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찾아 나선 고창 꽃무릇과 메밀 밭

[청산]

가을을 찾아 나선 고창 꽃무릇과 메밀 밭

▣ 여행일자 : 2006. 9. 16(토)
▣ 여행장소 : 고창 선운사와 학원농장
  ▶ 선운산 꽃무릇 산행 : 선운사주차장 ~ 선운사 ~ 도솔암 ~ 용문굴 ~ 낙조대 ~ 천마봉 ~ 도솔암 ~ 선운사 ~ 주차장(왕복 10.2㎞, 4시간 정도 소요)
  ▶ 구시포해수욕장 풍천장어 숯불구이와 갯벌체험 ~ 학원농장 메밀밭 관광
▣ 날      씨 : 흐림(20℃~24℃)
▣ 여행인원 : 11명(숭산, 산중과실외, 좋은친구, 산울림, 황금손, 솔향, 들국화사랑, 란이, 석보미, 김진경, 청산)

▣ 여행일기

  ▶ 애틋한 사랑을 간직한 꽃무릇을 찾아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은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여름을 체험하기에는 이미 늦고, 단풍의 묘미를 맛보기엔 이른 시절. 이즈음엔 가을 서정 가득 담긴 꽃구경이 제격이다. 화사한 자태로 초가을을 알리는 전령사로는 단연 “꽃무릇”과 “메밀꽃”을 꼽을 수 있다. 가을을 찾아 나서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고 마음은 벌써 꽃밭에 앉아 있다.

태풍 13호 “산산”의 북상으로 가는 빗줄기가 내리지만 아랑곳 않고 고창으로 차는 신나게 달린다. 차창 안으로 들어온 신선한 공기가 폐부를 찔러 새벽녘까지 마신 술기운을 말끔히 가시게 해주어 상쾌함을 더해 주는데도 길은 참으로 멀다. 유난히도 무덥고 길었던 여름도 이젠 완전히 꼬리를 내린 듯 산과 들은 완연한 가을 색이고 언제나처럼 여행은 맘을 들뜨게 하고 삶의 활력소를 안겨다 준다.

선운사 주차장은 관광차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한창 피기 시작한 꽃무릇 구경과 선운산 산행을 겸한 관광객들이 들끓고 있는 모습에 서서히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하고 선운사로 향하는 마음은 급해진다. 짙게 구름이 드리웠지만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아 오히려 꽃 사진을 찍기엔 안성맞춤이다. 일주문을 지나 선운사로 가는 길목엔 꽃무릇이 진홍색의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뺏고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지천에 깔렸다.

천황문을 들어서서 선운사 대웅보전에 감사의 목례를 하고 한바퀴 빙 둘러본다. 늘 그 자리에 변함 없이 중생들을 구제하고 있건만 변하는 건 나 자신뿐인 것 같다. 선운사(禪雲寺)는 백제 때 검단선사가 창건한 사찰로 당시에는 대찰이었으나, 정유재란 때 거의 소실되고 지금은 규모가 그리 큰 사찰은 아니다. 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 금산사와 더불어 전북도내 2대 본사로 유명한 명승고찰이며, 신라 진흥왕이 창건했다는 설과 위덕왕 24년(577년) 백제의 승려 검단선사와 신라의 국사이자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도 전해진다.

♣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에 나서며~~~

♣ 일주문을 지나 선운사로 향한다.

♣ 선운사 계곡에는 거목의 단풍나무 곁에 가을을 알리는 꽃무릇이 탐스럽게 피어 있고...

♣ 거목의 단풍나무 뿌리가 세월을 말해 준다~~~

♣ 선운사 대웅보전의 전경...

♣ 시원한 감로수 한잔을 하고 기념 촬영도 한다...

