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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적인 핑계처럼 보이지만 근무부서가 일주일전에 바뀌어서 급한대로 업무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타 개인적인 스캐줄로 코앞에 닥친 업무를 마무리하느라 바빠서
유로화 환전도 간신히 하고 인터넷에서 짐 꾸리는 법을 볼 짬도 없을 정도로 넋이 나간 채로 정신없어서 짐도 간신히 꾸렸는데,
첫 해외여행인데 준비를 못해간것이 큰 장애가 되었다.몽블랑 트래킹 자체는 황홀할 정도로 행복했지만 잠이 안와서 잠을 못잔것도 내 몸이 적응을 못한거니 누구 탓할것도 없고,
백산과 백산과 관련된 분 12명, 히말라야나 파타고니아 원정경험이 있는 선생님과 산행경험 전무한 한 선생님으로 구성된 선생님팀 12명 합 24명이 8박9일간의 대장정 몽블랑 둘레길 트레킹(170킬로) 대단원의 막이 올랐다.23일 인천공항으로 가는 날 천둥번개도 치도 비도 많이 와서 설마 비행기는 뜨겠지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처음 30분간은 모스크바 공항에서 출발해도 좋다는 신호가 떨어지지 않아 출발 안하는 줄 알고 항공 탓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기상악화(천둥번개)로 거의 2시간 지연출발할 수 밖에 없다는 거였다. 제네바공항에서 늦어서 어떻게 환승하나 걱정도 했다. 어떻게 되겠지.
버스로 공항에 도착하니 배는 고프고 시간은 별로 없고 할 수 없이 공항 내 롯데리아에서 버거셋트로 끼니를 해결했다. 감자튀김은 남아서 티켓팅 대기하면서 오물오물 먹고,
출발 당일 새벽 떨어진 캐리어 손잡이 2개 중 하나의 한쪽이 떨어져나가서 수선 할 수도 없고
한 쪽이 떨어져나갔는데 장원 고문님께서 체육관 주차장 앞에서 무겁다고 들어주시다가 다른 한 쪽도 아예 떨어져 나갔다. 그래서 뾰족한 나사가 있었는데 이게 다른 짐에 손해를 끼칠거라는 걸 생각못했다. 캐리어 자체를 처음 사용해보고 어떻게 항공기 내에서 가는방법조차도 몰랐으니까 20년전 제주도 갈적에 40분인가 비행기를 타보고 살아 생전에 타본적이 없으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꽁지가 내 비밀번호를 물어서 열어서 간신히 나사를 안으로 들이밀어서 수습하고 내가 목에 면손수건을 두르고 있었는데 그것도 가방안에 넣으라고 하고 ,캐리어 커버가 있었는데 난 비가 오면 쓰는 건 줄 알았다. 알고보니 캐리어끼리 한 데 뭉쳐서 다니고 던지고 마구 다루어지기에 커버를 해놔야 한다는 거였다. 커버까지 씌우고
내 캐리어라는 표식으로 내 손수건을 매놔야 한다고 했다. 뭐가 이리 복잡할꼬!
200그램 암웨이 쓰던 치약을 가져갈까 말까 하다 어짜피 얼마 안남았으니
마져 쓰자 하고 가져갔는데 출국 심사대에서 딱 걸렸다. 100그램 이상 액체는 잔량에 관계없이 안 된다는 거였다. 정 가져갈려면 화물로 부쳐야 한다나
폐기해 주세요 하고 일단락 지었다. 이렇게 번잡스럽고 오래 걸리는지 해외 한 번 나가기 정말 어렵다. 대기 시간이 남아서 면세점에서 고민하며 서성거리다가 립스틱 2개를 샀다.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탑승 후 기기벨트가 풀어지지 않아서 꽁지가 도와주고
또 한번은 안에서 잠그면 밖에 영어로 표시되는데 그걸 못봐서 모르고 노크했다가
표시돼있는데 왜 두드리느냐는 어느 아줌마의 역정까지 들었다. 리모콘 빼고 끼우는 것까지 뭐가 이리 막히는 게 많은지 에효효효~~~~
좌충우돌 그 자체다.
지연 출발로 인해 모스크바 공항에 전화해 직원의 안내를 받아 모스크바에 내리자마자 100미 달리기 선수였으면 신기록이 나왔을 정도로 속사포처럼 달리는 바람에 땀이 나기 일보직전이었다. 일이 꼬일려고 그랬는지 짐까지 안 왔다. 하나도 1시간 2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모스크바 항공의 주특기가 캐리어 누락시키기 지연시키기라더니 우리도 기어이 당하고야 말았다. 짐은 내일 숙소로 보내준다는 확답을 받고 깜깜한 밤 11시경 프랑스 샤모니, 산악의 모태 도시, point Isable 호텔에 도착했다. 그것도 늦게 왔다고 역정내는 버스기사님께 팁을 더 주고 간신히 달래서 ,
이남기 대장님이 버스안에서 숙소까지 안내해주시고 이틀정도 안내해주셨다.
이런 예는 없다고 하는데 좋은신 가이드 두 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체크인하고 석가여래와 같은 방을 배정 받았다.
모스크바까지 8시간, 제네바까지 3시간 항공기 탑승. 호텔까지 버스로 2시간 13시간 충주에서 인천까지 몇시간 포함하면 하루종일 이동한 샘이다.기내에서 잠깐이나마 스트래칭을 했더니 좀 나았다.
기내식으로 나오는 빵도 간신히 먹을 만 했다. 아니 앞으로의 남은 여정에 비하면 기내식은 양호한 편이었고 시작에 불과했다. 집나오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이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오늘 터득한 것 하나, 승무원 말 잘 듣고 다른 사람 하는 거 커닝 잘해야 한다. 시험 볼때만 컨닝 안 하면 되는 거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모스크바, 거대한 숲이 이어지고 집이 띄엄띄엄 있다가 아파트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데 시내를 중심으로 강물이 흐른다. 모든 도시가 강을 따라 발달하듯이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구름과 풍경 또한 참 아름답다. 10000 피트 상공, 구름 위를 날고 있으니 구름모양이 시시각각 바뀌고 신나게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모스크바에서 제네바로 가는 기내에서는 애기가 불편했는지 계속 크게 울어댔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나중에는 목이 다 쉬었다.
