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치히에서 한시간정도 거리에 있는 Naumburg에서 맥랜트의 캠핑카를 인수받았다.
차종은 성수기에 하루 125유로를 받는 6인용 Family Plus e.g GlobeR A588( 길이 6.17m 폭 2.32m 높이 3.14m ). 피아트에서 나온차 였는데 사무실 입구에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놓여있었다. 이 곳은 맥랜트뿐만이 아니라 다른 캠핑카 대여업체도 같이 들어있는 사무실이라 부지에 많은 캠핑카 있었는데 승용차가 끌고 다니는 모빌부터 2인용 캠핑카까지 구경할 만 했다.
깨끗한 외관에 말로만 듣고 생각만 했던 캠핑카를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지만 덩치가 커서 걱정이 앞섰다. 운전한지는 20년이 넘었고 스틱운전도 6년 정도 했지만 오래전이야기. 그동안 오토만 했는데 오랜만에 스틱운전에다가 일반 중형승용차의 길이가 1.5배 정도 되는 이차를 정말 잘할 수 있을지 ...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82/4_cafe_2008_08_29_21_27_48b7eadec5083)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82/11_cafe_2008_08_29_21_27_48b7eb1e10386)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82/13_cafe_2008_08_29_21_27_48b7eaf9be61a)
이렇게 생겼다. 앞태.뒷태. 운전석 옆에 있는 것은 네비가 아니라 후진할때 뒷부분을 보여주는 것.
사무실에 있던 맥랜트 직원은 나이가 드신 여자분 이었는데 친구가 유창한 독일어로 이야기하니 영어로 이야기할 걱정을 덜었던지 자세히 사용법을 이야기 해줌. 캠핑카는 처음 보는지라 들어가 살펴보니 구석구석 공간을 잘 활용해서 정말 조그만 오피스텔처럼 잘 만들어 놓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 뒷편에 상하침대 그리고 운전석 바로위에 2명이 잘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생각보다 천정이 높아 그리 답답하지는 않게 보임) 그리고 차 중간에 탁자가 있는데 탁자를 접고 시트를 분해해서 2인용 침대를 만들수 있었다. 탁자 바로 앞에 냉장고 그리고 바로 위에는 가스렌지가 있고 조그만 싱크대는 오른편에 있었다. 화장실은 샤워실과 겸하고 있는데 샤워는 공간이 좁아 쉽지 않아 보였고 출입문 있는 쪽으로 바깥쪽 윗편에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차단막이 나오게 되어있었다. 급수하는 곳과 오수 버리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으며 가스통은 2개 꽉곽 채워있으니 아마 대여기간동안 모자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30유로 주고 빌린 캠핑 장비도 내주었다. 오면서 캠핑장비 옵션을 선택하긴 했는데 도대체 뭘까 싶었는데 야외 탁자와 조립식 의자 6개였다.
서류에 사인하고 나니 이제 출발해야한다.
친구차가 앞서고 난 뒤를 따라 라이프치히까지 일단 가기로 했다.
운전석에 앉아 내부를 살펴보니 일단 높다는 생각과 클러치를 밟아보니 쉽게 튄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어는 전부 6단 기어였고 후진기어는 대우자동차처럼 당겨서 기어 1단 위치로 넣으면 되는 방식이었다. 기어는 핸들 바로 옆에 있었고 사이드브레이크는 운전석 좌측하단에 있으며 우측에 후진시 차 뒷면이 보이는 화면이 있었다.
이제 출발이다.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1단으로 한 다음 클라치를 떼면서 엑셀을 조심스레 밟았다. 슬슬 나간다. 오랜만에 하는 스틱운전이라 생소하기도 하고 이사람들 앞에서 시동이나 꺼지면 창피다 싶었는데 다행이었다.
독일의 시골 좁은 2차선 도로에서 친구차를 따라 가는데 처음에 1단과 3단의 위치를 구별 못해 엔진에서 들들 하는 소리도 났지만 그럭저럭 몰고 나갔다. 큰 도로로 나가서 속도를 높여 봤다. 엑셀을 밟으니 일단 차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어는 6단까지 있지만 시속 40km에서 4단을 놓고 60km에서 5단 80km이상에서는 6단을 넣어야 꿀럭 거리지 않았다. 일단 라이프치히까지 무사히 들어와 친구 아파트 앞 도로변에 차를 세우기로 했다.