  ▶ 꽃무릇이 군락을 이룬 선운사계곡을 따라 도솔암으로

    유달리 시원하게 느껴지는 선운사 석조의 물맛을 뒤로하고 도솔암으로 향한다. 드문드문 피어 있던 꽃무릇이 선운사를 지나면서부터 계곡을 따라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붉게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가늘고 붉은 타원형 꽃잎과 꽃잎보다 두 배 이상 훨씬 긴 꽃술이 꽃을 빙 둘러 싼 채 수호천사처럼 호위하고 있는 듯한 아름답고 고상한 자태가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실로 비교가 되지 않을 감흥을 준다.

꽃무릇을 촬영할 경우 그늘에서 찍어야 색상이 잘 표현된다고 한다. 때문에 아침해가 뜨기 전이나 흐린 날에 촬영하면 아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마침 날씨가 흐려 최적의 상태지만 카메라 뿐 아니라 촬영기술이 전혀 없으니 발길과 마음 닿는 대로 그저 찍을 뿐이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길가에는 무리 지어 피어있는 꽃무릇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야트막한 산자락에 뿌려져있다시피 자란 꽃무릇이 유난히 붉다. 꽃무릇이 피어 있는 길을 따라 한가하게 이야기 나누며 걷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이 편안하게 느껴지고 울창한 나무 사이로 난 고즈넉한 숲길에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시원스럽다. 넓은 길을 버리고 밉지 않게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 보행자통로로 들어서면 무리를 지은 꽃무릇은 세를 더해가며 오래도록 걷고 싶게 한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지만 지난 겨울 지독한 한파의 영향인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꽃무릇이 예년보다 늦게 꽃망울을 터트려 자꾸만 아쉬움을 남긴다. 날씨의 영향으로 꽃대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다음주쯤 활짝 필 것 같다. 완만한 산자락에 꽃대만 무성하게 솟아 있고 그 중에 성질 급한 놈들만 한 두 송이씩 피어 애틋한 꽃의 사연만큼이나 애틋함을 더해준다.

늦여름에서 초가을까지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은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고, 잎이 지고 나면 꽃이 피어 "꽃과 잎이 함께 볼 수 없다(화엽불상견, 花葉不相見)" 하여 보통 "상사화(相思花)"라 불리는 풀이다. 9월에 50~60cm 꽃대에 어린아이 손바닥만한 붉은 꽃이 피었다가 9월 하순과 10월 초순 사이에 꽃이 지면 그 밑에서 마늘잎과 비슷한 진한 녹색의 두꺼운 잎이 나와 겨울동안 숲 속에서 푸른 상태로 지내다가 이듬해 5~6월이 되면 잎은 완전히 시들고 9월경에 가느다란 줄기가 올라와 9월 하순 무렵에 완전히 만개 한다.

나무그늘에 숨어 100~200평씩 무리 지어 핀다하여 꽃무릇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한다는 애틋한 사연처럼 젊은 스님을 사모하던 여인이 앓다 죽은 후 피어났다는 전설 때문일까 유독 사찰에 꽃무릇이 군락을 이루고 자생하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고창 선운사와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주변이 유명하다. 그리고 국내 최대의 평지 숲으로 유명한 경남 함양의 상림 숲에도 2005년에 함양군에서 꽃무릇 단지를 조성해 놓아 길이 1.6㎞, 폭 80～200m의 숲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삼림욕을 즐기며 붉은 꽃무릇을 감상하면 더욱 운치가 있다.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모양의 뿌리라는 뜻으로 석산(石蒜)이라고도 부르며, 흔히 꽃무릇과 상사화(相思花)를 자주 혼용한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둘 다 수선화과(科) 상사화속(屬)에 해당하는 야생구근식물로 꽃은 피우지만 열매는 맺지 못하며 풀잎이 말라죽은 뒤 꽃대가 나와서 꽃이 피므로 풀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풀잎을 보지 못한다. 상사화는 7~8월에 피고 꽃 색깔이 분홍 또는 노랑색인 것에 비해 꽃무릇은 9월에 피고 꽃 색깔이 붉은 것이 다르다.

