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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안석배 기자: 2010.06.16)
명문대학 합격생을 다수 배출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휘문고·중동고·영동고 졸업생의 80% 이상이 재수(再修·대학 입학 후 다시 대입을 치르는 이른바 '반수·半修' 포함)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고교를 4년 다니는 학생이 졸업생의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강남 학력의 상당 부분이 '재수 효과' 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본지가 입시기관 '하늘교육'과 함께 서울·경기지역 469개 고교의 대학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9년 수능을 치른 서울지역 수험생 중 재수생은 4만3181명으로, 재학생(9만4480명)의 45.7%에 달했다. 고교 정원에 큰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졸업생 100명당 46명이 재수에 나서 이듬해 수능을 치렀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구 소재 고교에서는 재학생 대비 재수생 비율이 68.2%였다.
학교별로는 휘문고가 88.4%로 최고였고 중동고(82.2%)·영동고(81.6%)·서울고(78.5%)·세화고(77.7%)·경기고(77.4%)·상문고(75.6%)·중산고(75.4%) 등 강남 명문고들의 재수생 비율이 70%를 웃돌았다.
학교·지역별 재수생 비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수생이 많은 강남·서초구는 명문대 합격생도 많이 배출했다.
올해 서울지역 고교의 'SKY(서울·고려·연세대)' 합격자(4110명) 중 강남·서초지역 학생이 31%(1270명)를 차지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재수생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휘문고의 한 교사는 "우리 학교 'SKY대' 합격생의 30%는 재수생으로 보면 된다"며
"강남지역 고교에서는 재수생들이 학교의 진학실적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명문대에 합격한 이후 더 좋은 학과에 가기 위해 휴학하면서 다시 수능을 보는 '반수생'이 강남 고교에 적지 않으며, 올해 11월 수능의 경우 재수생 비율이 작년보다 17% 정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대입학원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강남 이외 지역 중에는 서초구(65.6%), 광진구(51.8%), 종로구(50.0%) 등으로 재수생 비율이 높았다.
반면 금천구 소재 고교는 재수생 비율이 29.5%로 서울 25개 구(區) 중 가장 낮았다.
경기도에서 재수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과천시(55.2%)와 성남(36.8%)·의왕(32.7%) 역시 이른바 명문대 잘 보내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재수생 비율은 해당지역의 소득 수준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부모 소득이 많아야 재수생활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서울 강남·북 간 학력 격차를 '사(私)교육 효과' 등으로 분석해 왔지만 이번 조사로 '재수 효과'가 학력 격차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고교가 사실상 '4년제화(化)'돼 가는 현상에 대해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 공동대표(은광여고 교사)는 "학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1인당 연간 1000만~3000만원에 달한다는 재수 비용 등 경제적 낭비뿐 아니라 젊은 층의 사회 진출이 1년 늦어진다는 의미에서 엄청난 인적(人的) 자원이 사회적으로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초 공개된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 )' 고교별 대학 진학률과 2010학년도 수능 응시자료를 기초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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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오현석 기자, 2010.06.16)
서울 강남구 소재 A고를 나와 올해 서울 사립 S대에 입학한 이모(19)씨는 2학기 때 휴학하고 대학 입시에 재도전하려는 이른바 '반수생(半修生)'이다.
이씨는 지금 주 4일만 학교에 간다.
수업이 없는 사흘은 사교육업체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접속해 하루 종일 수능시험 공부를 한다.
이달 말부터는 대형 입시학원의 '반수 종합반'에 다닐 생각이다.