니도 딱하다. 니 울음소리를 탑승내내 들어야 하는 우리도 딱하고,
다들 휴대폰 안의 칩을 유럽칩으로 바꿔 끼니 정상적으로 2개국 시간이 떴는데 내꺼는 퇴출폰인가 왜 안돼나 우짜든 올때까지 시간이 안 떠서 7시간 전을 계산을 하던가 묻던가 해야 했다.
산행 첫째날 7월 24일
비 소식이 있다고 하더니 비가 많이 왔다 적게 왔다 오락가락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보니 구름이 만년설을 가렸다 비껴갔다 했다.
호텔 앞에 예쁜 꽃들이 화사하고 아름답게 피어있는 공원이 있어 사진을 찍었다. 저 멀리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아름답지는 않지만 무지 긴 폭포가 있어 사진도 찍었다. 아 ! 이게 유럽이구나
집들이 하나같이 아름답고 어여쁜 화초를 베란다에 모두 키우고 있었다.
정말 그림같이 아름답다.
그렇지만 산행하기엔 빵점인 날씨다.
빵과 잼, 햄, 프랑스 특유의 곡물 빵, 토마토, 사과. 과일과 채소, 요플레, 커피 등 대표적인 서양식 풍으로 아침을 먹고 이걸로 자기 점심을 싸가라고 해서 쌌다.
원래 계획은 에귀디미디 전망대를 관람하고 브래방 정상을 갈 예정이었으나 몽블랑이 기분이 언잖았는지 자꾸 비를 내려주어 일정을 바꾸어 전망대를 마지막 날 가는 걸로 변경했다.\
참 캐리어가 바로 안와서 오전에 샤모니 근처 등산쇼핑매점에 가서 신발을 살 사람은 사고 기타 다른 것을 살 사람은 사는 대소동이 벌어졌다.
등산쇼핑센터는 덕분에 돈 벌었다.
우비를 펼칠려고 하니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도 않고 우비 기능을 못할듯 했다. 우짜노 이 사태를 우짜노 딱히 대안도 없었다. 그냥 어거지로 펼쳐서 입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오는 비는 애가 감당을 했는데 점점 거세어지니 안에 입은 옷도 다 젖었다. 빙하가 흘러내린 뿌연 물이 흐르는 하천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비를 맞으며 조깅하는 여자 운동하는 남자. 자전거를 타는 남자, 가족단위 운동객 등 다양한 부류의 운동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봉쥬르 하이 헬로우 안녕하세요 인사말은 다 나왔다.
한참 가다보니 길을 따라 두 종류의 하천이 흘러내린다. 왼쪽은 맑고 깨끗한 우리나라 산속의 개울물 같았고 다른 한쪽(오른쪽)은 빙하가 녹아 흐르는 희뿌연한 물이었다.
인사하느라 신났다. 이걸 보며 문득 한국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얼마전 긴 땡볕 뒤에 비가 시원하게 와서 시원한 공기와 흘러내리는 물줄기도 보고싶고 모처럼 땀 안흘리고 비도 좀 맞으며 제대로 산행하고 싶어서 남산 그것도 제일 짧게 깔딱에서 철탑까지만 갔다 왔다. 나갈때는 비가 안왔는데 주차장에 도착하니 되돌아가기도 뭐해서 성충문구점에서 우산을 하나 장만해서 간단하게 돌고 오다 보니 집에서 전화가 온다. 들어가는 중이라고 하니 신랑 말이 전화기를 타고 온다. 이런 날에 산에 가냐!
집에 들어가니 시어머니 왈 "산에 사람있디? 산에 미치면 다 저렇게 되는가벼 별 수 없는 가벼"라며 비난의 독화살을 쏟아붇는 시어머니의 말을 들어야 했고 눈총도 많이 받았다.
모욕감과 불쾌감이 확 치켜올라왔지만 이 또한 넘어갔다.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고 살아야 하나 나 이래뵈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어엿한 산인인데...
나라만 사는 곳만 다를 뿐인데 이곳은 운동이 생활화되어있다. 남녀노소할것없이 날씨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로이 운동한다. 부러울 따름이다. 아마 한국에서도 우리집만 그럴 수도 있다. 운동하고는 담을 쌓은 사람들이니까
그래도 느낀거는 나는 진정한 산인이구나 라는 거였다. 진정한 산인은 비가오든 눈이 오든 가리지 않는다. 누가 뭐라건 당당하게 눈치보지 않고 살으리라 다짐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고 이해해 줄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진정으로 행복하고 진정으로 살아있는 거니까!
내리치는 비에 비록 멋진 경치는 볼 수 없었지만 대한민국 충주라는 좁은 지역에 사는 내가 언제 또 머나먼 타국 땅 프랑스에 와서 비를 맞아보겠는가? 그리고 또 운좋게도 좋은 김영식대장님과 가이드님, 한왕용님을 만나 공짜로 전망대라 뿌레즈에서 전망대를 공짜로 타보겠는가 최소 3만원에서 8만원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복 받은거다.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좋게 생각하자.케이블카 타는 곳 건너편에 골프장이 있었는데 여기서 한국인이 골프를 치고 있었다. 어딜가나 한국인은 있다.한국인이 부지런한건가? 돈이 많은 건가?
침엽수림이 하늘 향해 길게 쭉쭉 뻗어있는 길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날씨가 좋았으면 골고루 다 보일텐데 아쉽다.
조망 후 바위도 군데군데 있고 힘들지는 않은 보통 산길이 이어지는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야생화들도 서서히 제 본모습을 드러내며 반겨주고 있었다.
가는 내내 거의 야생의 작지만 달달한 유기농 블루베리들이 서로 고개를 내밀고 자기를 제발 먼저 먹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잠시 날씨가 개고 혀와 입이 보라색으로 진하게 물이 들었다. 얼굴은 행복으로 물들었다.아마도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있었다. 이 날 이후에도 중간중간 블루베리를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날 먹은 것만큼 맛있지 않았다. 5분정도 시간을 줘서 물만난 고기마냥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부지런히 손을 놀려 먹으니 행복이 블루베리와 함께 몸안에 녹아든다. 아이 좋아!
