煥)
․ 1962 충남 예산 출생. ⟪문예한국⟫으로 문단데뷔(1996)
․ 시집 『그해 겨울 사랑스케치』(1989)
『영원한 자유주의자의 꿈』(1996)
『푸른빛의 환타지』(1996) 등.
․ 대한민국문화경영대상, 한국행위예술가대상 수상
안개꽃
박경석
가냘픈 망사에 눈빛 낟알
그 속에 엉기어 사모에 젖고 싶어
꿈 같은 추억 더듬으며
그대 실낱에 감기고 싶어
박경석(朴慶錫)
․ 1933년 충남 조치원출생. 호 義岩 필명 韓史郞
․ 대전고 ․ 육사 ․ 미국육군보병학교 ․ 육군대학 ․ 국방대학원을 거쳐
육군준장 예편
․ 1959년 시집『등불』로 문단활동 시작하여 20권의 시집과 39권의 장편소설을
비롯 군사평론지 등 72권의 단행본을 펴냄
모래성
박대순
쌓으면 무너지고
무너지면 다시 쌓는 모래성
밤새 홀로 쌓았습니다
세월도 모르게
박대순(朴大淳). 호 水英. 문학박사
․ 1958 경북 달성 출생. 1989 ⟪우리문학⟫으로 등단
․ 시집 『갈꽃줄기를 흔들며』외 다수
․ 현재 대전백석신학교 교무처장, 지구촌사랑교회 담임목사
준비
박순길
배는 뜨기 위해
제 속을 다 파낸다.
너는 뜨기 위해
속을 다 파내 본 적이 있는가.
변명은 하지마라
운이 있다고 하나
그 건
준비된 자의 덤일 뿐이다.
박순길(朴順吉)
․ 1951 전남 장흥출생. 1987⟪시문학⟫으로 등단
․ 한남대 교육대학원 수학, 초등학교 교장
․ 시집 『남해에서』(1987), 『그리운 이여』(1993)
『그리운 신월리에 꽃이 핀다』 (1995) 등 다수
시인론
박영규
아픈 침묵을 노래하는
가시나무 새가 될 때
시인은 가슴의 눈을 뜬다
적막한 한을 풀어주는
별빛의 대무(大巫)가 될 때
시인은 영혼의 눈을 뜬다
박영규(朴永圭)
․ 1938년 경북 문경 출생
․ 미국 맥코믹신학대 목회학박사, 미국 시카고 한인
기독교 방송국장, 티어선신학대 교수 역임
․ 시집 『침묵하는 시간에 서서』(1955), 『하늘 나그네의 독백』(1996),
『붉은 바위산』(1998) 외 종교서적 다수
․ 현재 목사
반딧불이
박재화
그대 떠난 강둑
별들만 나직이 걸려
꿈마다 가슴 적시는
청맹의 세월 흘렀구나
뒤돌아보지 마라
깨어서 만날 날 있으리니
달빛 머금은 박꽃처럼
아득한 그대
박재화(朴在和)
․ 1951년 충북 보은 출생. 大田高와 成均館大 및 同 대학원 졸업.
․ 1984년 ⟪현대문학⟫에 2회추천 완료로 등단.
․ 시집으로 ⟪都巿의 말⟫ ⟪우리 깊은 세상⟫ ⟪전갈의 노래⟫가 있음
․ 제 14회 기독교문학상, 제10회 茶山 금융인상, 제17회 成均문학상 수상.
물총새 숨었다
박헌오
「 누구 사랑 숨었다! 」
고 귀여운 노래 소리.
물안개 뻘뻘 흘리며
호수가 허둥댄다.
뾰족이 돌아와 안기는
물총새 고운 몸짓
사랑새를 위하여
숲을 다 그려놓다.
달 지우고 해 지우고
마주 켜는 눈빛 등잔
숨긴 꿈 피는 가슴 둑
순간에서 영원으로―
박헌오(朴憲晤)
․ 1949년 충남 당진 출생, 1987 충청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조문학⟫등단
․ 시조집 『석등에 걸어둔 염주 하나』(1993), 시집 『우리는 하얀 솔잎이 되어』(1998) 등
다수
․ 대전광역시 문화예술국장, 동구청부구청장 역임
현재 대전시조시인협회장, 대전문학관장.