이씨는 "고교 동창생 중 집안 사정이 어려운 애들 빼곤 대부분 재수나 반수를 한다"며
"수능 한 번만 잘 보면 인생의 레벨이 달라지는데
반년 투자가 뭐 아깝냐"고 했다.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재수(再修)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과거 학력고사 세대만 해도 대학에 떨어진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1년 더 공부하는 것이 재수였지만
요즘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수험생·학부모가 적극적으로 원해서 재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부모 경제력→재수·반수→좋은 대학
이제까지 서울 강남·서초지역에서 명문대 합격자가 많이 나오는 것은
중·고교 시절 사교육을 많이 받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 두 지역의 재수생 비율이 서울 평균보다 20%포인트 높은 65~68%로 드러나면서
재수 여부가 교육 격차의 숨겨진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가에선 재수를 하려면 연간 1000만~3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수생 종합반 학원비가 월 60만~70만원에 달하고, 밥값·교재비를 합치면 한 달에 100만원 넘게 든다는 것이다. 기숙학원을 갈 경우 학원에 내는 돈만 월 180만~21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재수생은 경제력이 높은 지역에서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의 평균 재수생 비율(45.7%)이 경기도(23.2%)보다 두배 높고,
서울시와 경기도 안에서도 강남·서초구와 과천시의 재수생 비율이 유독 높은 것은 각 지역의 경제력을 정확히 반영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학력개발연구소장은 "경제력이 넉넉한 강남 학생들이 대학 기대치도 높고 재수 학원도 더 많이 찾는다"며 "강남 고교에서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것은 '고득점 재수생'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특히 강남지역에선 명문대에 붙어놓고도 더 좋은 학과에 가기 위해 재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휘문고 반의환 교감은 "우리 학교 아이들은 비전이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편"이라며 "좀더 좋은 대학, 좀더 나은 학과에 가기 위한 반수생이 많다"고 말했다.
재수의 의미 자체가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가톨릭대 성기선 교수(교육학)는 "아이들에겐 합격·불합격이 아니라 몇 칸 위 대학으로 들어가느냐의 경쟁이 중요해졌다"며 "재수는 이제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학생들이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적인 행동 양식"이라고 지적했다. 보통 학생들이 3년 동안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의 자녀는 4년을 투자해 더 높은 '학벌 지위'를 노린다는 것이다.
◆"명문대 입시 전형이 재수 부추겨"
유명 대학들의 입시 전형 방식이 재수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수능 100%로 선발하는 '수능우선선발' 전형 등을 도입하면서
"수능 한 번 더 봐서 '대박' 나면 인생 역전"이라는 수험생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진학교사들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 공동대표(은광여고)는 "고려대·연세대 등 명문 사립대학들이 특목고 출신을 싹쓸이하려 만든 전형이 강남지역 고교를 '재수생 공장'으로 만들었다"며
"수능 100% 전형이 있는 한 재수 열풍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수생이 수능 시험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선택형 평가라는 수능의 한계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려대 홍후조 교수(교육학)는 "수능문제는 일정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학원 등 사교육기관이 패턴을 분석해 학생들에게 테크닉을 가르치기 쉽다"며
"깊이 있는 사고력을 요구하는 평가가 아니어서
재수를 통해 1년 더 반복 연습하면 수능 성적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11월 치러질 수능시험은 사상 초유의 '재수생 강세'가 예상된다.
지난 2010.06.10일 수능 모의고사를 치른 재수생이 이미 전년 대비 17%나 증가했고,
앞으로 1학기가 끝나면 많은 대학생들이 반수에 돌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학원 평가이사는 "지난해 쉬운 수능으로 하향 지원했던 강남지역 학생들이나 외고 졸업생들이 수능시험에 대거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상 초유의 '재수생 강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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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再修공화국] 빈자리 많은 1학년 강의실… "분위기 어수선"
(출처; 조선일보, 유석재 기자, 2010.06.19)
[再修공화국] [中] 대학교육 공동화(空洞化)
"신입생 중 20% 정도가 半修택한 서울 사립大도"
정원 채우려 편입생 선발 지방대까지 도미노 현상
2010년 고려대 이과대에 입학한 A(19)씨는
기말고사가 막 끝난 이번 주부터 강남의 재수(再修) 전문학원에 다니고 있다.
A씨는 "우리 반(班) 학생 30명 중 4명은 아예 입학 직후부터 반수(半修)를 선언하고 준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교수님들이 격려해 주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말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 합격 뒤 또다시 입시 공부에 뛰어드는 '반수'가 이젠 보편적 현상으로 굳어졌다.
