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BafmoMnQjyA?si=m1BV8r2OLIIjHpZr
유튜브로 안내영상을 참고해가며 작성완료한 다음 제출은 미뤄두고 조금 더 알아보고자 종료하였다.
세무사친구에게 참고하거나 바꿀 게 있는지 문의해보았는데, 이자소득과 연금소득과 배당소득이
종합과세에 해당된다는 통보가 발생할 수 있으니 한주일 정도 납부를 보류해보라는 권고였다.
역시...전문분야에 친구가 있으니 든든하고 안심이 된다.
오후에 그친다던 비가 세 시 넘도록 내리고 있으니 이제 손녀를 데리러 나가 봐야겠다.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삼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不絶) 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쁨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사흘 동안 비가 내리면서 소나무꽃이 거의 다 떨어졌다.
이제누터는 송홧가루가 덜 날리면서 아주 맑은 날이 되려나?
사흘 동안 꿈쩍하지 않고 방안에만 틀어박혀 식사량조차 대폭
줄인채로 지내고 보니 심신이 아울러 피폐해진 느낌이다.
국세청에서 보내온 메일은 전화확인이나 pass를 사용해서
열어보려고 해도 지속적으로 에러가 발생한다.
가정과 더불어 국가 시스템이 망가지면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일상이 답답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닷새 정도는 피울 수 잇으리라 여겨졌던 수제담배를 세민이 몽땅
제 몫으로 갈무리하면서 아침부터 매곡리에 가서 3미리 정도의
담배 두 볼을 사왔다.
서너 차례 소득세 신고를 하려다가 리뤄둔 채 아르딤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며 보니 종합경기장에 종합소득세 상담센터가
개설됐다는 현수막이 보인다.
오늘 안 되면 내일 상담을 받아볼까 싶다.
오전중에 내리던 비가 세 시 쯤에는 그칠 듯하니 차분하게
맘을 가라앉혀 보아야겠다.
●강남은 지난 시간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이 아니다. 장유유서나 부부유별을 따지던 유교 윤리가 지배하는 사회도 아니고 정의와 행복이 강물처럼 흐르는 민주주의 복지 사회도 아니다. 1948년에 문을 연 대한민국이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한국형 자본주의 논리가 구석구석 지배하는 이상한 세상이다.
강남에서 사는 삶은 어떤 것일까? 강남에 살면서 첫 번째로 만나는 괴물은 돈과 욕망으로 범벅된 결혼 문화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나 천생연분 맺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집안을 일으키고 자식을 길러 내는 가정의 꿈은 증발된 지 오래다. 그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제 자식만 아는 조건 결혼과 부모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 부모 걸(girl)이다.
부모 걸은 부모 곁에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뒤에도 부모의 사랑만을 바라지 남편의 사랑은 바라지 않는다. 부모 사랑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돈이다. 그들에게 돈은 제2의 부모다. 남편은 이용 가치가 있을 때에만 가족이다. 이용할 것이 없으면, 다시 말해 돈 벌어 오는 능력이 떨어지면 그날부터 남이 된다. 부모 걸의 부모는 어떤 사람들일까? 이들은 자기들이 아직 젊고 돈이 있으니 딸이 아이들과 돈만 두둑이 챙겨 오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믿기 힘들지만 사실이다.
강남에서 일어나는 가정의 파탄, 가족의 파괴는 부부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친형제,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피 튀기게 발생한다. 이 싸움에서 승리의 목표는 돈이고 싸움의 방법은 거짓말이다. 가족이 가족을 상대로 돈을 빼앗기 위해 거짓말을 무기로 생사결단을 벌이는 곳, 가족 간의 거짓말 생지옥이 바로 강남의 한 모습이다. 가족끼리 돈을 뜯어내기 위한 거짓말, 곧 사기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용서가 안 된다. 그건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과 거짓말을 둘러싼 가족 간의 전장은 상상을 초월한다.
강남에서의 이상한 삶은 가족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선배와 후배, 친구와 지인 사이에서도 돈을 둘러싼 정신병적 현상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배신과 거짓말, 사기와 협박은 복수와 복수극의 끝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믿고 살던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은 심장이 갈가리 찢어지는 아픔이 된다. 아픔은 앙심이 되고 앙심은 자신이 받은 것을 상대에게 돌려줄 때만 사라진다.
강남에 흔한 것이 돈만은 아니다. 돈이 넘치는 곳에는 늘 이룰 수 없는 욕망의 유혹과 돈으로 아름다움과 젊음을 구매하려는 금전만능주의 라이프 스타일이 나타난다. 스물여섯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유지하기 위해 온갖 시술을 해 보지만 지나가는 세월을 막을 순 없다. 그러고 나서 전성기를 지나면 하던 일은 신물이 나고 삶은 지루해진다. 어제 오늘 내일이 다 똑같기 때문이다. 밤일하면서 돈 모았다는 여자는 거의 없고 대부분 빚에 시달린다. 한창때 끌어모았던 그 많던 돈을 프로포폴, 피부과, 성형외과, 정신과, 호스트바에 갖다 바쳤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시 태어나면 정상적으로 살면서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시간은 기다려 주질 않는다.
나는 40년 넘게 환자를 치료해 온 정신과 의사다. 그러나 환자의 마음을 내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타인이 억지로 뜯어고칠 수 없다. 마음은 깨달음으로만 바뀐다. 깨달음은 스스로 구해야, 때가 도래해야 얻는다. 스님들이 화두를 움켜잡고 오랜 세월을 공부하고 방황하듯이. 정신 치료는 환자가 구할 때 구하는 만큼만 주는 게 최선이다. 그 이상 주면 본능적으로 외면한다.
정신 치료의 성과는 환자에게 달렸다. 의사는 그저 곁에 있어 줄 뿐이다. 행복도 불행도, 삶도 죽음도, 천국도 지옥도 다 환자의 자기 깨달음에 달려 있다.
이제부터 강남에서 사는 사람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삶의 모습을 픽션 형식을 빌려 살펴보려 한다. 타인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유익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1회" 중에서/김정일
●아무도 없는 별/도종환
아무도 없는 별에선
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
달맞이꽃이 피지 않는 별에선
해바라기도 함께 피어나지 않고
폭풍우와 해일이 없는 곳에선
등 푸른 물고기도 그대의 애인도 살 수 없다
때로는 화산이 터져 불줄기가
온 땅을 휩쓸고 지나고
그대를 미워하는 마음 산을 덮어도
미움과 사랑과
용서의 긴 밤이 없는 곳에선
반딧불이 한 마리도 살 수 없다
때로는 빗줄기가 마을을 다 덮고도 남았는데
어느 날은 물 한 방울 만날 수 없어
목마름으로 쓰러져도
그 물로 인해 우리가 사는 것이다
강물이 흐르지 않는 별에선
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
낙엽이 지고 산불에
산맥의 허리가 다 타들어가도
외로운 긴 밤과 기다림의 새벽이 있어서
우리가 이 별에서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