정상에 가까운 전망대까지 가니 비가 또 세차게 내리쳐서 옷도 장갑도 신발도 다 젖어서 샤모니 최고의 전망대로 알려진 브래방(2,532미터)정상까지 갔을때는 소백산 칼바람, 시베리아의 찬공기는 둘째가면 서러워할 정도로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서 이가 덜덜 떨리고 손은 하얘지고 마비된듯 말을 안 듣고 조금이라도 더 지체하면 저체온증에 걸려 매스컴에 나올듯 했다. 몽블랑 대체 왜 그러니 화났니? 기분좀 풀어라 제발^^
정상에서 간신히 잠깐 인증샷만 한 후 내려와서 첫번째 커피숖에서는 거부당하고 두번째 커피숖에서 6000원하는 커피를 사먹은 대신 싸온 도싶락을 먹어도 좋다는 허락을 먹고 허기도 면하고 잠시지만 추위도 피할 수 있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잠시 비바람에 노출됐을 때도 참기 힘들었다. 한국은 땡볕인데 이겐 웬일이람 아니 이게 더 다행인건가?
추운게 더운거보다 나은건가? 아 머리아프다 될대로 대라 어떤 날씨든 견디면 된다. 이게 몽블랑의 뜻이라면 환영인사라면 기껏이 받아줘야지 받아줘야하고 암
아마도 여기서 놀래서 내가 트레킹 내내 시차적응을 못해서 잠을 못자고 헤매지 않았나 싶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마을이 보이는데 언제 시베리아 벌판에 갔다 왔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봄날이다. 이게 뭐지
나 지금 골탕먹고 있는 건가~~~
아름다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게 참 보기좋다.
걸어서 숙소로 왔다. 신나게 재잘대며 구경하며 꼭 별천지 같다.
옷과 양말을 세탁해서 널고 등산화를 드라이기로 말리다 연기가 나서 보니 살짝 태워먹었다. 내가 고기가 먹고 싶었나 너무 가까이 댄게 화근이었다.
어쨋든 호텔에서 오후에도 쇼핑을 갔는데 초콜렛을 사다주면 간단하고 돈도 적게들고 좋을텐데 기억에 남고 간직할 만한 직원들 줄 기념품을 고민끝에 샀는데 기념품과 등산화, 양말2켤레를 사가지고 오는데 짐도 좀 많고 길을 헤매서 조금 늦었다. 늦었다고 약속시간을 잘 지키라고 혼나고 벌써 사면 어떡하느냐고 혼나고 다음날 짐을 꾸려야 하는데 나는 기념품이 부피가 크고 많은 것같아서 캐리어가 아닌 따로 가져갈 생각이었다.
우비는 살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맞는 것도 못찾겠고 우비도 동이 났다. 장사는 이렇게 해야 되는 건데...
샤모니에서는 유명하고 음식을 잘하고 맛있어서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는
Brasserie
Le Boccalatte
pizzas 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현지 가이드님들이 추천해 준걸로 시켰는데
음식명까지는 모르겠다. 오이피클과 빵 생선이 나온거 같고
닭고기와 감자 구운건지 튀긴건지 나오고
후식으로 선택을 할수있었는데 블루베리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빈자리가 생기는 족족 자리가 메꿔진다. 정말 장사가 잘되기는 한다.
줄리강님 캐리어가 안와서 기내에서 불법으로 취득한 치약세트를 일부 일행에게 서비스로 주었다. 결국 4일째되는날 이태리 숙소에 캐리어가 도착했다. 일주일 걸린다고도 한다 오류 배송되어서 쯧쯧
여정 끝에 보면 시간이 없어서 기념품 살 시간도 없어서 못 사신분도 있고 등산매점이 일찍 문을 닫아서 못사신분도 많았다. 이걸 보면 궁극적으로는 내가 잘한건데 나한테는 제일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선택이었는데 무엇이든 탈이 생기게 마련인걸 어쩌랴 이것이 내 숙명이려니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산행 둘째날 7월 25일
비가 그친다고 하더니 오늘도 하루종일 온다고 한다.
어제 우비를 못사서 처음엔 가랑비가 내려 바지까지 입은 사람은 더위까지 느낄 정도였으니 나한테는 딱 맞았다. 그래서 처음엔 얼싸좋다 했다. 역시 결과는 끝이 나봐야 아는 법 성급함은 절대 금물이다.
새 등산화가 있는데 새 신발도 망가뜨리기 싫어서 그냥 있는걸 신고간다. 아침을 먹고 점심을 싸가지고 캐리어는 호텔 로비에 놓고 마을과 도시를 지나 40분정도 소요되어 꼰타민까지 갔다.
17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뾰족하고 우아한 교회를 지나 완만한 길을 따라 올라가다 일부가 찢어진 네잎클로버를 발견했다.
하나를 발견하니 또 찾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길가를 따라 가면서 경치도 보면서 네잎클로버도 계속 찾으며 올라갔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그 옛날 로마인들이 전차를 타고 다녔다는 로만로드가 나왔다. 로만 브릿지도 있었는데 위에서 보면 달랑 아주 짧은 난간2개만 있는 평범한 다리로 보이는데 측면으로 가까이 가서보니 우측에 높은 산에서 내려오는 폭포가 보이고 그 물이 깊이를 알수없이 소용돌이치며 휘몰아치는 깊은 심연 속으로 내 몸까지 끝도 없이 파고들어서 넋을 잃게 만들정도 였다.
"아마도 이런것을 보고 이런길을 지나갔기에 로마인들이 더 담대해지고 강해지고 온나라를 평정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이 괜히 붙은게 아니라는걸 실감했다. .
