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청주 상당산성(上黨山城)
하촌 류재호.
상당산성 설경.
여행이나 산행을 하다보면 유적지나 명승지같은 곳에 크고작은 비석에 생전의 공적을 담은 글씨가 빼곡한것을 많이 볼수있는데
비문(碑文) 새기는것도 누(累)가 될까바 글짜 한자없는 백비(白碑)를 본 기억이있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된 이 묘비는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 마을 뒷산 양지바른곳에있다.
장성군 황룡면 출신.조선의 선비 박수량(朴守良1491~1554) 그는 23세에 진사.35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예조.형조.전라감사를 비롯해 39년간 공직생활을 했지만 청백리(淸白吏)로 청빈의 삶을 살었으며 효심이 지극하여 부모님들의 사후에는 3년동안 무덤옆에서
시묘(侍墓)살이도했다.
그가 죽은후에는 장사치를 돈이없어 당시 명종 임금이 술잔과 바닷가의 돌을 골라 비(碑)을 하사했다.
그는 생전에 말하길 비(碑)도 세우지 말라 했다고하니 이름조차없는 목민관의 참뜻이 백비(白碑)에 담겨있다하겠다.
그의 이름에서도 보듯 수량(守良).양심을 지킨 조선 선비다.
뒷걸음 치듯 물러가는 시간과 행진하듯 밀려오는 시간이군요. 한해가 저물어가는 마지막휴일이다. 범산(範山 ) 이종철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충북지부 청주시지회장) 선배와 함께 느긋한 마음으로 오손도손 이야기나누며 상당 산성을 오른다.늘 다니는곳으로 사적 제212호로 지정된 상당산성은 청주시민의 휴식처이며 천년의 역사가 숨쉬는곳이다
명암파크호텔 앞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짧지만 가파르다.주변으로는 고려시대에 자라고 조선시대에 늙어 지금은 신송(神松)이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운치를 더해준다.팔각정을 지나 음료수대를 지나면서 눈앞으로 한남금북정맥(백두대간의 속리산 천왕봉에서 갈라져나와 충청북도 북부를 동서로 가르며 안성의 칠장산까지 이어져 한강과 금강의 분수 산맥을 이루며.서북쪽으로 김포 문수산 까지의 한남정맥과 서남쪽으로 태안반도 안흥까지의 금북정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옛 이름을 말한다)의 산줄기를 따라 상당산성의 성곽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산성에 올라서면 역동적인 청주 시가지와 미호평야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하며 이곳에서 북쪽으로 돌면 미호문을 지나 공북정터.동암문.진동문.동장대를 거쳐 산성마을에 들릴수있다. 반대로 남쪽으로 돌면 남암문에 닿게 되는데성곽길을따라 내려가면 공남문에 닿게되고.남암문을 나와 한남금북정맥 능선길을 따라가면 산성고개~출렁다리를 건너 청주옛길~상봉재와 것대산 봉수대로 갈수있다.
상당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의 상당현(上黨縣)에서 유래된 이름이며 둘레가 4.2KM.면적934.130M(제곱)의 거대한 포곡식(包谷式)
석축산성이며.산성의 축성년대는 기록이 없으며 다만 <삼국사기三國史記>에 김유신(金庾信)의 셋째아들 원정공(元貞公)이 서원술성을 쌓았다는 기록과 <상당산성고금사적기上黨山城古今事蹟記>에 김유신 장군의 아버지인 김서현(金舒玄)장군이 쌓았다는 기록.또한 <신증동국여지승남 新增東國與地勝覽> 청주목(淸州牧) 고적조(古蹟條)에 고상당성(古上黨城)은 율봉역(栗峯驛)의 북(뒤)에있고 석축(石築)으로 둘레가 7.773척(2.600M정도)인데 성안에 큰 연못이 있다는 기록이있다.
또한 <선조실록 宣祖實錄>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충청병사로 왔던 원균(元均)이 수축한 사실이 있으며.<효종실록 孝宗實錄>.
<숙종실록 肅宗實錄>.등에 의하면.효종(孝宗) 2년(1651) 충청도병마절도사 영(營)이 해미(海美)에서 청주로 옮겨지고.청주가 중요시되어 숙종(肅宗)42년(1716)에 충청병사(忠淸兵使) 유성추(柳星樞)에 의해개축이 시작되어 숙종(肅宗) 45년(1719)까지 대대적으로 성벽이 수축되고 이듬해 성내에 구룡사(九龍寺)와 남악사(南岳寺)의 2개 사찰과 암문 (暗門)이 마련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은 성문 무사석(城門武砂石)의 기록에 의해서도 알수있다.
이 외에도 많은 실록이있다 우리가 늘 찾는곳이지만 역사와 유래를 알면 더욱 유익할것이다.