동백꽃
박현숙
겨울 햇살 바르며
뜨겁게 피어오르다
툭툭 떨어지는 눈물꽃
서러워 마라
붉게 쏟아진 꽃무리가
아름답지 않은가
차디찬 땅에
따스한 빛 풍기며
꿈속에 잠긴 듯
내 안에 들어와
꽃문신 하나 새겨 놓고,
* 박 현 숙
․ 대전 출생, ⟪시문학⟫등단 (2005)
․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시문학문인회, 대전문인총연합회. 대전시인협회 회원
시문회, 꿈과두레박, 백지 동인
점등
변재열
그믐밤
한 녘
그어댄 성냥불
까만 방
튕겨 나와
꽃불 밝히는
적요
변재열(邊載熱)
․ 1946년 충남 공주 출생, 숭전대대학원 수학.
․ 1981 ⟪현대문학⟫으로 등단. 충남교단교장정년.
․ 시집 『겨울바다』(1982), 『보이지 않는 江』(1998)외 다수
․ 현재 대전시인협회 회장
대전역 광장
신 길 우
비둘기 끼리끼리 모여서
한낮 햇살을 간질이고
일어설 줄 모르는 노인들
정담으로 긴 그림자 짓는다.
하나 둘 조용히 들고 나며
시간 따라 쏟아지는 사람들
한 줄기 삶의 소란을 뿌리면
광장은 다시 적막을 드리운다.
대전(大田)이라 한 밭
이름만큼 넓게도 트였는데
숙명의 열차 밀고 썰며
사람들은 광장에 체온을 심는다
신길우(申吉雨. 본명 신경철)
‧ 충남 계룡 출생. 문학박사, 수필가, 국어학자. 상지영서대교수 역임.
‧ 시집 『남한강 연가』, 수필집『화분 소의 청개구리』등 15권
‧ 현재 ⟪문학의 강⟫발행인
새벽 종소리
안치호
이렇듯 속울음이 아름다우랴
용광로 끓는 가슴
삭이고자
거친 몸짓마다
아흔아홉의 담금질로 겹겹이
동여맨 내 안에
쇠망치 하나 품었더니
이별 서러운 새벽
속가슴 치며
온 몸으로 우노라
멍들어 새파랗게 우노라.
⊙안치호
‧ 1953년 경남 창원 출생
‧ ⟪문학공간⟫신인상(1992), ⟪농민문학⟫신인상(1992) 수상.
‧ 시집 『밤으로 흐르는 강물』(2004), 『무릎 꿇는 나무』(2011) 외 공저 다수.
‧ 현재 주)도원엔지니어링 부사장
소쩍새
유동삼
소쩍새는 이 밤중에도 지성으로 울고 있네
목이 터지도록 풍년을 빌고 있나
해마다 풍년만 들게
소쩍 소쩍 울어라
소쩍 소쩍 우는 해는 풍년이 드는 해
소탱 소탱 우는 해는 흉년이 드는 해
밤 새워 풍년만 들게
목쉬도록 울어라
유동삼
․ 1925년 대전 출생, 교직생활 45년, 중등교장 정년.
․ 1967년 『유동삼 시조집』 발간 이후
『유동삼의 시조와 삶』(2003)등 저서 다수
․ 한국일보교원대상, 항재시조문학상, 정훈문학상 등 많은상 받음.
․ 한글학회대전지회장역임, 현재 한말글사랑한밭모임 으뜸일꾼, 보살핌일꾼.
필요충분조건으로
유안진
지금 눈 오신다고
북촌 친구가 문자를 주었다
빗줄기를 내다보며 나도 답을 쳤는데
금방 또 왔다
내가 사는 마을에는 씻어낼 게 많고
그의 마을에는 덮어 가릴 게 많아서라고.
유안진(柳岸津)
․ 1941년 경북 안동출생. 대전여중, 호수돈여고, 서울사대, 미국 플로리다대학 대학원 수학.
서울대 교수역임.
․ ⟪현대문학⟫으로 등단(1965). 첫 시집 『달하』(1970) 이후 15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시선집, 수필집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특별상 등 다수의 문학상 수상.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가을의 기도
유준호
헤어짐이
만남만큼 빛남을 느끼고
가진 것 비움이 오히려 채움임을
이 가을
잎 지우는 슬기로
깨닫게 하소서.
때로는
떠남이 돌아옴 언약이고
한때의 잃음이 새로이 얻음임을
저 하늘
티 없는 맑음에서
배우게 하소서.