꽃무릇에 심취하여 계곡을 따라 걷는 사이 어느새 진흥굴에 다다른다. 숭불왕으로 유명한 신라 24대 진흥왕이 부처님의 계시를 받아 백제 땅인 이 곳에 의운국사를 시켜 선운사를 창건케 하고 왕위를 물려준 뒤 수도하였다는 굴로서 길이 10m, 높이가 4m의 암굴이다. 진흥굴 바로 옆에는 천연기념물 354호인 장사송이 수령 ６백년을 자랑하며 하늘 높이 서 있다.

이 소나무는 밑 둥 1.5m에서부터 8가닥의 가지가 사방으로 펼쳐져 있고 멀리서 보면 우산 모양으로 보이며, 이곳의 옛 지명인 장사현을 본 따 장사송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장사송을 지나 아쉬움에 계곡을 다시 건너 꽃무릇을 잠시 더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도솔암에 닿고 간단한 목례를 하고 시원한 약수로 갈증을 풀고 잠시 가면 거대한 절벽에 조각되어 있는 도솔암 마애불 아래에 당도한다.

보물 제1,200호로 지정된 이 마애불은 고려시대에 조각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애불상 중의 하나로 미륵불로 추정된다. 지상 6m의 높이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불상의 높이는 5m, 폭이 3m나 되며 연꽃 무늬를 새긴 계단 모양의 받침돌까지 갖추었다. 머리 위의 구멍은 동불암이라는 누각의 기둥을 세웠던 곳이며 명치끝에는 검단스님이 쓴 비결록을 넣었다는 감실이 있으며 이 비결록은 19세기 말 동학의 접주 손화중이 가져갔다고 한다.

도솔암 마애불 옆에는 신기해 보이는 동굴이 있고 그 오른쪽에는 나한전(羅漢殿)이 자리잡고 있다. 조선 말기에 세운 것으로 보이는 이 건물은 전북 문화재자료 제11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소승불교의 수행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성자인 아라한을 모신 곳이다. 용문굴에 살던 이무기가 마을 주민들을 괴롭히자 이를 물리치기 위해 인도에서 나한상을 들여와 안치하였더니 이무기가 사라졌으며 이후 이무기가 다시 나타나지 못하도록 이 건물을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

나한 전 오른쪽의 도솔천내원궁 일주문을 들어서서 가파른 계단 길을 잠시 올라가면 내원궁이 자리하고 있다. 천인암(千仞岩)이라는 기암 절벽과 맑은 물이 흐르는 깊은 계곡 사이에 자리한 내원궁은 고통받는 중생을 구원한다는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모신 곳으로 상도솔암이라고도 부른다. 거대한 바위 위에 초석만을 세우고 만든 이 건물은 작은 규모이지만 매우 안정된 느낌을 주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천마봉과 사자바위의 위용은 대단하다.

♣ 도솔암으로 가는 고즈넉한 선운사 담장 길...

♣ 선운사 계곡에는 진홍빛 꽃무릇이 막 피기 시작하고...

♣ 예년에 비해 열흘 정도 꽃이 늦게 피어 절정의 꽃무릇을 구경 못해 아쉽다...막 꽃대가 올라오고 있는 산자락에 자생하고 있는 꽃무릇들

♣ 양지바른 곳에는 그래도 제법 군락을 지어 피어 있다.

♣ 계곡 가의 꽃무릇... 다소곳한 게 새색시 같다~~~

♣ 접사로 찍어 봤는데 어렵사리 한장 성공하고~~~

♣ 신라 진흥왕이 수도 했다는 진흥굴에서~~~

♣ 활짝 피었으면 장관이었을텐데~~~

♣ 꽃무릇밭에서 한 컷~~~

♣ 선운사 도솔암에 도착하여~~~숭산 회장님.