서울 한 사립대의 B 교수는 "신입생 중 20% 정도는 반수를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학생들이 당장 휴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1학년 1학기 수업은 으레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정시모집은 '재수생 루트'
수능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서울대 경영대는 올해 신입생 중 정시모집으로 선발된 50명 중에서 26명(52%)이 재수생 출신이었다. 57명 모집에 21명(36.8%)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재수생 비중이 급증한 것이다〈표〉.
수시모집에서 재학생이 대다수인 것과 비교해 보면 점차
'정시는 재수생, 수시는 재학생'의 입학 루트가 굳어져가는 양상이다.
서울대 의예과에서도 2009년 정시모집으로 들어온 신입생 26명 중 재수생은 8명(30.8%)이었으나,
2010년에는 27명 중 11명(40.7%)으로 늘어났다.
서울대의 한 인기학과의 C 교수는 "우리 과 신입생 출신학교 1위는 연세대, 2위는 강남 모 유명학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서울 상위권 대학의 인기 학과들도 비슷하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는 올해 신입생 228명 중 87명(38.2%)이 재수생이었다.
정시 모집만 따지면 118명 중 55명(46.6%)에 달한다.
연·고대에서는 의대와 경영학과, 사회과학대 등에서 재수생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 약한 '문·사·철'의 타격
반수생으로 인한 '학생 공동화(空洞化)' 현상에선 대학들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일어나고 있다.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선 실제로 학업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나머지 대학들에선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반수생인 연세대 문과대 학생 D씨(19)는 "반수에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한 스펙(학점 등 외형적 조건)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1학기 내내 수업을 빠지지 않고 충실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고려대 문과대의 E 교수는 "반수생들은 워낙 티 나지 않게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2학기에 휴학을 하고 나서야 '아, 그 친구가 여태까지…'라며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중위권 대학의 F 교수는 "학기 말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강의실에 빈자리가 늘어난다"며 "1학년 1학기 수업에선 리포트를 내지 않거나 시험에 들어오지 않고 대충 때우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적(學籍)만 걸어놓을 뿐 사실상 그 대학에서의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사립대의 G 교수는 "반수를 한 번 실패하고 나서도 2학년 때 '2.5수'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종종 눈에 띈다"고 했다.
학생 유출의 위기감은 취업에 약하다고 지목되는 학과일수록 더 크다.
부산 사립대의 H 교수는 "문사철(文史哲) 학과 교수들은 '큰일 났다. 손님이 없으면 결국 학과가 없어지는 게 아닌가'라며 걱정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위권 대학의 어문계열 학과 I 교수는 "학기 초 신입생을 상담할 때 반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럴 때 참 슬프지만 붙잡을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중하위권 대학은 등록금 수입 감소
반수생 증가는 등록금 수입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중하위권·지방 대학들에 경영 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반수에 따른 학생 유출→학생을 메우기 위한 편입생 선발 증가→지방대 공동화 현상→중국 등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메우기의 도미노 현상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서울 한 사립대의 교직원 J씨는 "최근 들어 많은 대학이 1학년 1학기에는 휴학을 하지 못하도록 교칙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경우 병원에 입원하거나 입대 영장이 나오지 않는 이상 입학하자마자 휴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반수에 뜻을 굳힌 학생들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내신 때문에 서울대에 가기 어려운 외고 등 성적이 좋은 고교 출신 학생들일수록
반수에 대한 의지가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수도권 68개 일반 대학의 휴학생은 2001년 19만1215명(28.6%)에서
2009년 22만5416명(30%)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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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조선일보, 안석배 기자)
재수 끝에 2010년03월 수도권의 한 사립대 의대에 입학한 김모(20)씨는
"재수 1년간 2400만원은 쓴 것 같다"고 했다.
서울 강남 유명학원 종합반 학원비로 매달 70만원을 냈고,
주말 과외비와 인터넷 강의 비용을 합쳐 월 사교육비만 120만원이 넘었다.