다시 또 꽃들이 어제보다 몇배 더 아름답고 많은 자운영,질경이 와 민들레,모시대,구절초, 톱풀,엉겅퀴 그 밖에 우리나라에도 있는 듯한 꽃외에 작고 아기자기하고 어여쁜 꽃들이 로만로드 옆에서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꼬리를 살레살레 치는 것 같다. 전세계 산지에서 공통적으로 자라는 야생화인가 보다.
차가운 날씨에 꽃만 보면 기분이 들떠서 어쩔줄 모르는 나는 휴대폰 밧데리가 자꾸 소진되가는 것을 알면서도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찍기 바쁘다. 찍고 달려가서 일행과 보조를 맞추고 찍고 맞추기를 여러번 반복했다. 가이드님 고맙고 미안합니다.
한참을 꽃들의 향연을 보고 오르다보니 저 멀리 멋진 산장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랑보랑산장으로 1840년에 지어진 제일 오래된 산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안은 모르겠지만 외관은 말짱하고 꽤 고풍스럽고 당당하고 아름답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자연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알프스에 있는 산장이 다 그렇다. 우리나라도 북유럽의 이런 좋은 문화를 잘 접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나는 꾸에마에르 호텔에서 잠을 자야하는 귀한 시간을 쪼개어 쓴다. 이 시간이 지나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내 몽블랑 산행역사가 흐린 기억속으로 연기처럼 초연히 사라질것만 같아 까만 밤을 밝히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내일 산행이 걱정이 안되는건 아니지만 내일 일은 내일 가서 걱정하자. 아무튼 다섯잎 클로버를 찾았는데, 한국에서 산에 가는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천천히 가는 수준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 클로버로 나만의 기념품을 만들리라.
악천후지만 꽃을 보니 마음이 누그러진다.
여기쯤에서 다섯잎클로버 하나를 발견했다. 산행중 어느 분께 안 사실이지만 오잎클로버는 꽃말이 좋지 않으니 버리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간직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세잎클로버는 행복, 네잎클로버는 행운이며
각각 희망,성실,사랑,행운을 담고 있다고 하며,
다섯잎은 과유불급이라고 하나는 불행&악운의 의미가 있고,
또 다른 의미는 금전운 대박이라고 한다.
꿈보다 해몽이 더 좋다고 나는 후자로 해석할란다. 언젠가는 운 좋은 날이 올 때도 있겠지 라고
산행 중간에 찻집이 있어 비도 피하고 몸도 녹일겸해서 잠시 쉬어서 갔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그것도 머나먼 이국땅에서
비를 피하며 마시는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의 맛이란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조금더 오르막길로 오르막길로 오르다보니 만년설도 가까이에서 보이고
돌무덤도 보인다. 돌무덤은 여기에 왔다가 먼저 죽어간 여성 산악인의 무덤이라고 했다.
요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다. 회장님 사모님이 볶음김치를 가져와서 맛있게 얻어 먹었다. 김치를 몇일만에 먹어보니 살 것 같다.
몽주와계곡을 뒤로하고 몽블랑 산군의 최남단을 트레킹하며
긴 오르막길은 Croix Bonhomme(2,483m)로 이어지며, 여기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본옴므 산장으로 이동하는데
2000미터 이상으로 고도가 점점 높아지고 비도 계속와서 속도가 느려지는 건 당연한건데 이상하게도 훨씬 더 느려져서 알아보니 분당의 한 초등학교에서 왔다는 연제분님이 신랑대신 왔는데 산에 다녀본적이 없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횡설수설 갈팡질팡한다는 것이다. 특히 누군가 앞질러 가면 더 숨차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이었다. 체력이 바닥이 난 상태애서 얼마나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을까?
누군가 걸으면서 약까지 먹여주어 간신히 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웃긴건 날씨다. 여름에 진눈깨비가 온다. 높은 산악지대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거기다 야생화 만발한 고산지대에 진눈깨비 조그만 우박만한 진눈깨비가 총알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듯이 쏟아지니 장관도 이런 장관이 없다. 답답한건 아무리 천천히 가려고 해도 하도 천천히 가서 추월을 안 할수도 없을 정도이고
설상가상으로 장갑도 신발도 옷도 다 젖어서 내 몸도 저체온증에 걸릴지경이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고 가능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도 추워서 젖은 바지,고마운 님이 장갑도 하나 새로 주고 넥워머도 하나 주셨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손도 한 겨울의 꽁꽁 언 손가락처럼 말을 안듣고 점점 견디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바위지대와 조그만 수많은 계곡을 건너 드디어 본옴므(2433미터)산장에 도착하니 먼저 온 외국인들로 바글바글하다. 사람은 많은데 전기는 들어오지 않고 식사도 촛불켜놓고 준비하고 산장 손님들도 촛불켜놓고 식사를 한다. 서로 자기 신발,옷,장갑을 말리는데 난로 어디에 놓았다.
비바람 몰아치고 진눈깨지 내리치는 곳에서 서로 좋은 자리 차지하느라 다들 정신이 없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래도 이런 난로 하나 있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소고기불고기와 좁쌀과 치즈를 넣어 만든 요리도 맛보았다.
차승현 선생님이 가져오셨다는 처음 본 미더덕 낙지 젓갈을 식빵에 발라 먹고 깻잎도 먹고 대장님이 삶아주신 누릉지도 조금 먹으니 살것 같다.
역시 제나라 음식이 최고다.
장원 고문님 사모님도 감기기운이 있다고 해서 고마운님이 주신 약을 드시고 나서 괜찮다고 하셨다.
이 눈보라에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고급 산장에서 촛불을 켜놓고 요리한다. 원래는 태양열로 하는데 몇일 비가 와서 비축된 태양열이 없어서이리라. 저녁식사후 다들 침대로 들어갈 쯤 나는 주문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나온 커피를 마시고 사진도 좀 찍고 1층에 있는 갈색말과 흑말 사진도 찍고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난리가 났다. 설상가상 밖에 바람이 휘몰아쳐서 소리가 너무 커서 잠도 안오는데 한밤중에 화장실에 갔다가 랜턴을 떨어뜨려 랜턴 건전지가 뿔뿔이 흩어져 엄마 아빠 딸 건전지로
이산가족이 되고 휴대폰의 도움을 받아 극적인 상봉을 했다.