♣ 국보 1,200호로 지정된 도솔암마애불 전경~~~

  ▶ 도솔암을 지나 선운산 천마봉을 오르고

     도솔암 마애불에서 계곡을 따라 잠시 가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올라가면 이내 용문굴에 당도할 수 있다. 거대한 바위아래 커다란 구멍이 두 개 뚫린 용문굴은 신비스러움이 비쳐나고 굴 아래에는 자그마한 돌무덤과 함께 MBC 대장금 촬영지 ”장금 어머니 돌무덤” 안내판이 있다. 동굴 안의 음습한 기운 때문인지 이곳에서 영화 남부군도 촬영했다고 한다.

용문굴을 지나 굴을 이루고 있는 바위 위에 올라 잠시 조망을 즐기다가 올라서면 주능선에 당도하게 되고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야생화를 구경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닭의장풀”이라는 꽃 이름과 함께 접사 사진 촬영에 대해 좋은친구님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소나무 숲길을 지나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MBC 대장금 촬영지 “최상궁 자살바위“ 낙조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낙조대의 거대한 바위 아래에 당도한다.

바위 왼쪽으로 돌아 꼭대기에 오르면 환상의 조망을 안겨다준다. 사방으로 전개되는 장쾌한 조망을 즐기다가 바위를 내려와 천마봉으로 향한다. 낙조대에서 천마봉은 불과 200여 미터 떨어져 있고 사자바위를 바라보며 잠시 가면 까마득한 절벽을 이루고 있는 천마봉에 당도한다. 천마봉은 까마득하게 치솟은 바위봉우리이지만 위에 올라서면 그저 평평한 암릉에 불과하다.

천마봉은 주위에 바위들이 흩어져 있어 선운산의 풍경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인 장소를 제공해 주는 선운산의 멋진 전망대 노릇을 해준다. 앞에는 낙조대와 병풍바위, 천상봉이 멋진 그림으로 다가오고 오른쪽에는 도솔천에 들어오는 마귀를 방어한다는 사자바위가 위용을 드러내고 그 아래에는 이 산에 침입하는 마귀를 방어하는 신장 역할을 한다는 봉두암(투구봉)이 산 중턱에 우뚝 솟아 있으며 발아래 협곡 끝자락에는 도솔암이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선운산 도립공원은 경수산(444.3m), 도솔산(336m), 개이빨산(346.1m), 청룡산(314m), 비학산(307.4m), 구황봉(299m), 형제봉(248m)등 3～4백m급의 봉우리로 둘러싸인 산악공원이다. 고찰인 선운사가 유명하다보니 선운사 뒤 배경을 이루는 도솔산(선운사 사적지)이 선운산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그리 높지 않고 규모도 작지만 기암괴봉으로 이루어지고 솟구쳐서 "호남의 내금강" 이라고 불리는 명승지로서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의 뜻으로 선운산이나 도솔산이나 모두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이다. 눈 돌리는 대로 한 폭의 그림으로 와 닿는 멋 진 조망을 감상하며 너럭바위 위에 앉아 가방 속에 지니고 온 간식들을 죄다 꺼내 놓고 배를 채운다. 도솔암까지 왔다가 풍천장어로 점심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막상 도솔암까지 오고 보니 산꾼들의 직성이 풀리지 않는지 막상 이곳까지 올라오니 점심때가 훌쩍 지나버렸고 모두들 시장한 모양이다.

♣ 도솔암에서 조금 올라가면 거대한 동굴이 나타나는데 바로 용문굴이다.

♣ 용문굴을 지나 주능선 갈림길에 올라선 후 "닭의장풀"꽃이름과 사진촬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좋은친구님...

♣ 낙조대 위에 오른 숭산회장님과 산울림님...

♣ 낙조대에서 바라 본 천마봉 전경...사람들이 서 있는 곳이 천마봉 정상이다.

♣ 낙조대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천마봉으로 향한다...

♣ 천마봉에서 바라 본 도솔암과 도솔천내원궁 뒤로 천왕봉이 우뚝하다...

♣ 천마봉에서 사자바위를 배경으로~~~들국화사랑님, 란이님, 석보미님, 김진경님...

