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줄도 모르고 만난 스승님

[林馬ㅣ임종만]

사실 먹고 살기에 바빠 스승의 날인지도 몰랐다.

그냥 일상적인 정기모임으로 만 알고 마산 중리에서 있다는 '현문포럼'모임에 참석을 하였다. 노는 토욜이라 임마농원에 가서 밭둑 풀베기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창원에 사는 정국이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농장 갈끼가?' '응 지금 준비중인데...'

' 나도 한번 가 보고시푼데,,,'

'그래 온나 같이가자.' 짧은 통화로 전화를 끊고 오랫만에 가족간 나들이를 준비하였다.

사실 이 친구는 그냥 놀러 오는 것이 아니었다. 농장 일이 많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을 도와주기 위해서 오는 것이었다. 가끔씩 이렇게해서 짬이 될 때면 도와주곤 했던 정말 고마운 친구이다.

친구가  집에 도착하였기에 같이 어시장에가서 농장에서 먹을 산 문어, 숭어회, 싱싱한 된장용 딱새를 사서 농장으로 행했다.

군에 가기위해 미국에서 돌아 온 아들 놈과  대학다니는 딸도 집에 와 있어 가족 농장 나들이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 친구는 가족간 나들이라는 말에 좀 불편한 눈치인듯 했다.

 

 △쌀재고개 임마농원의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농장에 올라 친구와 나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예취기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이 예취기가 작년에 써고 그냥 쳐박아 두었던 탓에 통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예취기의 플러그도 딱고 기름 밸브도 손보고 기화기도 뜯어 내어 말라 붙은 오일 찌꺼기를 다 태운 후에야 시동이 걸렸다. 여기에 한시간가량 시간을 보내고 이 작업으로 더운 날씨에 엔진 시동줄을 얼마나 땡겼는지 본 작업도 하기전 힘을 다 뺐다.

 

△농장에 갈때는 주로 이 ATV(사륜오토바이)를 이용합니다^^ 

친구는 옛날 촌에서 일하던 실력으로 밭둑의 풀을 깍아나갔고 나는 예취기가 닿지 않은 곳의 풀을 낫으로 정리하였는데 이 작업은 오후 두시가 넘어서야 마무리 되었다. 

집에서 아이들과 늦게 올라온 집사람은 어시장에서 봐온 장거리와 밭에 지천으로 있는 가죽 잎에 야생 취나물 쌈거리로 맛있게 점심준비를 해 놓고 있었다. 땀흘리고 산에서 먹는 점심으로는 진수성찬이었다. 가죽잎은 데쳤는데 미리 준비한 칼치속젓갈에 찍어먹고 취나물은 잎이 싱싱하고 넓어 숭어회를 싸 먹으니 그 야생의 향기와 어우러져 정말 그 맛이 독특하였고 문어는 덤성덤성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딱새(새우과)는 된장국을 끓어 놓으니 이 보다 더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은 없었을 듯 했다.

 

 △일하고 먹는 임마농원 자연식 점심매뉴입니다^^

점심을 한참 먹고 있는데 창원에서 또 두분의 손님이 농장구경을 하겠다고 왔었는데 모임 약속시간은 지나가고 참 난감하였으나 이 분들도 귀한 손님이라 차를 한잔 나누며 잠시 환담을 나누다 사정을 이야기 하고 그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중리 모임 장소에 도착하니 현문회 여성회원 한분이 지방의회 의원으로 공천을 받아 막 사무소 개소식 행사를 하고 있었다.

제법 사람들이 많이 와 있는 것으로 봐서 평소 인맥관리를 잘 해온듯 했고 우리 현문회 모임 역시 당항포에서 장소가 이쪽으로 변경된 것이 이것 때문임을 직감 할 수 있었다.  

 △스승의 날 상길회원이 직접 꽃을 키워 만든 꽃바구니를 받고 기쁘하는 스승의 모습입니다^^

사무실 안쪽을 힐끔 디다보니 모 국회의원이 연단에 서서 한참 노가리를 까고 있었고 후보이자 현문여성회원은 그 옆에 다소곳이 서있었다. 사람들이 많아 넘 복잡하기에 준비해 두었다는 모임장소인 인근 횟집으로 갔더니 여성회원 3분과 남성회원 1분만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었다. 보통 이 모임은 15명정도는 참석하는 편인데 영 사람들의 참석이 저조한 편이었다.

좀 있으니 현문회 좌장이신 현교수님과 상길 동생도 들어왔다. 그래서 총 10여명 남짓 회원들이 모였다.

그런데 상길동생의 손에는 큼직한 꽃바구니가 들려있었다. 선거사무실개소식 축하 화환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사회를 보겠다고 일어선 여성분이 '지금부터 현문회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스승의 날을 맞아 교수님께 꽃다발 증정을 하겠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아하~ 오늘이 스승늬 날이구나.'하고 그제사 눈치를 채고 카메라를 들었다.

 △축하 건배의 자리, 모두 얼굴 표정들이 좋습니다^^

이 모임을 이 날에 하게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교수님은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시며 답례로 사랑에 대해 말씀을 하여주셨는데 사랑은 기쁨도 슬픔도 주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주신다는 말씀을 하였다. 이어 여성회원 한분은 직접 쓰오신 시를 낭독해 스승의 날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고 스승의 날에 맞는 대화들이 이어져 나갔다.

 

△스승의 날 현문회에서 먹은 바다회입니다^^

회원들중 오늘 이 개소식을 하는 분을 포함하여 4분이나 이번 지방선거에 나오는 까닭에 자연히 정치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교수님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2차를 쏘겠다면 일원들을 저녁까지 붙잡아 놓을 뜻을 피력하였으나 온 분들이 모두 이후 일정들이 있는 듯 환영하는 분이 없었다.

결국 저녁 7시가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가 운영하는 쌀재고개 임마농원 구경이나 가 보자는 교수님의 선언으로 해는 져서 어둠이 깔리는 시간 쌀재고개 길을 올라 불시에 임마농원에 도착 했다. 아름다운 쌀재고개 임마농원의 저녁 풍경에 또, 어디서도 들이키기 힘든 산뜻한 저녁공기를 들이 마시며 사람들은 별천지에 온 듯 눈이 휘둥거래졌다. 집사람이 내놓은 차한잔에 이야기 꽃을 피우다 기분 좋게 헤어졌다.

스승의 날에 직접 낭독된 '희망'이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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