휴대폰이 문명의 이기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빛을 발휘했다.이 시간이후로는 잠이 오지 않아서 뜬눈으로 눈보라와 바람이 휘몰아치는 소리와 함께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하얗게 지새웠지만 이것도 아름다운 추억이다. 이 허허벌판에서 1시간만 더 지체했으면 아마 저체온증에 걸려서 큰일 났을 이 본옴므 산장,
고운님이 빌려주신 보조 밧데리로 그나마 조금 충전해서 밤에 버틸 수 있었다. 이 휴대폰이 2년이 넘어가니 간당간당한가보다. 주인좀 살려줘라 폰아. 제발 오래좀 버텨다오
잠이라도 오게 해주시던가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니 아침에는 눈 밑이 뀅하다.
어제 불어닥친 추위에 꽃들이 무사할까 걱정했는데 산장에서 주는 아침으로 조식을 해결하고 인원체크한 후 다시 출발
내 생전에 결코 태어나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제야 하고 있구나 라는 걸 새삼 느꼈다. 그래서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 내 생전에 누가 됐든지간에 10년 후 쯤 다시 와서 이 땅을 밟아 봤으면 본옴므 산장에 오면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데 왜 우리가 오는 날 환하게 반겨주지 않고 비와 진눈깨비로 몽블랑이 내게 시련을 주는가 하고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나 했는데 이런 잡생각들이 한 순간에 먼지처럼 날아갔다.
신은 나에게 견뎌낼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주고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항상 함께 하신다는 걸
이렇게 본옴므산장에서의 괴롭고도 아름답고 다이나믹했던 일들은 추억의 책장을 넘기듯 서서히 넘어간다.
산행 셋째날 7월 26일
아침에 신발을 신어보니 거의 어제밤 그대로였다. 애고 축축해라
넥워머도 장갑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도리가 없었다 비만 더 안오고 내 체온으로 빨리 마르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오늘은 거의 9시간을 걸었다. 저녁엔 다리 마사지를 살짝 해주고 발바닥에 휴족시간을 붙여주었다. 천천히지만 몇일 계속걸으니 피곤하기는 하다.
오늘은 드디어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오전까지만 비오고 오후부터는 화창하게 갠단다. 아싸!
오늘은 비교적 평탄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비로 질척해지고 진눈깨비에 기가 죽은 야생화들을 보며 기운내라 애들아! 언젠가 좋은 날이 올거야 그러니 잘 버티거라 위로해 주면서
사진도 찍으면서 내려오다 보니 구름이 점점 걷히고 햇빛이 나고 산의 형체가 온전히 제 모습을 드러냈다. 와 이거다 바로 이거야!
막힌 속이 확 뚫린 듯했다. 기분도 하늘로 날아가는 듯했다.
떼지어 그림처럼 가만히 서있는 양떼와 양떼목장도 보이고 한참 내려가서 마을 어귀에 이르니 소떼도 보인다.
버스 정류장까지 와서 사진을 찍고 화장실도 갔다오고 간식도 먹었다.
버스 안에서 옆에 또 외국인 가족이 탔길래 물어봤더니 애들과 함께 산행체험을 한다 했다. 이뻐 보여 초콜렛을 주었다. 버스 한대에 안돼서 2대로 나누어 출발했는데 우리 차를 더 가깝게 내려주고 선생님들차를 더 멀리 내려줘서 선생님들이 더 걸어야 했다. 그 사이에 우리는 중간에 숙소와 인접해 있는 찻집 앞에서 사진을 찍고 휴식하다 올라가서 합류했다.
올라가다 보니 버스 안에서 봤던 가족들을 쾌 여러번 만났다. 나중엔 반가워서 사탕까지 주었다.
천지사방에 펼쳐진 지상낙원 같은 꽃밭들에 취해 그 위를 거니는 좋은 사람들 독일인 친구들과 기타 좋은 많은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모두 하나가 된 기분이 든다. 점점 고지가 높아져 간다.
한국에는 있고 몽블랑에는 없는 것 : 모기, 파리, 날파리, 멧돼지, 매미, 여름해충, 새들, 알탕족, 김치,된장,고추장
몽블랑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것: 만년설, 야생화 천국, 에델바이스,밝고 쾌활한 현지인, 선진시민의식과 예의바른 사람들, 일광욕인, 사람이 서있으면 운전자가 무조건 웃으며 먼저 양보 해준다.
끝없이 펼쳐지는 드넓은 협곡과 꽃밭, 가족단위 작은 트레킹족 너무 보기좋고 행복해보인다.
만년설은을 바로 옆에 끼고 돌으니 느낌이 색다르다.
올라가다 보니 뒤에 만년설을 배경으로하여
프랑스와 이태리 국경이 보인다.
세이뉴 고개(2,516미터)를 오르다 보니 골짜기들과 만년설의 고봉들 그리고 암벽의 침봉들이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다.
지상의 낙원 꽃밭을 사진으로도 다 담을 수 없고 마음으로도 몽땅 담을 수 없다는 게 애석하다.
국경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도 않지만 말이다.돌탑에 이정표 하나 있는게 국경이란다.너무 심플하다.
여기에서 사진을 많이 찍다가 예상시간보다 지체되었는지 좀처럼 화내지 않던 가이드가 "빨리 빨리"한다. 고집있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화난 때는 처음 본다. 하늘 바로 아래 몽블랑이 있는 것 같다.
조금 전에는 회장님이 사진 찍다가 썬그라스를 두고 와서 고문님이 찾아서 챙겨주며 정신차리라고 했는데,
여기서 인거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노지 샘물을 마시고 편히 쉬면서 송아지 새끼마냥 요리폴짝 조리폴짝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다보니 스틱 두고 온것도 잊었다. 조금 가다가 생각이 나서 다시 가니 없고 고문님이 가져가셨다고 했다. 공짜로는 않되고 맥주를 사야 돌려준다는 걸 간신히 받았다.
아! 야속한 건망증 참 얄밉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아자
이제는 이태리 땅으로 넘어와서 그런지 차오인사말도 들린다. 계곡을 지나 꽃밭을 따라 내려와서 꾸르마예르로 가는 전용차량을 타고 이태리 숙소로 갔다.