♣ 천마봉에서 가방털이 만찬이 벌어지고~~~

♣ 천마봉 정상에서 사자바위를 배경으로~~~

  ▶ 절경을 뒤로하고 천마봉을 내려선다

     천마봉을 뒤로하고 도솔암으로 내려서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가파른 경사를 로프를 잡고 내려와 통나무 계단을 지나 오른쪽 바위전망대에서 천마봉 바위절벽을 올려다보면 그 모습이 참으로 경이롭다. 다시 철 계단이 시작되고 까마득한 절벽 위에 걸터앉은 도솔천 내원궁과 그 아래 절벽에 새겨진 마애불을 가까이 바라보며 철 계단을 지나 다시 통나무 계단을 가파르게 내려서서 나무다리를 건너고 도솔암을 지나 내려선다.

도솔암에서 용문굴로 올라서서 낙조대와 천마봉을 거쳐 도솔암으로 내려오는 이 코스가 힘도 적게 들고 짧은 시간에 선운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두루두루 구경할 수 있는 멋진 코스이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모두들 즐거워하는 표정에 덩달아 행복감을 느낀다. 진흥굴을 지나 잠시 내려오면 왼쪽으로 참당선원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나고 계속 하여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무릇을 구경하며 슬금슬금 여유 있게 내려와 미륵교 앞에서 좀더 꽃무릇을 감상하기 위해 오른쪽의 넓은 길을 버리고 왼쪽 계곡 옆을 따라 간다. 두 갈래로 나뉜 길은 어디로 가든 선운사로 간다.

계곡 옆에는 넓은 녹차 밭이 자리하고 그 틈 사이에는 꽃무릇이 참으로 많이도 자생하고 있다. 울타리가 없는 곳으로 접근을 하려고 하면 발 아래를 유심히 살피며 들어가야 할 지경으로 빽빽하게 꽃무릇의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이 꽃대가 죄다 꽃망울을 터뜨리면 그야말로 사무친 그리움이 진홍빛으로 붉게 타오를 것이다. 일주문을 지나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그냥 지나치랴! 아침에 올라가면서 군침을 돌게 하던 전어와 막걸리로 꽃무릇과의 아쉬움을 나누고 구시포해수욕장으로 향한다.

♣ 도솔암으로 내려가다 전망바위에서 올려다 본 천마봉의 위용~~~

♣ 까마득한 절벽위에 자리잡은 도솔천내원궁과 아래 절벽에 마애불이 보인다....

♣ 바위전망대에서 가파른 철 계단으로 내려간다...

♣ 선운사로 내려가며 아쉬움에 꽃무릇을 담아 본다...

♣ 접사 사진 성공!!!

♣ 꽃무릇이 참으로 탐스럽다~~~

♣ 미륵교 직전 생태공원을 지나며...

♣ 생태공원 잔디밭에서 길고도 편안한 휴식을 취해 본다~~~

♣ 선운사계곡의 거목들~~~

♣ 선운사 앞의 녹차 밭...선운사 작설차는 3대 특산물 중의 하나이다.

♣ 부도전 앞의 전경~~~

♣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은 꽃무릇~~~

  ▶ 고시포해수욕장에서 풍천장어 맛과 함께 갯벌체험을 하고

     선운사에서 나와 넓게 펼쳐지는 곰소만의 갯벌과 변산반도를 바라보며 22번 국도를 따라 잠시 달리면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의 구시포해수욕장에 도착하고 좋은친구님이 미리 준비한 “구시포장어장터”에서 숯불구이 풍천장어를 안주 삼아 고창 복분자 술로 회포를 푼다. 단출한 상차림이지만 진수성찬이 부러울 게 없이 푸짐하기만 하고 권하는 술잔에 금새 얼굴은 홍조 빛으로 물들며 취해간다.

