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행 개 요
지리산...지리산이 여느산과 다르게 다가오는건 아마도 그것이 품고있는 아픔과 피의역사가 너무나 처절하기 때문이 아닌가합니다. 해방전 일제강점기 후반에 일제의 강제징용을 피해 지리산으로 입산해 유격대를 소규모로 조직해 일제에 저항하던 초기의 빨치산이 있구요 그리고 해방후 이승만정권하에서 제주4.3항쟁 강제진압에 반대하며 여수순천에서 반란을 일으킨 국군14연대 장병들이 패퇴하여 지리산으로 입산하고는 본격적으로 조직적인 유격대를 조직하게됩니다 . 이때까지만해도 이들의 활동은 미미해 존재감이 없었으나 한국전쟁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퇴로가막힌 인민군,그리고 지역인민위원회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지리산으로 입산하며 대규모 빨치산운동이 전개되었습니다.
그리고는 한국전쟁 막바지 국군토벌대의대규모 작전으로 대성골에서 거의 궤멸상태에 이르른 빨치산들은 이제 소규모 부대로 편성되어 지리산 곳곳으로 숨어들게 됩니다. 특히나 경남도당 소속 빨치산들은 천왕봉 동부지역 비트로 많이 숨어들게되고..
이번 우리가 산행하는 벽송사, 함양독바위아래 많은 비트(비밀아지트)들로 숨어들게 됩니다. 이곳은 산세도 험하려니와
곳곳에 산재한 바위굴들이 많고 식수를 구하기 쉬워 이들이 은거하기엔 안성맞춤이었죠. 최후의 여자빨치산 정순덕,이은조,이홍희들도 이곳 선녀굴에서 근 십년을 숨어지낼수 있을정도로 찾기가 쉽지 않은곳입니다
특히나 상대날등과 황새날등의 사이 음달골은 한번들어가면 삼일안에 못나온다고 할만큼 깊고 험한 골짜기입니다. 그런이유로 이골짜기에 특히나 많은 바위굴과 암자터가 존재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들의 광범위한 흔적들이 남아있는 홤양독바위 주변을 살펴보고 또한 조선조 성리학자인 점필재 김종직선생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기행흔적들을 찾아보며 산행을 할수있어 재미있는 역사기행과 산행 이 될수있을거 같습니다.
2. 산 행 일 시 ; 2013. 5.26(일)
3. 산 행 인 원 ; 7명
4. 날 씨 ; 맑음(옅은 박무로 시계불량)
5. 산 행 일 정 ; 08;10 들머리인 오봉리 도착
08;17 오봉산장 출발
08;33 오봉계곡 횡단(임도끝)
08;41 폐가
09;05 나무다리
10;00 사립재 착
10;36 새봉 착(휴식17분)
11;15 사립재
11;32 상내봉3거리
11;35 오뚜기바위(9분휴식)
11;44 군계능선3거리
11;50 붉은색'하봉'글씨바위
11;52 상대날등 꼭지점
12;08 안락문
12;10 함양독바위(휴식25분)
12;35 5분알바
12;40 중식(40분간)
13;20 출발
13;38 유슬이굴 삼거리 착
13;52 유슬이굴
14;07 선녀굴3거리
14;12 선녀굴(14분휴식)
14;47 솔봉능선 전망바위
15;31 문수사 입구도로 하산
늘 그렇듯이 지리행 전날은 항상 잠을 설치게 됩니다.
12시 마감을 하고 집에와 씻고하면 1시30분이 되니..특히나 이번 독바위 산행엔 잠을 빨리오게할려는 요량으로
맥주한캔을 먹고 뒤척이다 결국 잠을 한숨도 못자고 출발지로 이동하게 됩니다
설레임 때문이겠죠..이런 설레임이라면 잠을 못자도 전혀 피곤함이 없습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 오봉리 민박집앞에 도착을 합니다
집이 참 이뿝니다. 은퇴후 나도 .. 그것도 지리산밑에 저런 이뿐집을 짓고 살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가지게 할만큼
아름다운 통나무 흙집입니다
민박집 아래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시키곤 요런 이쁜 임도.. 부드러운 흙길을 밟고는 오봉계곡을 따라올라 갑니다.