내려오는 길에 빙하녹은 물이 흐르는 협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왔는데 눈으로나마 조금이라도 더 담으려고 계속 길가로 걸으면서 물을 보며 걸었다.
누가 보면 외로운 사람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오늘은 팀을 나누어서 다른 숙소에서 잤다. 저녁은 우리 숙소에서 먹고
아침은 각자 숙소에서 먹고
오늘 저녁메뉴는 이름은 잘 모르겟고 마카롱인데 좀 느끼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떡복기 같은 거라고나 할까 뒤에 치킨과 감자가 나오고 후식으로 달달한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과자 비슷한게 나왔다. 포도주와 빵도 나왔는데 내 입맛에는 왜이리도 안 맞는지 금방 얼굴도 빨개지고 왜이리도 나는 술이랑은 안 친하다. 많은 분들이거의다 고추장을 뿌려서 먹고 있었다. 나는 남기더라도 끝까지 현지인처럼 먹었다.적어도 나는 현지음식에 적응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적응하기 위해 고추장을 투하하지는 않았다.
까르푸에 쇼핑하러 갔다온다는 석가랑 소나무 줄리강일행을 뒤로하고 나는 못잔 잠을 잠시나마 보충했다.
저녁식사 후 축제가 있다해서 광장으로 가니 진짜 성당에서 주최하는 축제가 있다고 해서 구경갔다. 음악에 맞추어 어른 아이할것 없이 무대에
나와 춤을 추었다. 어찌나 자연스럽고 표정이 즐거워보이던지 자꾸 소나무님이 식당에서 있었던 안 좋은 얘기만 하길래 기분전환할겸 구경이나 하자고 해서 외국인이랑 사진도 찍고 찍어주고 동영상도 찍었는데 어느 나이드신 분이 나한테와서 대뜸 무대로 끌고가서 스텝을 가르쳐주었는데 제대로 되지는 않았다. 억지춘향으로 따라는 갔는데 즐겁기는 했다. 차차차라고 했다. 나중에 회장님과 줄리강한테 들으니 차차차란다.
이럴줄 알았으면 배워둘걸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대뜸 휴대폰으로 전화하더니 한국 연세대에 자기 딸이 근무한다면서 통화하게 해주고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참 신기하고 재밌다. 축제는 모두를 즐겁게 하고 하나가 되게 만들어준다.
고맙고 유쾌하신 분이다. 내가 춤을 잘췄더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텐데 아쉽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래도 못하들 어쩌랴 즐겼으면 되는 거지 줄리강이 이끄는 대로 가서 성당 옆에서 신나게 막춤을 추었다. 17세로 보이는 이태리 소년도 다가와서 춤추고 아가씨도 춤주고 사진찍고 모두 신이나서 하나가 되어 황홀하고 행복한 광란의 밤을 보냈다.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외국 사람들은 요란하게 춤을 추지 않았다 그러기에 철주님처럼 막나가는
한국사람이 춤을 잘 추면 열광을 하는 것이다.
어쨋든 그날도 잠이 안와서 설쳤다. 축제 음악만 들려왔다
수면부족 덕분에 한국에 와서 고생 쾌나 했다.
방 열쇠가 안열려서 카운터로 쫒아가서 프리즈 오픈 더 도어라고 왜치기를 수차례했다. 문고리를 바꾸라고도 했다.
여기 사람들은 일광욕이 일상화되어있나보다. 남녀 누구나 비키니 차림으로 야외에서 즐긴다. 이런 문화가 자연스럽고 부럽기도 하다. 한국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건데...
산행 넷째날 7월 27일
오늘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풍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TMB구간 중 가장 멋진 코스라 불리는 몽블랑과 3대북벽의 하나인 그랑조라스북벽도 보았다.
습지 희귀종인 코튼 플라워도 보고 말로만 듣고 노래로만 들었던 에델바이스도 보고 네잎클로버도 또 하나 발견했다.
만원버스 안에서 벨기에 브뤼셀에서 친구와 같이온 13명 일행을 만나 이야기하고 버스를 타고 주차장까지 이동하고 거기서 준비운동을 하고 엘레나 산장으로 향했다. 벨기에에서 온 이들은 두명이 우리 준비운동을 따라했다. 좋쥬^^
올라가다 보니 남산에서 많이 본 노란 고추나물 꽃이 무더기로 계속 피어서 반겨주고 있었다.
검은색과 고동색과 흰색이 섞인 소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뒤에 오는 선생님들의 애기를 듣고 가빈이한테 역사의 모든 것과 과학의 모든 것-천재과학재단 을 사주리라 수능에 많이 출제된다고 하는데...
외국인 들은 인사성도 밝다 인조이라든가 그레이트 데이라는가 하는 등의인사말을 해서 날 기쁘게 해준다.
여기간 한국 산인가 할 정도로 하루전에 여기에 온 한국인 일행과 만났다.
오늘은 장담컨대 몽블랑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이제 마음이 누그러졌나보다. 고마워요 몽블랑!
아이거 마타호른 그랑조라스 이 3개가 3대 봉우리인데 그 중 하나인 그랑조라스를 보는 것이다.
나는 게다가 그랑조라스 건너편 건물 약간 못미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햇다. 조금 더 가니 산장이 나오고 기후가 맞아야만 핀다는 에델바이스도 봤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꽃 에델바이스,
평지 습지와 산간 습지에 군데군데 무더기로 피어있던 코튼 플라워,
지금도 알프스로 하이디처럼 마냥 달려가서 드넓은 꽃밭에서 양떼, 소떼와 같이 뛰놀고 싶다. 솜사탕처럼 달콤하고 비단결보다 더 부드럽고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가볍고 보드라운 코튼 플라워, 하얗고 보드랍고 가벼운 깃털 모양의 꽃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보고싶고 손으로 감촉을 느껴보고 싶다. 아 그리워라!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75년에 에베레스트를 등반했던 현69세 마이크가 튕긴다.