강장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풍천장어는 강물과 바닷물이 어울리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구경할 수 있는 뱀장어의 일종이지만 식도락가들이 선운산 풍천장어만을 애써 찾는 것은 그 맛이 달리 담백하고 구수하기 때문이며, 선운산 어귀 바닷물과 밀물이 합쳐지는 인천강지역을 풍천이라 하며 실뱀장어가 민물에 올라와 7~9년 이상 성장하다가 산란을 위해 태평양 깊은 곳으로 회유하기 전 바닷물과 민물이 합해지는 이곳에 머물게 되는데 이때 잡힌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한다.

선운산에는 일찍부터 작설차, 복분자술과 함께 풍천장어가 3대 특산물로 널리 알려져 왔으며 이글거리는 숯불에 구운 풍천장어의 심오한 맛은 먹어본 사람이 아니고는 알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산업사회의 발달로 오폐수 및 자원남획으로 풍천장어를 찾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고창군에서 특수시책사업 으로 풍천장어의 옛 명성을 되찾고자 갯벌풍천장어를 개발하게 되었다.

갯벌풍천장어는 일반 양식장어를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 자연상태의 축제식양식장에서 바닷물로 최소한 6개월 동안 사료 급여 없이 자연상태 그대로 성장토록 하는데 색깔, 맛, 육질 등이 자연산 풍천장어와 큰 차이가 없어 상표 등록하여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야속한 시간은 빨리도 흘러가고 마음은 급해진다. 학원농장으로 출발하기 전에 짬을 내어 후다닥 갯벌 속으로 달려간다.

어릴 적 늘 가까이하며 자란 포항의 바닷가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지만 바다만 바라보면 고향의 푸근함을 느낄 수 있고 엄마의 품 속 같이 아늑하다. 한여름 밤 자리를 꽉 메우며 젊음과 사랑을 불태우다가 떠나간 자리에 바닷물까지 빠져나가 황량하게만 느껴지는 드넓은 갯벌을 걸으며 먹구름 사이로 곱게 물 드는 노을을 서정 삼아 갯벌 체험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 고시포해수욕장에 있는 "구시포장어장터"식당에서 풍천장어숯불구이를 배불리 먹고 갯벌로 나간다...

♣ 좋은친구님이 조개잡이 갯벌 체험도 해보고~~~

♣ 모두 함께 추억도 만들어 본다...

♣ 어느새 하늘이 불그스레 물들기 시작하고...조개잡는 어부는 쉴틈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 낙조가 곱게 물들 즈음 남은 일정에 쫓겨 아쉬운 발길을 돌리고~~~

♣ 갯벌에는 생명체가 살아 있어 갯벌을 싱싱하게 해준다~~~

♣ 고시포해수욕장 전경~~~

  ▶ 학원농장의 하얀 메밀밭에서 그리움의 바다에 빠지다

     마냥 이대로 있고 싶은 갯벌을 뒤로하고 학원농장으로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구시포해수욕장에서 상하로 나와 22번 국도를 달려 공음면 칠암리 네거리에서 796번 지방도로 좌회전하여 잠시가면 공음면 선동리에 자리한 학원농장에 들어서게 되는데 도로 곳곳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농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하얀 소금을 흩뿌려 놓기라도 하듯 대지를 온통 하얗게 채색한 메밀밭이 바다처럼 펼쳐지며 순식간에 깊은 그리움의 바다에 빠지게 한다.

이효석님이 그의 고향 평창군 봉평면 남안동을 배경으로 쓴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인해 강원도 평창은 “메밀꽃”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다. 광활한 규모 면에서는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의 학원농장(鶴苑農場)이 국내 으뜸이다. 봄에 푸른 보리가 넘실댔던 밭고랑이 초가을이면 메밀꽃이 만개하여 하얀 눈이 내린 듯 부드러운 구름이 내려앉기라도 한 듯 온통 하얀 바다를 이루는데 올해는 9월초에 개화해 9월 중순까지 자태를 뽐내게 된다.