이곳은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생기기전만해도 반야봉 아래 심원마을과 함께 지리산 대표 오지마을 이었고 지금도 대여섯 가구만이 민박과 고로쇠 수액 채취를 주업으로 살아가는 아주 조그마한 마을입니다
햇빛을 가릴 나무가 임도에는 없어 조금은 더운 기분으로 오봉계곡위로 조금씩 올라갑니다만 조금후 깊은 계곡
안쪽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골바람을 안고 오름짓을 하다보니 금방 땀은 식고..모두들 살방살방 올라갑니다
감사님은 산행초입부터 지천에 늘린 들꽃들을 렌즈에 담느라 정신이 없으시구요
십오분여 오른 임도길이 끝나고 계곡을 건너면 이제 사립재로 올라가는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듭니다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요렇게 폐가가된 독가옥도 길섶에 보이고...지난번 때처럼 여전히 자물통으로 문이
잠겨져 있는걸로 보아 외지로 이사나간 집주인이 고로쇠수액 채취시즌에만 잠깐들러
이곳에 묵고 가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듭니다
가까운 폐가의 주인장이 만들어 놓았을까요..아님 고로쇠 체취로 이곳을 왕래하는 주민이 만들어 놓았을까요
바로위로 우회를 하면 굳이 필요없을것 같은 이뿐 나무섶다리를 요렇게 운치있게 만들어 놓았네요. 나무가 많이 삭아
장정이 건너엔 조금 불안하지만...그래도 모두들 한번 건너며 어릴적 시골에서의 추억에도 잠겨보게 하네요
산죽밭, 다래넝쿨 뒤엉킨 조금은 성가신 너덜길을 요렇게 간간히 지나기도 합니다만
대체로 유순한 오름길이 계속입니다
햇빛없는 원시림아래인데도 설렁설렁 이렇게 조금씩 고도를 올리니 금새 땀이 온몸을 적십니다
온산이 초록천지입니다 .
초록빛깔 쏟아지는 오월의 지리산...그리고 그 초록빛 아래 지천으로 피어난 아름다운 들꽃들..
그꽃들이 만들어내는 하늘꽃길들...
꿈길을 걷는듯 환상적인 그오름길길을 별 힘듦없이 올라가다보니 이제 사립재 사면위에로 하늘빛이 조금씩 열립니다.
예전 유평 벽송사 송대 오봉 등 산청 함양지역 빨치산 경남도당 대원들이 접선을하던 장소라는 사립재에 도착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비법정탐방로로 지정,이정표가 전혀없는 이곳에 누군가 나무에'오봉'이라고
각자를 새겨놓아 이곳이 오봉리로 내려가는 길목임을 짐작케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능선길에 진입을합니다
최근 무리한 일들을 하느라 오름에서 조금 힘들어보이던 의목이는 일단 사립재에 기다리게하고
여섯명이서 속도를 내어 새봉으로 향합니다. 인적이 드문곳이라 온길엔 낙엽이 쌓여있고 사람의 흔적이라곤 없습니다
새봉 바로 밑에서는 이렇게 밑으로는 낭떠러지인 ,조금은 위험한 바윗길도 보입니다
새봉에 도착 ..드뎌 태극주릉에 접속을 했습니다. 원래는 외고개에서 새봉까지 태극길을 2,8km정도 진행을 했어야
했는데 요렇게 새봉에 발만담그고 아쉬움을 달랩니다
그리고는 조금은 옅어진 박무사이로 지리주릉의 환상적인 조망을 즐겨봅니다
좌로부터 비둘기봉 써레봉 중봉 하봉 두류능선...상봉은중봉에 가리워졌네요..그리고 바로앞 능선의 정점에 함양독바위가아닌 진주독바위의 머리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아래쪽으로는 지리의 깊은 속살 조개골이 살짜기 보이구요..
일망무제.....
새봉 너럭바위위에서 지리주봉을 배경삼아 모두들 이렇게 가슴벅찬 미소도 지어보고..