유준호(劉準浩)
․ 1943년 충남 서산 출생
․ ⟪시조문학⟫ 3회 천료(1971). 가람문학회장, 한국시조문학작가협회 부회장
대전시조시인협회 부회장 등 역임
‧ 시집 『바람 한 필』외 5권
․ 현재 대전펜 운영위원, 대전시조시인협회 고문 등
펀던에서 만나세
윤 기 한
공주길 시작하는 삼거리 지금은 서대전 네거리
그 옆 녹색 융단 잔디밭 애소나무 동산 어디 갔나
잿빛 키다리 네모 집들만 멋쩍게 히죽이고 있는 데
책보 던져두고 빠방 약속하던 골짝 펀던이여
잃어버린 날들
조무래기 일본 병정들의 제식훈련장 원혼이
박격포연습에 청라언덕 싹쓸이 명수 망령이
무섭게 도사렸던 사격장 검은 표적의 말뚝이
하얀 전설 속 허깨비 그림자로 서성대는 펀던이여
부끄러운 세상
이지러진 조각달이 도망병 실눈 꽁무니 같은데
지하철 타고 오늘 저녁엘랑 어서 마중 나가
까칠하니 주름진 그대 손 모처럼 잡아 볼거나
아쉬운 흙냄새 들풀에 실컷 취하고 싶은 펀던이여
서러운 친구야
* 빠방: 영화관 뒷문으로 숨어 들어가는 도둑입장
* 펀던: 서대전 시민공원 잔디광장의 유년시절 호칭
‧ 윤기한(尹基漢)
‧ 1933년 대전 출생. 문학박사. 충남대영문과교수(역)
‧ 2002 ⟪순수문학⟫으로 시인 데뷔.
‧ 시집 『추억은 못난이 얼굴』(2004), 『차마 못잊어』(2005)를 비롯 에세이집 전공서적 등 20여권
‧ 현재 충남대 명예교수. 세종방송사장
투망
윤왕로
푸른 하늘에
그물을 던져
솜같은 구름 되었는가
태양이 쏘아댄 작살
은빛 너울 강물은
과녁이 되었는가
만세력을 투망한
해
달
그리고, 오늘이
세상 밝기
그물에 먼저 걸려
우주와 호흡하고 있다
윤왕로(尹旺老)
․ 1942년 충남 서산 출생.
․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
․ 주식회사 짐라인 대표이사 (역)
․ 시집 『숲속에서 내가』외 공저 다수.
그립다 내 청춘
윤 채 한
흐르는 것이 강물뿐이더냐.
구름도 흐르고 바람도 흐르고
세월 또한 흐르는 것을.
그렇게 흐르고 흐르는 세월 따라
내 청춘도 흘러갔으니...
그립다 내 청춘
불꽃처럼 타 오르던 내 청춘이
너무너무 그립다
윤채한(尹采漢)
․ 1947년 대전출생, 경희대 정외과 졸업.
․ 1965, ⟪문학춘추⟫로 데뷔
․ 시집『탑을 위한 영가』(1963), 『벽으로 트인 풍경』(1964),
『에로스 시고』(1966) 외 다수
․ 현재 ⟪우리문학⟫ 발행인. 식품기업 우리집 농장 대표
CNK항공식품 유한 공사 대표
목척교
이도현
새우젓장수 지게 지고
恨을 건넨 징검다리
8·15 광복의 기쁨
이 다리로 넘치고
6·25 피난길 설움
눈물섞어 건넜다.
어제와 오늘이 만나
역사를 다시 쓰고
東과 西 서로 만나
사랑이 흐르는 다리
오, 한밭 멋진 꿈을 실어
즈믄 해를 섰거라.
이도현(野城 李道鉉)
․ 1939년 충남 예산출생, 서울문리사범대학졸업.
․ 1980, ⟪시조문학⟫으로 등단.
․ 시집 『선비의 머리카락』(1980), 『바람과의 대화』(1983) 외 다수
․ 현대시조문학상, 대전시조문화상, 한국시조문학상 등 수상
독도
이상덕
큰 바위 산 우뚝 솟아
지켜왔네 한국 땅
수천년 푸른 물결
일렁여라 높아라
태극기
하늘로 올라
소리치네 온 세상에.
이상덕
․ 대전 출생. 아호 청목(靑木).