여기에다 밥값·간식비며 교통비, 친구 만나서 밥 먹은 돈 등으로 용돈만 매달 70만원을 썼다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가 유난히 사치스러운 것은 아니다.
학원가에선 평균적인 학생이 쓰는 연간 재수 비용을 2000여만원으로 추산한다.
기숙학원에 다니면 재수 비용이 연 3000만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재수 손실 "적게 잡아 연 5조원"
본지가 연세대 장용석 교수(행정학과)에 의뢰해 '재수 광풍(狂風)'으로 인한 연간 사회경제적 손실을 추산해 보았다. 1인당 재수 비용을 20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올해 재수생 15만명(추정인원)이 쓰는 연간 총 비용은 3조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재수로 1년 늦게 사회에 진출하는 비용 2조2792억원을 합치면 총 비용이 5조원을 넘는다.
장 교수는 "반수생(半修生)은 학원비가 적게 들겠지만, 어차피 1학기 대학 등록금과 기타 용돈이 들어가니 결과적으로는 비슷하다"며 "상당히 보수적으로(적게) 비용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이영 교수(경제금융학부)는 "재수라는 것은 꼭 안 해도 되고, 학생들 입장에서도 자기계발이나 능력신장은 거의 없이 학벌 랭킹만 바뀌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라며 "재수에 드는 비용은 그대로 사회경제적 손실로 온다"고 지적했다.
◆"전과·편입 제도 활성화해야"
우리나라만 유독 많은 학생이 '재수'에 매달리는 것은 잘못 설계된 제도 탓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점수 순으로 대학·학과가 정해지고,
한번 입학하면 반수(半修)나 편입 시험 말고는 대학을 옮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 백순근 교수(교육학)는 "학과 정원이 학생들 수요에 따르지 않고 공급자인 교수 위주로 짜여 있다"며 "전과(轉科)나 편입 제도까지 경직돼 있어 마음에 들지 않는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재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과는 최고 우등생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하고,
편입시험은 대학입시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학생들이 차라리 재수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교육학)는 "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할 때 개인의 여건·목표보다는 학교나 지역 차원의 '분위기'에 많이 휩쓸려가는 것으로 한국교육고용패널(KEEP) 자료 분석에서 드러났다"며 "강남 학교들만 재수율이 유독 높은 것은 '재수 안 하면 이상하다'는 지역 분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건국대 오성삼 교수(교육학)는 편입제도를 활성화하려면 학벌주의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교수는 "미국에서는 고교 수석 졸업생들이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를 갔다가 명문대로 편입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우리나라는 편입하거나 대학원을 나와도 최초 합격 대학만 따지는 까닭에 학생들이 대학입시에만 목을 맨다"고 말했다.
◆선진국엔 상상 못할 재수 열풍
지난달 한국을 찾은 미국 스탠퍼드대학 리처드 쇼 입학처장은 "젊은 학생들이 재수를 위해 1년을 허비하는 한국 상황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 대학 입학시험에서는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의 지적(知的) 열정과 교외 활동실적 등을 가려내 합격생을 뽑는다"고 말했다.
SAT(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 성적을 몇점 더 올리는 게 중요하지 않으며,
따라서 재수는 '비효율적인 선택'이라는 설명이었다.
우리와 같은 '재수 열풍'은 어느 선진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대부분 선진국은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40~60%대로 우리(84%)보다 낮아 모든 학생이 대학 입시에 '올인'하는 구조가 아닌 데다, 편입 제도가 활성화돼 대학 입학 후 수능을 다시 보는 '반수생'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일본도 도쿄대·게이오대·와세다대 등 명문대의 입시관문을 뚫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재수·삼수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 윤유숙 지바(千葉)한국교육원장은 "명문대 입시는 치열하지만 모든 학생이 대입시험을 치르는 것도 아니고, 직업교육 시스템도 잘돼 있어 학생들이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의 재수 붐은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입학했느냐에 따라 사회적 위치가 결정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학생들이 좀 더 진취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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