학원농장(063-564-9897)은 대기업 이사까지 지낸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장남인 진영호씨가 정성스레 가꾼 농장으로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17만여 평의 농장 중 10만여 평에 메밀꽃밭을 조성해 놓았는데 이곳은 작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빠르게 명성을 얻고 있다. 메밀꽃 개화시기에 맞춰 해바라기 밭도 대량으로 일궈 놓아 해바라기의 정취에도 흠뻑 젖어 들 수 있으며, 노랗고 하얀 꽃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더구나 인근의 선운사 꽃무릇도 비슷한 시기에 피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9월에 메밀꽃 축제도 연다.

남자의 계절인 이 가을에 학원농장의 너울대는 메밀밭에서 그리움에 흠뻑 젖게 하고  하루 종일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해 주신 좋은친구님께 감사를 드리며, 언제나 청춘이신 회장님과 함께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백우회원님들, 그리고 처음으로 같이하며 가을의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나눌 수 있었던 석보미님과 김진경님께도 고마움을 전하며 황홀했던 시간들을 접는다.

♣ 학원농장 입구의 배롱나무꽃과 어울린 메밀꽃 전경...

♣ 10만여 평에 달하는 광활한 학원농장의 메밀 밭 전경~~~

♣ 메밀 밭 모퉁이 핀 코스모스가 소담스럽다~~~

♣ 메밀밭이 하도 넓어 끝이 없다~~~

♣ 메밀밭에서 가을의 그리움을 가슴 가득 담는다~~~

♣ 산책로를 따라서~~~

♣ 메밀밭에는 해바라기밭도 같이 조성이 되어 한껏 운치를 더해준다...

♣ 메밀밭을 지키는 해바라기~~~

[청산]

이제야 겨우 한 편 완성했습니다...함께 했던 횐님들 즐거웠구요 준비하신 좋은친구님 수고많았습니다.... 2편은 인물 사진입니다...기대하십시요~~~

[숭산]

사진이 참 잘 나왔내요. 고맙습니다

[좋은친구]

장편 드라마 1부, 멋집니다. 생생한 글과 사진, 그 날의 감동이 되살아납니다. 인물사진 기다려집니다.^^

[란이]

대장님~~사진으로 보니 참 아름다운 풍경 많이도 보고왔네요. 너무 즐거웠습니다.고맙습니다^^

[꿈꾸는 나무]

좋은여행에 모두들 행복해 보입니다. 펼쳐진 서정도 너무 아름답구요...^^*

[들국화사랑]

백우와의 만남, 멋진 테마여행 저에게 너무 맞는 맞춤 여행이었습니다. 산 ,바다 그리고 정겨운 꽃들의 잔치, 맛있는 먹거리. 그리고 함께 한 좋은 사람들. 모든게 어우러져 정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대장님의 사진과 글이 또한 저를 감동케하네요. 다음 산행을 기다리며....................

[솔향]

언니, 민둥산에 오실거죠?? 보미언니,진경씨 데불고요??

[청산]

당연히 오겠지 뭐,,,솔향이 군기 꽉 잡아 놓았으니까~~~

[들국화사랑]

조금씩 연습하고 있으니까 민둥산엔 갈수 있을거 같네요. 동생들 델고 갈예정임다.잘 부탁................

[물배]

앉아서보니 간거나 진배없구먼. 단지 다른건 누군 라면 건져먹을때 풍천장어+복분자를 먹어서 그런지 좀더 실해 보이는것 빼고.

[청산]

과연 그럴까??? 그럼 정기산행도 오지 말고 라면 먹으면서 사진 구경이나 하지 그래~~~ㅎㅎㅎ

[숭산]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사하라]

너무 멋잇습니다.. ㅎㅎ숭산회장님

[솔향]

오신다고 그러시더니 안오셨데요?? 약속 안지키는사람 젤루 싫어하는데~~~

[숭산]

"사하라"님 감사합니다. 나이가 있다보니 <무조건> <열심히>다닙니다. 10월 다섯째주에 내장산+백양산 = 단풍구경 겸 호남정맥을 할 예정입니다. 그 때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중추절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