․ 1996년 ⟪현대시조⟫로 문단 등단. 대전충남 교단 40여년 근무
․ 시조집 『나지막한 가을』 『황토방』 『뿌리공원』등.
현, 충효예실천운동대전․충남연합회 부회장, 가람문학회명예회장.
우산 하나
이상철
사랑은 느린 걸음으로 온다.
우산 하나에 두 사람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디딜 때마다
쿨렁이는 흙탕물에도 아랑곳없이, 천천히 온다.
한쪽 발걸음이 불편한 키가 큰 노인은
키 작은 노파에 온몸을 의지한 채,
애써 자신이 우산을
들겠노라, 애달은 승강이를 한다.
빗물은 사랑꽃을 피우도록 삐뚜름하게 내리고
오래도록 푸른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는 태평오거리
느리게 걷는 두 사람의 걸음마다
회색빛 우산 하나 시소처럼
서로의 어깨위로 기울어져 간다.
차오르는 흙탕물에 신발이 젖는다고
불평하는 나는, 언제 한번 느린 걸음으로
우산 하나 펼치며 살아 왔을까.
⊙이상철(李商哲)
‧ 충남 공주 출생
‧ 공주고, 대전대, 서강대 대학원 수학.
‧ 2008⟪문학시대⟫로 문단데뷔
‧ 현재 대학입시학원 강사. 문학시대 편집위원
素望
이서윤
어둠 속에 핀 초롱불은
풀벌레 소리 삼키며 깨우는 여명
가을의 응석 위에 핀 꿈은
잡고 싶은 하늘빛 지혜
⊙이서윤
‧ 1967년 경북 경주 출생
‧ ⟪문학시대⟫ 2012 봄호 추천 등단.
‧ 경북 여상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학과 수학
‧ 현 뷰티크레딧 태안점 대표.
그때 봄날처럼
이영순
나풀대는 무명치마 꼬리에
넘어질 듯 넘어질 듯
따라 뛰어주던 머슴애야
산을 넘어가자 갈산을 넘어가자
붉은 잎 펄펄 날리는 산을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그때 봄날처럼
⊙이영순(李英順)
‧ 대전 출생
‧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2001)
‧ 시집 ⟪길은 어디에⟫외 공저 다수
‧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 꿈과 두레박 동인회장
무화과
이유
속에서
너무 많은 꽃이 자라나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날 수 없어.
어항
이장희
EBS TV ‘한국 기행’을 봅니다
수령 500년이라는 느티나무 속에
그 만큼 배어있는
역사와 연륜이 쉬고 있습니다
북한강에는 돛단배 떠있어
‘어머니 강’이라는 데
푸른 안개 그늘에서
낚시하는 어부
가마득 길게 뻗은 나무 섬
이제 보로 물을 막아
커다란 어항으로 만든답니다
족지섬도 청계천이나 4대강처럼 썩어
추억으로만 남는 건가요
어부 가슴 속 긴 한숨 소리
화선지에 가득합니다
이장희(李墇熙)
․ 1946년 대전출생, 공주교대, 숭전대대학원수학
․ 1973 ⟪현대문학⟫으로 등단, 호수돈여고에서 정년.
․ 시집 『은침』(1979), 『밤낚시터에서』(1984) 외 다수
․ 현재 한성기문학상운영위원장
어머니
이준구
어머니
한 번 불러보니
가슴이 저려옵니다.
어머니
또 한 번 불러보니
목이 메어옵니다.
어머니
세 번 불러보니
눈물이 납니다.
꼭
이채강
그대가 날마다 내게로 오고 있다 하여
나는 날마다 그대를 기다렸다
그대는 날마다 나를 만나고 갔지만
나는 한번도 그대를 만나지 못했다
그대는 날마다 나와 헤어졌지만
나는 한번도 그대와 헤어지지 못했다
내가 그대와 그렇게 한번도 만난 적 없고
한번도 헤어진 적 없다는 건
그대가 나와 그렇게 매일 만나고
매일 헤어졌다는 건 참 얼마나 고단한 일이냐
그렇게 만나지 못하고
헤어지지 못한 우리의 나날들은
또 얼마나 가슴 여위던 시간인가
우리 한번은 꼭 만나기로 하자
만나서 꼭 헤어지기로 하자
이채강(본명 이명자)
․ 1947년 대전출생. 대전여고, 고려대, 대전대학원(문학 박사)
․ ⟪현대시학⟫등단 (1971). 「문학사상」편집부장. 고려대, 배재대, 대전대 출강.