숀은 좀 젊은데 남아메리카공화국에서 왔다. 왜소해서 그런지 배우 같이 멋지다. 성격도 좋다. 묵묵하면서도 참 성실해 보인다.
오늘은 꽃구경 실컷하다가 계곡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오늘도 내 배낭이 크다고 어제처럼
라면 먹고 난 후의 커다란 김치봉투 라면 봉지 기타 많은 잡쓰레기를 내 배낭에 넣어가지고 가서 내가 해결했다. 덕분에 배낭에서는 봉투에 담았어도 배낭을 열 때마다 냄새가 솔솔 났다.
몽블랑이 보이는 최적구간에서 인증샷을 열심히 한후
내리막길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다.
여기서 빙하가 있던 자리가 녹아내려서 만든 유자형 계곡을 많이 보았다.
꾸르마예르로 가는 버스는 항상 만원이다 구천원도 아니다. 외국인이랑 합석하고 자리도 바꾸고 했다.
너무도 아름다운 구간을 거닐었기에 내 살아생전에 다시 이 아름다운 추억이 서려있는 곳에 올 수 있을까?
산행 다섯째날 7월 28일
오늘은 버스가 1시간 30이나 늦게 오는 바람에 늦게 출발해서 점심도 팽이치기로 먹을 만큼 바빴다.
중학생쯤 되보이는 쉴새없이 재잘대는 학생들로 버스안은 콩나물시루나 다름없고 시장통도 저리가라다.
주차장에서 출발하니 소떼들이 다시 반겨준다.
가파른 길과 완만한 길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니 다 완만한 길을 선택해서 뺑 돌아 산장으로 간다. 왠지 모르게 늘어진 짐때문에 배낭이 무겁지만 견딜만은 하다.오르는 길에 커다란 연료차가 지나가서 잠시 비켜주었다
조금 더가니 내려오는 차가 있어 또 양보해주었다.
엘레나산장 조금 못미쳐서 또 네잎클로버를 발견했다 아싸!
작품을 만들수 있을거같다.신난다.
잠깐동안의 가파른 바위길을 올라 엘레나 산장에 도착하여 10분동안의 휴식시간 동안 사진찍고 쉬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꽃구경을 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왜냐 눈만 좌우로 까닦하면 꽃들이 반겨주니까 빨간색으로 노란색으로 흰색으로 보라색으로
형형색색의 꽃들이 어딜가나 반겨준다 개중에는 시든 꽃도 있는데 상관없다. 이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여기는 천상이 아니고 지상이니 지상의 화원이라고 부르면 되나
산지 습지 희귀종이라는 코튼 플라워도 많이 보이고
꽃과 나비의 동산 그 자체이다.
태양광 배낭을 메고 가는 아저씨는 우리보다 먼저 올라가시더니 먼저 내려오신다 대단하시다 가족이 기다리고 있단다.그래두 조심하셔요 아저찌
나도 칭찬한마디 해줬다 체력이 짱이시라고
이 자연 화원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 여기있으면 스트레스도 안 받을것 같다.눈을 돌릴 수 없다 차마 두고 올 수 없다.발길이 안 떨어진다. 어쩌나
나 여기 살면 안 될까?
고지가 점점 높아만 간다.나는 지금 최고로 높은 페레고개(2537미터)를 향해 가고 있다.가파르다 점점.
배낭무게 탓인지 점점 힘들다 그래도 올라야 한다.
반겨주는 노란 꽃밭 너무 아름다워서 가기 싫다.
이태리와 스위스 경계를 넘어 이제 스위스로 넘어간다 여기서 인증샷을 한다. 또 무더기의 한국인을 만났다. 혹시 우리가 현지인이 아닐까?
한국 해초여행사에서 왔다는 9명과 만났다.
소목장도 지나는데 애내들이 확실히 덩치도 크고 색깔도 다양하고 이쁘다.
지연출발로 시간이 없어 산장에서 3분내로 점심을 해결하라는 명이 떨어져서 먹다말고 일어나 산행하며 나머지를 먹었다.
가다보니 자연발효제 통이라는데 동그랗고 큰 통 2개가 놓여져 있다.
드넓고 깊은 협곡도 보이고
다리위에서 5분간 휴식을 취한다 맑은 물이라면 좋았겠지만 빙하녹은 물이라 뿌연하기만 하다.
아스팔트길을 한참걸어 펠레마을로 걸어간다. 우측으로 젖소와 소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있고 민가 앞에 한무더기의 에델바이스가 또 있다.
페레마을에 도착하여 아이스크림을 얻어먹고 원래 1시간 30분을 더 내려가야 하는데 기사님한테 부탁해서 조금더 올라오셨다고 했다. 고마우셔라
아이고! 하느님 부처님 조상님 천지신명님 감사합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트리엥에 있는 유스호스텔, 제일좋은 8인실 방
도착해서 라면파티를 먼저 하고 쉬고 저녁을 먹기로했다. 2층까지 간신히 무거운 캐리어를 운반하고 아침에도 간신히 가지고 내려 왔는데 누군가 꼭 도와주어 역시 사람사는 데구나 고맙습니다 했다. 여기서도 에델바이스를 발견해서 기뻤다. 숙소 옆 외국인들과 잠깐 애기도 하고 맥주도 얻어마시고 철주님도 즐겼다.넉살좋게...
산행 6째날 7월29일
아침에 숙소 근처에서 사진 찍다가 장갑한짝을 영원히 국제미아로 남겨둘뻔하다가 찾았다.
오늘은 산행 마지막날 3개국경이 하나인 몬트롱 피크 정상을 보았다
유스호스텔에서 해발2191에있는 발므고개로 가는 길은 완만했다. 가는 길에 거의 20개의 배낭을 지고 가는 노새를 보았다. 그래도 나는 최소한 저 노새보다는 행복한거지
만년설이 보이는 경치좋은 발므고개에서 신나게 인증샷을 한 후
에귀디미디 전망대를 보기위해 케이블카를 탔다. 표를 주는 데 잘 간직하라했다. 화장실을 찾는데 잠깐 배운 토일레떼 를 써먹었다.