친구 아파트 앞 도로변은 한편에 차가 비스듬하게 주차되어있고 반대 편에는 보도와 나란히 주차하는 공간이 있으며 그 가운데는 승용차 2대가 마주 치고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폭을 가진 도로였다. 얼핏보니 비스듬하게 주차해놓은 곳에 제법 공간이 큰 곳이 있어서 차를 그곳으로 대놓고 짐을 옮기려고 좌회전을 조심스럽게 했다. 차가 좌측으로 거의다 돌아닸싶은데 갑자기 뒤쪽에서 와드득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차 뒷부분이 뭐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캠핑카를 처음 인수 했을때 누구나 다 한번씩 긁는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은 터라 조심하자고 했는데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일단 차를 조심히 빼보니 보도와 나란히 세워놓은 차의 사이드 밀러가 차 뒷부분과 접촉해서 사이드미러 껍데기가 빠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났던 것이었다. 이런 1000유로씩이나 보증금을 걸어놨는데 하며 걱정스럽게 캠핑카를 살펴보니 뒤편 접촉된 부분에 문지른 검정자국이 있고 조금 보일 듯 안보일 듯 움푹 들어간 것 같았다.
검은 자국은 광택제로 닦으면 지워지겠고 사이드 밀러 부서진 차가 문제인데 이걸 어쩌지 싶어 보니 떨어져 나간 사이드밀러 반쪽 껍질도안보였다. 주차한 차라서 누구 것인지 알 수가 없고 사이드만 고치면 될 것 같아 일단 짐을 옮기면서 생각해보기로 하고 아파트 들어가 이제 캠핑할 때 필요한 도구며 침구 식품들을 옮기고 있는데 왠 독일사람이 와서 친구에게 부서진 사이드밀러 껍질을 찾아주면서 뭐라고 몇 마디 한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 사람말이 "네 차하고 부딪힌 차의 물건이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꺼림칙해서 친구에게 네 연락처하고 사고내용을 적어 그쪽 차에 앞에 꽂아 놓는게 낫겠다고 했다. 짐 짐 옮기는 바쁜 와중에서도 일단 쪽지를 적어 그 차 앞 유리에 꽂고 짐을 나르는데 경찰차가 와 캠핑카 옆에 서더니 뭐라 한다. 다시 친구를 불러 이야기를 하게 하니 신고가 들어와 왔단다. 아까 그 독일 사람이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친구가 사고 난 경위와 내용을 이야기 하니 일단 사고 났을 경우엔 경찰에 무조건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뺑소니로 취급 할수도 있다는 것인데 우리가 차 앞 유리에 쪽지를 놓았고 그리고 파손 상태를 보더니 별게 아니라서 사진을 찍더니 사고내용을 적고 그쪽 차 주인에게 이 내용을 우편으로 알려준다고 한다.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일단 그쪽에서 파손부위를 고치고 보험회사에게 청구를 하고 그러면 이쪽 맥랜트 에서는 1000유로 보증금에서 빼고 주는 것 같아서 마음에 부담이 갔다. 그러나 일단 오늘 출발해야 한다. 서둘러 집을 실고 출발했다.
이젠 회전시 차 뒤쪽에 신경을 더 쓰였다. 길이가 길고 차 뒷바퀴가 차의 중간 조금 지나 위치해있어 회전할 때 되도록 더 큰 회전 반경을 가지고 돌아야 했다. 조그만 사고가 있어 오히려 큰 사고를 방지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첫 번째 숙박지인 베르니게로데 근처의 캠핑장으로 차를 몰았다.
애초에 네비가 달려있지 않은 것으로 계약을 해 친구 승용차에 있는 네비를 떼어 달고 내 노트북에 깔려있는 오토루트를 보면서 운전을 했다. 친구 네비은 Medion 이라는 제품이었는데 이쪽에서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한다. 독일어로 안내가 나왔다. 네비가 있어도 처음이라 운전도 서먹하고 다들 맡은 업무에 익숙치 못해 캠핑장을 찾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
도착하니 밤 9시.