시리도록 차갑고 맑은 동천(冬天)이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설백(雪白)의 세상은 한빛으로 동색(同色)이다.
도심 근처에 살짝숨은 산속눈길을 걷는것 또한 행복이다.
발 디딜때마다 아이젠이 눈다지는 뽀드득 소리가 상쾌하다.
나무마다 피어있는 눈꽃을 감상할수있으며 코끝 맵도록 차고 달콤하도록 맑은 공기를 한껏 들어 마신다.
소나무 등걸위에 쌓인 눈더미를 이고있는 모습은 굳은 지조와 절개를 느낀다.
펑펑 하늘하늘 내리는 함박눈은 우모(羽毛)보다 부드럽고 하늘이 잠시 그 위에 걸터 앉은듯하다.
김종해(1941~)시인의 '눈(雪)' 시 의 한구절이 생각난다.
서로의 잔등에 볼을 부비는/ 눈내리는 날은 즐겁다/ 눈이 내릴 동안/ 나도 누군가를 업고싶다/
이 아름다운 아치(雅致아담한운치)를 만끽하며 함박웃음 지으면서 쉬엄쉬엄 켜켜이 쌓여있는 눈길을 밟으며 산성 둘래길을 한바퀴 걸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어머니 품처럼 유순하고 후덕한곳이다. 이고장에서 태어나 살고있다는것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남문 광장에 내려오니 하얗게 눈 이불을 덮고있는 매월당 김시습 (조선의 문인 생육신 梅月堂 金時習 1435~1493) 의 시비 옆 좌측 돌 비석에 이런 글 귀가쓰여있다.
산성에서
꽃다운 풀향기 신발에 스며들고.
활짝 갠 풍광 싱그럽기도 하여라.
들꽃마다 벌이 와 꽃술 따물었고.
살진 고사리 비갠 뒤라 더욱 향긋해.
웅장도 하여라 아득히 펼쳐진 산하.
의기도 드높구나 산성마루 높이오르니.
날이 저문들 대수냐 보고 또 보라네.
내일이면 곧 남방의 나그네 일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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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설중송백의 수많은 나무들이 지나온 역사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청주시민의 편안한 휴식과 만남의 공간 상당산성 지금보니 새롭습니다.
제가 84년부터 87년까지 청춘을 불살라 군생활을 한곳으로 무척 정감이 갑니다.
역사가 살아숨쉬는 상당산성 기행문 잘보고 갑니다...하촌 선생님,,,!
예당 하촌님덕분에 또하나의 역사공부를해봅니다 ㅎ...간혹 주위의 젊은분들을보면 이집트의피라밋이라던지 잉카의유적과 로마시대의유물을보면서 한없이감탄하면서 왜우린 그런것이없었냐며 우리역사와 조상님들을비하하는것을 종종봐왔었읍니다....우리조상님들의 슬기와지혜가담긴 유물과역사에대해 비교적자세히소개한 휴흥준의 나의문화답사기에보면....세계어느나라에가보더라도 불국사와 자개공예 첨성대 고려산성 한글 전통가옥(한옥)이있냐며 반문합니다 ..실재로 외국의저명한 역사학자들과 지식인들은 되려우리것에경탄하고 배울려하는데요 ㅎㅎ.....저역시도 우리역사에대해 많이무지하였기에 상당산성이 제겐 신선한충격을줍니다
이웃 살면서 이리 역사적인 사적지에 이리 해 밝은
지식을 겸비한 예당 하촌을 늣게 시리 안것이 산당 산성의 유래를 모른거
보다 하촌 선상님을 몰앗다는것이 더더욱이 브끄요 예당 하촌 선상예
늣게 시리 만나서 이리 전국의 명산지를 편안하게 보고 배우고 하는것이 음층이 그맙다 허그만요 하촌 ~~ㅎ
앞으로 더욱더 전국 곳곳 찾아 일필휘호로 나열하여 일러 줄기지요 하촌 선상님 ~~ㅎㅎㅎㅎㅎㅎㅎㅎ
'뒷걸음 치듯 물러가는 시간과 행진하듯 밀려오는 시간' 이라는 귀절이 가슴에 남네요 몇년전 매월당 시비를 감상하던 기억이 납니다 눈으로 보는것보다 더 세세히 써주신 우리고장의 상당산성의 아를답고 위대한 역사를 다시금 공부하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예당,하촌님 ~^&^
우암동에 거래처가 있어 자주 다녔는데 상당산성 이정표를 그때마다 보았네요.
가보지는 못했지만 하촌선생님 덕분에 새롭게 봅니다.
김종해 시인의 눈도 넘 좋습니다^^