여기도 소떼들이 워낭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있어서 동영상으로 찍었다.
산악자전거인들을위한 축제도 있는지 대형악기를 맨 밴드와 사람들이 무지 많이 모여있었다.
머리 위에 양산처럼 생긴 걸 햇빛가리개로 쓰고 다니는 분도 있어 모델로 삼았다.버스를 기다리며 화장도 고치고 빵도 먹는데 버스가 왔다.
버스를 타고 전망대 타는 곳에가니 전세계에서 다 모인것 같다.순서도 많이 남고 커피는 댕겨서 카푸치노 커피를 사 먹었다 맛있게
아 살거같다. 외국인과 사진찍고 온갖 포즈로 다 찍고 드디어 2시간인가 3시간인가의 인고의 기다림끝에 케이블카에 탑승 올라가는데 무섭다 춥다.
3842정상까지 가니 s님이 고소공포증을 호소하고 간신히 진정시켜 사진도 찍었다.
25세의 암벽소녀 스웨덴의 피오나와 오빠 친구들도 만나니 충격이었다. 나는 그동안 뭘했지 재네들은 어린나이에 벌써 6년이상 몽블랑 만년설에서 개미처럼 보이는 주인공이 되어 암벽을 탓는데 나는 뭐했지라는 회의감과 경외감도 들었다. 언젠가는 나도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지금부터 잘하면 된다.
이상하게 알프스에는 새가 안보인다. 고지가 높아서 살 수가 없나!
에귀디미디 전망대에서 까마귀 세 마리가 나란히 눈 위에 앉아있는걸 포착한게 전부다. 거 참 신기하네!
애귀디미디 전망대 관람하고 나니 약간 어질어질하다.고도차 때문이겠지.
마지막날 묵은 숙소는 별4개짜리 mecure 호텔이었는데 크기부터 다르고 방에 들어가 보니 고급 융단을 깔아놓은 듯했다. 저녁 메뉴로는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질겨서 솔직히 잘 먹을 수가 없었다. 익일 아침 식당에 가보고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계란 후라이 해주는 뚱뚱하고 착해보이는 요리사가 따로 있고 즉석해서 계란 삶는 기구가 있어 계란을 넣으면 자동으로 삶아지고 내가 넣고 내가 꺼낸다. 먹지는 않았지만 보기는 했다.
과일도 견과일만 5가지 이상 되고 햄 소시지 쥬스도 10가지 안쪽이 되고
한마디로 삐가번쩍하다. 신기해서 동영상으로 조금 찍어봤다.
처음에 비가오고 나중에 안와서 좋고 처음에 덜 좋은 데서 자고 나중에 더 좋은 데서 자서 좋기는 하다.
아침에 잠깐 바람좀 쏘였는데 서울 양천구에서 15명인지 전날 왔다고 했다. 어딜 가나 한국인이 있다. 역시 한국인을 여행을 잘 다닌다. 다니는 사람은 일본과 중국에서 온 관광객도 있었는데 우리보다 일찍 나갔다.
그래도 변함없는건 잠이 안온다는 거다.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일정정리후 수면을 취하노라고 취하기는 했는데 역부족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충주로 와서 남은 돈으로 시청앞 무한리필에서 뒤풀이를 했다.
에델바이스, 천상 낙원 꽃밭, 코튼 플라워, 만년설, 에귀디미디 전망대,
보기만해도 기분좋은 사람들, 쾌적하고 맑은 날씨, 깨끗한 도로, 그림같은 집들,
북유럽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현지인들과의 행복했던 순간들
너무 더워서 다시 가고싶다. 아! 그리워라!
한국의 자연이 멋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기자기하게 이쁘다 우리나라의 산은
어딜 가나 한국인 관광객
역시 한국인이 부자이고 여행을 좋아하나 보다.
모스크바에서 인천공항으로 출국하는 비행기의 5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한국인들이다. 발트3국을 관광하고 오는 길이라고 우리 일행중 한명한테 들었다.
로만 브릿지
1842년 제일 오래전 건축된 랑보랑 산장
여름에 비와 진눈깨비가 억수로 쏟아진 날 저녁의
본옴므 산장 (2,433m) 유일한 난방기구 쟁탈전, 신발들이 주인을 찾아가야 하나 주인이 신발을 찾아야 하나
프랑스에서 내노라하는 맛집, 우리도 빠질 수 없죠! 빈자리가 없네~~~
제일 맛있는 걸로 이름도 모르고 냠냠짭짭
랑보랑 산장 못 미쳐 쏟아지는 비에 찻집에서 마시는 코코아
한잔!
아 바로 이맛이야! 대통령도 안부러워
맨 처음 내 눈에 띈 네잎클로버, 약간 상처입긴했어도 완벽함
야생화 꽃밭
뚜르드 몽블랑
이태리 축제 날 만난 즐거운 현지인들,
제 모델이 되주셔서 캄사합니당! 복 많이 받으세용!
출국 날 황홀한 일출
산지의 습지에서 자라는 희귀종 코튼 플라워
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 아침이슬에 젖어! 귀여운 미소는 나를 반겨주네
만년설이 코앞에 있는데 닿질 않네
인간은 작아보이지만 위대한 존재라는걸 새삼 깨닫는다.
만년설을 보기 위해 장사진이 펼쳐져 있네 나도 이렇게 인기있어 봤으면
이태리 꾸에마에르에서 처음 만났지만 친근했던 분과의 차차차
샤모니를 흐르는 강 위의 이쁜 꽃
샤모니 식당 가는 길 쌍무지개...
샤모니에서 인기있고 맛있다는 메뉴
정말 이쁜집이다. 페레마을로 오는 길에 본 집인데 정말 이쁘다.
이렇게 8박 9일의 몽블랑 트레킹은 끝이 났지만 내 마음 속에는 살아 있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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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몽블랑의 기억이 다시 또 생생해지는데~~고생했어요^^
고맙습니다 함께해서 즐거웠고 두루 감사할 일도 생각할 일도 많았던 트레킹 이었네요^^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날이 많았지만 좋은 것을 많이 봐서 좋았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