승용차로 온 영국에서 온 친구는 벌써 도착해있었고 조심스럽게 들어가 캠핑장에 자리 잡고 전기 연결하고 나니 10시가 다됐다. 이곳은 저녁 9시 정도 되어야 밤으로 생각될 만큼 어두워진다. 시차적응도 아직 덜 된데다가 캠핑카 운전 첫날 접촉사고까지 나고 두시간가까이 운전하니 정신이 몽롱했다. 게다가 도착하고 햇볕가리개를 치고 접이식 의자를 꺼내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햇볕가리개는 방수가 됐지만 비를 맞아 젖은 상태에서 다시 말아 집어넣게 되면 고장이 난다고 했단다. 다시 접고 의자도 접어서 아래 공간에 집어넣었다. 비는 주룩주룩 제법 세차게 오고 춥기도 하고 정신도 몽롱하고 피곤해 아무생각이 없었다. 차안으로 들어오니 좁은 캠핑카 안에서 3가족 10명이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각기 다른 생각에 젖은 듯 지쳐있는 표정이다.
그러나 저녁은 해결해야지. 서둘러 준비했다.
한국인이라서 (이런 경우 빵을 씹어먹어야한다고 생각을 하면..ㅎㅎㅎ) 라면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서울에서 가지고 온 보급품 라면 10개를 끓이기로 하고 가스 불 2곳에 물을 올려서 라면을 끓여 아이들부터 나눠주는데 평소 잘 먹지 않던 녀석이 자기 배고픈데 라면을 적게 준다니 눈물을 글썽이면서 펑펑 운다. 그 모습을 보니 심각하기보단 왠 일인지 웃음이 나왔다. 사람이 많고 다들 배가 고프다 보니 몫이 적어질까 제 딴에는 얼마나 걱정이됐겠는가 그래서 내 몫까지 다 주면서 먹으라 했다. 그저 춥고 배고플때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다들 얼굴이 핀다. 살 것 같은 모양이다. 내일 일정 이야기 하고 영국에서 온 친구는 호텔로 가고 자리 배정해 누웠다.
내가 자는 곳은 운전석 바로 위에 있는 2인용 공간. 사다리로 올라가보니 생각보다 높이도 낮지 않고 아늑했다. 집사람과 아이와 같이 누우니 조금 좁았지만 잘만했다. 매트리스도 딱딱한 편이라서 허리가 시원찮은 나에겐 외려 좋았다.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날도 갰다. 서늘하지만 공기도 좋고 어제와는 다른 기분. 캠핑장 주위도 한번 둘러보니 캠핑장 근처에 커다란 호수가 있는 것 같았고 경관은 좋은 곳이었다. 유빙에서 추천할만 하구먼 하면 일단 일어나 밥을 하고 밖에서 잤던 친구네 식구들이 들어와 밥을 먹고 출발했다. 어제보다는 조금 캠핑카 운전도 익숙해지고 오늘은 이 근처에 있는 베르니게로데 성을 보고 고슬라로 이동한 다음 하멜른까지 간다. 영국에서 온 친구는 같이 다니다가 고슬라에서 베를린으로 가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 베르니게 로데 가는 도중에 있는 굴러라유럽에 나온 캠핑장 Campingplatz am See
조용한 호수를 끼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너무 밤늦게 도착한데다 일찍 나와서 호수에 가보진 못했다. 도착할 때 주인은 늦게 왔다고 조금 딱딱거렸다. 샤워는 무료이고 전기포함해서 45유로정도 였던 것 같다.
첫댓글 큰사고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시작부터 액댐하셨네요. 저도 출발할때 사고는 안났지만 길을 헤메서 엄청 고생했었어요.^^;;
그래서 여행기간 내내 조심하며 다녔답니다. 조그만 사고가 큰 사고를 막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건 완전히 차가 아니고 탱크입니다...^^다행히 큰 사고가 아니라 정말 다행입니다...어쩌면 액땜 잘 하신듯 합니다...ㅎㅎ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정말 진심으로 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