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러갔다. 아들이 추천한 영화 '보이스'다. 제목에서 말하듯 '보이스 피싱'에 관한 내용으로 전형적인 기승전결과 반전구성을 따라가고 있다.
주인공 한서준(변요한 분)은 전직 경찰로서 지금은 건설회사 현장 작업반장으로 근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건설회사 직원들이 보이스 피싱을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서준의 아내도 보이스 피싱 피해를 겪고,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다.
놀라운 점은 단순히 피싱 전화 외에도, 서준의 아내가 의심하지않게끔 조직책들이 사전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 경우에는 나라도 넘어가지 않을까.
마냥 경찰의 수사만을 기다릴 수 없었던 서준은 돈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 피싱 조직 본거지인 중국으로 떠난다. 여기서부터 서준은 갑자기 홍길동처럼 만능인이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 당연히 서준을 도와주는 조력자는 옵션이다.
우선 서준은 중국 콜센터 조직원이 된다. 콜센터는 상상을 초월한 규모로 체계화된 조직이었다. 콜센터 중국 본거지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 분)은 보이스 피싱을 성공하려면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고 협박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이스 피싱에 '공감'이란 말을 사용하다니...인간의 존엄성이 모욕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조직에서는 시나리오 작가들까지 채용해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문구까지 만들었다.
그러던 중 취준생을 타겟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조직원들은 취준생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85프로의 피싱 성공률에 더해 보너스까지 받게 된다.
가난한 건설회사 인부의 딸 수술비, 아파트 중도금,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취준생 등의 목숨같은 돈을 보너스로 타낸 그들은 열광했다. 마치 악마같았다.
하지만 그런 악마의 수렁에서도 선한 약자의 대표인 서준은, 결국 용맹과 기지로 사악한 조직을 일망타진 하고서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로 복귀한다.
그리고 영화는 서준의 조력자였던 조직원이 보이스 피싱 조직의 성공을 꿈꾸는 흑화된 반전 모습을 보여주며, 씁쓸한 여운을 남긴 채 끝난다.
이 영화에서 작품성은 중요치 않다. 보이스 피싱 조직의 거대한 실체와 보이스 피싱에 당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높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사람들이 한 번쯤 관람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한 해의 보이스피싱 피해자 인원과 피해액을 들어봤자 피부에 와닿는 현실감은 없다. 그러나 이 영화 한 편으로 보이스피싱의 실체를 깨닫고 가슴이 서늘해졌다.
극 중 지능범죄 수사반 팀장(김희원 분)은 이렇게 말한다.
"수상한 전화는 받지 마시고, 돈 이야기가 나오면 무조건 끊으십시오."
첫댓글 이제 50일이 지났습니다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너무 많이 올리지도 마시고, 하루 한 편으로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네, 하루 한 편만 올리고 있습니다.
간혹 자정 시간을 넘겨서 올릴 경우에는
당일 날짜는 표기되지 않고,
그 다음 날짜가 두 번 표기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상 신경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래요 ^^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