정희는 내려가기 싫다며 이곳에서 며칠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겁없는 소망을 말하기도 합니다~~^^
새봉너럭바위에서의 가슴벅참을 마무리하고..이제 의목이가 기다리는 사립재로 출발합니다
새봉밑 전망대에서는 우리가 가야할 함양독바위쪽 상내봉(벽송능선)과 부처바위가 가까이로 전망되고
뒤쪽으로 희미하게 함양 삼봉산도 조망이 됩니다
십여분을 내려오니 기다리는게 지겨웠던지 의목이가 위로 올라오고있네요
같이 간식을 좀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이제 의목이가 조금 살만한 모양입니다~~^^
사립재에서 얼마간의 오름짓후 상내봉삼거리에 도착하고
바로 지척에있는 오뚜기바위에 모두다가 올라 또한번의 조망을 즐겨봅니다
뒤쪽으로 돌아보면 우리가 좀전에 갔다왔던 태극길주릉과 새봉이 보이고
또 왕등재 지능선 아래론 우리가 올라왔던 완만한 오봉계곡이 다소곳이 내려 앉아있습니다
누군가 붉은글씨로 보기 흉하게 하봉이라 써놓은 바위를 지나고나면
독바위지척..독바위의 관문인 안락문이 눈앞에 떡 버티고 앉아있습니다
예전 지리산빨치산들 전향을 회유할때 이 바위문을 통과하고 밑으로 내려오면 자유의세계...
즉 안락한세계로 안길수있다는데서 유래돼었다는 설이있습니다
하여튼 붉은색 한자로 각자가 새겨진 안락문은 지리산에 존재하는 석문중에서 가장 규모가큰 문 입니다
안락문을 통과하고 밝은세상(?)으로 나오는 친구들의 모습이 참으로 평화로와 보입니다
이제 바로 함양독바위가 눈앞에 떡하니 보이네요 멀리서보면 상투를 튼것 같다고하여 상투바위라고도 하구요
하여튼 독바위가 풍수상으로 위치가 그렇게 좋다고합니다
앞으로는 엄천강이 유유히 흐르고 뒤로는 벽송능선과 군계능선이 독수리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형상을 한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이곳 독바위 정상부는 독수리정수리에 해당되겠네요
그래서 이곳 상대날등과 황새날등 주변으로는 그렇게나 많은 기도터가 있는거겠죠
이렇게 모두들 자일을 걸고 독바위위로 올라들 갑니다
거대한 함양 독바위 어깨죽지에서 발아래를 쳐다보니 세상근심 걱정일랑은 깨끗하게 다 사라지고..
점필재 선생이 천왕봉을 오르실때 왜 하필 이곳 독바위아래 고열암에서 하루밤 유하셨는지도 대충은 알것 같습니다
유두류록 기록에 의하면 점필재선생도 독바위 암봉에 오른것으로 기록되어있다 합니다
독바위에서 내려와 고열암으로 내려가다 지나치고는 5분정도 알바를 하게됩니다
일단 모두들 배가 고프다니 민생고부터 해결키로 하고 거나하게 산상오찬을 펼칩니다
일단 지나친 신열암 고열암은 되돌아가며 들리기로하고 칠암자폐사지 첫번째 답사지
유슬이굴로 향합니다. 이곳엔 능선사면에 위치하고 표지기도 잘 없어 많이 지나치기 쉬운곳이라 긴장하며 진행
들머리를 찾고는 유슬이굴에 도착합니다. 우리가 식사중일때 먼저 지나친 창원산악회 회원들이 15분을 알바하고
우리가 도착한후 조금있으니 시끌벅적하니 유슬이굴에 도착을 하네요
유슬이굴은 옛날 유슬이라는 사람이 이곳에서 수도를했다고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하며 굴안에는 이삼십명이 들어가 앉을만큼 제법 큰 굴로 주위엔 기와장 그릇조각 같은 옛날 암자의 흔적들이 산재하고있습니다
다들 웃는데 술이 약간 오른 정희 인상이 왜 저럴까요...^^
이시간 이후 정희의 기분은 날아갈듯 가볍습니다
다른 친구들은과 달리 실실 쪼개며 이렇게 혼자 나무를 막오르기도하고~~^^
하여튼 조금은 이상해진것 같아요~~^^
정희가 그러니 이 아이도 덩달아 상태가 않좋아 지네요~~^^
웃고 즐기는 사이 능선사면을 지나 솔봉능선에 접속을 합니다
선녀굴은 솔봉능선에서 왼편방향으로 약간만 진행하면됩니다. 이름이 선녀굴....참 이뿌죠