․ 시집 『신 반야심경』(1973), 『변제』(1989), 『등불소리』(2012) 등.
해탈
이한식
산사 쪽 숲에
깊숙이 파묻힌다
번뇌 씻고
영롱한 눈빛을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가슴 어딘가에
바다처럼 넘실대는
그 많은 그리움 뜨겁다
이한식(李漢植)
․ 1941년 충남 청양 출생
․ 1991 ⟪문학공간⟫으로 등단
․ 시집 『파란하늘 저 너머』(1996), 『먼 훗날의 노래』(1999) 『댓숲이 사운대듯』(1999) 등
․ 한국문인협회, 한국공간시인협회, 가람문학회, 대전시조시인협회 회원.
되고싶다
이현옥
하늘 닮은 길
길 비친 하늘
세월
;
품은
나무
이현옥(李玄玉)
․ 1958년 충북 청원 출생.
․ 1999, ⟪조선문학⟫으로 등단
․ 시집 『아이야 우리 별 따러가자』(1991), 『친정아버지』(1992) 외 다수
․ 현재 대전 MBC구성작가
행방을 묻다
이형자
시간이 겨울을 핥는 길목
아파트 후문
돌 층층대 귀퉁이에 앉아 핀
노란 민들레꽃
이른 아침부터 태운 가슴
속으로 어지럼증 앓다가
하얀 솜털 머리에 이고
봄 속으로 무너지지 않던가
한참이나 텅 빈 꽃받침 바라보다
나의 행방을 묻는다
이형자 (top-leehj@hanmail.net)
․ 1944년 충남 강경출생
․ 창조문학으로 등단(1998). 꿈과 두레박 회장(역)
․ 시집 『숨 쉬는 닥나무』(2001), 『미용실의 봄』(2010)외 공저 다수
꽃비
임강빈
동학사 가는 길에
꽃비를 만났다
구름처럼 모여들어
벚꽃이 화사하더니
나흘도 못 되어
이렇게 요란하다
준비가 안 되었는데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세차다
꽃잎이 억수로 날린다
조금 먼저 가는 것 뿐 인데
사람들은 감탄을 연발하고 있다
임강빈(又峰 任剛彬)
․ 1931년 충남 공주 출생, 공주사대 국문과 졸업
․ 1956 ⟪현대문학⟫으로 등단. 대전충남교단 중등교장 정년.
․ 시집 『당신의 손』(1969), 『매듭을 풀며』(1979) 외 다수
․ 충남문화상, 요산문학상, 상화시인상 등 수상
․ 현재 대전문인총연합회 고문
도라지꽃
임종원
연초록 촛대 위에
하양 보랏빛 불 밝히고
님 향한 기다림에
스치는 실바람도 정겨워
덩실 더덩실 춤판을 펼친다
간밤에 내려앉은
영롱한 이슬방울 사이로
옹기종기 매달려 있는
앙증스런 아기별들
⊙임종원
․ 1957년 충남 연기 출생, 신흥대학 졸업
․ 2010년 ⟪시와경제⟫로 등단
․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원, 시집 『샘물로 살고싶다』(2012)
․ 현재 주식회사 세양개발 근무
파도
장덕천
한 세상 이빨 하얗게 웃고 살자
생이란 어짜피 거품인걸
장덕천(張德天)
․ 1939년 대전출생. 충남대 경영학과 및 경영대학원 졸업
․ 1997 ⟪문예한국⟫으로 등단
․ 시집『브람스의 자장가』 『책장과 CD롬 사이』『수통골 돌밭』등 다수
․ 현재 글랑놋다리집 원장
大 田
田 玟
정감록에 콕콕 점찍어놓은
계룡골 ,복 받은 한밭벌에
새 역사의 싹눈 트는 소리
문화의 꽃봉오리 피는 소리
열매 맺혀 영그는 소리,노래
불붙은 코리아의 심장 한복판
제 2의 수도, 비상하는 대전에.
전민(본명 전병기)
․ 1948년 충남 홍성 출생, 충남대교육대학원 졸업
․ 1985 『시문학』으로 등단. 대전충남중등교육계 정년.