그렇지만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비참한 이름인 빨치산의 마지막 역사가 이곳을 기점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3명의 최후의 빨치산이 근10여년을 이곳에 지내다 이은조는 선녀굴앞에서 사살당하게 되고
그리고 얼마후 지리 황금능선아래 안내원마을에서 이홍희 또한 사살되고 정순덕은 생포되어
지리산에서의 빨치산역사는 막을내리게 됩니다
이들이 근 십여년을 숨어 지낼만큼 이곳은 찾기가 힘들고 또 옆에는 일년 열두달
마르지 않고 양지녁에 있어 얼지 않는 석간수가 있기에 이것이 가능했으리라 생각되어지네요
굴내부는 2단으로 되어있는데 1단바닥엔 3-5명정도 앉을 공간이
그리고 위쪽엔 2명이 낮으면 꽉찰정도의 넓이입니다 이곳 역시 바깥부분 공터엔 옛 암자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최근엔 바깥공터에 누군가 구들을 놓고 그위에 비닐텐트를 치고 기도터로 사용한
흔적들과 그때 버려진 생활도구 쓰레기가 조금 버려진게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선녀굴을 나와 다시 솔봉능선으로 돌아가며 계속 진행을 할건지 아님 솔봉능선으로 하산을 할건지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컨디션이 않좋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행을 하면 한상 탈이나게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하나 남은 공개바위는 유월에 다시 벽송능선이나 함양독바위말고 진주독바위를 끼워 넣는 번개산행으로
다시 한번 진행키로하고
유순한 솔봉능선길로 하산합니다
솔봉지나고 또한번의 전망바위에서 잠시 쉼을 가집니다
한참을 내려오다 반달가슴곰의 짓이 분명해보이는 흔적을 발견합니다
참나무 꼭대기까지 곰이 발톱으로 할퀸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능선을 버리고 이제 문수사 계곡쪽 사면을 타고 하산을 합니다 한참을 내려오다
아직은 제대로 날개짓을 못해 비상하지못하는 이뿐 새 새끼 한마리가 보여 한번 살짝 만져보고 숲속으로 다시 보냅니다
문수사진입도로에 내려와 뒤를 돌아보니
함양독바위가 하늘 마루금을 그으며 떡하니 버티고 있네요
내려오니 또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네요
아마도 죽을때까지 그렇게 지리를 오르고 또 생각하고..지리 바라기를 하고 살것같은 생각이 드네요
차량을 회수하고는 엄천강 와룡대로 향합니다
거기에서 걸판지게 먹고 모두가 신선이 한번 되어 보려구요..
아름다운 계곡에 술도있고 고기도있고....더구나 벗이 있으니 더할나위없는
지리의 오후나절이 됩니다. 먹어도 취하지 않구 절로 흥이나는..동무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오후 입니다
이렇게 또한번의 지리를 마감합니다
리딩을 한다고는 하는데.. 항상 내려오면 후회를 하게 됩니다
내가 조금더 잘했으면 친구들이 조금 더 쉽게 지리에 다가설수 있을텐데...라는...
아무쪼록 믿고 잘 도와준 모든 친구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구
이번에 빠진 공개바위는 유월중 꼭 다시 진행 하는걸로 할께요
첫댓글 육월은 우리랑 가죠. 후미는 내가 책임질께요
천천히 읽어보니 참 유익합니다
우와~~
멋지십니다...
사진 한컷 한컷 보면서
그밑에 자세한 설명을 보니
저도 어느새 지리산에 가있네요....
마지막에 괴기에 쐬주한잔하는거 보면서
아~~~
나는 속세에 있네...정신이 돌아옵니다...
쩝~~~나도 저그 저속에 들어가고 싶어~~~~잉잉잉.....
근데 비탐방에 고기꿉고 하면 가중처벌인데 3만원에 합의봅시다. 아니면 생크림케익 현물로 하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