․ 시집 『주민등록증을 갱신하며』(1990) 『가을비 곱게 내리는 저녁 나절에는』
외 다수
․ 현재 호서문학회장, 한국시문학문인회 대전충청회장
연 어
전영관
처음엔 좋았어요
자꾸 멀어지고 싶었어요
그러나 지금
너무 멀리 왔어요
다시 거슬러 올라가고 싶어요
전에는 몰랐어요
당신 품이 깊은 줄을
당신 품이 따뜻한 줄을.
전영관(全榮寬)
․ 1950 충남 서천출생, 문학박사.
․ 1982 경향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
․ 동시집 『산골에서 온 편지』(1989) 『햇살속에는』(1995)외 다수
․ 초등학교장 정년. 대전충남아동문학회장(역)
․ 현재 ⟪아침의 문학⟫주간
그믐
조경순
살도 뼈도 다 삭은 침묵의 저 바다
먹물처럼 까맣게 타들어 간 차안 밖
가만히 멈추어 서면 고요도 정적인데
동천 붉은 몸부림 저절로 줄이 서서
낮으면 낮을수록 더 환해지는
대보름 환하게 기운 일몰 없는 저
귀
향
지
조경순
․ 1997 충청일보 신춘문예, ⟪월간문학⟫으로 시조시인 등단
․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 현재 대전시조시인협회 사무국장
봄맞이
채홍정
봄 향기에
물씬 꽃바람
마음은 벌써 부자다
봄 햇살에
어찌 꽃 뿐이리
싱글벙글 싹 트는 가슴
봄 정기를
천궁(天弓)에 실어 놓고
희희호호 봄을 캐려 가리다
채홍정(蔡鴻政)
․ 1940년 경북 문경 출생.
․ 1997 ⟪한맥문학⟫으로 등단
․ 시집 『거울 속 세상』(2001) 『푸르름은 더 푸르게』(2005) 『황홀한 반란』(2011)등
․ 해정문학상, SGI평화 문화상 수상.
가을 이미지
최송석
구절초 하얀 흔들림
바람에 뒤섞이고
저 석양, 온 세상에
제 삶을 태우는데
내 사랑은 나이 들어
눈물 잊고 익을까
최송석(崔松錫)
․ 1937년 충남 예산출생, 충남대국문과졸업.
․ ⟪시와 의식⟫신인상 등단(1984). 한국문협대전 지회장, 한국예홍대전부지회장,
대전문인총연합회장 역임
․ 시집 『그림자를 위한 향연』(1988) 외 다수
․ 현재 대전문인총연합회 명예회장
네거리에 서서
최원규
하늘에서 금의 빗줄기가 쏟아지는데
한량없는 금줄기가 쏟아지는데
숱한 백성이 거리에 서서
한 아름씩 더 받으려고 애를 쓰는데
아! 어쩌라고
나만이 이 작은 정종 잔으로
한 잔씩 받아 마시나
최원규(崔元圭)
․ 1933년 충남 공주출생. 충남대 대학원(문학박사)
․ 1962 ⟪자유문학⟫으로 등단
․ 시집 『겨울가곡』(1966) 『순간의 여울』(1971)외 다수
․ 충남도문화상, 현대문학상, 한국PEN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등 수상
․ 충남대 교수. 한국문협충남지부장 역임
․ 현재 충남대 명예교수, 대전문인총연합회 고문
방생
한문석
내 것이 아니다
한시 바삐 놓아주는 것이 마음 편하다
보라 어둠을 깨뜨리고
새벽처럼 치솟아 오르는 저 등줄기 푸른 그리움 한 마리
짜릿하다
온몸이 홀가분하다
한문석(韓文錫)
․ 1948년 세종 금남 출생.
․ 충남대국어국문과 졸업. 교육계에 투신 대전성모여자고등학교에서 정년퇴임(2010 . 9. 1)
․ 첫 시집『사랑이란 이름으로』를 발간하여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했고 시집에 『눈 오는 날은 네게로』 『호수』 『꿈꾸기』 『들꽃』 『강은 누워 흐른다』 『바람개비』등이 있음
‧ 대전시인상, 시와상상작품상, 한성기문학상 등 수상
‧ 현재 한성기문학상운영위원회 주간.
기다림
홍순갑
“기다릴게” 그녀가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나에게 한 말이다. 시를 기다리는 순간은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얼마를 더 기다려야 시다운 시를 쓰게 될지 아직도 모른다. 시가 문자의 얼굴로 나를 찾아올 때 나는 다시 고통스럽고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